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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약의 종류
기운약할 때 인삼 복용하면 효과
부인들은 숙지황으로 피를 보해
가을은 보약의 계절이라고 알려져 요즈음에 보약을 찾는 사람이 많다. 보약을 가을에 복용해야 좋은 이유는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식물은 모든 에너지를 가을에 뿌리와 열매에 저장한다. 식물의 뿌리와 열매를 주로 쓰는 보약은 가을에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이유가 하나이고 여름에는 인체의 에너지가 주로 대외적인 활동에 쓰여지나 가을이 되면 에너지가 주로 체내의 구성조직을 만드는 데 쓰여지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를 다시 말하면, 가을에 보약으로 섭취되는 에너지는 피가 되고 살이 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선인들은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라 했다. 너무 일을 많이 하여 몸이 삐거덕거리는 사람은 가을철을 이용하여 내실(內實)을 기하는 것이 큰 병을 예방할 수 있다.
보약을 복용하기 전에 보약은 어떤 종류가 있으며 각 보약이 보할 수 있는 부분은 어떤 것인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기운을 보하는 약-
몸이 축축 늘어지고 누울 자리만 찾는 사람들에게 좋은 보약이다. 이런 사람들은 보통 안색이 누렇게 뜨고 밥맛이 없고 늘 배가 그득하여 소화가 안 된다. 식후에는 온 몸이 나른하며 졸리다. 조금만 움직여도 금방 숨이 차고 진땀이 난다.
가장 대표적인 약재는 인삼이고 황기인데 기운을 보하는 약으로서 땀이 많이 나는 데는 더욱 좋다. 처방은 사군자탕(四君子湯),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 등이 있다. 이런 처방에는 인삼이 주된 약재인데 요즘의 인삼은 기운이 약해서 미국 산삼을 대신하면 훨씬 효과가 좋다. 삼계탕, 보신탕도 기를 보하는 보약에 속한다. 기운이 허한 사람들은 상기보약 외에 어느 보약도 효과가 나지 않는다. 다른 보약은 소화 흡수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피를 보하는 약-
주로 부인들이 복용하는 보약이다. 부인들은 매달 생리를 하고 출산으로 피를 대량으로 흘리므로 피가 부족하기 쉽다. 피가 부족하면 어지럽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팔다리가 저리고 피부가 건조해진다. 또 눈에 진액이 말라서 물방울 같은 것이 아른거리기도 하고 바람을 쐬면 눈물이 흐른다. 머리카락이 잘 빠지는 것도 피가 부족한 것이고 다리에 쥐가 나는 것도 피가 보하는 약을 복용하면 없어진다. 여자는 월경 량이 적어지거나 묽어진다. 위에 기록한 증상들이 여자들에게 유난히 많은 것은 여자들은 피 부족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고 병원에서 빈혈이 아니라고 하는 사람도 위의 증상이 보일 때는 피를 보하는 약이 효과를 발휘한다.
숙지황이 대표적인 피를 보하는 약이고 식품으로서는 흑염소, 소의 양, 소의 지라 등이 피를 보한다. 처방은 사물탕(四物湯)이 대표적인 약이다. 기운도 없고 손발도 차면 십전대보탕을 쓴다.
-음을 보해주는 약-
인체에는 두 가지 상대되는 기운이 있다. 신진대사를 항진시키는 기능과 신진대사를 침체시키는 기운이다. 전자를 양(陽)이라 하고 후자를 음(陰)이라 한다. 양은 불로써 상징할 수 있고 음은 물로서 상징할 수가 있다. 음과 양은 상대적인 방향으로 서로 팽팽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어 양이 모자라면 음이 일어나고 음이 모자라면 양이 늘어난다. 따라서 음이 모자라면 몸에 물 기운이 모자라 몸이 바짝바짝 마르면서 몸에 불기운은 늘어나 광대뼈 밑의 뺨과 손바닥, 발바닥과 가슴에 열이 나고 밤에 잘 때는 식은땀을 흘린다. 오후에는 미열이 나면서 나른하여 몸을 움직이기가 싫다.
한의학의 중요한 개념으로 음과 양, 허와 실이 있다. 허와 실을 가릴 수 있는 중요한 증상의 특징이 있다.
실하면 시간적으로 어느 때나 증상이 계속 발현되지만 반면에 허하면 어느 때만 일시적으로 증상이 발현된다. 그래서 음이 허해서 생기는 허열은 계속해서 열이 나는 것이 아니라 하루 중의 오전 혹은 오후에만 열이 난다. 양허열은 양의 시간인 오전에 열이 나지만 음허열은 음의 시간인 오후에 열이 난다. 실열은 하루종일 열이 난다.
