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생활 속 실천 어렵지 않아요!
생활 실천 안내서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유럽연합·일본 등 국제사회는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해 실천하고 있다. 탄소중립은 산업의 전환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모든 구조와 생활방식의 대전환을 의미한다. 개인·가정·학교·기업·지역사회가 함께 탄소중립 생활화를 문화로 정착시켜야 한다. 환경부는 2021년 사회 전반에서 탄소 저감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를 실천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탄소중립 생활 실천 안내서’를 발간했다. 이 가운데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실천 수칙을 정리한다.
# 에너지 절약
당장 에너지 소비를 줄여야 한다. 건물의 냉·난방 효율을 높이고 고효율의 전자기기를 사용하며 전력소비를 최소화하는 생활방식이 필요하다.
적정 실내온도(여름철 25~28℃, 겨울철 18~20℃)를 고려하며 냉방(에어컨) 온도 설정은 평소보다 2℃ 높이고 난방(보일러) 온도 설정은 평소보다 2℃를 낮추도록 한다. 계절에 맞는 옷차림을 하며 특히 겨울에는 내복·수면양말·무릎담요 등을 적극 활용한다.
에어컨의 소비전력은 선풍기보다 30배 정도 높기 때문에 여름철에 에어컨을 ‘약’으로 운전하면서 선풍기를 함께 가동하면 좀더 적은 에너지로 더 빠르게 넓은 면적을 시원하게 만들 수 있다. 에어컨의 풍향과 선풍기의 풍향을 같게 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겨울철에는 보일러의 절약모드를 활용한다면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 잠시 외출할 때는 끄지 않고 외출모드로 설정하는 게 좋다. 보일러 전원을 껐다 다시 가동하면 내려갔던 온도를 다시 끌어올릴 때 연료가 더 많이 소비될 수 있다. 가습기로 실내습도를 높이면 공기 순환이 빨라져 보일러를 가동했을 때 온도가 빨리 올라간다.
전기밥솥과 냉장고는 오랜 기간 사용하면서 전력 소비가 많은 전자기기다. 전기밥솥의 ‘보온 기능’은 긴 시간 전력을 소비해 다른 가전제품보다 전력소비량이 많다. 2018년 가구에너지 상설표본조사에 따르면 전기밥솥 1일 평균 보온시간은 약 9시간에 달한다. 전기밥솥은 취사 때만 사용하고 남은 밥은 먹을 만큼씩 나눠 냉동 보관하면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음식이 상하지 않도록 냉장·냉동기능을 늘 사용하는 냉장고도 소비전력이 크다. 냉장실은 냉기가 잘 순환할 수 있도록 60%만 채우고 냉동실은 냉기가 빠지지 않도록 꽉 채운다. 냉장고를 구매할 때 가구 인원수 등을 고려해 적정용량을 선택하고 보관된 식재료는 메모해 냉장고 외관에 부착함으로써 문을 여닫는 횟수를 줄이도록 한다.
# 소비 절약
우리나라의 연간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은 약 522만 톤이며 분야별 발생량은 가정이 76%, 음식점 17%, 사업장 7% 수준이다.(2020년 기준)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을 줄이려면 각 가정에서 적절한 식단계획과 유통기한을 고려해 먹을 만큼의 식재료만 구입해야 한다. 식재료는 한끼 분량으로 나눠 투명용기에 보관하고 식사량에 맞춰 조리하는 게 좋다. 또 식재료는 생산·유통·보관하는 과정에서 에너지가 소비되고 온실가스가 배출되므로 수입산보다는 국내산을, 먼 지역보다는 가까운 지역에서 생산한 것을 구매하는 소비습관이 필요하다.
세제·샴푸·섬유유연제·탈취제 등은 재구매할 때 리필용 제품으로 구매하고 플라스틱 용기 사용을 줄인 제품을 구매하는 것도 탄소중립 실천 방안이다. 리필제품을 판매하는 ‘알맹상점’에서는 액체류 제품을 1g 단위로 구매가 가능하며 세제나 화장품 등 액체류는 5L 용기에 담겨 있고 제조업체·책임판매업체·제조번호·제조일자를 비롯해 제품에 들어간 성분들이 표시돼 있다.
플라스틱·비닐·종이 등 재활용하기 쉬운 재질·구조로 된 제품을 구매하고 저탄소 인증 농축산물을 이용하며 제품 구매시 과대포장 제품을 사지 말아야 한다. 과대포장은 플라스틱·비닐·종이 등의 자원을 낭비하고 제품의 가격까지 올려 불필요한 비용을 발생시킨다.
