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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맨 마지막에...
미국의 각 군의 모든 특수부대는 한해 예산이 50억 달러를 넘나드는 특수전사령부(SOCOM)에 배속되어 있는데 유독 해병대의 '포스 리콘'은 여기서 쏘옥 빠져 있다...
까지 읇었었다. 왜 이들은 '왕따'가 되었는지...그리고 이들의 진짜 실력은 어느정도인지 살펴보기 전에, 이번 아프간 전쟁에서 활약한 포스리콘의 '경쟁자'들을 둘러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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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린베레
그린베레는 미 육군 특수작전부대(ASF : Army Special Forces) - 이하 특수부대 - 의 별명이며 육군 특수부대의 상징이기도 하다. 육해공군별까지 완전히 다 붙혀서 말하면 U.S. Army Special Forces가 되지만 대부분의 육군의 부대가 그러듯, 굳이 육군이라는 말을 더 덧붙히지 않고 일반적으로 그냥 짧게 'Special Forces'라 부른다. 이 그린베레야 말로 미국 특수부대의 시조에 해당한다. 좀 자세히 설명하자면 ASF, 즉 그린베레의 창세기는 OSS(Office of Strategic Services : 전략 정보국)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들은 2차대전 중 창설되어 적국에서 기간에 관계없이 비정규전적인 게릴라 활동을 펼치며 많은 전과를 거둔 `그림자 전사' 조직이었다. ASF는 제2차 세계 대전중이던 1942년도에 OSS의 비정규전을 지원하기 위해 창설되었으며 전쟁이 끝나자 미국의 트루먼 대통령에 의해 OSS와 함께 해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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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S 소속 요원들이 사용하던 '카드'. 한꺼풀 벗기면 지도가....
그리고 OSS를 대신하여 대통령 직속의 중앙정보기관인 CIA(Central Intelligence Agency : 중앙정보국)이 조직되었다. 얼핏, CIA와 FBI의 개념을 헷갈리시는 분들....CIA는 군 관련, FBI는 범죄 관련이라고 생각해 두시면 편할 듯. 그러나 미국은 6.25전쟁에 참전하면서 특수부대의 필요성을 다시금 절감하면서 OSS 출신의 '아론 뱅크 대령'과 '러셀 보크만 대령'을 중심으로 특수부대의 재창단을 서두른다. 1958년에는 대위를 지휘관으로 하는 12명의 `A(알파)-팀' 또는 `A-분견대'가 기본 임무수행 단위부대로 정립돼 `소수정예의 특수부대'로서의 면모를 부각시켰고, 특수부대의 존재가치를 일찌감치 파악하고 있던 존 F 케네디에 이르러 확대 편성이 이뤄진다. 그린베레의 상징이기도 한 '그린베레'의 시초는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케네디 대통령 시절에, 그동안 비공식적으로 애용되던 그린베레가 정식으로 인정받게 되면서 특수부대원들의 자존심과 사기를 높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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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웨인 주연의 <그린베레>
베트남전은 그린베레 특수부대원들의 무대가 되었다. 장기간 세계 어느 곳에 투입돼더라도 외부의 지원 없이 임무를 완수하고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그들은 주요시설 타격을 비롯해 민사심리전, 전투교육훈련 지원, 심지어 교량건설, 의료지원까지 수많은 특수임무를 수행했다. 이후로 특수부대의 작전지역은 더욱 넓어졌다. 중남미의 군부독재정권을 도와 암살과 납치 교육을 수행해서 지탄을 받기도 했다. 1980년대 도미니카의 내란 예방과 과테말라, 콜롬비아 등지에서의 작전은 특히 성공적이었던(그만큼 악명높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80년에 시작된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는 소련군에 대항하는 무자헤딘(이슬람 게릴라)에게 무기를 공급하고 현대전술과 스팅거 지대공유도탄 사격을 가르쳤으며 1989 년에는 파나마 침공전에 참가했다. 1991년의 걸프전쟁에서는 이집트군 코만도부대를 훈련시켰고 이 전쟁후에도 소말리아에서 반아이디드파 조직에를 훈련시키고 무기를 공급했다. 2001년 아프간전에서는 테러와의 전쟁에서 결정적인 공을 세운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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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에서의 그린베레
현재 그린베레는 제1, 3, 5, 7, 10특전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체 병력수는 만명 안팎이다. 제19, 20특전단은 주로 예비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방위군의 성격이 강하다. 참조로 제1특전단은 워싱턴의 포트 루이스에 주둔하고 있는데, 한국과 일본에도 파견되어 있으며 작전지역은 태평양과 동-아시아 지역이다.