허열은 공간적으로 신체 전체에서 열이 나는 것이 아니라 어느 한 부분에서만 열이 난다. 얼굴 전체에서 열이 나는 것이 아니라 연지 볼에서만 열이 나서 붉어지고 나머지 얼굴은 아주 창백하다. 손과 발도 전체에서 열이 나는 것이 아니라 음허열이라면 음의 부위인 손바닥, 발바닥에서 열이 나고 양허열이라면 양의 부위인 손등과 발등에서 열이 나고 실열이라면 손발을 비롯한 몸 전체에서 열이 난다.
이런 사람들은 인삼과 녹용, 흑염소 등의 몸을 덥게 하는 약을 복용해서는 안된다. 서늘하게 식혀주는 보약을 복용해야 한다. 육미지황탕이 대표적인 방제이다. 돼지고기, 오리고기도 한 몫을 할 때도 있다.
-양을 보하는 약-
양(陽)은 몸의 태양과 같은 일을 한다. 모든 에너지의 근원이며 신(腎)의 精으로부터 생산된다. 양이 부족하면 몸이 차지고 정력이 떨어진다. 조금 찬 것만 먹어도 설사를 하고 소변을 자주 본다. 찬 것과 신 것은 이가 시려서 먹지 못한다. 주로 노인에게 나타나는 증상들이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인삼, 녹용, 해구신, 로얄젤리 등의 일반적인 보약이 큰 효과를 발휘한다. 증상이 심하고 몸이 냉한 사람은 부자를 추가할 수 있다.
부자는 한약 중에 가장 뜨거운 약이라 양이 부족한 사람은 큰 효과를 볼 수 있으나 음이 부족한 사람이 복용하면 혀가 마비되고 수족이 뒤틀린다. 한의원에서는 독을 빼서 사용하기 때문에 그렇게 까지 되지는 않는다. 보통 정력제라는 약들이 양을 보한다.
피를 보하는 약
철분이 듬뿍 들어 있는 숙지황 피부족에 특효
보약은 특정 성분 다량함유한 "식품"
부인들 산전, 산후에 필수보약 당귀 영양충만, 혈액순환 촉진시켜
백작약은 근육경련, 위경련에 특효
새 생명을 만들기 위해서 많은 희생이 따르기 마련이다. 남성은 모든 에너지의 근본이 되는 精이 일시적으로 소모되고 여성은 피가 소모된다. 그래서 남성은 정 부족 증세를 많이 보이는 반면 여성은 피가 부족한 증세를 많이 보인다.
피가 부족하면 어지럽고, 팔다리가 저리고, 눈이 침침해지고, 피부가 거칠어지고, 변비가 생기고, 아주 작은 자극에도 깜짝깜짝 놀라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손바닥 발바닥이 화끈거리고 잠이 안 온다. 40대 이후의 부인이면 이중에 한두 가지 증세는 누구나 가지고 있을 정도로 부인들은 피가 부족한 증세에 시달리고 있다.
피는 인체 각 조직에 필요한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하고 지저분한 대사산물을 거두어 오는 수송 분야를 맡고 있다. 경제의 활황과 불황을 알려면 수송 분야에 관계되는 산업의 활발함과 저조를 보고 알 수 있듯이 사람의 건강상태도 맥을 짚어 피의 공급부족과 충만 상태를 파악함으로써 알 수 있다.
피는 인체 내에서 가장 중요하고 활발한 운동을 하고 있어 피가 멈춘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한다. 심장마비에 의한 피 공급의 일시적 중단이 죽음의 이르게 하고 목을 매는 뇌의 피 공급 중단이 또한 죽음에 이르는 첩경이 된다. 부족한 피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어 충분한 피의 공급은 매우 중요하다.
부족한 피의 공급은 각종 만성질환을 야기한다. 피가 부족할 때에는 조금만 무리해도 질병으로 발전한다. 산후에 피가 극도로 부족할 때 아기를 잠시 안고 있거나 빨래를 조금한 것이 종종 고질적인 신경통으로 발전한다. 관절에 영양공급이 안되는 상태에서 억지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별로 과식하지도 않았는데 체해서 고질적인 위장병이 될 때도 있다.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을 바람을 쐬었는데도 몹시 추위를 느끼면서 감기가 걸린다. 이때 감기는 쉽게 낫지 않고 폐까지 침입해서 평생 해수병에 시달리기도 한다.
여성의 거의 모든 병이 피가 부족한 것에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 우리의 조상들은 우수한 보혈약을 자연 중에서 발견해냈다. 그 치료효과가 우수해서 그 치료효과를 할머니로부터 전해들은 여성들이 한의원을 찾고 있다. 많은 보혈약 중에서 대표적인 것을 소개할까한다.
숙지황 (水, 겨울 기운)
생지황이라는 노란색의 작은 무처럼 생긴 식물의 뿌리를 막걸리에 버무려 찌고 햇볕에 말리기를 9번한 약이다. 색깔은 검고 말랑말랑하고 달콤하고 쫄깃쫄깃해서 꼭 고구마 말랭이 같다. 맛이 좋아 아이들이 말리려고 멍석에 널은 것을 몰래 집에 먹는다. 약이라기보다는 영양분이 농축된 식품이라 할 수 있다.