중고제품을 이용하고 안 쓰는 제품을 나눠주는 것도 에너지 소비를 줄인다. 내게 쓸모가 없어진 제품도 누군가에게는 다시 사용하는 자원으로서 가치를 찾게 된다. 필요성이 다한 물건은 버리기 전에 중고거래나 나눔장터에서 쓰임새를 찾아보고 물건을 구매하기 전에는 꼭 필요한지, 중고물품으로 구매할 수 있는지 확인해본다.
# 수송분야 절약
화석연료 기반으로 구축된 수송시스템이 전기자동차·수소자동차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가정에서도 내연기관차에서 전기 또는 수소자동차로 바꿔나가고 이동할 때는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도록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좋다. 우리나라 수송분야 온실가스 배출량 중 도로부문이 96.5%를 차지하므로 2㎞ 이내의 거리는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 등록된 전체 자동차 중 자가용이 약 92.4%를 차지한다. 가정에서 1주일에 1회 휘발유 자동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연간 285.4㎏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할 수 있다. 이는 1일 평균 주행거리를 30㎞로 가정했을 경우로 등록된 자가용승용차(2019년 기준 1807만 1723대)의 10%가 참여하면 연간 51만 5767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하고 127억 원의 경제적 효과를 볼 수 있다.
참고로 알뜰교통카드를 이용하면 대중교통 요금의 최대 30%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알뜰교통카드는 대중교통(버스·지하철)을 이용하려고 도보나 자전거로 이동한 거리만큼 마일리지로 돌려받는 제도로 국민들의 교통비 부담을 덜면서 친환경 교통 이용을 장려하기 위해 도입됐다.
운전습관을 바로해도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지도나 인터넷 등으로 최적의 운행경로를 미리 파악해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엔진 예열을 최소화한다. 엔진 예열은 여름은 10초, 겨울은 30초면 충분하다. 급가속·급정지를 하지 않도록 부드럽게 운행하고 정속 주행하는 것도 연료의 낭비를 막는다. 차 트렁크에서 불필요한 짐을 빼고 자동차 연료도 절반만 채워 운행한다.
# 올바른 재활용 분리 배출
탄소중립을 위해 근본적으로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지만 발생한 폐기물은 최대한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올바른 분리배출이 필요하다. 제대로 분리배출되지 못한 재활용폐기물은 수거되더라도 선별과정에서 잔재물로 분류돼 결국 소각·매립된다.
투명페트병은 내용물을 비우고 상표띠(라벨)를 제거한 뒤 일반 플라스틱과 구분해 배출한다. 투명페트병은 재활용시 재생섬유 등으로 생산이 가능하며 의류·가방·페트용기 등으로 재활용이 가능하다. 정부는 공동주택뿐 아니라 단독주택에서도 투명페트병 별도 분리배출제를 시행하고 있다.
골판지 상자는 택배송장·테이프 등 다른 재질을 제거한 뒤 접어서 배출하며 신문·책은 스프링 등 다른 재질을 제거하고 배출한다. 플라스틱류는 이물질과 물기를 제거한 뒤 재질별로 분리 배출해야 한다.
치킨상자 속 기름종이나 컵라면 용기류, 음식물이 제거되지 않은 마요네즈통 등은 종량제봉투에 담아서 배출해야 한다. 과일망과 포장재, 문구류(볼펜·칫솔), 고무장갑, 노끈, 식탁보 등도 종량제봉투에 배출한다.
장바구니를 활용하고 비닐 사용을 줄이는 노력도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1인당 연간 비닐봉투 사용량이 410개에 달해 그리스(120개), 핀란드(4개) 등에 비해 매우 많다. 1회용 컵 대신 실내에서 개인용 컵, 외출할 때 개인통컵(텀블러) 사용은 현재 많은 사람들이 실천하고 있다. 최근에는 프랜차이즈 업체에서도 음료를 텀블러에 담아가면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이밖에 물티슈를 덜 사용하고 종이영수증 대신 전자영수증을 사용하는 것도 개인이 할 수 있는 실천 방안이다. 물티슈는 플라스틱 계열인 폴리에스테르와 레이온으로 만들어 재활용되지 않는다. 종이통장 사용 자제도 탄소중립 실천방안의 하나로 꼽힌다.
이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