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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마비..그리고 잦은 높낮이로 고생했던 산행 === | ||||||||||||||||||||||||||||
★.구 간 종 주 개 요 오늘의 산행기록은 이순복님이 하게되었다. 필자는 다른 일이 있어서 이번구간을 부득이 함께 할 수 없었다. 비가 오는 와중에도 기록에 힘써 주신 이순복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차령고개는 쌍령과 함께 삼남대로의 주축이었다. 차령고개가 수레로 옮길 수 있는 문물의 주 통로라면 쌍령은 지름길로 천안을 향하는 사람들의 도로였다. 쌍령은 아래의 산행일지에서 설명이 있지만 현재지명의 인제원(이수원)고개를 넘고 쌍령을 넘으면 곧바로 천안까지 당도하는 지름길이었다. 그리하여 걸어가던 시절에는 이 지름길이 많이 이용된 것 같다. ★.구 간 산 행 일 지 장마비가 온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날씨에 연연하지 않는다. 나보다 먼저 비에 젖은 풀잎들...한지로 곱게 결려진 간접조명같은 은밀함으로 그렇게 열리는 길을 조금씩 열어가고 있다. 오늘 우리는 왜곡된 이름인 차령산맥이 아닌 금북정맥을 걷고 있다. 한치앞을 분간하기 어려운 짙은 안개가 만들어 내는 적요 속에 스미듯 다가오는 빗줄기 흠뻑 젖고서야 체념에 제압당한 마음은 빗물과 함께 온전히 산으로 스며들 수 있는 여름산행 또 다른 매력이기도 하다. 06:00 포항 지곡동에서 출발. 출발장소인 메가마트 주차장에 와보니 산행을 신청한 회원들이 많이 보이지 않았다. 각자의 사유도 있겠지만 비가 내린다고 산에 못간다는 논리는 맞지 않은 것 같다. 산은 우리에게 언제 어느때라도 넓은 가슴으로 맞아준다. 10:00 차령고개 도착. 비가 내리는 차령고개에 도착. 공주시에서 오서오시라는 표지판이 있고, 옛날의 명성을 자랑하면서 고개를 지켰던 휴게소가 이제는 무용지물이 된 듯 사라져 가고 있다. 또한 공주시의 관광안내판이 아직도 크게 자리지킴을 하고 있는 차령고개이다.
10:20 각자 비옷을 입고 산행 시작.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나무계단을 따라 오르다가 이내 숲길로 접어든다. 종아리를 스치는 물기를 머금고 있는 풀잎사귀...후드륵 물방울을 털어내며 얼굴을 쓰다듬는 나뭇잎...빗방울들이 나뭇잎을 붙잡고 있다가 또르르 굴러내린다. 10:40 봉수산(366m) 도착. 봉수대가 있을 것 같은데 보이지 않고 고압선 철탑을 세우기 위해 만든 임도를 따라 걸어간다. 11:00 인제원고개(이수원고개) 통과. 자동차의 오가는 소리가 지척에서 들린다. 하지만 비와 안개 때문에 보이지 않는다. 이 고개 아래에는 25번 국도인 천안~논산간 고속도로가 터널을 통과하여 지나가는 곳이다. 임도를 버리고 숲길로 접어든다. 오름길은 가파른 황토길이라서 무척미끄럽다. ☞.차령과 쌍령 인제원고개의 의미 ★ 차령 남쪽과 차령 북쪽한양을 떠난 전라도 길이 차령을 넘으면 바로 광정역(廣程驛)에 닿았다. 충청도 공주에서 관할하던 큰 창고가 있었으므로 광정창이라 부르던 곳인데 지금의 공주시 정안면 소재지 광정리다. 『조선왕조실록』에는 광정이 자주 등장하는데, 특히 이괄(李适)의 난(1624)을 피해 공주로 몽진하던 인조를 전라도 관찰사 이명(李溟)이 군사 2천 명을 거느리고 이곳에서 맞아 공주까지 호위했다는 기록이 있다. 