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행 지 : 한남금북정맥 03차(백석고개~쌍암재) 산 행 일 : 2013. 02. 23.(토) 산행코스 : 백석고개 ~ 구티재 ~ 작은구티재 ~ 시루산 ~ 구봉산 ~ 대안리고개 ~ 쌍암재 (산행거리 16.6km) 산행참가 : 21명. <산행코스>
올해는 유난히도 눈이 많고 한파가 연속으로 이어진다. 요즘은 영하 10도는 기본이고 조금 춥다 싶으면 수은주가 -20도까지도 쉽게 내려간다. 양재에서 출발한 버스가 제설작업이 잘 되어있는 고속도로를 벗어나자 속도를 현저히 떨구는 것으로 미루어 도로가 빙판을 이루고 있는 곳이 많은 듯하더니, 이윽고 시골 지방도로 접어들면서 조심조심 진행한다. 그나마 산행지가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 들머리에 도착한 버스에서 잠시 눈을 붙였다가 4시에 일어나 차 밖으로 나오니 길은 온통 빙판으로 덮여 있다. 이런 길을 어떻게 왔으며, 이제 다시 하산 지점인 쌍암재로는 어떻게 갈까 걱정스럽기 짝이 없다.
흰돌마을로 불렸던 백석2리 버스 정류소 앞에서 산행 준비를 마치고, 200m쯤 떨어진 백석리고개 마루로 향한다.
길바닥이 얼음으로 덮여 있다. 다져진 눈이 얼고 또 그 위에 눈이 덮여 등산화에 스케이트 날을 달아야 할 정도라, 버스에서부터 아이젠을 착용하고 산행에 나선다.
백석리고개 직전 우측 산으로 이어지는 시멘트 포장의 임도로 들어서며 한남금북정맥을 이어간다.
시멘트 포장임도를 따르다가, 컨테이너 박스가 있는 가족묘에서 좌측 임도 방향으로 오른다.
422봉 능선에 올라 좌측 능선을 따라 잠시 진행하다가 우틀하여 내림길로 진행하려는데, 선두가 표지기를 보지 못하고 문원리 방향으로 직진의 능선길을 따라 알바를 하러 갔다. "백두~"를 외쳐 알바 가신 분들을 불러 돌아오게 하여 우측의 탁주리를 향해 사면길을 따른다.
급경사를 내려서자 우전방으로 탁주리의 가로등이 눈에 들어오고, 탁주봉이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윤곽을 드러낸다.
04:40 KBS청주 방송국 송신소라는 울타리 옆을 지나 조금 진행하면,
구티재에 도착한다.
<구티재(龜峙,九峙)> 마을 입구에 있는 산이 거북이와 같다고 해서 구티(龜峙)라 하였다는 설과, 구티고개가 아홉구비(九峙)라고 해서 이렇게 불리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
<구티(龜峙)고개 유래비 전문(全文)> 이 고개는 보은에서 북서쪽으로 12km 지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산외면 구티리와 탁주리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지명의 유래는 산의 모양이 거북이와 같다고 해서 구티(龜峙) 또는 거북티라고 하였으며, 또한 고개가 아홉구비(九峙)라고 해서 이렇게 불리게 되었다고도 한다. 당초 아홉 구비이던 고개는 2001년도 봉계~장갑 간 확포장공사를 하면서 현재는 네 구비를 이루고 있으며, 옛길은 등산로로 이용되고 있다. 속리산의 천황봉(天皇峰)에서 서북쪽으로 뻗어 충북의 북부 내륙을 동서로 가르며 경기 안성군 칠장산(七長山)에 이르는 한남금북정맥(漢南錦北正脈)의 통과 지점으로, 동남쪽으로 말티재와 천황봉으로 이어지며, 서쪽으로는 탁주봉과 시루산으로 이어진다.
구티 유래비 앞에서 오늘 엄동설한 산행 참가자의 면면을 확인하고,
길 건너편 낙석방지 펜스 옆 들머리로 들어서며 탁주봉 오름길을 시작한다.
515봉 오름길은 급경사를 이루고 있어서 마치 절벽을 걷는 듯하다. 정맥길에서 조금 비켜나 있는 탁주봉(550m) 정상에서 바라보는 속리산 방향 조망이 빼어나다고 하나, 지금은 꼭두새벽이라 어둠만이 사방을 지배하고 있어서 탁주봉의 조망은 사진으로 대신한다.
