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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보장경(雜寶藏經) 제1권
원위(元魏) 서역삼장(西域三藏) 길가야(吉迦夜)ㆍ담요(曇曜) 공역
1. 십사왕(十奢王)의 인연 - 손수자
2. 왕자가 제 살로 부모를 구원한 인연 - 문기섭
3. 앵무새가 장님 부모를 공양한 인연 - 이연수
4. 기로국(棄老國)의 인연 - 오선자
5. 부처님이 도리천상에서 어머니 마야를 위하여 설법하신 인연 - 이성자
6.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옛날 어머니 가단차라의 인연 - 정명숙
7. 자동녀(慈童女)의 인연 - 박정미
8. 연화부인(蓮華夫人)의 인연 - 정소영
9. 녹녀부인(鹿女夫人)의 인연 - 권영주
10. 육아백상(六牙白象)의 인연 - 양인숙
11. 토끼가 제 몸을 구워 큰 선인에게 공양한 인연 - 이신경
12. 선하고 악한 원숭이의 인연 - 김옥애
13. 부처님이 지혜의 물로 세 가지 불을 끈 인연 - 김일환
14. 바라내국(波羅㮈國)의 어떤 장자의 아들이 천신(天神)과 함께 왕을 감동시켜 효도를 행한 인연 - 김종영
15. 가시국왕의 흰 향상(香象)이 장님 부모를 봉양하고 두 나라를 화목하게 한 인연 - 김종상
16.바라내국의 아우가 형에게 충고하고 왕에게 권하여 천하를 교화한 인연 - 공현혜
17. 범마달 부인이 시기하여 아들 법호(法護)를 죽인 인연 - 이창규
18. 타표(駝驃) 비구가 비방을 받은 인연 - 이정순
19. 이월(離越)이 비방을 받는 인연 - 채들
20. 바사닉왕의 추한 딸 뇌제(賴提)의 인연 - 양정화
21. 바사닉왕의 딸 선광(善光)의 인연 - 신이림
22. 옛날 왕자 형제 두 사람이 나라에서 쫓겨난 인연 - 최현숙
23. 수달(須達) 장자의 아내가 부처님을 공양하고 그 갚음을 받은 인연 - 신현득
24. 사라나(娑羅那) 비구가 악생왕(惡生王)에게 고뇌를 당한 인연
옛날 우전왕(優塡王)의 아들은 이름을 사라나(娑羅那)라 하였다.그는 불법을 즐기어 집을 나와 도를 배우고 두타(頭陀)의 고행을 닦으면서 숲속 나무 밑에 앉아 생각을 거두어 좌선하고 있었다.그때 악생왕(惡生王)은 여러 미녀들을 데리고 두루 다니면서 놀다가, 그 숲에 이르러 이내 잠이 들었다.여러 미녀들은 왕이 자기 때문에 저희끼리 놀다가 어느 나무 밑에서 어떤 비구가 생각을 모으고 좌선하는 것을 보고, 그리로 가서 예배하고 문안하였다.그때 그 비구는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여 주었다.왕은 잠에서 깨어나 미녀들을 찾다가 여러 미녀들이 멀리 나무 밑에 얼굴이 단정하고 나이 한창 젊은 어떤 비구 앞에서 법을 듣고 있는 것을 보았다. 왕은 비구에게 가서 물었다.“너는 아라한이 되었는가?”그는 대답하였다.“되지 못했습니다.”“아나함이 되었는가?”“되지 못했습니다.”“사다함이 되었는가?”“되지 못했습니다.”“수다원이 되었는가?”“되지 못했습니다.”“부정관(不淨觀)을 얻었는가?”“얻지 못했습니다.”왕은 잔뜩 화를 내어 이렇게 말하였다.“너는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구나. 그런데 어떻게 나고 죽는 하나의 범부로서 여러 미녀들과 한 자리에 앉아 있는가?”왕이 곧 그를 붙잡고 때리자, 그는 온몸이 터지고 헐었다. 여러 미녀들이 말하였다.“이 비구는 허물이 없습니다.”그러자 왕은 더욱 화를 내어 그를 쳤다. 미녀들이 모두 울면서 괴로워하니, 왕은 더욱 심하게 화를 내었다.
그때 비구는 가만히 생각하였다.‘과거의 여러 부처님들은 능히 욕됨을 참았기 때문에 위없는 도를 얻었다. 또 과거의 욕을 참는 선인들은 귀ㆍ코ㆍ손ㆍ발을 끊기면서도 그 욕을 참았다. 그런데 지금 나는 몸이 아직 단단하고 성한데 어찌 이것을 참지 못하겠는가?’이렇게 생각하고 잠자코 참으면서 매를 맞았다. 다 맞고 나자 온몸은 더욱 아파그 고통을 견딜 수가 없었다.그는 다시 생각하였다. ‘만일 내가 속가에 있었으면 한 나라의 왕자로서 왕위를 이어 받아, 군사의 세력은 저 왕보다 못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나는 집을 나와 홀몸이기 때문에 저의 때림을 받는다.’그는 매우 괴로워한 끝에 도(道)를 버리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그 스승 가전연(迦旃延)에게 가서 하직 인사를 드렸다.그 스승은 말하였다.“너는 지금 매를 맞아 몸이 매우 아플 것이니, 여기서 쉬었다가 내일 떠나도록 하라.” 그때 사라나는 그 스승의 분부를 받고 거기서 잤다.