생지황이라는 식물의 뿌리는 원래 색깔이 글자 그대로 황색인데, 이 뿌리는 철분이 많아서 술에 버물려 9번 찌고 말리는 과정에서 철분이 산화되어 색깔이 검게 변한 것이다. 사과도 철분이 많이 들어 있어 한입을 베어 먹고 놔두면 베어 먹은 자리가 갈색으로 변한다. 사과속의 철분이 녹이 슬어 갈색으로 변한 것이다. 생지황 사과보다 철분이 엄청나게 들어 있기 때문에 갈색이 짙다 못해 검은색으로 변한다. 아마도 생지황은 식품 중에서 철분을 가장 많이 함유한 식품일 것이다.
양의학에서 피가 부족한 사람에게는 철분으로 만들어진 빈혈치료제를 복용시킨다. 이 약은 생철을 부셔서 만든 철분으로 만든다. 현대 과학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의 기술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생철을 가루로 만들어 먹는 것은 아무래도 소화 흡수에 부담이 생긴다. 이것이 빈혈치료제의 크나큰 단점이다.
생지황 속에 함유된 철분은 하나님이 쇠를 빻아서 만든 미세한 분말이기 때문에 소화흡수가 잘 된다. 그래도 소화기가 약한 병자에게는 무리가 있기 때문에 술에 녹여서 9번을 찐다. 술로 분해 시키고 날 것을 소화되기 쉽게 익혀서 소화흡수가 잘 될 수 있도록 한 것이 숙지황이다. 한약의 보약이란 약이 아니라 사과처럼 인체에 필요한 특정한 성분을 다량 함유한 식품이다.
당귀 (木, 봄의 기운)
당귀는 미나리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의 뿌리이다. 전국 각지의 비옥한 토양에서 야생으로 자라던 것을 지금은 주로 재배해서 사용한다. 설악산 둥지의 관광지에서 당귀주나 당귀차를 많이 팔고 있어 한번쯤은 당귀의 향기와 맛을 보왔을 것이다. 쌍화탕에서 풍기는 향긋한 냄새도 이 당귀 냄새이다.
당귀는 부인과 질환의 대표적인 약이다. 사용량에 있어서는 감초보다 더 많이 사용된다. 지금도 시골에 가면 집 뜰 한구석에서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 생활에 가까이 있는 약재이다. 부인의 산전, 산후에 필수적인 보약이기 때문이다.
당귀는 숙지황처럼 피를 보해 줄 뿐 아니라 혈액순환도 촉진 시키는 작용이 있다. 맛은 달고 매운데 단 맛은 당귀가 식품처럼 인체의 에너지를 충만시킬 수 있고 매운 맛은 당귀가 고추처럼 혈액순환을 촉진시킨다는 것을 알수 있다.
일반적인 의서에 당귀는 부인의 모든 부족증을 보하고 일체의 혈액과 관련된 증상을 치료하고 장 위를 윤택하게 하여 변비를 없애고 죽은 피를 제거하고 새로운 피를 만들고 배를 따뜻하게 하고 영양을 충만케 하고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근욱을 튼튼히 하고 사지관절의 통증을 없앤다고 기록되어 있다.
당귀는 쓰는 부위에 따라 효능이 다른다. 머리 부분은 피를 상체로 끌어 올려 하혈을 지혈시키고, 몸체 부분은 피를 모아두는 작용이 강하여 피를 보하고, 잔뿌리는 피를 사방으로 펴뜨리는 작용이 있어 울체된 죽은 피를 움직여 배출시킨다.
천긍 (火, 여름 기운)
천긍 역시 미나리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인 궁궁이의 뿌리이다. 풀의 생긴 모습과 냄새가 거의 당귀와 비슷하여 효능이 당귀와 비슷하다. 당귀에 비하여 피를 보하는 능력은 떨어지나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효능은 우수하다.
주로 혈액순환 부전으로 생기는 통증에 효과가 있다. 거의 대부분 두통은 머리에 혈액순환이 장애가 있어 생기는데 천궁이 탁월한 효과가 있다. 월경시 통증도 혈액순환이 불순하여 생기는데 천궁으로 치료될 수 있다. 이외에 혈액순환이 신통치 않아 생기는 신경통에도 효과가 좋아 신경통을 치료하는 방제에 감초처럼 들어 간다.
백작약 (金, 가을 기운)
백작약은 화단에서 흔히 볼수 있는 작약꽃의 뿌리이다. 모란과 함께 아름다운 꽃을 가지고 있으면서 뿌리는 약재로 사용된다.
