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파주에 있는 적성융합고(옛 명칭: 경기 세무고) 2학년 친구들을 1~4교시까지 만나고 왔다.
파주는 우리 집에서 정말 지방 가는 정도의 시간과 에너지를 써야 하는 곳이다.
특히 대중교통으로는 쉽지 않은 곳이기도 하다.
어제도 집에서 새벽 6시가 되기 전에 나갔는데, 1교시 수업 10분전(9:10분 시작)에 도착했다.
그것도 문산역에서 함께 가시는 선생님의 픽업이 없었다면 제 시간에 도착하지 못했을꺼다ㅠㅠ
암튼 첫 시간부터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총 3회의 만남(예정으로는)이 있기에 첫 시간으로는 그 친구들과 친밀감을 쌓는 것이 우선이었다.
아이들은 호기심이 있긴 했지만, 집중력이 필요한 부분에서는 여지없이 헛점을 보였다.
아침시간이라 그런지 많이 피곤해 했고, 자신의 느낌이나 상태를 표현할때는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무엇을 말해야 되냐고 되물었다.
천천히, 자세하게 풀어서 얘기해야 했다.
첫시간이 지나고 두번째 시간이 되면서부터는 흥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놀이를 계속 하자고 하였다.
충분히 놀려고 했다. 그래서 많이 놀았다.
눈이 반짝반짝거리는게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총 15명인데 2명이 결석해서 13명이었다.
3교시가 끝나고 4교시때 원래 하기로 준비해간 활동을 안하고 "서클대화 "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야기 주제는 "내가 왜 이 학교를 선택하였는지, 게다가 부사관학과를 지원하게 되었는지, 선택한 후 1년 반이 지난 지금, 나는 그 선택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였다.
아이들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누군가를 원망하며, 장난스럽게 때리기도 하고~~
잠시 진정시키고, 생각할 시간을 주고, 한명씩 목소리를 내어 자신의 얘기를 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아이들 전부의 얘기를 다 표현할 수는 없지만, 요점은 자신들의 자발적인 선택이라기보다는 주위(부모님의 요구, 학교 홍보, 친구의 꼬임 등)의 부추김으로 왔고, 또 현실적으로는 성적의 부진으로 올 수밖에 없었다고 하였다.
지금은 그 선택을 후회하고 있고, 학교만이라도 졸업하고 싶다고 하였다.
2명의 친구만이 이왕 선택한거 한번 해봐야겠다고 하였다.
대체로 아이들은 주위의 시선에 의해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 있고, 그것에 대해 화답하듯 자신들을 돌보지 않는 상태로 지내는것 같았다.
고작 4시간동안 아이들을 만나고 내가 어떻게 그 아이들의 삶을 다 알수 있으랴?
어림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안타까움이 크다.
그 아이들을 동정하는게 아니라 그 존재가 얼마나 귀한데, 그것을 주위 사람들도 또 자신들도 모르고 있다는게 너무 가슴이 아팠다.
최근 들어 특수목적고(마이스터고)를 자주 가게 되는데, 갈때마다 안타깝고 슬프다.
절대 인간은 그 배움과 가진 것으로 평가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존재 자체로 받아들였으면 한다.
그 잘 배우고 많이 가진 사람들도 얼마나 인간이하의 행동이나 말을 하는가?
그 가지고 있는 것이, 또 그 배움이 다 뭐란 말인가?
사람을 우습게 여기고, 더불어 살아갈줄 모르는데~~
이 늦은 봄날 아침.
짠한 마음과 그 아이들이 행복하길 기도하며 잠시 여러분과 나눈다.
오늘 하루도 내 옆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인 친절을 베풀기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