밤중이 되자 존자 가전연은 그를 꿈꾸게 하였다.즉 사라나는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는 도를 버리고 집에 돌아갔다. 그 부왕은 이미 죽고 그가 왕위를 이어 받았다. 그리하여 네 종류 군사를 모두 모으고 악생왕을 치려고 그 나라에 가서 진을 치고 싸우다가, 그에게 패하여 군사들은 흩어져 달아나고 그 몸은 사로잡혔다.그때 악생왕은 그를 잡아서는 사람을 시켜 칼을 가지고 죽이려 하였다. 그러자 사라나는 매우 두려워하여 마음으로 생각하였다. ‘우리 스승님을 한 번 뵈었으면 죽어도 한이 없겠다.’ 그때 스승은 그 마음 속의 생각을 알고, 지팡이를 짚고 발우를 가지고 걸식하러 그 앞에 나타나서 그에게 말하였다.“아들아, 나는 항상 너를 위해 여러 가지로 설법하였었다. 싸워서 승리를 구하지만 마침내는 아무것도 얻는 것이 없다고. 그런데 너는 내 교훈을 듣지 않았다. 지금 너는 장차 어찌될 것을 아는가?”그는 대답하였다.“만일 스승님께서 지금 이 제자의 목숨을 구제해 주시면, 다시는 감히 거역하지 않겠습니다.” 그때 가전연이 그 왕의 신하에게 말하였다.“원컨대 잠깐만 기다리시오. 내가 왕에게 아뢰어 저 생명을 구제하리다.” 이렇게 말하고 스승은 곧 왕에게로 갔다. 그러나 그 왕의 신하는 기다리지 않고, 사라나를 죽여 버리려고 막 칼을 들어 내리치려 하였다. 사라나는 몹시 놀라고 두려워 소리를 쳤는데, 그 바람에 깨어났다.그는 깨어나자 곧 스승에게 가서 꿈에서 본 일을 낱낱이 아뢰었다.
스승은 대답하였다.“살고 죽는 싸움에는 어느 편에도 승리가 없는 것이다. 왜 그러냐 하면, 대개 싸움이란 남을 죽이는 것으로 승리를 삼는 잔인한 길이기 때문이다. 어리석은 사람의 마음에는 현재에 이겨야 속이 시원하겠지만 장래 세상에는 삼악도에 떨어져 한량없는 고통을 받는 것이다.만일 남에게 져서 그의 해침을 받으면, 자기 몸을 잃을 뿐 아니라 그 재앙이 남들에게 미쳐 남에게 무거운 죄를 짓게 하여 그를 지옥에 떨어뜨리고, 거기서 또 서로 죽이게 되면 원한은 끝내 쉬지 않을 것이다. 그리하여 다섯 가지 길을 바꿔돌면서 마침내 끝날 때가 없을 것이니, 이것을 자세히 생각하면 지금 매를 맞아 몸이 아픈 그 고통이야 말할 것이 있겠는가?만일 네가 지금 나고 죽는 두려움과 매맞는 그 고통을 떠나려 하거든, 부디 그 몸을 잘 관찰하고 원한을 쉬어야 한다. 왜냐 하면 이 몸이란 온갖 고통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즉, 주림과 목마름과 추위와 더위와 생로병사와 모기ㆍ등에ㆍ독한 짐승의 침해 등 이런 모든 원수가 한량없이 많지만, 너는 그것을 갚지 못한다. 그러면서 어찌 구태여 악생왕의 원수만 갚으려고 하는가?원수를 없애려 하면 먼저 번뇌를 없애야 한다. 번뇌의 원수는 한량없는 몸을 해치기 때문이다. 이 세상의 원수는 아무리 중하더라도 바로 한 몸을 해칠 뿐이지만, 번뇌란 원수는 좋은 법의 몸을 해치는 것이다. 이 세상의 원수는 아무리 가혹하다 하더라도 이 변하는 더러운 몸만을 해칠 뿐이다.이로써 본다면 원수가 생기는 근본은 바로 번뇌에 있는 것이다. 너는 지금 번뇌란 도적은 치지 않고 왜 악생왕만을 치려 하는가?”이와 같이 그를 위해 갖가지로 설법하였다.
그때 사라나는 이 말을 듣자, 마음이 열리고 뜻이 풀려 수다원을 얻었다. 그리고 큰 법을 깊이 즐기어 곱절이나 노력을 더하여, 도를 행한 지 오래지 않아 아라한이 되었다.
25. 내관(內官)이 불치려는 소를 사서 남근(男根)을 얻은 인연
옛날 건타위국(乾陀衛國)의 어떤 백정이 5백 마리 송아지를 끌고 가서모두 불치는 벌[刑犍]을 주려고 하였다.그때 어떤 내관(內官)이 돈으로 그 소들을 사서 떼를 지어 놓아 보냈다. 그 인연으로 현재의 몸으로 남근(男根)을 갖추게 되었다. 그는 왕가에 돌아가 사람을 보내어 아뢰었다.“지금 아무개가 밖에 있습니다.”왕은 말하였다.“그는 우리집 사람으로서 사람을 통해 아뢰지 않고 마음대로 드나들었었는데, 지금은 무엇 때문에 그러는가?”왕이 곧 그를 불러 까닭을 묻자, 그는 왕에게 아뢰었다.“아까 백정이 5백 마리 송아지를 끌고 가서 불치는 벌을 주려는 것을 보고, 신은 그것을 사서 놓아 보냈습니다. 그 인연으로 몸이 완전하게 되었기 때문에 감히 들어오지 못했습니다.” 왕은 그 말을 듣고 기뻐하고 놀라면서, 부처님 법을 깊이 믿고 공경하였다. 대개 꽃 갚음[華報]1)으로써도 그 영험이 이러하거늘 하물며 그 결과 갚음[果報]이야 어찌 헤아릴 수 있겠는가?