작약은 신 맛을 가지고 있어 탈진되어 가는 인체의 기운을 수렴시킨다. 사람이 허약해지는 까닭은 기운을 너무 많이 소모시키기 때문인데 작약을 복용하면 그 기운을 수렴시켜 원상태로 회복시킬 수 있다. 육체적 과로나 섹스 과로로 감기기운 있을 때 쌍화탕을 복용하는데 이 쌍화탕의 주된 약제가 백작약이다. 백작약이 탈진된 기운을 수렴시켜 회복시키기 때문이다. 백작약의 효능은 한마디로 말하여 금의 작용으로 소모성향의 기운을 수렴시켜 피로 만들어 저장하는 작용이 있다.
갑자기 무리한 등산을 하거나 달리기를 했을 때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기 쉽다. 그 당시에는 괜찮아도 혈액순환이 둔해지는 밤에 잠 잘 때 쥐가 나기 쉽다. 그리고 평상시에 남자들보다 부인들이 쥐가 잘 내린다. 근육경련은 기운이 탈진하여 혈액 공급이 안되기 때문이다. 이럴 때 백작약을 복용하면 예방, 치료가 된다. 백작약은 사지의 근육경련 뿐만 아니라 위경련에도 큰 효과가 있고 아이들 경기도 예방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숙지황, 당귀, 천긍. 백작약의 피를 보하는 작용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하였다. 이 네가지 약재를 똑같은 분량으로 조제하여 사물탕이라 한다. 네가지의 각기 다른 작용을 가진 약들은 배합하여 보혈효과에 만전을 기한 약이다. 이 사물탕은 부인과의 성약이라 할 만큼 효과가 뛰어나고 많이 사용하는 약이다.
피가 부족해지기 쉬운 부인들의 절반 질병에 기본방으로서 한두 가지 약제 혹은 한두가지 처방을 합하여 부인의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다. 이 약은 소화가 조금 덜 될 수 있으나 소화가 잘 되는 사람은 계속하여 복용하면 무병 장수 할 수 있다.
산삼 이야기
숨이 넘어가는 사람도 살린다는 영약
아편중독, 성병도 거뜬히 고치고 당뇨에도 효과
산삼의 탁월함을 말해주는 이야기는 수 없이 많다. 그런 이야기들이 산삼의 값을 엄청나게 올려놓고 유명하게 만들었다. 한영채씨가 쓴「인삼과 산삼」에 기록된 산삼에 얽힌 이야기들을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아서 산삼이 어느 병에 효과가 있는지를 알 수 있다.
■ 산삼은 기사회생의 영약
산삼을 먹으면 숨이 넘어가는 사람도 소생하게 된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왔다. 미신 같은 이야기지만 실제로 이런 일이 흔히 있다.
한때 우리나라 방직업계를 주름잡던 강모씨는 중병에 걸려 사경을 헤맬 때 ,산삼 한 뿌리를 구해 먹고 희생하여 10여년을 더 살았다는 이야기는 심마니들의 세계에서는 널리 알려진 실화이다.
1860년 카신 박사는 티베트의 바라문과 달라이라마의 연구에 기초를 둔 죽음에 임한 병자를 희생시키고 노쇠 및 모든 신경병, 호흡기병을 치유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고려인삼에 포함된 자연 치유력이라는 논문에서, 병으로 임종을 앞둔 노인을 희생시키는 약리효능이 산삼에 있다고 기술하였다.
■ 산삼이 성병을 고쳤다는 이야기
1920년경 서울에서 김 모라는 부자가 있었다. 하루는 그가 산삼장사를 맞아 사랑방에서 산삼을 흥정하고 있었다. 그 때 매독으로 고생하던 그 집 청지기가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산삼을 거금을 주고 사서 다락방에 넣어 두고, 산삼장사를 보내고 들어와 보니 청지기가 사랑방에 큰 大자로 누워 있었다. 시뻘겋게 취한 청지기를 보고 생각나는 것이 있어 다락방문을 열어 보았으나 산삼은 이미 없어졌다. 청지기가 먹어 치은 것이다.
그러자 청지기가 자고 있는 방문에 단단히 못질을 해서 청지기가 나오지 못하게 하고 부엌에다 장작불을 때게 했다. 방이 뜨거워지자 잠자던 청지기는 갈증과 열로 몸부림을 치며 밖으로 나오려고 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주인은 들은 척도 않고 불을 계속 때도록 했다. 얼마가 지나서 청지기가 기진맥진했을 때 소량의 물을 먹이도록 했다. 이렇게 밤낮 3일간을 보낸 후 청지기를 풀어놓았다. 그런 후에 매독으로 폐인이 되다시피 한 청지기의 몸이 화색이 돌기 시작하면서 매독이 나았다고 한다. 어차피 먹어버린 약, 그렇다면 얄미우니 혼내기도 하고 청지기도 구해보자는 주인의 의도가 가상하다.