더불어 공주에서 인조를 청대한 좌승지 김자점(金自點)은, "적의 남은 무리가 아직도 1천여 명이라 하는데 저돌(猪突)할 걱정이 없지 않습니다. 차령을 차단하는 곳에는 2백 명만을 보냈으니 군사를 증가시키는 것이 마땅하합니다"라고 아뢴다. 광정에서 공주까지는 40리가 조금 넘고 공주에서 은진을 지나면 곧 전라도 땅 여산이다. 거꾸로 공주를 떠나 한양으로 가는 길이 차령을 넘으면 지금의 천안시 광덕면 원덕리에 닿는다. 원덕리 또한 원터로 부르는 마을이지만, 그 곳에 있었다는 원의 이름은 구체적으로 확인 할 길이 없다. 원덕리에는 이 마을에 묵던 강감찬 장군이 극성을 부리는 모기의 혀를 모두 빼버려 모기가 물지 못한다는 전설이 남아있다. 마을 노인들은 아직도 그 전설을 그대로 믿고 있는 눈치다. 여느 곳과 달리 모기가 덜 문다는 것이다. 하지만 버스 정거장 근처에서 만난 여학생에게 슬쩍 그 말을 물어보니, "아뇨, 많이 물어요" 한다. 원덕리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대평원 마을이 나오는데 역시 원터다. 천안에서 조치원과 대전으로 가는 1번 국도와 차령으로 가는 23번 국도가 나뉘는 곳에 있는 행정초등학교 건너편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는 대평원(大平院)이 등장하고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에는 덕평(德坪)이 나오는데 아마도 같은 곳을 지칭한 것이 아닌가 싶다. 대평원에서 나란히 갈리는 1번 국도와 23번 국도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옛길과 새 길의 흥망성쇠를 한 눈에 실감할 수 있다. 옛날에는 당연히 차령 길이 전라도로 가는 큰길이었으니 도중에 있는 공주가 번성하였지만, 오늘날에는 대전이라는 신흥 도시에게 그 영화를 넘겨주고 목포로 가는 1번 국도마저 그리로 우회시키는 신세가 되었다. 길의 넓고 좁음은 말할 것도 없고 통행량 역시 이내 비교할 게 못된다. ★ 쌍령(雙嶺) 옛 고갯길을 찾아서 밤나무골에서 인풍리로 넘어오는 고개를 최근에 나온 지도들은 한결같이 '이수원고개'라고 적었다. 그러나 어느 마을에 가 물어도 도무지 아는 사람이 없었다. 답은 엉뚱하게도 『신증동국여지승람』에 공주 북쪽 52리에 있다고 나오는 인제원(仁濟院)에 숨어 있었다. 일제의 행정구역 통폐합 당시 인풍리의 마을 이름을 인저원(仁儲院)과 풍정리에서 따왔다고 하는데, 인제원이 훗날 인저원으로 바뀐 것인지 오기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지금도 변함 없이 마을 사람들이 부르는 이름은 '인지원'이다. 누군가 근처 마을 이름을 물어 대충 지도에 옮긴 것이 바로 '이수원고개'였다. 인지원 마을 사람들에게 들은 얘기는 쌍령 마을 사람들의 증언과 빈틈없이 맞아떨어졌다. 그들은 한술 더 떠 논배미 옆으로 이어지던 옛 고갯길이며 서낭당이 있던 자리까지 정확히 짚어냈다. 오늘날 '인지원고개'와 '쌍령이고개'로 연결되는 그 두 고갯길이 바로 차령 이남과 공주 강 밖의 숱한 민중들이 한양 길로 걸어 오가던 쌍령이다. 예나 지금이나 큰길일수록 종종 그런 우회로나 지름길을 만들기 마련이다. 문경 새재에는 이유릿재(이화령)가 있었고, 추풍령에는 괘방령이 있었다. 큰길이란 게 으레 나랏길이고 보면 높은 양반들의 '물렀거라'를 만나기 일쑤고, 공연히 '안 날 턱이 없는 먼지'를 터는 역졸들도 꽤나 귀찮았을 터이다. 오죽하면 '포도청 앞은 피해 가는 게 상책'이란 말까지 다 생겼으니, 길 위에도 반상(班常)이 있고 백민(白民)에게도 순서가 있던 시절이야 왜 더욱 아니 그랬으랴 --- 문화와 나 2003년 봄호...우리 옛길을 찾아서에서 따옴 ---
