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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고개~두승산~돌짐재~천치~천태산~백산
이레 전의 덧고개와 생김새의 차이는 없겠지만 거죽은 온통 흰색으로 덧칠이 되어 있다.덧
고개 일대는 물론이고 시야가 확보할 수 있는 가시권은 거의 흰눈의 하얀색으로 도배를 하
고 있다.순결과 부활의 색이 사방에 널리 드리어져 있는 것이다.정읍시와 부안군 방면사이
의 29번 왕복4차선이 가로지르는 덧고개 북쪽으로 지맥은 꼬리를 잇는다.자드락 사이의 널
찍한 임도를 따르면 태양광 발전단지의 앞을 지나기도 하고 흰눈으로 뒤덮혀 있는 빈 밭의
곁을 지나치기도 한다.
자드락을 벗어나 숲으로 들어서면 철망울타리가 기다린다.인근의 군부대 울타리다.지맥의
산길은 울타리의 곁을 따르며 이어진다.울타리 곁으로 3m쯤의 폭으로 방화선이 줄창 쳐 있
는데 울타리 반대편은 대나무 숲이며, 지맥의 산길은 곧이 곧대로 방화선을 따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머지않아 지맥은 오른 쪽 저 편으로 방향을 바꾸는 울타리와 방향을 달리하여 좌측의
숲길로 접어들게 된다.숲길로 접어든지 얼마되지 않아 삼거리 갈림길을 만나게 된다.우측으
로 정읍시 흑암동(0.39km)으로의 등하행 산길이 나 있는 곳이다.두승산 끝봉을 0.72km쯤 남
겨둔 지점이다.
덧고개에서 바라본 두승산
치받잇길의 경사가 가풀막지기 시작한다.통나무 말뚝을 의지한 굵직한 PE로프를
이용한 고정로프가 가파른 치받잇길을 안내한다.가뿐 숨을 몰아쉬며 비탈을 치고
오르면 너덜겅 산길이 기다리고, 너덜겅 산길을 벗어나면 다시 가파른 치받잇길이
산객을 기다린다.헐떡거리며 가파른 비탈을 올려치면 사거리 갈림길을 맞닥드리게
된다.좌측의 산길은 팔각정이 자리하고 있는 끝봉으로 향하는 길이며 우측은 지맥의
방향인 말봉(0.59km) 쪽이다.
이 갈림길에서 끝봉은 200미터도 채 안 되는 거리이다.팔각의 정자가 우뚝하게 자리하고
있는 두승산 끝봉에서의 조망은 화려하고 환상적이며 시원스럽다.흰눈으로 뒤덮혀 있는
부안군과 고창군 그리고 정읍시 등 3개 시군의 산야가 두루두루 가시권에 머물러 있다.
끝봉의 팔각정을 내려서서 조금 전의 갈림길로 되돌아와 계속 이어지는 지맥의 산길을
따른다.앞으로 오르게 될 두승산의 상봉과 말봉의 흑록의 봉우리마다 흰떡가루를 뿌려
놓은 듯 흰눈으로 얼룩이 져 있다.좌측으로 만수봉(1.07km)으로의 등하행 산길이 나 있는
갈림길을 지난다.
끝봉의 팔각정
끝봉의 팔각정에서의 조망
통나무 말뚝을 이용한 PE고정로프가 안내하는 오르막 비탈을 헐떡거리며 오른다.
울멍줄멍 크고 작은 바위들이 줄을 잇는다.거뭇한 바탕에 푸릇푸릇한 이끼가 말라붙어
있는 거죽의 바위 위에 흰눈이 내려앉아 있다.그런 뒤에 오르게 되는 바위들과 소나무
들의 멧부리,해발430m의 두승산 말봉이다.말봉을 뒤로하면 산길은 살짝 내려섰다가
다시 한 차례 더 비탈길을 내놓는다.산길은 소나무들과 크고 작은 바위들의 산길이다.
흰눈이 내려앉아 있는 울퉁불퉁한 바위비탈에 PE로프가 산객을 기다린다.
