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00억 달러 시장 '할랄푸드' 잡아라

[인월]

아주경제 김정우 기자= 할랄식품(Halal Food)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전세계 인구의 약 25%에 달하는 모슬렘들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반드시 할랄식품을 섭취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고정된 수요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일본, 중국, 프랑스 등 여러 국가와 기업들이 할랄식품 시장으로의 진출을 적극 추진하는 가운데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식품산업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1일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16억 모슬렘들을 위한 할랄식품 시장규모는 지난 2010년 기준 약 6500억 달러로 세계 식품시장의 약 13%를 차지한다. 모슬렘 인구가 점차 증가함에 따라 할랄식품 시장규모는 향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삼성경제연구소는 오는 2025년까지 이슬람교도가 세계 인구의 약 30%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모슬렘 인구 증가는 즉각적으로 할랄식품 시장규모에 반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가 섭취 가능한 식품을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율법에서 허용되는 것을 '할랄'이라 하고, 금지한 것은 '하람(Haram)'이라 부른다.

이 같은 시장 잠재력에 힘입어 국내 식품업체들의 할랄시장에 대한 관심도 점차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할랄식품에 대한 인식, 정보와 정책적인 지원 등이 전무한 탓에 현재까지 할랄인증을 받은 기업은 한 곳도 없는 실정이다. 할랄식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공인된 기구에서 인증을 획득해야만 하는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세계적 할랄 인증기관 가운데 하나인 미국이슬람식품영양협의회(IFANCA)의 한국 대표부를 맡고 있는 펜타글로벌의 방해룡 상무는 "현재 식품과 화장품 등 국내 110여개 업체와 할랄인증을 받기 위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업체뿐만 아니라 업체에 원재료를 공급하는 공급사까지 할랄인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최종 인증 획득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김철민 농협경제소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정부 차원에서 할랄식품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체계적인 연구와 제품 개발, 할랄인증 획득, 홍보 및 마케팅 활동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정부도 최근 할랄식품 시장에 크게 관심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지난 9월 정부기관으로는 처음으로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가 닭고기수출연구사업단과 함께 이슬람 시장 개척을 위한 할람식품 심포지엄을 열었는가 하면, 1일에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농식품부와 함께 말레이시아 이슬람 개발부(JAKIM)를 초청해 관련 세미나를 개최했다.

말레이시아 이슬람 개발부는 세계 31개국 57개 할랄인증 기관을 인증등록하고 있으나, 아직 한국의 할랄인증은 공식인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인 것. 특히 말레이시아가 자국 이슬람 개발부의 인증을 거치지 않은 할랄식품의 유통금지를 내년부터 실시하는 만큼, 우리 식품업체가 할랄인증을 획득하더라도 현재로선 말레이시아 수출 및 유통이 불가능하다.

농식품부와 aT는 세미나를 통해 말레이시아 이슬람 개발부가 한국의 할랄인증을 올해 안에 인정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아울러 수출업체들의 할랄에 대한 이해도를 제고함으로써 인증 획득에 힘을 실어줄 방침이다.

김재수 aT 사장은 "이번 세미나를 통해 우리 식품수출기업들이 이슬람과 할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할랄인증과 할랄식품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슬람 시장 개척이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할랄식품이란?
할랄식품은 모든 종류의 야채와 과일 곡류 및 해산물을 포함한다. 육류는 양, 소, 닭고기는 허용하지만 이슬람식 순서와 방법에 따라 도축된 것이어야만 한다. 돼지고기를 비롯해 피와 관련된 부산물, 육식동물의 고기, 파충류 및 곤충, 다른 신의 이름으로 도살한 육류, 죽은 동물, 술 등은 이슬람 율법상 먹을 수 없는 하람식품에 포함된다.

출처: 아주경제, 2012. 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