2. 델타포스 그린베레 제1특전단 소속의 델타분견대로 보통 '델타포스'라 불려지는 대테러 비밀특수부대이다. 정식명칭은 1st SFOD(Special Forces Operational Detachment)로 1977년에 창설되었으며 인질 구출, 대테러전, 마약밀매조직 소탕, 적국의 요인암살 및 납치....등의 '마이너 미션'을 비밀리에 수행하는 집단으로 걸프전 당시에는 스커드 미사일 사냥에도 동원되는 등 갈수록 영국의 SAS와 비슷한 다용도의 특수 타격부대로 자주 애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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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노리스 주연의 <델타포스>
사실 이 부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 공식적으로 델타포스는 존재하지 않는 부대이기 때문이다. 즉 델타포스를 내보내서 크게 한탕 하더라도 미국에서는 '나도 모르는 애들인걸' 식으로 발뺌할수 있다는 의미이다. 미국의 어느 기자가 육군 관계자에게 델타포스에 대해 물어보자
"델타는 항공사 이름이오만..."
...이라는 썰렁한 답변을 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델타포스의 정체가 결정적으로 뽀롱난 것은 1980년 4월에 감행된 이란에 있는 미 대사관 인질구출작전을 통해서였다. 일명 '데저트 원(Desert One)'이라는 작전이었는데...쪽팔리게도 델타포스가 탄 수송기와 헬기가 충돌하는 바람에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작전이 취소되면서 이들의 존재가 공식적으로 알려졌다.
이란 인질구출 작전이 대 실패로 끝나기는 했지만, 그 뒤로 몇차례의 작전을 성공리에 끝냈다. 1981년에는 인도네시아의 여객기가 태국에서 납치당하는 사건이 일어나자 태국 정부의 요청에 의해 납치범을 제압하고 인질을 성공적으로 구출했으며, 1984년에도 베네주엘라 특수부대와 함께 납치된 여객기를 구출한 바 있다. 1989년의 미국이 파나마를 침공당시엔 반정부 활동을 한 협의로 투옥된 미국인 '커트 뮤스'를 구출하는 임무를 우여곡절 끝에 성공시켰고 파나마의 군부실력자였던 마누엘 노리에가를 붙잡아 미국으로 압송하는 개가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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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에서의 델타포스
걸프전에서는 특수정찰 임무수행과 함께 이라크의 스커드 미사일 기지 폭파 임무를 맡았다. 이후 델타포스는 콜롬비아 등 일부 중남미 국가에 밀파돼 마약밀매단을 소탕하거나 보스니아에서 밀로반 카라지치 등 전범들의 검거와 제거공작을 전개하기도 했다. 1993년 10월에는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UN의 구호활동을 방해한 군벌 아이디드 체포를 위해 동원되었다가 영화 <블랙 호크다운>에 소개된 바와 같이 눈물겨운 활약을 한 바 있다.
최근의 아프간 전쟁에도 전쟁 초반에 투입되어 탈레반군을 교란하고, 적정을 탐지해 적의 비밀기지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미국이 탈레반 비밀기지를 폭파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뿐만 아니라 아프가니스탄 북부동맹군에게도 정보를 제공하고, 후방에서 지원하는 등의 임무를 수행함으로써 북부동맹군이 수도 카불에 입성하게 하는 데에도 이바지했다. 이런 식으로 델타포스가 개입한 사건은 꽤나 많고, 또 거의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대부분의 작전이 최근까지 1급기밀로 분류된 탓에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오랫동안 델타에 대해서는 '이란에서 실패한 2류 특수부대'라는 낙인이 찍혀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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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포스. 프라모델 메이커 드라곤의 박스아트
이들은 소위 말하는 '특수부대 중의 특수부대'로 선발과정도 대단히 엄격하며 미군 전체에서 최상위 2% 안에 드는 최고의 정예들로 구성되어 있다. 여군으로 구성된 `퍼니 플래툰'을 포함, 총 대원은 약 2500명이고 흔히 `오퍼레이터'라고 불리는 델타포스의 작전대원은 200~300명으로 전해진다.