매듭까지 묶여있는 고정로프를 따라 비탈을 올려치면 해발445.1m의 두승산 주봉 정상
이다.이곳 주봉 정상에서 지맥의 산길은 우측의 천치재(1.51km) 쪽의 산길이다.좌측의
산길은 두승산 상봉(0.19km)으로의 산길이다.밤송이 절반 모양의 상봉이 손짓을 한다.
주봉을 뒤로하고 상봉으로 발걸음을 하면 보문사(좌측2.0km) 갈림길이 나 있는 안부에
이르게 되며 곧바로 완만한 비탈을 올려치면 오르게 되는 봉우리가 해발441m의
상봉이다.상봉 정수리에는 산불감시 카메라가 우뚝 서 있으며 정수리 한켠에는 묵묘
1기가 차지하고 있고 유선사와 보문사로의 등하행 산길도 나 있다.
두승산의 주봉 전경
조금 전의 천치재 쪽으로의 지맥의 산길이 나 있는 갈림길로 되돌아와 꼬리를 잇는
지맥의 산길로 접어든다.벼랑 같은 가파른 내리받이 산길이 산객을 기다린다.키 작은
조릿대 숲길에 흰눈이 내려앉아 있는 가파른 절벽 같은 내리받잇길이다.산길은 뚜렷
하지 못한 '길 같지 않은 길'이다.흰눈이 덮혀 있으므로 앞서 간 산우들의 발자국을
따라 정신없이 가파른 비탈을 구르듯이 짓쳐 내려간다.두어 차례 엉덩방아를 찧기도
하면서.
얼추, 벼랑 같은 비탈을 벗어나면 빼곡하게 우거진 대나무 숲이 기다린다.대나무 숲길은
이내 지맥을 가로지르는 2차선 차도로 꼬리를 잇는데,고부면(좌측)과 덕천면(우측)
사이를 잇는 도로가 넘나드는 돌짐재다.돌짐재를 가로질러 맞은 쪽의 비탈을 따른다.
오르막 우측의 산비탈에는 태양광발전단지가 자리하고 있으며 관리동으로 보이는 건물도
한 채 보인다.그곳을 뒤로하는 산길은 희미하고 '길 같지 않은 길'이다.잡목들의 저항도
거칠고 오랜 전에 자연재해를 당했는지 허리가 두동강이 난 덩치 큰 수목도 눈에 띠고
뿌리가 뽑혀 앞길을 막아선 허우대가 골리앗 같은 수목도 장애물처럼 넉장거리로 가로
누워 있다.
두승산 상봉의 산불감시카메라
흰눈을 잔뜩 뒤집어 쓰고 있는 1기의 봉분이 천연덕스럽게 자리하고 있는 해발204.6m봉을
내려서면 급경사의 절개지가 기다린다.덕천면(우측)과 고부면(좌측) 사이를 잇는 2차선
도로가 넘나드는 천치재다.204.6m봉을 뒤로하고 급경사의 벼랑 같은 절개지를 피해
좌측으로 비스듬히 비탈을 따라 차도로 내려선다.이곳에서 지맥의 산길은 우측으로
보이는 천치재 언덕배기를 넘어서 곧바로 도로 좌측의 완만한 비탈길로 접어들어야
한다.완만한 비탈에는 서너 기의 묘지들이 해바라기를 즐기고 있다.금빛햇살이 봄날
처럼 쏟아져 내리는 산기슭의 어느 묘지 곁에서 간단하게 목을 축이고 빈 속을 달래본다.
그런 뒤에 비탈을 더 올려치면 푸릇푸릇한 이끼가 더께를 이루고 있는 크고 작은
바위 사이의 산길을 따르게 된다.꺽다리 소나무들의 숲길이기도 하다.그런 뒤에 오르게
되는,접시를 엎어 놓은 것 같은 붕긋한 봉우리가 해발183.9m의 천치(天峙)이다.천치
정수리 한켠에는 흰눈을 뒤집어 쓰고 있는 1기의 봉분도 자리하고 있는 멧부리이다.
해발183.9m의 천치를 뒤로하면 산길은 이내 2차선 차도로 산객을 안내한다.영원면(좌측)
과 덕천면(우측) 사이를 잇는 10번도로가 넘나드는 자라고개(영진출판지도참조)이다.
