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창업주 이병철 회장과 함께 한국 경제계의 쌍두마차였던 정주영 회장은 1915년 11월25일(음력 10월19일) 새벽 축시(丑時)경에 강원도 통천군 아산리에서 아버지 정복식과 어머니 한성실의 6남1녀(1남 주영, 2남 인영, 3남 순영, 1녀 희영, 4남 세영, 5남 신영, 6남 상영) 중 장남으로 출생했다. 정 명예회장의 천기를 명리학적으로 풀어보면 다음과 같다.
보통 한 인물의 천기를 알아보는 첫 번째 단계는 생일에 해당하는 ‘일간’이다. 정주영 회장의 일간은 강철같은 강인한 성격을 나타내는 경금(庚金)이 뿌리를 강하게 내린 모양새인 경신(庚申)일주다. 경신일주는 단단한 바위가 땅에 강하게 뿌리를 내린 모양새로 독립심과 자존심이 강하다. 그리고 불도저같은 추진력을 지니고 성취욕이 강하다.
매사 자신감이 있고 주관이 뚜렷하며 어려운 환경에 처해도 재생능력을 발휘한다. 주어진 일에 책임감이 강하다. 자수성가형의 인물이다. 두 번째로 살펴야 할 단계는 태어난 달이다. 태어난 달은 ‘월령(月令)’이라 하여 선천적인 유전자를 알 수 있고, 타고난 집안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자리이다. 또한 ‘격국(格局)’이라 하여 사주 주인공의 인물 됨됨이와 그릇을 알 수 있고, 주인공의 사회적인 활동방향을 알 수 있는 자리이다. 그래서 격국론(格局論)을 가장 체계적으로 설명한 고전인 중국 청대(淸代)의 심효첨(沈孝瞻)이 저술한 ‘자평진전(子平眞詮)’에서는 ‘팔자의 용신격국은 오로지 월령에서 구한다’는 원리를 천명하면서 태어난 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주영 사주의 월령은 식신(食神)이다. 따라서 정주영의 사주는 식신격이다. 식신은 물질로는 의식주에 해당하고, 정신적으로는 봉사와 희생·감사를 나타낸다. 월지가 식신인 사람은 성격이 원만하고 여복이 많으며, 재주가 비상하여 복록이 많다. 의식주 생활에 필요한 물질을 취득하기 위해 성실한 경제활동을 하며 남을 돕는 역할에도 충실하다. 또한 창의적이고 분석력과 호기심이 강력하다. 식신격은 베풀어야 성공하는 사주이다. 만약 월지가 식신일 경우는 재성을 상신으로 한다.
정주영의 사주는 다행히 태어난 띠인 연주에 을목 정재가 강력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또한 월지와 연(年)지가 해묘로 반합을 형성하여 재물과 여성을 상징하는 재성(財星)이 매우 강하다. 따라서 전형적인 사업가의 명인 식신생재격(食神生財格)이다. 상신인 재성이 강하여 큰 그릇의 사주이다. 식신격은 결국 재로 흐름이 전개됨으로 인하여 여자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극복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자본주의사회에서 가장 선호하는 사주가 바로 식신생재격이다. 식신생재격을 타고난 정주영 회장은 “기업인은 막중한 사회적 책임을 느끼고 기업 발전에 혼신의 힘을 쏟아야 한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기업가 정신을 잇고자 최근 범 현대가 11개사가 참여해 5천억원을 기금으로 한 사회복지재단 ‘아산나눔재단’ 설립 방안을 발표한 것은 가뭄 끝에 희망의 단비가 내리는 매우 기쁜 소식이다. 정주영 회장의 기업가정신을 실천하는 본보기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