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일요일
일어나서 아침을 먹으러 가는데 죽는줄 알았다. 아니 무슨 볼라벤이여? 비바람이 죽여줬다.
춥기도 하고 해서 털달린후드티 입고 건너갔다....가서 먼저 아침 먹고 대청소 구역나눠서 청소시작했다. 화장실 청소였는데 뭐 별다른거 없이 빨리 끝났다. 락스도 안했고, 휴지통도 반밖에 안차서 안비웠다.
대청소 끝나고나서는 석하형이랑 우산쓰고 강이 넘쳤다길래 구경갔다. 근데 넘친정도는 아니엿고 그래도 무지막지하게 심했다. 가는길목에 옥수수밭은 폭탄맞은것 처럼 한 지점을 중심으로 싹다 쓰러져서 널브러져잇고, 어디서 흘러나오는지 모르는 세찬 물줄기는 옥수수에게 시원하게 물을 너무 많이 먹여주고 있고...
집 옆에 도로는 뒷집의 토사가 다 밀려내려와서 난장판이 됬고, 거길 지나가던 차는 또 미끄러졌는지 어떻게 됬는지 바퀴가 옆쪽으로 뺘져서 트럭이 빼줬다. 강에가보니깐 물 높이가 평소때보다 2M도 훨씬넘게 불어난것 같았음.....물살은 음... 누구라도 빠졌다가는 물살때문에 죽기도 할것 같고 떠밀려내려오는 수많은 잡다한 물건들에 긁혀서 죽을것 같기도 한 그런 상황이였다.
근데 마을 걱정할때가 아니였음. 우리집도 심각했다;;집 뒤에 꽃잔디 심은곳은 진짜로 과장 하나도 안하고 진담으로 경사면에 땅이 갑자기 없어졌다. 냥 뒷밭 멀칭이 쭉 가다가 땅이 없어서 지 혼자 공중에 떠있었다. 옥수수도 먼저심은것 말고 나중에 심었던거는 아주 미친듯이 쓰러져 있었고 음식물쓰레기 모아놓은 임시거름통에는 물차서 넘쳐갖고 막 계란껍질 나오고 난리도 아니였다;;;;;;;;;
자그럼 답은 하나. 일을 해야죠^^
석하형이랑 마을구경갔다가 돌아와서 바로 1회용우비를 입고 일을 하기 시작했다. 먼저 뒷밭쪽으로 가서 엄청난 속도로 내려오고잇는 물살이 땅을 계속해서 아그작아그작 갉아대고있는걸 막기위해서 최대한 그 물살을 약하게 하려고 별짓을 다했다. 벽돌 벽면에 놓고 그사이에 흙이랑 돌같은것 넣기도 하고
아 뭐냐 글로 설명을 할려니깐 안되는데 아무튼 진짜 수재민의 고통 20분의 1정도는 이해를 한것 같다 하.....
진짜 죽는줄 알았다. 막상일을 할때에는 힘든거고 뭐고 그냥 그딴 생각은 안들엇고 비나 그쳐라 이런생각이랑 계속해서 긴장타고있었다. 일을 하다가 중간에 아주머니가 불러서 라면 잠깐 먹엇다.
아주머니 말로는 라면이 엄청 불어터졌다는데 그런거 느낄새가 없었다..ㅋㅋㅋㅋㅋㅋ 그냥 맛있었을 뿐. 뭐 그뒤로도 꽃잔디 흙 없어진거 커버씌우고 물길 트고 잔디밭 엉망이 된거 흙 치워주는 작업을 했다.
그거 하고 샤워를 하고나니 순민이형이 왓다. 오우 시크하게 생겼다. 오늘 계획으로는 할거 엄청나게 많앗는데 못해서 좀 아쉬웠다. 아쉬운데로 지정독서토론 준비 잠깐 하다가 일을 4시간30분 해서 매우 힘들었던 관계로 바로 옷갈아입고 그냥 침대로 ㄱㄱ씽 누운다음 1분이상의 기억은 없다. 바로 잠듬.....
자고 일어나서는 저녁을 먹었다. 근데 석주형이....석주형이...안온다!!!!!!!!!!그래서 막 아주머니 아저씨랑 석하형이랑 나랑 별의 별 추측을 다하면서 불안에 떨었다. 날도 날인지라 오다가 차가 어떻게 된건 아닌지 아님 차속에서 잠들어 그냥 그대로 춘천이나 속초까지 가버린건지...;;그래서 계속 기다리다가 그냥 언젠가는 오겠지 하고 윷놀이를 했다.윷놀이는 순민이형이랑 팀이 됬는데, 2등해서 뭐 원했던 간식 먹었다. 하고나니 다행히 석주형이 도착햇다. ㅋㅋㅋㅋㅋ 어우 불안해 미치는줄 ㅋㅋㅋㅋ
석주형이 성심당빵을 사왔는데 맛있었다. 뭐라더라 1950년대부터 운영해오던 빵집이라던데 엄청 맛잇었다.