이 자라고개에서 지맥은 도로를 우측으로 비스듬히 가로질러 맞은 쪽 비탈로 꼬리를
잇는다. 오르막 어귀의 우측 저만치 축사가 보인다.산길은 잡목들이 여전하고 부러진
나무들이나 간벌목들이 널려있어 허섭스럽다.머지않아 그러한 행색의 산길을 벗어나고
비교적 멀쩡하게 탈바꿈이 되어있는 숲길을 좇는다.그런 뒤에 만나게 되는 사거리
안부,또 다른 자라고개다.안부 한복판에는 '城隍堂(성황당)'이라는 제목의 입간판이
하나 세워져 있는데,이 자라고개와 성황당에 얽힌 유래가 담겨있는 입간판이다.
자라고개
입간판에 담겨있는 내용을 그대로 모두 적바림하지는 않겠다.다만 고개이름에 얽힌
내용이나 하나 언급을 하면,이곳은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서해에서 자라가 육지로
올라오는 형국인 자라혈이라 해서 자라고개라 이름하였다고 한다.이 자라고개를
뒤로하는 산길 주변으로는 묘지들이 공동묘지처럼 자리하고 있다.
묘지들의 순례길 같은 산길은 대나무 숲길로 이어지고, 대나무 숲길을 벗어나면 산길은
돌계단길을 따르게 되는데, 이러한 행색의 산길 주변으로는 석실묘 다섯 기가 줄을 잇는다
.네모진 석실입구에서는 그 안이 빤히 들여다 보이는데, 석실 안에는 아무 것도 눈에 안 띠고
텅 비어있다.
석실묘
석실묘 등의 고분군이 자리하고 있는 곳을 뒤로하는 산길은 수렛길처럼 널찍하고 길섶은
제초작업을 진작에 마쳐 놓은 듯이 말끔하다.꺽다리 소나무들만의,접시를 엎어 놓은 것
같은 봉우리를 두 차례 넘어서고 안흥찐빵 같은 봉분들이 10여기 자리하고 있는 묘역을
지나면 순흥안가의 오래 묵은 묘지도 거푸 지나가게 된다.
백운사(우측)로의 등하행 산길이 나 있는 갈림길을 지나서 꺽다리 소나무들의 완만하고
고즈넉한 숲길을 올려치면 오르게 되는 멧부리가 해발197.2m의 천태산 정상이다.천태산
정수리에는 너덧 개의 간단한 운동기구가 비좁은 터를 비집고 자리하고 있으며 삼각점도
간신히 자리를 하나 얻었다.부안의 들판이 시원스레 조망이 되고, 두승지맥의 최종 날머리
백산이 아스라하게 조망이 된다.
천태산 정상을 내려서면 곧바로 전망대가 기다린다.'포토존'이라고 써 있는 데크전망대다.
정읍과 신태인 쪽의 산야가 한눈에 들어온다.'포토존'전망대를 내려서면 갈림길이 산객을
기다리는데 맞은 쪽은 치마바위 쪽이고 좌측의 내리받이는 '창동길(0.75km)'을 가리키고
있다. 지맥의 방향은 '창동길'쪽이다.
창동길을 가리키는 이정표의 지시를 따라 발걸음을 하면 간단한 운동기구가 마련이 되어
있는 곳을 지나게 되고 살짝 솟구친 언덕 같은 구릉 한복판에 오래 묵은 봉분 1기가 자리
하고 있는 멧부리에 오르게 된다.지맥의 방향은 이 묘지의 멧부리에서 좌측의 9시 방향으로
급선회를 이루며 꼬리를 잇는다.
완만한 내리받잇길은 널찍한 수렛길이다.그러나 흰눈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완만하지만
미끄럽다.다행히 말뚝과 PE로프를 이용한 고정로프가 안전한 하산을 돕는다.비탈을
내려서면 2차선 차도가 기다린다.영원면(좌측)과 이평면(우측)사이를 잇는 736번지방
차도다.