<보은군 산외면> 눈 덮인 급경사의 오름길을 걸어 탁주봉(515봉)을 향하는 길은 힘이 든다. 오늘의 한남금북 세번째 구간은 주로 보은군 산외면에 속한다. 산외면은 예부터 살기 좋고 인심 좋은 아름다운 고장으로, 보은군의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 동으로는 경북 상주시 화북면, 남으로는 보은읍, 서로는 내북면, 북으로는 청원군 미원면과 괴산군 청천면에 접하고 있다. 속리산의 바깥쪽에 위치하고 있어 산외면(山外面)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하며, 남한강의 상류인 달천이 속리산에서 발원하여, 면의 중심부를 흐르고 있다. <탁주봉(550m)에서 바라본 속리산 방향 조망>
<탁주봉(濯州峰 550m)> 노(老)스님이 속리산을 바라보고 절을 하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해서 탁주봉이라고 부른단다. 보은군 산외면 탁주리에 위치하고 있는 탁주봉은 정맥길에서 살짝 벗어나 있다. 저 멀리 속리산 연봉들이 뚜렷이 보이며 산 정상에 오르면 산외면이 한눈에 보이고, 밤에는 보은읍내의 불빛이 보인다고 한다. <보은팔경> 법주모종(法住暮鐘 : 법주사에 저녁 종 치는 소리 ) 금산낙조(金山落照 : 금적산의 저녁노을) 보천어화(報川漁火 : 보청천 어부들의 횃불) 속리단풍(俗離丹楓 : 속리산의 붉은 단풍) 고성추월(古城秋月 : 삼년산성 위에 뜬 가을 달) 천봉한운(天峰閑雲 : 천왕봉 위의 한가로운 구름) 송림연형(松林燃炯 : 소나무 숲 사이에 드리워진 연기) 품송접객(品松接客 : 정이품송 아래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모습) 515봉 정상을 지나,
조그만 봉우리들을 몇 개 넘으며 진행하니,
작은구티재 절개지가 나타나고, 절개지 수로를 따라 우측 사면으로 내려가면,
작은구티재에 도착한다. 카메라 렌즈에 공기 중의 물방울이 얼어붙어 이런 사진이 찍혔다. 사람이 내뿜는 날숨에 석인 수증기가 금방 얼어버릴 정도로 춥다.
<작은구티재> 산외면 구티리와 산대리를 이어주는 8번 지방도가 지나고, ‘산대고개’라고도 한다.
작은구티재에서 잠시 행색을 갈무리하고, 길을 건너 임도 들머리로 들어선다.
06:25 한참의 오름길 끝에 465봉에 올라 우틀하여 진행하면,
이내 445봉에서 한남금북길은 우틀하여 이어진다.
어슴프레 밝아오는 동쪽 방향으로 속리산 주능선이 보이고,
좌측 나뭇가지 사이로 산외면의 불빛이 반짝인다.
작은 봉우리들을 오르내리며 한남금북길은 뚜렷한 능선으로 이어지며,
이제 동쪽 하늘이 훤해지며 속리산 주능선의 우람한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돌아본 한남금북 능선!
475봉쯤을 지나고,
서북쪽 청원군 방향 조망.
파묘된 묘터를 지나 내려오니,
좌측 나뭇가지 사이로 속리산 주능선이 붉게 물들고 있다.
445봉에 올라서는 우틀하여 진행되는데,
동쪽 속리산 방향 조망.
당겨본 속리산 주능선.
445봉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산행 모드를 주간으로 바꾼다.
후미들도 445봉에 도착하고,
속리산 위로 떠오르는 햇살을 받으며,
445봉을 뒤로한다.
앞쪽에 가야 할 390봉이 뾰족한 모습을 드러내는데,
390봉 직전 안부로 더 내려서야 한다.
안부 좌측으로 임도가 지나는데, 좌측의 임도를 따르면 390봉을 우회하게 된다.
안부 좌측 보은군 내북면 방향.
안부를 지나 390봉으로 오르는 백두들.
가파른 오름길 끝에 390봉에 오르니,
지나온 475봉 능선 위로 햇살이 쏟아져 넘어온다.
390봉에 도착하는 백두들.
서쪽 내북면 방향.
390봉을 내려서는 길은 내가 먼저.
북서쪽 중치리 방향.
남서쪽 내북면 이원리 방향.
390봉 내림길에 바라본 산외면 길탕리 방향.