■ 산삼이 아편중독을 고쳤다는 이야기
대만 사람, 오석계씨는 고려인삼에 상당히 관심이 많다. 그의 아버지는 산동성에 살던 부자였는데 아편중독자가 되었다. 그래서 노년기를 폐인으로 보내고 있는데 오씨의 숙부가 고려 산삼을 자기 형에게 권하더란다. 그것도 고량주에 담가 두었다가 노란색 산삼주였다. 약효가 의심은 되지만 오씨 아버지는 그 술 약 한 되를 일주일 만에 다 마시고는 아편 생각은 아주 잊어버렸고 건강도 회복하여 정상인으로서 장수까지 했다는 것이다.
■산삼이 당뇨병에 효험이 있다는 이야기
일본의 사이또 박사와 이마무라 박사는 인삼이 아드레날린에 의한 과혈당 및 식이성 과혈당에 대해서 현저한 억제작용이 있다고 발표했다. 소련의 체류노야로프와 나레도오아박사는 당뇨병환자에게 인슐린을 투여하지 않고 인삼만 투여하여도 당의 혈중농도는 40~50% 저하되었고, 대부분의 환자도 공복감, 다한, 일반적 쇠약증, 가려움증, 잠 오는 증세 및 불쾌감이 줄었다고 했다.
■산삼을 먹으면 추위를 모른다는 이야기
1920년대에 영천에 살던 박씨 할머니는 나무하러 갔다가 산삼을 발견, 그중 큰 것을 한꺼번에 먹었다. 몸에 열이 많이 나서 냇물에 들어가 몸을 식히고 집에 돌아왔는데, 그 후로는 추위를 전혀 모르고 장수하였다. 필자도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인데 미국 산삼을 두 뿌리 먹고 몸이 뜨거워 추위를 모른다. 겨울에 한국을 나간 적이 있는데 한국에 있는 한의사 친구들에게 선물로 나누어 줄 미국 산삼을 가지고 갔다. 그 해 겨울은 유난히 추워서 필자는 가자마자 2뿌리를 먹었더니 몸에 열이 났다. 그 후로는 겨울을 훈훈하게 보낼 수 있었다.
나치스는 유태인을 가지고 생체실험을 했다. 인삼을 먹인 사람과 먹이지 않은 사람을 구별해서 얼음이 동동 뜨는 찬물에 넣었는데 인삼을 먹인 사람은 체온이 썹씨 18도까지 내려가도 살아 견디었지만 그밖의 사람들은 죽었다. 손발이 몹시 차고 배가 차서 조금만 차게 해도 설사를 하고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에게는 꼭 산삼을 권하고 싶다.
웅담
동물의 쓸개 기운촉진 혈액순환 도와
무기력자가 남용하면 오히려 역효과
쓸개의 최고는 웅담 그 다음이 산돼지
웅담은 곰의 쓸개를 말하며 태음인의 병을 치료하는 약이다. 병이 있을 때 치료제로 잠시 쓰는 약이지 건강증진을 위해서 오래 복용할 수 있는 보약이 아니다. 보통 사람들은 기운 나게 하는 보약인줄 알고 남용하는 사례가 있다. 웅담을 기운 없는 사람이 오래 먹으면 속이 냉해져서 설사를 하며 기운이 더욱 약해진다.
한의학 이론으로 쓸개는 기운을 발동시키는 역할을 한다. 간과 담은 목(木)에 속하고 장(臟)은 양이고 부(腑)는 음인데 담은 부이므로 양목(陽木)에 속한다. 봄에 에너지가 뚫고 나오는 것과 같은 작용이 여기서 일어난다. 화가 나서 벌떡 일어나는 기운이 쓸개의 작용이다. 불의를 보고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을 보고 쓸개도 없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으로 쓸개는 기운을 발동시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든 동물의 쓸개는 기운을 발동시켜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죽은피를 몰아내는 효능이 있다. 색깔이 검고 피부가 두껍고 둔한 동물일수록 쓸개의 기운을 발동시키는 능력이 강하다. 곰은 색깔이 검고 피부가 두꺼우며 둔한 동물이다. 피부가 얼마나 두꺼운지 큰칼로 내리치면 튕겨 나온다고 한다. 미련하고 게을러서 움직이기 싫은 겨울 동물은 내내 잠을 잔다. 그 둔한 동물을 발동시키려면 쓸개가 여간 강하지 않아서는 안 된다. 그래서 곰의 쓸개를 최고로 친다. 동물의 쓸개 중에서 곰쓸개가 첫 번째이고, 산돼지 쓸개가 두 번째로 좋고 구렁이 쓸개가 세 번째로 좋다.
웅담 중에서 상품은 겨울잠을 자는 곰의 쓸개여야 하고 색깔이 검은 곰의 쓸개라야 하고 석청이라는 좋은 꿀을 많이 먹은 곰의 쓸개라야 한다. 석청이라는 것은 벌꿀이 흘러내려 땅속에서 오래 묵어서 돌(화석)처럼 딱딱하게 된 꿀인데 효과가 보통 꿀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좋다. 산삼이나 백사에 비길만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녹용 중에 좋은 녹용은 산삼 나는 곳의 사슴 녹용이 좋고 웅담 중에 좋은 것은 석청을 많이 먹을 수 있는 곳의 웅담이 좋다.