이 차도에서 좌측의 영원면 쪽으로 조금 이동을 하다가 차도 우측의 양회임도를 따라야
한다.임도 어귀에 '한길타조농장'이라고 써 있는 입간판이 서 있는 곳이다.기실, 천태산을
빠져나오는 순간 두승지맥은 사실상 막을 내렸다고 할 수 있다.이후의 진행은 지맥의
숲길이라고 할 수 없는 들길이겠으며, 마을 고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여산송가의 묘역이 자리하고 있는 헐거운 숲길로 잠깐 들어섰다가 곧바로 빠져 나와
다시 양회임도로 들어선다.'다우조경건설'의 묘목밭을 지나가기도 하고 흰눈으로 뒤덮힌
농한기의 빈 들판 사이의 임도를 곧장 따른다.임도 바로 곁이나 임도에서 얼마 간의
거리를 두고 축사들이 군데군데 자리하고 있다.그곳에서 풍겨나는 분뇨냄새가 코를
찌른다.그리고 축사마다 입구를 지키고 있는 개들이 악다구니로 짖어댄다.
냄새는 코를 찌르는데 개짖는 소리는 귀를 찢는다.정애마을을 지나가면 봉동마을이
저만치에서 기다린다.봉동마을 어귀를 지나면 평교교차로를 만나게 되는데, 이 사거리
교차로에서 지맥의 방향은 우측의 '김제와 부안IC' 방향이다.'김제와 부안IC' 방향의
왕복4차선의 갓길을 겅중겅중 따른다.밤송이 절반모양의 백산이 차도 끄트머리쯤에서
손짓한다.
백산을 1.5km쯤 남겨둔 도로에서 우리의 이동 베이스 캠프인 버스를 만나게 된다.버스를
이 도로상에서 만나게 된 사연은 이렇다.오늘은 두승지맥을 마치는 날이다. 열 번쯤 구간
산행을 마칠 무렵이면 대개는 산악회에서 회원들에게 돼지고기 수육을 푸짐하게 대접해
오곤 했었다.
오늘이 바로 그 축에 드는 날이기에 고기를 삶고 준비하는 장소가 필요했던 것이다.그러한
준비를 마치고 버스가 날머리 하산지점으로 이동을 하는 중에 도로를 한창 따르고 있는
회원들을 발견한 것이다. 발품을 다소나마 덜어주려는 게다.아무튼 냉큼 버스에 올라 최종
날머리인 백산의 들머리 어름의 주차장에 닿게 된다.
동학혁명 창의비
두승지맥의 최종 날머리인 해발47.4m의 백산에는 테뫼식의 산성인 사적 제 409호의
부안 백산성이 자리하고 있던 곳인데, 지금은 축대의 흔적만이 간신히 남아있다.삼국
시대의 토기와 기와 조각 등이 발견되고 있는 이곳은 백제의 멸망으로 일본으로 몸을
피하고 있었던 백제의 왕자 부여 풍(扶餘 豊)이 백제의 유민들과 함께 당시의 나,당
연합군을 상대로 백제의 부흥운동을 전개할 때, 일본의 구원군을 맞이한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조선 고종 때에는 동학 농민군이 집결하여 전열을 재정비하고 혁명의 불길을
당겼던 곳이기도 하다.
당시의 농민군들은 모두 흰옷에 흰 두건을 썼는데,농민군들이 서 있으면 모두 하얀색
으로 보여 백산(白山)으로 보이고, 앉아 있으면 손에 쥔 죽창 밖에 안 보여 죽산(竹山)
이라는 말이 나왔다고.당시의 동학군 총대장은 전봉준이었으며,그 아래의 총관령에는
손화중과 김개남,총참모에 김덕명,오시영 그리고 영솔장은 최경선이 맡았으며,비서
에는 송희옥과 정백현이 수행했다고.
이러한 역사적인 유래가 서려있는 백산의 정수리에는 '東學亭(동학정)'이라고 써 있는
현판의 팔각정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 앞쪽에는 동학혁명의 창의비까지 세워져 있다.
팔각정 주변에는 배롱나무가 띄엄띄엄 서 있으며, 정자에서는 부안과 김제 그리고 정읍
의 드넓은 들판이 시원스레 조망이 된다.그리고 호남의 들판을 두루두루 적시고 서해로
흘러드는 동진강의 유연한 몸매도 한눈에 들어온다(14시30분). (2018,2/8)
(아래)두승지맥 지도2 와룡마을-736도로(지도를 클릭하면 확대됨)
(아래)두승지맥 지도3 736도로-백산(지도를 클릭하면 확대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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