정맥길은 최근에 개설된 것으로 보이는 임도에 내려섰다가 좌전방 봉우리로 오르게 되지만, 그냥 임도를 따라 우회하면 금방 좌측 봉우리를 돌아 건너편에 이른다.
390봉을 내려서는 백두들.
임도의 유혹을 뿌리치고,
무명봉을 올라 직진하면 임도 절개지에 서게 되는데 경사가 급하여 내려가기가 쉽지 않으므로, 직전에 좌측으로 꺾여 내려가는 것이 좋다.
좌측으로 꺾어 내려가면 다시 임도에 서게 되고, 한남금북길은 임도를 건너 아래쪽으로 이어진다.
임도 절개지 상단에서 내려다본 임도. 우측으로 달천이 내려다 보인다. 아마도 이쯤 어디 아래로 19번 국도 봉계터널이 지나는 듯하다.
가야 할 414봉 방향.
임도를 가로질러 안부로 내려서는 백두들.
굳이 가파른 절개지를 내려서는 백두들.
임도에서 바라본 남쪽 내북면 두평리 방향.
정맥길은 임도 건너 안부로 이어지고,
돌아본 390봉 위쪽으로 강한 아침햇살이 내리쬐고 있다.
촛대석이 있는 '경주김공묘'를 지나 414봉을 향한다.
무명봉을 우회하여 사면길로 오는 백두들.
우측 아래로 달천과 새로 닦은 19번 국도가 나뭇가지 사이로 내려다 보인다.
달천을 따라 봉계터널로 접근하는 19번 국도는 잡목에 가려 시원스레 조망되지는 않는다. 여기서 414봉 오름길은 무척 가파르다. 고도표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을 정도로 업다운이 표시되지만 조그만 뾰족봉이 수없이 이어지는 이런 구간은 정맥꾼들을 무척 힘들게 한다.
414봉을 비스듬히 치고 오르는데도 경사가 가파르다는 느낌이다.
돌아본 임도가 있는 무명봉 방향.
가파른 오름길 끝에 414봉 정상부에 올라서자,
능선은 다시 평탄한 모습을 되찾는다.
청주한공 합장묘 앞에서,
묘지 가장자리에 내린 눈을 다지고 식사 장소를 마련하여, 한겨울 강추위 속에서 아침식사를 한다.
414봉에서의 아침식사 모습.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온 노하우가 쌓여 왔음에도 강추위에서의 식사는 부담스럽다.
그래도 산행 중 식사시간이 제일 편하고 기다려지는 시간임에는 분명하다.
서둘러 아침식사를 마치고 385봉을 지나 한남금북길을 이어간다.
좌측 보은군 내북면 두평리와 우측 산외면 중티리를 이어주는 '중치'를 지난다.
좌측으로 잘 꾸며진 묘지를 지나,
조금은 유순해진 능선길이 이어지더니,
이내 가파른 430봉 오름길이 시작되는데,
가파른 430봉 오름길을 조금 진행하다 보면,
시루를 거꾸로 업혀놓은 제단을 지난다.
엎은시루봉이라고 불리는 돌탑봉(430봉) 가기 직전, 커다란 적송 아래에 기도하는 인형 2개가 양쪽에 세워져 있고, 시루 하나를 엎어 놓은 제단이 있다. 누가 만든지는 몰라도 무속적인 냄새가 가득하다. 우리나라에서 내려오는 고유의 토속신앙인이 만든 듯하다. 엎어 놓은 시루와 기도하는 인형.
제단 옆을 무심히 통과하는 백두들.
430봉을 좌회 하여 바로 시루산 정상을 향한다. 09:08 시루산 정상 도착.
<시루산(482.4m)> 내북면 적음리와 두평리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보은 4증' 중의 북증에 해당한다. 시루산은 곰장이 북쪽에 있는 높이 482m인 칠봉산(七峯山)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로 시루처럼 생겼으며, 토정 선생의 비결문에 보면 이곳이 보은의 4증8항(四甑八項)의 하나로 북증(北甑)이라고 일컬어 왔다고 한다. <사증팔항> '증'은 시루라는 뜻이며, '항'은 목덜미라는 뜻으로 급소를 이른다고 하는데, 도선국사의 도참설에 나오는 것으로 재해와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곳을 뜻하기도 한다. 즉 피난처가 되는 곳이다. 증항(甑峯)은 시루봉 또는 시루목(甑項)을 뜻 하기도 하지만 현재는 시루봉이다. 정감록에 報恩 俗離山 四甑項 延地 當亂藏身 萬無一傷(보은 속리산 사증항 연지 당란장신 만무일상)이라 했다. 보은 속리산 사증항 근처로 난리를 만나 몸을 숨기면 만에 하나도 다치지 않을 것이다라는 말이다.
