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교 학교 1학기 마지막 순서로 김지철 목사(소망교회)를 만나 '말씀으로 진검 승부를'이라는 주제로 공부했습니다. ⓒ뉴스앤조이 유재홍 |
설교 학교 네 번째 시간, 김지철 목사(소망교회)가 '말씀으로 진검 승부를'이라는 주제로 강의했습니다. '설교란 무엇인가' 하는 주제로 진행된 1학기 공부의 마지막 시간입니다.
강의 첫머리에 김지철 목사는 대학교 4학년 시절 혼자서 전도 여행을 하다가 만난 한 목사님 이야기를 먼저 꺼냈습니다. 우연히 참석하게 된 새벽 예배에서 그 목사님은 오로지 한 명뿐인 자신을 앞에 두고 대단한 열정으로 말씀을 전했다고 합니다. 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 지금까지 자신의 설교 여정에 커다란 이정표로 남았다고 밝혔습니다.
"한 사람이 듣든 백 사람이 듣든 설교자는 매번 같은 정성과 열정을 쏟아야 합니다." 김지철 목사는 진검 승부의 첫 번째 마음가짐으로 '변함 없는 열정'을 꼽았습니다. 간혹 설교자는 예배 시간에 누가 왔는지 또 누가 안 왔는지 살피고 수를 세느라 노심초사해하곤 합니다. 그러느라 설교의 본질은 온데간데없어지고 맙니다.
김 목사는 "설교자는 항상 '하나님이 도대체 나 같은 사람을 통해 이 시대에 어떤 말씀을 하시고자 하는지' 끊임없이 물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것 대신 자신의 연구 결과물, 정교한 구성, 말솜씨 등을 뽐내려 한다든지, 몇 명이 자기 설교를 듣고 있는지 따지기 시작한다면 이미 그 설교자는 설교의 본질로부터 멀어진 것이라고 봤습니다. 자신도 항상 설교 전에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다고 했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전하려는가, 아니면 내 실력을 여러 사람 앞에서 드러내 보이려고 하는가."
▲ 김지철 목사는 설교자가 말씀으로 진검 승부를 하는 데 있어 '복음에 대한 변함 없는 열정', '통합된 인격과 삶', '신학 함의 즐거움'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뉴스앤조이 유재홍 |
이야기는 '설교자의 인격이 어떻게 설교의 내용과 연결되는가' 하는 문제로 넘어갔습니다. 김지철 목사는 "설교자가 곧 설교이고, 설교가 곧 설교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설교자의 삶과 설교의 내용이 분리된 채로 있다면 말씀 선포는 비극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습니다. 설교는 홍수처럼 넘쳐 나는데 진정한 말씀을 찾기는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라고 김 목사는 밝혔습니다.
가현설. 예수 그리스도가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왔다는 역사적 사실을 비틀어서, 단지 그것은 온 듯 보였을 뿐 실제로 온 것은 아니었다는 설을 두고 이르는 말입니다. 이 설을 받아들였던 그룹은 초기 기독교 역사에서 이단으로 분류됐습니다. 김지철 목사는 지금 시대의 설교가 '설교 가현설'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말씀은 있지만 그것이 선포된 것처럼 보일 뿐 실제 사건으로 나타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김지철 목사는 사도행전에 나오는 설교 장면을 언급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의 소식이 설교 때마다 등장하는데, 그와 함께 매번 잇따라 강조되는 이야기는 바로 사도들의 증인 된 삶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시대도 마찬가지다. 말씀을 전하는 설교자의 증인된 삶이 설교 내용 속에 담겨 있어야 비로소 말씀이 시대의 사건으로써 능력을 끼칠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진검 승부를 위한 마지막 담금질로 김지철 목사는 "설교자가 신학 하는 즐거움을 맛봐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신학적 고뇌가 없는 설교는 자칫 개인의 간증에 그칠 수 있다며 이를 경계했습니다. 말씀의 깊이를 가늠하고 그것을 자기 언어로 풀고 마침내 삶을 변화시키는 데에 이르는 모든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신학의 몸부림이고 새로움을 창조해 내는 활동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말씀을 전하는 감격과 함께, 새로움을 창조해 내는 부담이 항상 공존합니다. 김 목사는 이를 '영적 스트레스'라 불렀습니다. 환희와 고통 양극단 사이에서 '다이나믹', 즉 긴장 속 갈등을 풀어 가는 설교자의 고뇌와 씨름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 70여 분 가까이 강의를 하고, 30분 동안 참석자들의 질문을 듣고 대화를 나눴습니다. 이날 모임을 끝으로 '설교란 무엇인가' 하는 주제로 열린 설교 학기 1학기 모든 과정을 마쳤습니다. ⓒ뉴스앤조이 유재홍 |
강의는 70여 분 가까이 진행됐습니다. 강의가 끝난 후에는 참석자들의 질문을 받고 답하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참석자들은 멘토로 선 김지철 목사에게 평소 설교할 때 주의하는 점이나 삶을 대하는 태도에 관한 질문을 던졌고, 김 목사는 자신의 목회 철학과 경험담을 들어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멘토와 함께하는 설교 학교 2학기 참가자를 모집합니다. 박대영·음동성·이영재·안진섭 목사가 '묵상과 해석의 과정'을 주제로 공부를 인도합니다. 1학기 때는 '설교란 무엇인가' 하는 본질적인 이야기를 주로 다뤘다면, 2학기부터는 설교를 준비하는 사역자들이 실제로 마주하는 과제를 중심으로 공부합니다. 2학기 참여를 원하는 분들은 링크한 기사를 통해 안내 사항을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기사: 멘토와 함께하는 설교 학교 2학기 참가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