태음인은 가을의 거두어 드리는 기운이 편중되게 많은 사람이다. 그래서 살이 찌고 둔하다. 음식을 먹었으면 다 소화시켜야 하는데 쌓아두기만 하고 쓰지는 않아 속에서 썩어 병이 된다. 태음인의 특징 중에 하나가 화를 좀처럼 내지 않는 것인데 쓸개의 기능이 약하기 때문이다. 이런 태음인이 웅담을 복용하면 울체되어 있는 기운을 발동시켜 장마에 쓰레기 씻어내듯 태음인 병 발생의 원인이 되는 묵은 찌꺼기를 말끔하게 씻어 내린다. 태음인은 원래 간 기능이 안 좋은데다가 또 말초의 노폐물이 쌓여서 말초 혈액순환이 나빠서 고혈압, 심장병에 걸리기 쉽다. 그래서 태음인의 체질적 결함으로 생기는 급,만성 간염, 고혈압, 심장병, 간경화증, 동맥경화증이 웅담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중공에서 개발한 간염치료제는 편자황이라는 것이 있는데 웅담 대신에 뱀 쓸개가 들어 있어 그 효과가 웅담의 비길 바가 못 된다. 그래도 웅담 대용품으로는 효과가 좋은 편이다. 웅담을 말리는 방법은 웅담껍데기를 수증기에 살짝 쪄서 응달에 말린다. 껍데기를 익히지 않고 말리면 웅담이 모두 새어 나가버린다.
웅담은 가짜 시비가 많다. 진짜 웅담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 조금 떼어 맑은 물에 넣으면 녹는 속도가 빨라서 검은 줄이 순식간에 생긴다. 또 아주조금 떼어 물에 가만히 넣으면 가라앉지 않고 뱅글뱅글 돈다. 맛이 처음에는 쓰지만 뒷맛이 상쾌하고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뱀 쓸개나 돼지 쓸개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전문가가 아니면 진위를 확정하기 어렵다.
복용방법은 웅담4g과 청송절4g, 고량주 1컵을 도기에 넣고 센 불로 끓인다. 끓기 시작하면서 거품이 한차례 생길 때 불에서 들어낸다. 이것을 10등분하여 잠자기 전에 한번씩 10일에 나누어 복용한다. 기본 복용법은 이렇고 어떤 병에 복용하는 가에 따라 같이 들어가는 약이 달라진다. 웅담은 병든 부분에 집중시키는 약이 함께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사향
남성을 유혹하는 신비의 사향
흡수빨라 순식간에 인체 침투
태음인 웅담함께 쓰면 큰효과
사향은 사향노루 수컷의 배꼽과 생식기 사이에 있는 냄새주머니를 건조한 것이다.
사향노루는 발정기에 이 냄새주머니에서 향기를 풍겨 암놈을 유혹한다. 그 냄새가 얼마나 진한지 10리 밖에서도 냄새를 맡을 수 가 있다고 한다. 유능한 사냥꾼은 산골짜기에 들어서면 냄새를 맡고 사향노루가 있다는 것을 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태백산맥을 따라 많은 사향노루가 서식했으나 사향이 워낙 값이 비싸고 사냥하기 쉽기 때문에 지금은 거의 멸종상태에 있다. 아직도 설악산 주위에 사향노루가 살고 있는데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옛날의 일류기생들은 사향을 노리개 주머니에 넣고 허리춤에 차고 다녔다고 한다. 사향을 직접 코에 대고 맡아보면 냄새가 역겨우나 조금씩 멀리서 맡아보면 향기롭기 그지없다. 냄새가 좋다고 느낄 뿐 아니라 성적으로 약간 흥분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사향노루의 암컷만 흥분시키는 것이 아니라 인간도 흥분 시킬 수 있는가 보다.
세계적으로 사향을 가장 많이 소모시키는 곳으로 홍콩의 한약 상이 아니라 프랑스의 코티 분 회사이다. 유명한 코티 분 속에 이 사향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아주 소량 들어가지만 대량으로 팔리기 때문에 그 소모량이 엄청나다. 사향의 주산지인 네팔이나 티베트의 사향이 대부분 코티분회사로 들어간다고 한다. 코티분이 그렇게 유명해질 수 있는 것은 사향의 남성들을 유혹하는 힘 때문일 것이다.
냄새가 많이 나는 약은 인체 내의 기운을 잘 펴져 나가게 한다. 냄새가 강하면 강할수록 그 퍼져 나가는 힘은 강하다. 사향은 한약 중에 가장 냄새가 강하기 때문에 다른 약이 미치지 못하는 조직 세포 깊숙한 곳까지 기운을 끌고 들어간다.