26. 두 내관(內官)이 도리를 다툰 인연 - 이경희
27. 두 형제가 함께 집을 떠난 인연 - 유영례
28. 구가리(仇伽離)가 사리불 등을 비방한 인연
옛날 존자 사리불과 목련은 여러 마을을 돌아다니다가, 어떤 옹기장이 집에 이르러 큰 비를 만나 그 집에서 잤다.마침 그 집에는어떤 소 치는 여자가 옹기 가마 뒤의 으슥한 곳에 먼저 와 있었는데, 이 성문들도 선정에 들지 않았을 때에는 범부와 다르지 않기 때문에, 그것을 알거나 보지 못하였다.그 여자는 사리불과 목련의 그 아름다운 용모를 보고, 마음 속으로 혹하여 그만 더러운 것을 흘렸다.존자 사리불과 목련은 그 옹기가마에서 나왔다.구가리(仇伽離)는 사람의 상을 잘 보기 때문에 사람의 얼굴빛만 보고도 음행을 하였는지 하지 않았는지를 분별하였다.그는 그 소치는 여자가 뒤에서 나오는데, 그 얼굴빛에서 음행한 것을 보았지만, 그것이 그 여자가 스스로 혹해서 더러운 것을 흘린 줄을 알지 못하였다. 그래서 곧 여러 비구들에게 비방하여 말하기를 “존자 사리불과 목련은 소치는 여자와 음행하였다”고 하며, 이와 같은 사실을 자세히 말하였다.그때 비구들은 그에게 ‘존자 사리불과 목련을 비방하지 말라’고 세 번이나 충고하였으나, 구가리는 화를 내고 질투하여 그 분이 더욱 더하였다.
그때 어떤 장자가 있어 이름을 바가(婆伽)라 하였다. 존자 사리불과 목련은 그를 위해 설법하여 그는 아나함을 얻어서 목숨을 마치고 범천에 나서 이름을 바가범(婆伽梵)이라 하였다.그때 그 바가범은 멀리 하늘 위에서 구가리가 존자 사리불과 목련을 비방하는 줄을 알고 곧 내려와 구가리 방으로 갔다. 구가리는 물었다.“너는 누구냐?”그는 대답하였다.“나는 바가범이다.”“무슨 일로 왔는가?”“나는 하늘귀[天耳]로써 네가 존자 사리불과 목련을 비방하는 말을 들었다. 너는 존자들에게 그런 일이 있었다고 말하지 말라.”이렇게 세 번 충고하고 충고하기를 그치지 않았으나, 구가리는 도리어 이렇게 말하였다.“너 바가범이여, 너는 아나함을 얻었다고 말하는가? 아나함이란 돌아오지 않는다[不還]는 뜻이다. 그런데 너는 왜 내 곁에 왔는가? 만일 그렇다면 부처님의 말도 거짓이다.”바가범은 말하였다.“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은,욕계(欲界)에 돌아와 태어나지 않음을 말하는 것이다.”
그때 구가리 몸에는 갑자기 종기가 생겼는데, 머리에서 발끝에까지 크고 작기가 콩만큼씩 하였다. 그는 부처님께 나아가 여쭈었다.“어찌하여 사리불과 목련은 소치는 여자와 음행하였습니까?”부처님께서 다시 나무라셨다.“너는 사리불과 목련을 비방하지 말라.”그는 부처님의 이 말을 듣고 더욱 화를 내었다. 그러자 그 악성 종기가 자꾸 커져 벚[㮈]만큼 되었다.그가 또 그 일로 부처님께 거듭 아뢰자, 부처님께서 다시 나무라셨다.“그 일을 말하지 말라.”그러자 그 종기가 더욱 커져 박만해지면서 온몸이 몹시 뜨거워졌다.그는 찬 못물에 들어갔으나, 얼음 못물이 매우 뜨겁게 끓으면서 종기가 모두 터졌다. 그리고 그는 죽어 큰 아비지옥에 떨어졌다.