<4증> 동증 : 미로면 적암리 시루봉 남증 : 마로면 변둔리 시루봉 서증 : 수한면 질산리와 광촌리 사이의 시루봉 북증 : 내북면 이원리 시루산을 말한다.
<8항> 가항 : 구병리 멍메목이 갈항 : 갈목리 오항 : 성주리 심년산성 주변 불항 : 불목 구항 : 장갑 비들목 사자항 : 속리산 중사자암 부근 치항 : 마로면 임곡리 솔개미봉 상자항 : 미확인
북서 청주 선도산 방향 조망.
동쪽 속리산 방향.
시루봉 정상에서 잠시 쉼을 한다.
구봉산을 향해 시루봉을 뒤로하자, 전방 480봉과의 안부 좌측에 절개지가 나타난다.
시루산을 뒤로하고 내려서니 갑자기 절벽이 나타난다. 판석 채석장이었던 곳으로, 시루산 한쪽이 사라져 버렸다. 거기다가 복원 흔적이나 위험에 대한 안전시설이 전혀 없어서 한남금북을 걷는 정맥꾼들에게는 여간 큰 위험이 아닐 수 없는 곳이라 주의가 필요하다. 내려다본 방치된 채석장 모습.
두평리로 이어지는 계곡.
저 아래 꼬부랑 길이 두평리 가는 길이다. 두평리에는 100여년 전 곰들이 많이 놀았다는 3천여 평의 ‘곰마당’이라는 넓은 평지가 있다. 옛날 토정 이지함 선생에 의하면 전국 각 고을에서 유명한 인재들이 한학을 공부하러 이곳으로 모였고, 그래서 뛰어난 인재와 선비가 많이 양성됐다고 한다. 금강의 근원지에 위치해 맑은 물이 항상 마을 앞을 흐르고 있어, 인심이 좋고 농사가 잘돼 효도를 중시하고 주민 전체가 마을의 모든 일에 협동단결해 살고 있는, 풍요로운 모범 마을이라 자랑하고 있다.
시루봉을 내려서서,
채석장 절개지를 따라 안부를 지나고,
480봉을 향해 다시 오른다.
절개지 조망처에서 바라본 동쪽 속리산 방향.
당겨본 속리산 주능선 모습.
표지기만 붙어 있는 480봉을 지나,
오르락내리락 구봉산을 향해 아홉의 봉우리들을 지난다.
북서쪽 청주 선도산 방향 조망.
구봉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서쪽 내북면 염둔리 방향.
북쪽 내북면 도원리 방향.
돌아본 시루봉 방향.
구봉산 직전 산불감시탑에 도착한다.
남쪽 방향.
동쪽 방향.
남쪽 방향 파노라마.
서쪽 방향 파노라마.
텅 빈 산불감시초소 아래에서 배낭털이를 시작한다.
가야 할 청주 선도산 방향.
이윽고 후미분들도 도착한다.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산불감시초소 아래에서 편안한 쉼을 해 본다.
연무가 조금 있기는 해도 팔방으로 조망이 탁 트였다.
구봉산 산불감시탑 아래에서 인증을 남기고,
산불 감시탑을 뒤로한다.
구봉산 정상 직전 정맥길은 좌측 내림길로 이어지지만, 20여 미터 직진하면 구봉산 정상에 닿는다.
<구봉산(九峰山 506m)> 보은군 내북면 이원리, 성티리, 적음리에 걸쳐있는 산으로서 봉우리가 아홉개 있다고 해서 구봉산이라고 하며, 굴봉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구봉산 정상 인증을 대충 마치고,
구봉산 갈림길로 돌아나와, 서쪽 아래 급경사 내림길로 진행한다.
급경사 내림길로 내려서는 백두들.
급경사의 내림길을 내려서니 곰골고개에 도착한다.
<도랭이재/곰골고개> 이 고개는 왼쪽 도랑이 마을 사람들과 오른쪽 성치리 벼재마을 사람들이, 옛날 교통이 불편하던 시절 왕래하던 곳으로, 지금은 판석이 어지러이 널려 있고 고갯길에는 나무들이 자라는 걸로 보아 최근에는 사람들의 왕래가 없는 듯하다. 돌아본 구봉산 방향.