사향은 흡수가 빨리된다. 일반 약은 주로 소장에서 흡수되지만 사향은 약을 먹으려고 뚜껑을 여는 순간부터 냄새를 통해서 코와 폐로 흡수된다. 사향의 약 기운은 경쾌해서 흡수된 후에도 피를 타고 신체 내 깊숙한 곳으로 운반되어 조직 세포 속으로 순식간에 들어간다.
중풍으로 정신을 잃고 쓰러졌던 사람이 우황청심환 한 알 먹고 툭툭 털고 일어나는 것은 청심환에 사향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3.75g짜리 우황청심환 한 알에 사향이 0.0375g 들어가지만 우황청심환의 가격과 효과는 사향의 함량에 따라 결정될 정도로 사향의 역할은 크다.
중풍으로 쓰러지면 약을 먹어도 제대로 넘길 수도 없고 넘겨도 소화 흡수가 시원치 않아 효과가 나지 않는다. 이 때에 우황청심환을 복용하면 사향 냄새가 코에 진동하면서 코에 연결된 대뇌에 강한 자극을 주어서 대뇌를 흥분시킨다. 분자 운동이 활발한 사향은 빠르게 흡수된 후에 마비된 소화기관의 세포들을 각성시켜 다른 약들이 소화, 흡수되어 본격적인 효과를 발휘하게 만든다. 치료를 전쟁에 비유하면, 사향은 돌격대에 비유하고 다른 약들은 본 부대로 비유할 수 있겠다. 아기들이 경기가 있을 때 쓰는 사향소합향원에도 사향이 들어가서 같은 작용을 한다.
보약 중에 가장 비싼 보약은 공진단이라는 약이다. 이 약 1제 만드는 데 녹용을 보통 보약에 2배가 들어가고 사향은 우황청심환 500개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 들어간다. 일반적으로 보약은 농축된 영양물질이라서 소화, 흡수가 쉽지 않다. 또 흡수되어도 목표하는 조직으로 제대로 운반되지 않는다. 공진단 보약의 이런 단점을 사향을 다량으로 써서 보완하였다. 값이 비싸서 그렇지 이 만한 보약은 없다. 득효방이라는 한의학 책에 있는 처방으로 허약한 체질에 어떤 보약도 효과가 없을 때 쓴다고 기록되어 있고 하늘로부터 받은 기운을 든든히 하여 오장이 조화되고 어떤 병도 생기지 않게 한다고 약리작용을 설명하였다. 보통 몇 가지 약을 추가시켜 정력제로도 사용 하는데 그 효과가 대단하다.
사향 역시 태음인 약이다. 신진대사가 느려서 노폐물이 쌓이는 태음인이 사향을 복용하면 신진대사가 빨라져서 깊이 막혀 있는 노폐물도 빠져나온다. 웅담과 함께 쓰면 더 바랄 것이 없다. 웅담은 태음인의 침체된 기운을 발동시키고 사향은 그 기운을 조직 깊숙이 전한다. 여기에 녹용을 추가하면 웅담이 발동시키는 기운을 계속 보충시켜 줄 수 있다.
녹용, 웅담. 사향을 태음인 삼보라고한다. 체질적으로 치부에 능한 태음인에게 값비싼 약들만 체질에 맞으니 참으로 하느님의 조화가 놀랍다.
편자황
간염과 간경화증 치료제로 유명
항생제로 안듣는 모든 염증에 효과
편자황은 간염과 간경화증 치료제로 유명하다. 현대의학에는 약이 없는 간염과 간경화증을 이 약이 치료한 사례가 있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알려지게 되었다. 지금은 홍콩이나 중공을 여행하는 사람이면 으레 우황청심원과 함께 사가지고 오는 약이 되었다. 한국의 어느 제약회사에서는 그 효과를 인정하여 직접 만들어내고 있다. 선전을 많이 하기 때문에 일반인들도 알고 있으며 간염환자들은 대부분 복용을 해본 경험이 있다.
주성분의 약재가 우황과 사향이라서 값이 엄청나다. 미국에서는 10알 들이 한 곽이 3백50달러 정도한다. 국산은 이보다 더욱 비싸다.
원래 편자황은 중공 창주의 어느 한의원에 전해 내려오던 비방인데 간염과 간경화를 치료할 수 있어 외화획득을 목적으로 상품화 하였다. 처음에 일본의 실업가들 사이에 화제를 일으켰다. 이어 우리나라 실업가들에게도 소개가 되었다. 편자황이 실업가들 사이에 퍼진 것은 편자황이 값이 비싸서 실업가들 아니면 사서 복용하기 어렵고 실업가들은 직업상 술을 많이 마시고 과로하기 때문에 간염이 많다.
한약에는 우황과 사향 등의 고가약이 들어가는 처방이 많다. 우황청심환, 편자황. 기응환, 구심이 대표적인 약들이다. 과연 우황과 사향이 어떤 효과가 있기에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사용되는 것 일까하는 의문을 일으킨다.