그때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세존이시여, 어떤 인연으로 사리불과 목련은 그런 비방을 받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지나간 겁에 사리불과 목련은 아직 범부로 있었다. 그들은 어떤 벽지불이 옹기장이 집의 가마 속에서 나오고, 그 뒤에 소 치는 여자가 따라 나오는 것을 보고 비방하였다.‘저 비구는 틀림없이 저 여자와 정을 통하였다.’그들은 그 인연으로 말미암아 삼악도에 떨어져 한량없는 고통을 받았고, 지금은 성현이 되었지만 이전의 인연이 다하지 않아 아직도 비방을 받는 것이다.알아야 한다. 성문들은 중생들을 위하여 큰 선지식이 되지 못한다. 왜 그러냐 하면, 만일 저 사리불이나 목련이 저 구가리를 위하여 조그만 신통이라도 나타내었더라면 구가리는 반드시 지옥을 면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신통을 나타내지 않았기 때문에 저 구가리로 하여금 지옥에 떨어지게 한 것이 이와 같았느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보살이란 저 구류손(鳩留孫)부처 때의 정광(定光)이라는 선인과 같은 사람이다. 그는 5백 명 선인들과 함께숲 속의 풀굴 속에 살고 있었다.그때 어떤 부인이 지나다가 거기서 우연히 비를 만났는데, 바람이 몹시 찼지만 비를 피할 곳을 찾을 도리가 없었다. 그는 곧 정광 선인 처소에서 하룻밤을 같이 쉬고 그 이튿날 떠났다. 여러 선인들은 그것을 보고 비방하였다.‘저 정광 선인은 틀림없이 저 여자와 부정한 짓을 행하였다.’그때 정광은 비구들의 마음을 알고, 그 비방으로 말미암아 그들이 지옥에 떨어질까 두려워하여, 곧 다라(多羅) 나무 높이의 허공에 올라 열여덟 가지 신변을 나타내었다. 선인들은 그것을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몸이 4지(指)만큼 땅에서 떨어져도 음욕이 없거늘 하물며 정광은 허공에 올라가는 큰 신변이 있는데, 어떻게 음행이 있겠는가? 우리는 왜 저 청정한 사람을 비방하였던가?’그때 그 5백 선인들은 온몸을 땅에 던지고 몸을 굽혀 참회하였다. 그 인연으로 말미암아 중한 죄를 면하게 되었다.알아야 한다. 보살은 큰 방편이 있으므로 그는 진실로 중생들의 선지식이 되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어 말씀하셨다.“그 때의 그 정광 선인은 바로 지금의 저 미륵이요, 5백 선인은 바로 지금의 저 장로 5백 비구들이니라.”
29. 용왕(龍王)의 게송 인연
부처님께서 왕사성에 계셨다. 제바달다가 부처님께 나아가 욕을 하며 꾸짖었다. 아난이 그것을 듣고 매우 화를 내어 제바달다를 몰아내면서 그에게 말하였다.“만일 그대가 다시 오면 나는 그대에게 큰 고통을 줄 것이다.”
여러 비구들이 그것을 보고 부처님께 아뢰었다.“희유하나이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항상 제바달다에 대하여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가지시는데, 저 제바달다는 한결같이 부처님께 나쁜 마음을 품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난은 화를 내어 곧 그를 쫓아내어 가게 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그것은 오늘만이 아니다.지나간 세상에도 그러하였느니라.옛날 가시국에 두 용왕 형제가 있었다. 첫째 이름은 대달(大達)이요, 둘째 이름은 우바대달(優婆大達)이었다. 그들은 항상 비를 내려, 그 나라의 초목을 자라게 하고 오곡을 성숙하게 하며, 축생들은 물을 마시고 모두 살찌고 힘을 얻으며 소와 염소는 번식하였다.그때 그 나라 왕은 소와 염소를 많이 잡아 가지고 와서 그 용에게 제사를 지냈다. 용은 몸을 나타내어 그 왕에게 말하였다.‘우리는 그것을 먹지 않는데, 무엇하러 생물을 죽여 가지고 와서 우리에게 제사를 지내는가?’ 이렇게 여러 번 말하였으나 왕은 고치지 않았다. 그래서 두 형제는 서로 이끌고 드디어 그 곳을 피해 둔도비(屯度脾)라는 작은 용이 사는 곳으로 갔다.둔도비용이 밤낮으로 성을 내어 욕을 하며 꾸짖자, 대달이 그에게 말하였다.‘너는 성내지 말라. 우리는 쉬이 돌아가리라.’우바대달은 잔뜩 화를 내어 그에게 말하였다.‘너는 그저 작은 용으로서 항상 두꺼비를 잡아 먹는다. 만일 내가 기운을 토하여 네 권속들에게 불면 그들을 모두 소멸시킬 수 있으리라.’대달이 아우에게 말하였다.‘성내지 말라. 우리는 지금 본고장으로 돌아가자. 가시국의 왕은 우리를 간절히 사모한다.’가시국의 왕은 이렇게 말하였다.‘만일 저 두 용왕이 내게 오면, 나는 그들의 필요에 따라 젖 타락으로 제사하고, 다시는 살생하지 않으리라.’용왕들은 그 말을 듣고 본고장으로 돌아갔다.
그때 대달은 다음 게송으로 말하였다.
모두 서로 화합하여 지심(至心)으로 들어라.
아주 착하고 청정한 마음의 법은
보살의 본래 인연에 말씀하신 것인데
지금 부처님께서 옛날의 게송을 나타내신다.
하늘 가운데 하늘이신
부처님이 이 세상에 계실 때
여러 비구들 서로 나쁜 말로 비방하고 헐뜯자
부처님께서 그런 말을 보고 또 들으시고
그 비구들을 모아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 비구들은 나를 의지해 출가하였으니
그러므로 법이 아닌 일은 하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너희들은 각자 추한 말을 하였구나.
또 서로 비방하여 스스로를 해치는구나.
너희들은 듣지 못하였는가. 지혜로 보리를 구하며
자비와 인내로 힘든 고행(苦行)을 닦아 모은 다는 것을.