'한씨 묘'를 지나,
10:41 지도상 435봉쯤 인듯한 봉우리 정상에는 '인동장씨묘'가 있다.
좌측 아래로 내북면 성티리가 내려다 보인다.
벌목지대가 나오며 좌전방 멀리로 다음 구간 가야 할 능선도 조망된다.
이어지던 봉우리가 편안한 능선길로 바뀌더니,
10:58 벼재고개로 내려가는 길은 목적지만 보고 사면을 바로 치고 내려서면,
앞쪽으로 벼재고개에 있는 공장 건물 너머의 가야할 424봉이 높아만 보인다.
공장건물 사이로 내려와 도로를 따라 좌측 벼재고개 정상으로 진행하면,
<벼재고개> 보은군 산외면 성치리와 내북면 이원리를 잇는 575번 지방도가 지나가는 곳이다. 424봉으로 이어지는 벼재고개 들머리가 나온다.
424봉 오름길을 오르는 백두들. 배낭 속의 핸드폰이 계속 울어댄다. 지친 몸도 쉴 겸 전화를 받으니, 몇몇 분이 벼재고개에서 산행을 마치고 싶다고 한다. 버스 기사님께 혹여 산행 중 뭔?일에 대비해, 벼재고개와 대안리고개 갈림길 삼거리 근처에 차를 주차하고 기다려 달라고 했던 기억이 나서, 벼재고개에서 도로를 따라 대안리고개로 이동하다 보면 차가 있을 것이라 이르고는, 가파른 424봉 오름길을 이어간다.
돌아본 벼재고개 방향.
424봉 중턱쯤에서 돌아본 벼재고개 방향.
벼재고개를 지나서 우측으로 오르니 인삼밭이 나오고, 양지바른 곳에 여러 기의 묘지가 나타난다. 짧은 임도를 지나 이어지는 424봉 오르는 길은 최근에 벌목을 한 듯 곳곳이 파여 있고, 경사가 급하여 무척 힘이 든다. 전화통화로 뒤처진 거리를 만회하려 속도를 높이는데, 허벅지에 쥐 때가 몰려왔다. 가파른 424봉 오름길은 벌목으로 등로가 지워져 있다.
쥐가 난 다리를 끌고 능선에 오르니, 정맥길은 정상에 오르지 않고 옆으로 돌아가게 되어 있다.
424봉 내림길에 바라본 가야 할 대안리고개 건너 490봉 모습.
대안리 고개에 도착하여 한참을 기다리니, 벼재고개에서 도로를 따라 대안리 고개로 이동하는 분들이 도착하고,
<대안리 고개> 보은에서 청주로 넘어 다니는 고개로, 예전에 성황당이 있어서 이 지역 사람들은 성황당고개라고 불렀다 한다. <대안리(大安里)> 마을 뒷산에 산제당이 있고, 앞에 있는 활인봉(活人峰, 424m) 아래에 살면 마을이 편안하다 하여 대안리라 불렀다고 전해오고 있다. 대안리고개 북쪽으로 대안리 마을이 보인다.
대안삼거리에서 기다리던 버스도 이미 쌍암재로 가버려, 하는 수 없다며 424봉을 우회하여 도로를 따라 진행한 분들도 쌍암재를 향해 대안리고개 들머리로 들어선다. 대안리고개 들머리로 들어서는 손지점장.
쌍암재까지는 도상거리 4km쯤으로 한 시간 남짓 예상했는데, 산행 막바지에다 오늘 산행이 수없이 많이 이어지는 뾰족봉의 연속으로 거리에 비해 체력 소모가 많았던 탓에, 대안리고개를 출발하여 370봉을 거처 490봉 가파른 오름길에서 몇 번이나 쉬면서 올라 보지만, 도무지 거리가 줄어들지를 않는다.
490봉 오름길 좌측 사면으로 약초꾼들의 좌회길이 보인다. 어이하랴, 지금의 상태면 쌍암재까지 쉽지 않아보여 하는 수 없이 좌회길로 들어선다.
490봉을 좌회하여 한남금북능선에 다시 선 손지점장.
고도표에는 평탄하게 표시되어 있는데, 실재 지형은 봉우리를 연이어 넘는다.
우측 아래로 법주리 마을도 보이고 571번 지방도로도 내려다 보인다. 무명봉 직전 안부에서 우측 법주리로 내려가는 등로가 보여 잠시 갈등도 한다.
