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부터 의정보고서 배부를 시작했습니다.
금요일부터 설연휴 기간까지 쉬지 않고 배부해서
1차로 1만 6천부를 어제까지 다 배부했네요.
중학교때부터 친했던 옆 아파트에 사는 준영이는
새벽부터 전화해서는 왜 안돌리냐고, 지금 늦잠 잘때냐고 성화고...
집이 해운대인 남편 선배는 본인 후배까지 데려와서 설연휴도 없이 도와주셨어요.
제 친구들이랑, 그 친구의 친구들
남편, 엄마, 아빠, 언니랑 형부..
기꺼이 자원봉사를 해준 동네 어무이들까지
모두가 도와주지 않으셨다면 불가능했을 것 같아요...
다들 어찌나 자기일들처럼 애살맞게 하는지...
저는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쑤셔서 농땡이 부리고 싶었는데도
꼼짝없이 사흘 내내 뺑뺑이 돌았습니다^^
저는 한사람의 손이 그렇게 큰 힘을 가지고 있는지 몰랐어요.
8박스, 1만 6천장을 받아놓고 보니 황당했는데...
첫째날에 대단위 아파트를 중심으로 8천여장
둘째날에 작은 빌라들 5500여장
셋째날에 일반주택과 상가 일부에 2500여장을 배부했습니다.
이번 기회에 한걸음씩 걸으며
구서2동, 남산동을 샅샅히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한 동에 적으면 4가구, 많으면 20여가구가 살고 있는 작은 빌라들이 모여있는 남산동에는
어린이 놀이터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쌈지공원이 절실하고
구서2동은 가로수 뿌리가 웃자라 보행을 방해하는 길이 많더군요.
그리고 무엇보다...
아예 문을 닫은 작은 가게들이 생각 이상으로 많은 것에 놀랐습니다.
옷수선가게, 구멍가게, 철물점, 떡집, 분식집, 치킨집....
"점포세" "급전세" "세놓음"...
문을 닫은 빈 가게 앞에 설때마다
이 가게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쌀을 사고, 애들 학원 보내고, 부모님 용돈 드리던 분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계실까....걱정이 되었습니다.
경제는 실업률 몇%, 성장율 몇%가 아니라
그 속에서 살고 있는 한사람 한사람의 삶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했습니다.
그리고 나는 4년동안 뭐했나...너무 초라한 의정보고서가 부끄러웠습니다.
어느 나라에 태어나는가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
나라가 민생에 얼마나 깊이 관여하는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어떤 제도를 운영하는가?
교육의 환경, 경쟁의 환경, 삶의 환경을 어떻게 조성하는가?
경쟁에 불리한 사람, 경쟁에서 낙오한 사람에게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 사람들의 삶이 달라진다.
어떤 나라가 국민이 살기 좋은 나라일까?
그것도 힘없는 보통 사람이 살기 좋은 나라는 어디일까?
[진보의 미래 / 노무현] 中에서
의정보고서 뒷면에 쓴 인사말에
"저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저의 꿈은 우리 아이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경쟁에서 낙오되는 아이들까지 함께 말입니다"
라고 썼습니다.
이 말을 쓰면서 주책맞게 눈물이 났습니다.
정말로 그런 사회를 만들고 싶은 마음에 가슴이 뜨거웠습니다.
.
.
.
.
오늘 오후에 다시 1만 6천부가 나왔습니다.
내일 아침부터는 지하철역과 마트, 유치원, 교회 등을 돌면서 의정보고서를 배부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도와주셨던 분들께 더 도와달라는 말이 도저히 안떨어져서
내일부터는 일당백 혼자서 뛰어볼랍니다.
그러다보면 또 누군가 도와줄 꺼라고 믿거든요.
그게 정치고, 그게 삶이 아닐까요.
요즘 그 어느때보다 많은 걸 배우고 있습니다.
멋진 정치인, 멋진 구의원이 되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말입니다.
명랑 구의원 박인영 블로그 바로가기 ----> http://blog.naver.com/human_happy
첫댓글 와우 좋습니다^^ 화이팅~~
처음엔 누가 이걸 다 읽을까 했는데, 결국 나는 다 읽었다. 좋더라. 배부 방법이 더 좋네.. 니들이 고생이 많다. 순히는 더 고생이 많고 ㅋㅋㅋ
쥑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