3. 레인저 미육군 소속 특수부대인 그린베레와 별도로 블랙베레로 상징되는 레인저는 1942년 영국의 코만도를 보고 카피해서 만든 조직이다. 정확하게는 '제75 레인저 연대'라 불리는데 우르르 몰려다니며(최소 작전단위가 중대급) 주요 거점에 대한 기동타격을 가하는 정규전 위주의 부대라 소수정예로 비정규적인 작전수행을 담당하는 일반적인 특수작전부대와는 거리가 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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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에 투입된 레인저
뭐 그래도 일반 육군 병사들보다는 좀더 빡쎈 훈련을 받고 전쟁이 터지면 거의 첫빠따로 출격하는 부대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의미의 특수부대와 일반병의 중간 정도의 성격을 가진 부대이다. <블랙호크다운>에서 군기가 빡세게 든 레인저의 지휘관이 델타포스 대원들을 또라이로 몰아붙이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모가디슈 전투에 투입되었던 레인저 대원들은 함께 작전에 투입되었던 델타포스 대원들 덕분에 전멸을 면했다고 봐도 된다.
통계적으로, 전장에서 한 부대의 인원손실이 30%정도가 되면 조직이 와해되고 전투력을 상실한다. 그래서 군대에서는 30%의 손실에 이르면 전멸했다고 표현하는데 이런 군대식 표현에 따르면 투입된 인원의 절반 이상이 죽거나 다친 모가디슈의 미군은 전멸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가디슈 전투는 영화로 만들어질 만큼 미군에 있어서 의미있는 전투였으며 전투에 참가했던 레인저와 델타포스(네이비실이 참가했다는 증언도 있지만 정황증거로 보아 소수였을 듯 하므로 제외하도록 하겠다)의 고군분투기는 이들의 특성과 차이점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레인저 병사들은 모가디슈 전투를 치르기 전까지는 실전을 원하고 있을 정도로 자신감이 넘치고 있었지만(반지의 제왕에서 레골라스로 등장했던 요정친구가 블랙호크 다운에서는 '실전 서바이벌'에 참가하고 싶어 안달이 난 레인저 부대원으로 등장해서 헬기에서 강하하던 중 똑.....떨어지는 역할로 나온다) 막상 전투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되자 갈팡질팡 허둥대고 각개전투조차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후에 델타포스 대원들은 레인저를 보고 자기 목숨도 제대로 부지할줄 모르는 철없는 애송들이라고 평가했었다.
4. 네이비실
해군 소속으로 상륙작전, 정찰 및 수중 장애물 제거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모태는 수중폭파대인 UDT가 해체되었다가 확대개편된 조직이다. 그 전의 UDT는 해병 상륙작전시 상륙지에 대한 정찰과 장애물제거 상륙지에서의 소규모 특수공작에 그쳤으나 네이비씰은 적진 깊숙히 까지 들어가 다양한 특수임무를 목적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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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모든 특수부대가 그러하듯 베트남전이후 세력이 약화되었다가 레이건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다시 강화되어 현재 미해군특수전사령부의 지휘를 받으며 제1특수전단은 아시아 태평양을 담당하고 대서양과 유럽, 중남미는 제2특수전단이 담당한다. 제1특수전단은 다시 1, 3, 5팀으로 나누고 2특수전단은 2, 4, 6, 8팀으로 구성된다. 1개의 팀당 장교 약30명, 부사관 180명등으로 구성되며 전체 규모로는 2,000명 정도의 병력으로 구성된다. 참조로...서바이벌 게이머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고증' 팀중 하나가 바로 네이비실이다. 참고로 이 네이비실 대원들은 포스리콘에 대해...
“그 친구들이라면 언제든 술 한잔 하지.”
식의 멘트를 날리는데, 자존심 빼면 체력밖에 없다는 네이비실 친구들이 포스리콘 친구들을 대접해주는 이유가 뭘까? 일단 두 팀의 '선대'에서부터 다져진 인연을 빼놓을 수 없겠다. 이걸 설명하자면 포스리콘의 과거로 잠시 되돌아가야 한다.