너희들이 불법(佛法)을 의지하려 하거든
여섯 가지 화목하고 공경하는 일을 받들어 행하라.
지혜로운 사람은 부처의 도를 잘 듣고 배우나니
중생들을 이익하고 편안하게 하기 위해서이며
모든 것을 괴롭히거나 해치지 않기 위해서이네.
수행하다 악한 일을 들으면 악을 멀리 해야 되는데
집을 떠난 이가 성내거나 다투면
그것은 마치 얼음물이 불에서 나오는 것 같느니
우리는 과거에 용왕이 되어
두 형제가 한곳에 살았나니
만일 집 떠나는 법을 그대로 따르려면
성냄과 다툼 끊고 도에 맞춰 행하라.
첫째 형의 이름은 대달이었고
둘째 이름은 우바대달이었다.
우리 둘은 살생 않고 깨끗한 계율 지녀
큰 위덕 갖추고 용의 모양 싫어해
항상 좋은 곳 향해 사람 되기 구하였네.
만일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으로
깨끗한 계율 갖고 많이 아는 이 보면
항상 모양을 변해 공양하고 친하였고
8일과 14일과 15일에는
여덟 가지 계율 가져 마음을 단속하였네.
살던 고장 버리고 다른 곳에 갔더니
거기 사는 용 이름은 둔도비였네.
그는 우리 두 용의 큰 위덕 보았네.
자기 모자람 알고 질투와 성을 내어
언제나 나쁜 말로 꾸짖었나니
턱은 붓고 입기운은 세게 나오며
진노(瞋怒)함이 더해지자 온몸 통퉁 부었다네.
그런 나쁜 욕설로 비방하여 말하기를
‘미혹과 거짓 속임에 침해를 받는다’고.
이런 비열한 나쁜 용의 욕설 듣고
그 아우 우바대달은 몹시 화를 내었네.
그 형 대달에게 졸라대며 말하기를
‘저런 나쁜 말로 헐뜯음 받는구나.
항상 두꺼비 잡아먹고 물가에 사는
저런 천한 물건에게 어찌 꾸지람을 듣는가?
저들은 물에 살면 물짐승 괴롭히고
육지에 살면 사람을 괴롭히네.
저 욕설은 참을래야 참을 수가 없으니
이제 저의 권속을 모두 죽여 버리자.
모든 것 다 부수고 고향으로 돌아가리.’
큰 힘을 가진 용왕 아우의 말을 듣고
그의 읊는 묘한 게송 지자는 찬탄면서
하룻 밤 동안이나마 그 집에 머물렀다네.
조그만 공양 얻고 편히 잠을 잤거든
그에게는 나쁜 생각 가지지 말라.
은혜 알고 갚는 것을 성인은 칭찬하나니
혹은 나무 밑 조그만 그늘에 쉬었더라도
그 가지 잎사귀와 꽃과 열매 꺽지 말라.
조금이나마 고마운 이에게 악을 행하면
그에게는 언제나 즐거움 없으리라.
한 그릇 밥 은혜라도 악으로써 갚으면
은혜 모르고 악을 행하는 사람
좋은 열매 열지 않고 열더라도 없어진다.
마치 숲이 타더라도 그루터기가 남으면
그 뒤에 도로 나서 전과 같이 된다네.
은혜 등진 사람에게는 선이 안 생기나니
악한 사람은 갖가지로 공양하여 길러 주어도
은혜는 생각 않고 원한으로 갚으리니
비유하자면 코끼리가 선인을 의지해 살 때
새끼 낳고 어미 죽자 선인이 길렀지만
그 새끼 자라나선 그 선인을 죽이고
그 집과 나무들도 밟아 부수는 것처럼
저 악인 은혜 배반하는 것 또한 그러하니라.
마음이 가벼이 움직여 잠깐도 머무르지 않는 것
굽이치는 물 속에 있는 나무 같으며
벗을 친하지 않고 은혜를 모르는 것
흰 천을 동기물에 물들이는 것 같다네.
원수를 갚으려거든 선으로 갚고
악으로써 헐뜯거나 해치지 말라.
지혜로운 이는 원수 갚되 사랑으로 하느니라.
천지와 산과 바다 걸머지더라도
그 짐은 가볍거니 은혜 배반 무거워라.
일체 중생에 대한 평등과 사랑
그것은 으뜸가는 훌륭한 즐거움인데
강나루를 무사히 건너는 것과 같다네.
사랑 평등 두 즐거움도 그러하니라.
친한 벗을 해치지 않는 것도 즐거움이요
교만을 없애는 것도 또한 즐거움이니
안에 덕행 없으면 겉으로 교만하게 된다네.
진실로 무지하면 교만이 생기나니
강한 편 되어 다투고 나쁜 벗 친하면
명예는 줄어들고 나쁜 이름 퍼지나니
외롭고 어리고 늙고 병든 이와 같다네.
갑자기 부귀 잃고 쇠잔한 이와
재물 없어 빈궁하고 국왕을 잃고
홀몸으로 고생하며 의지할 데 없는 이
갖가지 곤란과 재액에 처한 사람들이네.
가엾게 여기지 않으면 인(仁)이라 할 수 없네.
만일 다른 나라에서 아무 권속이 없이
온갖 욕설 들어도 참음으로 낙을 삼으면
능히 온갖 악을 막아 싸움 쉬리라.
