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서예[2107]稼亭(가정) 李穀(이곡)선생7절 題中書譯史牧丹圖後
모란은 한자 목단牧丹에서 유래했다.
목단의 ‘단‘은 붉은 꽃을 강조한 이름이다.
영국의 식물학자 앤드루스Andrews(1794-1830)가 붙인 학명 중
속명 ‘파이오니아Paeonia’는 그리스 신화 중 의사醫師의 신인
‘파이온paeon’에서 유래했다. 이는 모란의 뿌리를 약용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붙인 것이다.
학명 중 종소명 ‘수프루티코사suffruticosa’는 ‘아관목亞灌木’,
‘관목에 가깝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식물도감의 모란에 대한 정보는 다양하다.
어떤 경우에는 모란을 작약과, 어떤 경우에는 미나리아재비과로
분류하는 등 학자들마다 다르게 분류하고 있다.
이는 모란이 그만큼 다양성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모란은 다양한 한자 이름을 갖고 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이름은 화왕花王과 부귀화富貴花다.
화왕은 모란의 아주 풍성한 꽃 모양을 묘사한 것이고,
부귀화는 풍성한 꽃이 부귀를 가져준다고 믿어서 생긴 이름이다.
모란을 ‘나라 안의 첫째 미인이요, 뛰어난 향기’라는 뜻을 가진
‘국색천향國色天香’이라 부르는 것도 모란의 꽃이 화려하기 때문이다.
모란에 대한 이 같은 표현은
고려 후기 이곡李穀(1298-1351)의 아래 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題中書譯史牡丹圖後 제중서역사모란도후
중서 역사의 모란도 뒤에 제하다
稼亭(가정) 李穀(이곡)
畫師妙思奪天工 화사묘사탈천공
조물의 솜씨 빼앗아서
國色依然帶露紅 국색의연대로홍
국색이 의연히 이슬을 머금고 붉었도다
記取明年相對處 기취명년상대처
기억하라 명년의 우리가 서로 만날 때는
沈香亭北倚春風 침향정북의춘풍
침향정 북쪽 난간 봄바람 속에 기대리니
낙양화는 중국 낙수洛水의 북쪽에 위치한 낙양洛陽의 모란이
전국에서도 아주 뛰어나서 붙인 모란 명품의 명칭이다.
중국 청대 진호자陳淏子의 『화경花鏡』에 의하면,
모란의 생일은 음력 8월 15일이다.
송나라 시대 낙양의 경우 천 그루 이상 모란을 심는 사람도 있었다.
이곳에서는 매년 꽃이 만개할 때 반드시 술을 꽃 앞에 두고 절을 했다.
이들이 모란 앞에 절을 한 것은 모란이 화신花神,
즉 ‘꽃의 신’이었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행사하는 것은 이 때 모란이 번식시키기에 가장 적합했기 때문이다.
원문=가정집 제15권 / 율시(律詩)
제중서역사모란도후(題中書譯史牧丹圖後)
이곡(李穀)
화사의 묘한 생각이 하늘 조화를 빼앗았으니 / 畫師妙思奪天工
국색이 완연히 이슬 머금어 붉었구나 / 國色依然帶露紅
기억하라 명년에 서로 만날 때에는 / 記取明年相對處
침향정 북쪽에서 봄바람에 기대리라 / 沈香亭北倚春風
ⓒ 한국고전번역원 | 김달진 (역) | 1968
화사의 정묘한 구상이 조물주의 솜씨 빼앗아서 / 畫師妙思奪天工
국색이 의연히 이슬을 머금고 붉었도다 / 國色依然帶露紅
기억하라 명년에 우리가 서로 만날 때는 / 記取明年相對處
침향정 북쪽 난간 봄바람 속에 기대리니 / 沈香亭北倚春風
[주-D001] 국색(國色) :
모란의 별칭이다.
모란의 비범한 향기와 색깔을 국색천향(國色天香)이라 한다.
[주-D002] 기억하라……기대리니 :
원나라 조정에 들어가서 출세하겠다는 뜻을 은연중에 토로한 것이다.
당 현종(唐玄宗)이 침향정(沈香亭)에서 양 귀비(楊貴妃)와 모란꽃을 구경하다가
한림(翰林) 이백(李白)을 불러 시를 짓게 하자 3수를 지어 바쳤는데, 그
중에 “유명한 꽃과 경국지색 모두 기쁨을 선사해서
, 군왕이 언제나 미소 띠고 바라본다네.
봄바람의 끝없는 한을 풀어 녹이려고,
침향정 북쪽 난간에 기대섰다오
〔名花傾國兩相歡 長得君王帶笑看
解釋春風無限恨 沈香亭北倚闌干〕”라는 말이 나온다.
《李太白集 卷4 淸平調詞》
ⓒ 한국고전번역원 | 이상현 (역) | 2007
원문=東文選卷之二十一 / 七言絶句
제중서역사모란도후(題中書譯史牧丹圖後)
이곡(李穀)
畫師妙思奪天工。國色依然帶露紅。
記取明年相對處。沉香亭北倚春風。
화사의 묘한 생각이 하늘 조화를 빼앗았으니 / 畫師妙思奪天工
국색이 완연히 이슬 머금어 붉었구나 / 國色依然帶露紅
기억하라 명년에 서로 만날 때에는 / 記取明年相對處
침향정 북쪽에서 봄바람에 기대리라 / 沈香亭北倚春風
ⓒ 한국고전번역원 | 김달진 (역) | 19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