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일한 관심을 통한 일치 ( ⇒ 같은 걱정으로 하나 되어(United by the same concern))
3-6항에서 전임 교황님들을 인용하신데 이어, 교황님은 7-9항에서는 동방교회 총대주교의 말씀을 인용하십니다. 전통 교회 문헌의 경우, 공의회 문헌이나 전임 교황님들의 말씀을 인용한 후 이를 근거로 ‘연역적’으로 논리를 전개합니다. 그런데 『찬미받으소서』는 전임 교황님들의 말씀을 인용한 후, 동방교회 총대주교의 말씀을 인용합니다. 파격적인 일인데, 두 가지 의미로 이해됩니다. 1) ‘가톨릭 내부의 목소리에만 귀 기울이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2) 그러므로 ‘가톨릭 신자가 아닌 사람들도 이 호소에 귀를 기울여 달라’는 것입니다. 시간이 없고 여력이 없습니다. 생태 문제는 촌음을 다투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내 것 네 것 따질 사이입니까? 내 군대니 네 군대니, 내 군마니 네 군마니 할 사이입니까?”(1열왕 22,4; 공동번역)
생태(ecology)는 그리스어 ‘오이코스’(oikos)에서 파생된 말인데요, ‘오이코스’는 ‘집’이라는 뜻입니다. ‘집’에 대한 공부와 실천이 생태입니다. ‘집’을 잘 운영하는 것이 ‘경제’(economy)입니다. ‘교회일치운동’(ecumenism)의 어원인 ‘오이쿠메네’(세계) 역시 ‘오이코스’에서 온 말이기에, 그리스도교 여러 교회가 생태를 위해 대화하고 협력하는 것은 필연적인 일로 보입니다.
☞ 7항. “전임 교황님들의 말씀은 이 물음들에 관해 교회의 사고를 풍요롭게 해 준 수많은 과학자, 철학자, 신학자, 시민 단체들의 성찰을 모은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가톨릭교회 밖의, 다른 교회와 그리스도교 공동체들, 다른 종교들이 < 우리 모두를 어지럽히는 문제들에 관한 ⇒ 우리 모두와 관계된 이 문제들에 대한 > 깊은 우려와 귀한 성찰을 발전시켜왔음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서 교황님은 동방교회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를 인용하겠다고 말씀하십니다.
가톨릭과 동방교회는 1054년 서로를 파문하며 결정적으로 갈라졌습니다. 910년 뒤인 1964년, 복자 바오로 6세 교황님께서 동방교회의 아테나고라스 총대주교를 만나셨는데, 이는 상호파문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결국 1965년 12월 7일, 제2차 바티칸 공의회 폐막 하루 전에 상호파문을 취소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였습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님은 2006년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를 만나 중동 평화 등의 문제에 대해 공동선언을 발표하신 바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이제 동방교회 총대주교의 말씀을 당신 회칙에 인용하십니다.
☞ 8항. “총대주교께서는 … 우리가 < 피조물에게 저지른 죄를 인정할 것을 촉구하셨습니다 ⇒ 창조를 거슬러(against creation) 지은 죄를 알아차리자고 초대하셨습니다. >”
☞ 9항. “총대주교께서는 단순히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을 배우는 < 금욕주의로 ⇒ 수덕(修德) 안에서,> 소비에서 희생으로, 탐욕에서 관용으로, 낭비에서 나눌 수 있는 능력으로 옮아가자고 제안합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또한 ‘세상을, 지구 차원에서 하느님과 이웃과 함께 나누는 방식인 성체성사(친교의 성사)로 받아들이도록’ 부르심을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