차라리 남의 나라에 있어 사람들 알지 못할지언정
자기 나라에 있으면서 사람들 업신여김 받지 말라.
만일 다른 나라에서 존경을 받아
모두 친히 따르고 성내거나 다투지 않으리라.
그것은 곧 자기 나라의 친한 권속이니라.
세상 부귀는 즐거움 아주 적고
쇠하고 멸하는 그 고통은 많나니
만일 중생들 모두 떠나 흩어지더라도
애태워하지 말고 잠자코 즐겨라.
원수의 그 센 힘도 약해질 때 있나니
친한 벗 없어지고 믿을 데 없더라도
그런 이치 살피어 잠자코 즐겨라.
법답지 않은 사람 탐하고 아끼나니
믿지 않고 부끄럼 없고 충고 듣지 않거든
그런 나쁜 곳에서는 잠자코 즐겨라.
너무 성냄 많으면 해치는 악이 있다
중생에게 고통 주기 좋아하나니
그런 사람 곁에서는 잠자코 즐겨라.
믿지 않고 날치어 뽐내기 좋아하고
도리어 거짓으로 사람 미혹하거든
그런 사람 대해서는 잠자코 즐겨라.
계율 깨고 흉악하여 염려나 참음 없고
나쁜 법을 행하고 믿는 행이 없거든
그런 사람 대해서는 잠자코 즐겨라.
거짓말과 이간질에도 부끄럼 없고
삿된 소견 나쁜 말과 꾸밈말 쓰며
교만하여 뽐내면서 나[我]를 계교[計]하고
인색하고 탐하면서 질투를 하거든
그런 사람 대해서는 잠자코 즐겨라.
만일 다른 곳에서 그들이 자기를 알지 못하고
나는 그의 종족이나 성행을 알지 못하거든
스스로 잘난 체하여 뽐내지 말라.
혹은 다른 나라에 가서 머무르면서
남의 힘 입고 의식을 얻어 자재하지 못하거든
그들이 나를 헐뜯어 욕하더라도 참아야 한다.
또 다른 나라에 살아 의식을 빌고
혹은 직업을 가져 즐기려 하여도
또한 위에서처럼 욕을 참아야 하네.
또 다른 나라에 살아 의식을 빌면
심지어 천한 사람이 나를 업신여겨도
지혜로운 사람이면 참고 받아야 한다.
또 다른 나라에서는 나쁜 벗과 같이 있고
어리석고 천한 이와 다 같이 살더라도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 숨기기 덮은 불처럼 하네.
마치 성한 불길에 사나운 바람이 불어
그 불꽃 숲에 붙어 모두 태우는 것처럼
성냄은 불꽃과 같아 남과 자기 태우나니
그것은 극히 악한 해침이니라.
지혜로운 사람은 성냄과 탐욕을 버리나니
사랑과 평등 닦으면 성냄은 차차 없어지리라.
함께 산 일 없으면서 갑자기 친해져서
악인과 가까이하면 어리석은 사람이라네.
그 허물 살펴보지도 않고 이내 버리는 것
지혜로운 사람은 이런 일 않느니라.
어리석음이 없으면 지혜가 드러나지 않나니
그것은 마치 날개 부러진 새가 날지 못하는 것 같네.
지혜로운 사람이 어리석음 없는 것도 그와 같아서
많이 어리석고 약간 미쳐 지혜가 없기 때문에
지혜에는 힘이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없네.
그러므로 저 어질고 밝은 이들은
널리 알고 많이 들음에 즐거이 머무르네.
지혜로운 사람은 이익을 얻어도 교만하지 않고
이익을 잃더라도 비굴하거나 불평하지 않으며
아는 이치 그대로 진실로써 말하네.
그러므로 그의 말은 모두 악을 막으며
남에게 즐거움과 이익을 주고
이치를 알리기 위해 말하느니라.
지혜로운 사람은 일을 들어도 갑자기 행하지 않는다네.
생각하고 헤아려 그 진실을 따지고
그 이치를 밝게 안 뒤에라야 행하나니
이것이 이른바 자기도 이롭고 남도 이롭게 함이니
지혜로운 사람은 마침내 그 신명을 위해네.
악업을 짓거나 이치답지 않은 일을 하지 않으며
괴로움이나 즐거움 때문에 바른 법을 어기지 않으며
끝내 자기를 위해 바른 행을 버리지 않나니
지혜로운 사람은 인색하거나 질투하거나 성내지 않는다네.
악을 엄히 하지 않고 어리석음이 없으며
위험이 닥쳐와도 두려워하지 않고
끝내 이익을 위하여 남을 모함하지 않으며
또 용맹하지도 않고 비열하지 않는다네.
또한 하열하지도 않고 중도(中道)에 처하여
이런 여러 가지 일은 지혜로운 사람의 모양이니라.
위엄으로 사나우면 남이 꺼리고 나약하면 남이 업신 여기나니.
그 두 쪽을 버리고 중도를 행하라.
때로는 벙어리처럼 침묵을 지키고
때로는 왕자처럼 말로써 가르치며
때로는 눈처럼 차야 하고
때로는 불꽃처럼 뜨거워야 하네.