사향과 우황을 쓰는 의학은 원래 티베트의 의학이 한의학에 유입된 부분이다. 사향과 우황이 섞이면 제반의 염증을 제거시킬 수 있다. 염증은 그 부위가 빨갛게 되고, 아프고, 붓고, 뜨거운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증상이 진전되면 고름이 나온다. 보통 병명은 신체의 부위 이름에 '염'자가 붙어 있다. 감기의 다른 말인 상기도 염증을 비롯하여 간염, 신장염, 폐염, 결막염, 관절염, 비염등 대부분의 질병이 염증에 의해서 생긴다.
염증의 원인은 수없이 많다. 세균과 바이러스의 병균에 의해선도 염증이 일어나고 알레르기나 타박상에 의해서도 염증이 일어난다. 다른 원인에 의한 염증에는 좋은 약이 있지만 바이러스에 의한 염증은 가라앉힐 방법이 없다. 에이즈나 바이러스성 B형 간염이 그래서 불치의 병으로 남아 있다. 따라서 사향과 우황이 주재료인 편자황이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소용이 된다.
간염 중에는 전격성 간염이 있다. 염증은 바이러스, 세균이나 그외에 여러 가지 위해한 자극으로 인체가 손상을 입었을 때 그것에 대항하여 싸우는 면역기능을 불러 일으키고 손상된 조직을 복구하기 위한 반응이다. 태음인은 끊임없이 쌓이는 노폐물을 처리 하느라 원래 간이 약해서 민감해 있는데 여기에 간염균의 침입을 받으면 너무 심한 염증을 일으켜 급속하게 간세포가 파괴되는 경우가 있다. 그 속도가 너무 빨라 일주일 만에 간경화가 생기고 계속되면 생명을 잃게 된다. 전형적인 태음인 배우, 임성민이 이 전격성 간염으로 목숨을 잃었다. 이 전격성 간염이 왔을 때는 병원에 입원시켜 부신피질호르몬 등 대증요법을 쓰지만 실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럴 때 환자가 태음이라면 이 병의 진행을 즉시 차단할 수 있는 약이 편자황이다. 이 효과가 편자황을 그렇게 유명하게 만들었다.
편자황은 간염 외에도 항생제로 치료되지 않는 모든 종류의 염증을 치료할 수 있다. 잘 낫지 않는 중이염과 이름모를 종기, 치료되지 않는 인후염에도 탁월한 효과를 나타내다.
편자황에는 뱀 쓸개와 전칠이 들어 있다. 뱀 쓸개는 아마도 웅담 대용으로 썼을 것이다. 뱀 쓸개도 웅담에 못지않게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피를 맑게 한다. 간은 피를 맑게 하는 작용을 하는데 뱀 쓸개가 그 작용을 도와주니 간의 염증을 빨리 회복시킬 수 있다. 또 뱀 쓸개는 우황과 사향이 간에 들어가서 효과를 발휘하게 하는 인경작용도 한다. 전칠은 식물의 겉모습이 인삼과 비슷하여 중국인삼이라 한다. 같은 과의 식물이다. 인삼은 색깔이 노랗기 때문에 비위에 들어가서 비위를 튼튼하게 하나 전칠은 색깔이 검붉기 때문에 간에 들어가서 간을 튼튼하게 한다. 타박상에 죽은피를 제거하고, 좋은 피에 대해서는 지혈작용이 있어서 전쟁터에서는 금과도 바꾸지 않는다고 ꡐ금불환(金不換)ꡑ이라는 별명이 있다. 신체 각부에 울혈증상을 보이는 간경화증에는 전칠의 효과가 탁월하다. 사향, 우황, 뱀 쓸개, 전칠이 어우러져서 이루는 효과가 간염과 간경화증에 좋은 효과가 나게끔 구성된 처방이다.
한국의 제약회사에서 편자황의 독성실험을 경희의대에 의뢰했다. 실험결과 일회 복용량의 500배를 투여해도 간에 독으로써 작용하지 않았다. 이것으로 한약 먹으면 간 나빠진다는 말이 낭설이었음이 증명되었다.
많은 간염 환자가 편자황을 복용해 보았으나 효과를 보지 못한 경우가 있다. 그 이유는 편자황은 가짜가 많기 때문이다. 사향의 향기와 우황의 맛을 아는 전문가만이 진품을 가려낼 수 있다. 진품 편자황을 복용하려면 한의원에 부탁해서 만들어 달라고 하면 틀림이 없다. 불확실한 편자황은 복용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또 한 가지 이유는 복용 방법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환자들은 이 약이 값이 비싸니까 한 달만 복용하면 마술과 같이 낫는 줄 안다. 이 약은 적어도 2개월 정도는 복용해야 한다. 4곽, 40알 정도는 복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