윷놀이 끝나고나서는 지금 이렇게 일기를 씀.....
죽도록 피곤한 하루였다. 후아..... 저녁에 잠깐만 공부하다가 10시에 바로 잠들어야겠다.
(15세 그룹 홈스쿨러)
첫댓글 에휴~~ 그렇게 예뻤던 윗밭의 꽃잔디가...그것은 풀꽂식구들의 피와 땀인데...흑~~~ 맘 아파요~~ 저도 이런데...원푸리님과 초록손이님, 우리 이이들은 맘이 어떨지.... 복구하실려면 너무 고생하시겠어요~~~ 오늘 홍천에 비가 엄청 더 왔다고 하던데...괜찮으신거 맞죠?/ 석하 승관 물에 빠진 생쥐가 되었네요~~^^
그냥 망연자실...비 무셔워...
비가 진짜 무섭게 왔네요. 가득한 강물 사진이 진짜 무서워보입니다.
풀꽃은 그만하길 다행인듯하지만, 아저씨랑 승관이랑 석하가 고생했네요.
장마가 얼른 끝나서 빨래도 바싹 마르고, 옥수수도 알알이 영글길 바랍니다....^^
해야 떠라, 해야 떠라..말간 해야 솟아라아아~~
폭우도 정말 심한 자연재해애요;;; 이번에 뉴스보니까 중국에는 3년올 비가 하루만에 왔다네요 ;;
빨래좀 잘 마르게 빨리 해좀 떴으면 ^^ // 나 없어서 석하형이랑 승관이랑 아저씨 많이 고생한듯;; 혼자 쉬어 죄송합니다;;
중국도오?..어제 가평 펜션도, 춘천도 끔찍하더만 ㅠㅠ //너도 시험 보느라 못지않게 머리가 고생했잖어~~
정말 물이 무서운 것 같아요 ㅠㅠ
옥수수가 저렇게 되다니...
하루만에 저렇게 파인 것도 노랍구요...
비는 힘이 세다..
정말요...ㄷㄷ
진짜 하루빨리 다 잘 복구됬으면 좋겠어요 물이 이렇게 무서운지 새삼 느낀 것 같아요
하루빨리이??..아저씨는 아주 길게 보시던데..내년 여름 전까지이..허허허..
비가 너무 많이와서 슬리퍼에 모래 다 들어가서 무지 찝찝헸어요
상주에는 비가 얼마나 왔을지 궁금하네요
슬리퍼에 모래가...으이구, 그려 무쟈게 찝찝했것다^^..상주는 비 안온데..너가 비 안 오는데서 비 오는 데로 온거임.
할때는 엄청 힘들었지만 그래도 하고나니 뿌듯해요 ㅋㅋ 진짜 뭔가 효과가 있는듯해서 보람차고 ㅎ
효과 대박임!!
에궁, 자연의 힘은 정말 놀라운 것 같네요. 다 복구하실려면 애 많이 쓰셔야겠어요~~
자연 앞에서 갑자기 무쟈게 겸손 100 배 해지더라구요..저절로 기도가 나오고요..
실감이 안나요ㅠㅠ 더이상 비가 오지 않기를 기원하나이다...!
허걱, 벌러덩...초록기자가 이렇게 리얼하게 올렸는데, 실감이 안 나신다니이이이 컥..
또 비가올까 걱정이네요. 옥수수가 쓰러진걸 보니 아이들 맘이 아프겠어요~ 더 이상 피해 없길 바라면서~
옥수수 휴가때 어떡해 들고 가냐고, 택배로 부치겠다고 하던데요.두 형제가....경진이는 들고 갈 듯^^
흐어 힘드셨겠어요ㅠㅠ 옥수수랑 잔디밭도 헤딥어져서 속상하시겟네요..ㅠ
그러려니 함..다른 집이 피해가 워낙 심해서리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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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공주님, 오늘 기상예보가..영...그러네요..
강원도에 비고 눈이고 최근 몇년 사이 너무 많이 와서 걱정입니다..
강원도만이 아니라네요..이상기후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