때로는 수미산처럼 높고 커야 하고
때로는 쓰러진 풀처럼 겸손해야 하며
때로는 왕자처럼 위엄을 나타내고
때로는 고요하기 해탈한 것같이 하라.
때로는 굶주리고 목 마른 고통을 참고
때로는 괴로움이나 즐거움을 참아야 하며
때로는 재물과 보물을 더러운 똥처럼 보아
성냄과 원망함을 자유로이 다루어라.
때로는 마음껏 풍류를 즐기고
때로는 사슴처럼 두려워하며
때로는 호랑이처럼 위엄 있고 사나워서
때의 맞고 틀림과 힘의 있고 없음을 관찰하라.
부귀와 그의 쇠함과 멸함을 잘 관찰할 것이니
참을 수 없음을 참는 것이 참 참음이요
참을 수 있음을 참는 것은 보통 참음이니
약한 이에 대해서도 참아야 한다네.
부귀하고 강하여도 겸손하고 참고서
참을 수 없음을 참는 것이 참 참음이니라.
원망하는 이의 원망을 받지 않으면
성내는 사람 속에서도 그 마음 항상 깨끗하리라.
남이 악을 행하는 것 보고는 스스로 짓지 말라.
자기보다 나은 이에게 참는 것은 두려워 참아야 하고
자기와 같은 이에게 참는 것은 싸우기를 두려워 하며
나보다 못한 이에게 참는 것은 보다 나은 참음이다.
나쁜 욕설과 큰 비방을 어리석은 이는 참지 못하나니
그것은 두 개 돌을 눈 안에 넣은 것 같고
나쁜 욕설과 큰 비방을 지혜로운 사람은 참나니
그것은 마치 꽃이 코끼리에 떨어지는 것 같네.
지혜로운 사람은 슬기의 눈으로써
나쁜 욕설과 큰 비방을 능히 참나니
그것은 마치 큰 돌에 비가 내리는 것 같아
돌은 부서지거나 깨지지 않는다.
좋고 나쁜 말이나 괴롭고 즐거운 일을
지혜로운 사람은 돌처럼 참느니라.
사실이 그러하여 욕설 먹으면
그의 말이 참 말이라 성낼 것이 없다네.
일이 그렇지 않은데 꾸짖고 욕한다면
그의 말은 제 속이는 미친 말 같으므로
지혜로운 사람은 아무 데도 성내지 않는다네.
혹은 재보와 온갖 이익 때문이거든
괴로움이나 즐거움이나 나쁜 욕설도 참고 받아라.
만일 재물의 이익을 위하지 않는다면
비록 백천의 보배를 얻는다 하더라도
그런 나쁜 사람은 빨리 떠나야 한다.
나뭇가지는 잘라도 뿌리는 뽑기 어려운 것처럼
사람 마음 이미 떠나면 친하기 어렵나니
다른 도를 믿는 이들 멀리 피해야 하나니
친할 수 있는 사람 세상에 찼지마는
처음에는 공경하다 나중에는 거만하고 업신여겨 헐뜯으며
공경하지도 않고 칭찬하지도 않고
마치 흰 고니처럼 가벼이 날아가나니
지혜로운 사람은 어리석은 이를 멀리하여 빨리 떠나야 하네.
싸우기 좋아하고 아첨하는 마음 품고
다른 사람 허물 보기를 좋아하며
이간질ㆍ거짓말ㆍ욕ㆍ꾸밈말로
중생들을 천히 보고 헐뜯어 욕하며
다시 아픈 말로 남의 마음 찌르면서
몸과 말과 뜻의 업을 단속하지 않으면
지혜로운 사람은 그를 떠나 다른 곳으로 가리니
질투하는 악한 사람 착한 마음이 없다네.
남의 이익과 즐거움과 명예를 보면
마음이 닳아 몹시 고통하나니
그는 말은 좋고 부드러우나 마음은 나쁜 사람
지혜로운 사람은 그를 떠나 멀리 다른 곳으로 가리.
사람이 만일 나쁜 욕심 즐기고 이양을 탐하며
아첨하고 취(取)하면서 부끄러움 없으며
안팎이 모두 깨끗하지 않으면
지혜로운 사람은 그를 빨리 떠나 다른 곳으로 가리.
사람이 만일 공경하고 삼가는 마음이 없어
교만한 그 마음에 아무 법이 없으면
스스로 지혜로운 이라 하나 실은 어리석나니
슬기로운 사람은 그를 멀리 떠나 다른 곳으로 가리.
어떤 이에게 음식과 침구와
갖가지 의복을 얻어 살아가거든
부디 그를 옹호하고 그 은혜 생각하기
마치 인자한 어머니가 외아들을 생각하듯 하라.
욕망은 모든 괴로움을 내고 자라게 하나니
부디 먼저 욕망을 끊고 성냄을 떠나야 하며
스스로 뽐내는 교만한 마음도 버려야 하네.
그것들은 사람을 나쁜 곳으로 가게 하기 때문이다.
부귀한 벗이나 빈천한 벗이나
그러한 벗들은 속히 멀리 떠나라.
한 집을 위해서는 한 사람을 버리고
한 마을을 위해서는 한 집을 버려라.
한 나라를 위해서는 한 마을을 버리고
자기 몸을 위해서는 온 천하를 버리며
바른 법을 위해서는 자기 몸을 버리고
한 손가락 위해서는 현재 재물 버려라.