그래도 중포하면 땜빵이 어려울 듯하여 정맥길을 따르다가, 네팔 트레킹 때 보았던 포터들의 등짐을 놓고 쉬는 장소처럼 보이는 돌무더기에서 또 쉼을 한다.
드디어 440봉 구룡산 방향 금적지맥 분기점에 도착하여, 이제 한금길은 우측의 급경사 내림길로 내려간다.
<금적지맥 분기점> 백두대간 속리산에서 시작된 한남금북정맥은 수많은 산줄기를 거쳐 삼 정맥 분기점인 칠장산으로 이어가는데, 그중 보은군내 구룡산 정상 못 미친 450봉에서 또 하나의 맥을 잇는 산줄기를 분기하는데, 노성산(516m), 거망산(495m), 덕대산(575m), 금적산(652m), 국사봉(475m)을 거쳐 금강과 만나는 50여 km의 이 산줄기를 금적지맥이라 한다. 아울러 이 산줄기의 동쪽에는 불로천과 항건천, 거현천, 오덕천, 보청천 등이 금강으로 흐르고 있고, 이 산줄기의 서남쪽에는 대청호가 있다. 충청권의 젖줄인 금강은 산이 많은 지역인 전북의 무진장(무주, 진안, 장수)지역과 금영옥(금산, 영동, 옥천)을 지나오면서 곡천협곡(굽어있는 천은 강폭이 좁다!)을 형성하다가 대청댐을 지나 미호천과 만나면서 넓은 평야지대를 형성하고 서해로 흘러든다.
금적지맥 분기점 표지판.
쌍암재를 향해 우틀하여 급경사 내림길로 들어선다.
쌍암재를 향한 내림길은 서 있기 조차 어려울 정도의 급경사 내림길이 이어진다.
금경사의 내림길이 조금 완만해지더니,
쌍암재가 내려다 보인고,
쌍암재로 이어지는 밭으로 내려서는 입구에는 수많은 표지기들이 갈채를 보내준다.
밭 가장자리 절개지를 어렵게 내려서서,
다음 구간 가게 될 능선을 가늠해 본다.
쌍암재 북쪽의 법주리 마을이 첩첩 산으로 둘러져 있다.
<법주리> 본래 회인현(懷仁縣) 동면(東面) 지역으로 버드나무가 많아 버드리(柳洞)라고 부르고 구룡산(九龍山) 밑의 큰 골짜기가 되므로 법줄 또는 법주(法主)라 하였다. 힘든 산행을 마무리하며 쌍암재로 내려서는 손지점장.
쌍암재 도착.
<쌍암재> 보은군 회인면 쌍암리와 내북면 법주리를 이어주는 571번 지방도가 지나가는 고갯마루로, 주위에는 인삼재배 시설이 더러 보인다. 동저울 고개라 부르기도 하고, 법주리 고개라고도 한다. 이곳 법주리는 본래 회인현(懷仁縣) 동면(東面) 지역으로 버드나무가 많아 버드리(柳洞)라고 부르고 구룡산(九龍山) 밑의 큰 골짜기가 되므로 법줄 또는 법주(法主)라 하였다.
쌍암재 남쪽 쌍암리 방향.
쌍암재 북쪽 법주리 방향. 멀리 기다리고 있는 애마가 보인다.
긴 산행을 마무리하고, 초정리로 이동하여 뜨끈한 온천수에 몸을 녹이고,
늦어버린 점심식사를 위해 '평양초계탕' 집으로 향한다.
힘든 산행은 어느덧 추억으로 갈무리되고,
닭과 파전에 시원한 동치미 국물를 들이키며,
산행의 지난함은 과거로 돌린다.
새로운 식구들의 면면도 씩씩하고,
백두산우회의 영원을 위하여~~~!
늦은 점심을 후딱 해치우고는 기다리던 애마에 올라.
귀경길에 오른다.
왠지 버스에 탄 백두들의 표정이 멀쩡하다 했더니, 양재에서 전원 하차했다.
손점장님 있는 곳에 화기애매가 있다!
이 사진이 마지막 사진이었던 것 같은데...
짧은 거리(16km)에 비해 산행시간(10시간)이 많이 소요된 한남정맥길이었다. 가끔 정맥길을 걷다가 보면 수없이 많은 뾰족봉이 연속되는 구간이 있는데, 오늘이 바로 그날인가 보다.
세상사가 늘 한결같을 수야 있겠는가! 오늘 어려운 구간을 지났으니, 다음 구간은 좀 쉬워지겠지.. 하며 그렇게 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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