5. 포스리콘의 탄생 미 해병대는 1944년 4월에 2개 중대 규모의 상륙수색대대를 창설했지만 일반적으로는 그때까지의 정찰, 저격부대를 수색부대의 뿌리로 인정하고 있다. 2개 수색중대는 네이비실의 전신인 UDT(수중폭파대)와 함께 작전을 수행한 바 있다. 태평양전쟁 중 일본군이 점령하고 있던 이오지마섬에 대한 수색작전은 물론 6·25전쟁 중 인천상륙작전 등에서 함께 활동했다. 물론 이들이 포스리콘의 전신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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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병대에서 포스리콘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1954년 전후이다. 수색부대의 현대화를 시도하면서 해안 및 내륙에 대한 수색팀의 침투능력을 발전시키기 위해 2개 소대 규모의 평가부대를 구성했는데 이들은 곧 상륙수색중대로 통합된 후 1957년 제1포스리콘중대가 창설되었다. 이듬해 1중대의 일부 병력으로 제2포스리콘중대가 창설됐다. 초기애는 전투기량 연마에 힘쓰다가 1965년 베트남전에 참전하면서 역량을 과시하기 시작, 5년간 무려 2200회에 달하는 수색정찰작전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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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 포스리콘 중대 마크
포스리콘은 해병사단, 해병비행단, 그리고 지원부대 등으로 구성된 군단급의 해병원정단(MEF)과 예하의 해병원정대(MEU)에 소대 단위로 파견된다. 이 점이 사단 규모의 작전을 지원하는 해병 사단 수색대대와 다른 점이다. 보통 전단 후방 10마일 선을 기준으로 이 선을 넘어 5~6일 동안 임무를 수행하면 포스리콘, 이내면 사단 수색대대로 간주된다고 보시면 되겠다.
미 해병대는 제1, 2, 3해병사단(현역)에 각각 포스리콘중대를 운영해 왔으나 1988년부터 포스리콘을 사단 수색대대에 통합시키기 시작했다. `엘리트 중의 엘리트'라는 신조를 가진 제2 포스리콘중대가 첫 대상이었다. 통합된 사단 수색대대는 3개 중대로 구성됐는데, A중대는 신병에 대한 교육기능을 담당한다. B중대와 C중대가 작전에 참여하지만 전술전기와 경험에서 차이가 있다. 통합 전의 포스리콘 대원들은 대부분 C중대 소속이다. 이들의 통합이 예전보다 더 효율적인지는 아직 평가할 단계는 아닌 듯 하며, 실제로 포스리콘 대원들은 이런 조치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언제고 예전처럼 환원될 것으로 믿고 있다. 현재 포스리콘은 1사단 내의 제1포스리콘중대만이 남아 있다. 구성원은 해병과 수병 200여명이다. 중대 아래 각 소대는 6명의 작전팀이 3개팀씩 있으며 작전팀은 지휘자와 부지휘자, 무선병, 3명의 수색병 등 6명으로 구성된다.
해병대의 `눈과 귀' 역할을 수행하는 포스리콘은 네이비실과는 유사한 면이 적지 않지만 그들과는 다르고, 해병대의 수색부대라는 점에서 수색대대(Division Recon)와 같은 색일 수는 있지만 역시나 구별된다.
자....그럼 포스리콘과 네이비실은 어떻게 다른가?
과거 해병 수색부대와 UDT가 함께 작전을 했듯 지금도 상륙작전 훈련을 보면 네이비실과 포스리콘(혹은 사단 수색대대)이 선견대로 함께 참여하는 예를 볼 수 있다. 이는 두 부대가 수행하는 작전의 유사성을 일부 보여준다.
하지만 이들 두 부대는 작전범위와 비중면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다. 포스리콘이 네이비실팀보다는 거리가 멀고 종심적인 수색정찰 활동을 하지만 임무수행 기간은 대략 5~6일 정도로 네이비실팀보다 짧다는 점이다. 특히 포스리콘은 첩보수집을 위한 수색정찰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어 직접타격 임무에 대한 비중이 적은 반면 네이비실팀은 직접타격 등의 임무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점을 보인다.
2편으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