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궁이
권명자
아궁이에
불 지피면
굴뚝에선 몽글몽글
하얀 연기
우리 집이 마치
숨 쉬는 것 같애
아궁이는
땔감이 음식인가봐
집안이 후끈후끈
배가 부르면
굴뚝에선 퐁퐁퐁
방귀도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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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잠
권명자
앗!
늦잠을 잤다
고양이 세수만 하고
엄마가 차려놓은
아침밥도 못 먹고
허둥지둥 학교로 갔다
그런데 열심히 해놓은
과제물을
못 챙겨왔다
속상하고 아깝고...
선생님께서 내 앞에
큼지막하게 다가오는데
벌떡 일어났다
휴...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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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우의 본심?
권명자
좋아하는 과자
한 봉지 뜯어 놓고
맛있게 먹는 채우
옆에 있던 할머니도
자꾸만
손이 가는데
참다못한 채우
쌔액 웃으며
하는 말,
" 할머니 !
많이 먹으면 살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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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의 지저귐
권명자
아침 새소리는
하루를 새롭게 시작하라는
경쾌한 지저귐 같고
해질녘 새소리는
하루를 열심히 살았으니
편안한 쉼터로 돌아가라는
알림음 같아요
새들로부터 느껴지는
초자연적 메시지에
우리들의 생활도
유순해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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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여행
권명자
기차 타고 동해로
푸른 바다 동해로
여행을 떠나요
엄마도 선글라스
아빠도 선글라스
나는 멋진 야구 모자
케이블카도 타고
레일바이크도 타고
파도 타기도 하고
간질간질 맨발로
모래밭도 걷고
신나는 바다 여행
매일 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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