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eral Happiness Series
행복연구센터
이국희 박사
국민 소득은 증가! 국민 행복은 그대로?
: 이스털린 역설(Easterlin paradox)-1
횡단적 분석에서는 소득과 행복 사이의 정적 상관관계가
비교적 높게 나타나지만,
종단적 분석에서는 소득과 행복 사이의 정적 상관관계를
거의 확인할 수 없는 현상을
이것을 발견한 Southern California 대학교 경제학자
리처드 이스털린-위 사진-(Richard Easterlin, born 12 January 1926)의
성을 따서 ‘이스털린 역설(Easterlin paradox)'이라고 부른다.
돈이 행복에 미치는 효과, 더 정확하게는 소득이 증가할수록 행복이 증가한다는 가설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해서는 어떤 결과를 관찰할 수 있어야 할까? 먼저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한 동시대적인 분석(횡단적 분석)에서 소득의 증가가 행복의 증가와 얼마나 연관성이 높은지를 확인해야 한다. 세부적으로 ① 특정 시점에서 국민소득이 높은 국가일수록 국민행복도 증가하는 현상을 관찰(국가수준-횡단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② 특정 시점에서 소득이 높은 개인들이 소득이 낮은 개인들보다 행복하다는 것을 증명(개인수준-횡단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림 1. 131개국의 국민소득(X축)과 삶의 만족도(Y축) 사이의 관계. 한 점은 한 국가를 의미하고, 세 글자 영문은 국가명의 약자이다. 국가 점을 관통하는 우상향 화살표는 한 국가 내에서 국민소득이 증가할수록 국민행복이 얼마나 증가하는지를 보여준다. 빨강색 점선은 조사 시점에서 소득이 높아짐에 따라 행복이 어느 정도 증가하는지에 대한 회귀선이다. 이 자료는 2006년 갤럽 국제 조사에 기초하였다.
그림-1을 보면, 국가수준과 개인수준 모두 소득 증가와 행복 증가사이에 정적인 상관관계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국가적인 수준에서는 국민소득이 높은 나라일수록 국민행복도 높고, 개인수준에서는 소득이 높은 개인일수록 행복하다. 즉 특정 시점, 즉 횡단 분석에 한정할 경우 소득 차이와 행복 차이 사이에는 강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특정 기간동안(예. 최근 10년 동안) 소득이 현저하게 증가했을 때, 그 기간이 시작할 때의 행복에 비해 그 기간이 끝날 때의 행복이 증가했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③ 특정 기간 동안 국민소득이 증가했을 때 국민행복도 증가했는지 확인(국가수준-종단분석)할 수 있어야 하고, ④ 한 국가 안에서 특정 기간 동안 개인의 소득이 증가했을 때, 개인의 행복이 증가했는지 검증(개인수준-종단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시간의 수직선상에서 소득이 증가할 때 행복이 증가했는지를 확인하는 분석은 종단 분석이라고 한다.
그림 2. 특정 기간 동안 국민소득 변화량과 국민행복 변화량 사이의 관계. X축은 특정 기간 동안 국민소득 변화(%)이고, Y축은 같은 기간 동안 국민행복의 변화(표준화 점수)를 보여준다. Wave-I은 1981-1984년, Wave-II는 1989-1993년, Wave-III는 1994-1999, Wave-IV는 1999-2004년을 의미한다. 아울러 Wave-I과 Wave-II라 함(between wave-I and II)은 이 기간 동안의 소독과 행복 변화를 살펴보겠다는 의미이다.
본고에서는 국가수준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소득이 증가했을 때, 행복도 증가했는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개인 수준에서의 소득과 행복간의 종단적 관계는 별도로 다루도록 한다). 과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국가적 소득이 증가할 때, 역시 그 시간동안 국민의 행복이 증가했을까? Sacks, Stevenson과 Wolfers(2010)는 국가소득과 국민행복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연구하였다. 그림-2는 이들의 연구결과를 보여준다.
그림-2의 가로축은 특정 기간 동안의 소득 변화를 퍼센트 단위로 나타낸 것이다. 즉 0%는 특정 기간 동안 국민소득 변화가 없었음을 의미하고, 50%는 특정 기간 동안 국민소득이 50% 증가했다는 의미이다. Y축은 특정 기간 동안 삶의 만족도(행복) 변화를 표준화 점수(평균을 0으로 만듦)로 나타낸 것이다. 0에 가까울수록 거의 변화가 없었다는 의미이고, +로 갈수록 그 기간 동안 행복이 증가했음을 의미하며, -로 갈수록 그 기간 동안 행복이 감소했음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그림-2 가장 좌측의 상단에 있는 그래프에서 KOR(이 그래프의 우측 상단)은 한국을 의미하는데, Wave-1(1981-1984년)부터 Wave-2(1989-1993년)의 기간 동안 한국은 80%가 넘는 국민소득 증가률을 보였고, 국민 행복도 표준화 점수 .5만큼 증가했다.
그런데 특정 기간 동안 모든 나라가 한국처럼 드라마틱하게 국민소득이 증가할 뿐 아니라, 국민행복도 증가한 것은 아니다. 그림-2에 있는 여섯 가지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대부분의 경우, 모든 기간 동안 국민소득은 ‘0’ 이상으로 증가했고, 가장 우측의 하단 그래프처럼 기간을 20년 이상으로 잡을 경우에는 20년 전에 비해 국민소득이 50%, 100%, 150% 상승한 나라도 있지만, 이들의 행복은 50%, 100%, 150% 증가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즉 대부분의 국가들의 소득이 20년 동안 극적으로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국가에 소속된 국민들의 행복은 0 ± .25포인트 이내에서만 변화하면서 사실상 거의 변화하지 않았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역설을 확인하게 되는데, 특정 시점(횡단 분석)에서는 소득이 높은 국가가 소득이 낮은 국가보다 행복하고, 소득이 높은 개인이 소득이 낮은 개인보다 행복하지만, 특정 기간(종단 분석)에서는 국민소득이 증가한다고 해서 국민행복이 증가하지는 않는다. 이처럼 횡단적 분석에서는 소득과 행복 사이의 정적 상관관계가 비교적 높게 나타나지만(연구에 따라 +0.4 ~ +0.8 까지), 종단적 분석에서는 소득과 행복 사이의 정적 상관관계를 거의 확인할 수 없는 현상을 이것을 발견한 Southern California 대학교 경제학자 리처드 이스털린(Richard Easterlin, born 12 January 1926)의 성을 따서 ‘이스털린 역설(Easterlin paradox)'이라고 부른다.
돈과 행복의 횡단적 연관성은 존재하나,
종단적 연관성은 확인하기 어렵다.
*더 알고 싶다면,
Sacks, D. W., Stevenson, B., & Wolfers, J. (2010). Subjective well-being, income, economic development and growth (No. 3206). CESifo working paper: Fiscal Policy, Macroeconomics and Growth. https://doi.org/10.3386/w164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