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모임을 마치고 바로 계족산에 오를 준비를 했습니다.
자리를 정돈하니 보경이 어머님과 서현이 어머님께서 오셨습니다.
서둘러 출발할 준비를 했습니다.
서현이 어머님 차로 천개동 아래까지 이동했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보경이 어머님께선 봄·여름·가을에 빼놓지 않고 계족산을 찾는다고 하셨습니다.
계족산에 여러 길을 훤히 알고 계셨습니다.
계족산의 고수, 보경이 어머님을 따라 올랐습니다.
“히말라야 보셨어요?”
“얼마나 더 올라가야 해요?”
“아이들은 같이 안가요?”
보경이 어머님과 서현이 어머님께 요리조리 묻던 승주와 장호의 뒷모습.
흥에 겨워 노래를 부르는 승주를 보며
“이야, 같이 등산하니 노래도 듣고 좋네!”
말씀하시던 보경이 어머님의 이야기.
청소년 등산에 동네 어머님들이 함께해도 괜찮을까?
어찌 보면 괜한 걱정을 했던 것 같습니다.
친한 친구끼리, 동네 어머님들끼리 따로 나누던 대화도,
같이 걸으며 함께 나누던 대화도,
모두 정겨워보였습니다.
갈림길이 나오자 보경이 어머님께서 승주와 장호에게 코스와 소요시간을 말씀하시며 어디로 가고 싶은지 알려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냥 가시지 않고 승주와 장호에게 물어주신 보경이 어머님께 감사했습니다.
목적지인 계족산성을 향해 걸음을 차곡차곡 쌓았습니다.
“눈 덮인 산을 오르니 히말라야에 온 것 같아요.” 좋아하던 승주와
“오늘 오길 잘했어요. 저는 이런 게 좋거든요.” 말하던 장호.
산행 잘 누리는 승주와 장호 덕분에 힘든줄 모르고 계족산성에 도착했습니다.

산성 위에서 경치도 구경하고, 쌓인 눈에 발도 푹푹 빠트리며 놀았습니다.
그러다 점심 먹기 위해 적당한 곳을 찾아 자리를 폈습니다.
서현이 어머님의 밑반찬, 보경이 어머님의 주먹밥과 된장국, 승주의 컵라면과 김밥…
순식간에 진수성찬이 펼쳐졌습니다.

승주가 가져온 김밥에 어머님들이 놀라셨습니다.
“할머니가 새벽에 일어나 싸주신 거예요. 요즘 할머니한테 말대꾸 자주해서 죄송했는데 김밥 싸주셔서 감사해요.”
승주의 이야기에 보경이 어머님께서도 할머니와 있었던 추억을 이야기 하셨습니다.
할머니 이야기 나누는 잠시 동안 산 정상의 추위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얼어붙은 손으로 힘겹게 점심을 먹고 산성에서 내려왔습니다.
쌓인 눈 때문에 내려가는 길이 미끄러웠습니다.
보경이 어머님과 서현이 어머님은 가뿐히 걸어가시는데, 승주와 장호는 자꾸만 미끄러져 넘어졌습니다.
서로 넘어질 때면 깔깔 거리며 웃다가도 손잡아서 일으켜주는 모습에서 진한 우정이 느껴졌습니다.
정상에서 찍지 못한 단체사진도 찍고, 서현이 어머님께서 사주신 음료수도 마시며 쉬엄쉬엄 걸었습니다.
모두 다친 곳 없이 무사히 내려왔습니다.

진미는 물처럼 담박하다 했습니다.
오늘의 등산이 저에겐 그랬습니다.
편안하고 정겨운 하루 보냈습니다.
등산의 여운이 오래도록 머물 것 같습니다.
첫댓글 승주 할머니께서 싸주신 김밥...
오늘 오길 잘했어요. 저는 이런게 좋거든요.
그렇구나 장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