11:50 이수원고개에서 헤어졌던 임도를 다시 만나 점심을 먹는다. 빗줄기가 굵어지고 찬통에 빗물이 고인다. 서둘러 배를 채우고 임도를 따라 걸어가니 길 옆에 산딸기가 지천으로 널려있다. 다들 영양가 있는 농담을 하며 손놀림이 바쁘다. 비에 젖어서 그런지 달콤한 맛은 없다. 임도가 계곡으로 이어져 진행방향이 잘못됨을 알고 오던 길로 되돌아 와 바른 길로 접어든다. (약 20분 소요.) 좌측 아래 임도와 같이 나란히 걸어가는 정맥이다. 이 구간은 갈림길이 많아 독도에 신경을 써야 하는 구간이다. 13:40 개치고개. 개치부락과 석지골을 넘나드는 고개로 소형차 통행이 가능할 것 같다. 순수한 무리말이라 더욱 친근감이 느껴지는 하늘말나리가 많이 피어있다. 어둑한 녹색의 바다에 주황색 등불을 밝히고 있는 하늘말나리이다. 13:59 420.9봉 도착. 시원함과 끈적함을 선사한 비는 그치고 삽상한 바람이 분다. 미사포(천주교에서 미사 등 공식 전례 때 세례를 받은 여성 신자들이 쓰는 머릿수건)를 쓴 주변의 산들이 잠시 잠시 얼굴을 보여준다. 수천 수만년을 이 자리에 서서 이 산과 그 주위를 흘러 지나가는 많은 것들의 모습과 소리들을 지켜왔을 산....철 따라 시절 따라 쉬지 않고 변화되는 듯 하지만 한결 같은 여름산의 모습이다. 15:05 헬기장 통과. 울창한 숲이 많은 곳이다. 표지기가 걸려있는 우마차로를 따라가면 안되는 곳이다. 250도 방향으로 방향을 바꿔 진행하면 정맥길이다. ▼ 비갠 헬기장에서 산마루님과 제제님 그리고 휴식을 취하는 대원들
15:30 곡두고개 통과. 이곳은 임도(우마로)이다. 16:10 553봉 도착. 무척이나 가파른 오르막이다.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오는 구간은 이렇게 오르막 내리막이 많은 구간이지만 이번 봉우리는 특히 심한 오르막이다. 16:40 646봉 도착. 오늘 정맥길의 최고봉이다. 지도에는 삼각점이 표기되어 있다. 삼각점을 찾아보니 있었던 흔적이 남아있지만 보이지 않는다. 금북정맥을 이어오는 동안 오늘 산행이 제일 고저가 심하여 가장 힘들다고 이구동성이다. 가파른 길을 미끄러지듯 내려간다. 17:15 갈재고개(임도). 지도상에서는 포장도로가 있다고 표기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비포장도로이다. 이곳을 지나니 정맥길이 우마차로길이라 발걸음이 가볍다. 18:10 310.2봉의 삼각점을 확인하고 우측으로 빙 둘러 내려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각흘고개로 내려서는 길이지만 독도에 주의를 요하는 구간이다. 18:20 각흘고개 도착. 아침에 헤어졌던 버스가 보인다. 일찍 내려온 회원들이 찌게를 끊이고 회장님이 준비한 밥을 먹는다. 아래 주유소의 화장실 세면장에서 얼굴을 씻고 시원한 막걸리로 목을 축이니 술기운이 구석 구석 퍼져 얼큰하고 달아오른다.
19:30 각흘고개 출발. 23;35 포항 도착.
<산행후기> 비가 온다는 예보에 많은 회원들이 불참했지만 길을 걷는 것도
※ 교통 밎 접근로 ※ ▶경부고속도로 청주 I•C 36번도로 => 조치원 1번도로 우회전 => 행정 I•C 좌회전 23번 도로 => 차령 고개 ▶각흘고개 => 32번국도 공주 => 1번 32번국도 => 유성 인터체인지 => 호남 고속도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