목숨을 위해서는 사지(四肢)를 버리고
바른 법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버려라.
바른 법은 일산 같아 능히 비를 막듯이
법을 수행하는 이는 법이 옹호해 주라.
행하는 법의 힘으로 온갖 악취(惡趣)를 끊으니
한창 봄이 되어 시원한 그늘을 얻는 것처럼
법을 수행하는 이도 또한 그와 같아서
지혜로운 여러 성현들과 함께 나아가느니라.
많은 재물의 이익을 얻어도 기뻐하지 않고
혹은 중한 보배를 잃어도 근심하지 않으며
항상 괴로워하면서도 구걸하지 않으면
그이는 바로 견실한 대장부니라.
남에게 재물을 보시하고는 못내 기뻐하고
세상의 온갖 악은 빨리 떠나며
자기 몸을 든든히 세우기를 바라보며 깊게 하면
그는 바로 웅건한 장부니라.
의리를 밝게 알아 온갖 일에 익숙하고
사람됨이 부드러워 남과 함께 즐기면
사람들은 찬탄하기를 좋은 장부라 하리라.
그때 우바대달은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지금 형님을 더욱 믿고 공경하나니
가령 어떤 곤액과 고통을 당하더라도
마침내 나쁜 일을 행하지 않고
혹은 죽거나 살거나 재물을 얻어도
또는 재산을 잃어도 악을 짓지 않고
기어코 형님을 받들어 섬기리라.
계율을 가져 죽을지언정
계율을 범하면서 살지 않으리라.
무엇 때문에 이 한 평생 동안
방일하면서 악을 행할까.
나고 죽는 동안에 방일하지 말아야 하는데
나는 생사간에 악을 행하네.
나쁜 벗을 만나서는 나쁜 일 짓고
선한 벗을 만나서는 절교하였다.
부처님께서 전생 일을 아는 지혜에 들어
그것을 깨닫고 비구들에게 이 게송 말씀하셨다.
그 때의 대달은 바로 이 내 몸이요
우바대달은 바로 저 아난이며
그 때의 둔도비는
바로 저 제바달다니라.
비구들이여, 이렇게 공부할 줄을 알아야 한다.
이 학문 이름은 집법총섭설(集法摠攝說)이니
부디 널리 삼가 행하고 공경하라.
여러 비구들은 그 법을 닦았다.
30. 제바달다가 부처님을 해치려고 한 인연 - 설용수
31. 공명조(共命鳥)의 인연 - 김미라
32. 흰 거위왕의 인연 - 이동배
33. 큰 거북의 인연 - 윤명희
34. 두 재상의 모함한 인연
부처님께서 왕사성에 계실 때 제바달다는 여러 가지 인연을 만들어 부처님을 해치려 하였으나 되지 못하였다.그때 남천축국에서 어떤 바라문이 왔는데, 그는 주술(呪術)을 잘 알고 독약을 잘 만들었다. 제바달다는 그 바라문에게서 독약을 만들어 부처님 몸에 흩었으나 바람은 그 독약을 불어, 그 약은 도로 제 머리 위에 떨어졌다. 그는 이내 까무러치면서 땅에 쓰러져 죽게 되었다.그러나 어떤 의사도 고치지 못하였다.“세존이시여, 제바달다가 독약을 입어 죽게 되었습니다.”부처님께서 그를 가엾이 여기시므로 진실한 말로 말씀하셨다.“내가 보살 때부터 부처가 된 뒤로 저 제바달다에 대해서 언제나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고, 조금도 나쁜 마음이 없었다면 제바달다의 독은 스스로 사라질 것이다.”이렇게 말씀하시자, 그 독기는 곧 사라졌다.
여러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희유하나이다. 세존이시여, 제바달다는 한결같이 부처님께 대하여 나쁜 마음을 일으키는데 부처님께서 어찌하여 여전히 그를 살려 주십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오늘만 나쁜 마음으로 나를 향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도 그러하였느니라.”
비구들이 다시 아뢰었다.“부처님께 나쁜 마음을 가졌던 그 일은 어떠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지난 세상에 가시국에 바라내라는 성이 있었고, 거기에 두 재상이 있었는데, 한 사람 이름은 사나(斯那)요 한 사람 이름은 악의(惡意)였다. 사나는 항상 법을 따라 행하였고, 악의는 언제나 나쁜 행을 행하여 모함하기를 좋아하였다. 그래서 그는 왕에게 말하였다.‘사나가 반역하려 합니다.’왕이 곧 사나를 옥에 가두자, 하늘의 여러 선한 신들은 허공에서 소리를 내어 말하였다.‘그 어진 사람은 실로 아무 죄가 없는데 어찌하여 구속합니까?’그때 여러 용들도 그렇게 말하고 신하들과 인민들도 그렇게 말하였다. 그래서 왕은 곧 놓아 주었다.그 다음에 악의는 왕의 창고 물건을 훔쳐 사나의 집에 가져다 두었다. 그러나 왕은 믿지 않고 악의에게 말하였다.‘네가 그를 미워하여 거짓으로 그런 일을 한 것이다.’왕은 신하에게 말하였다.‘이 악의를 붙잡아다 저 사나에게 넘겨 죄를 다스리게 하라.’
사나는 악의를 시켜 왕에게 참회하게 하였다. 그러나 악의는 스스로 죄가 있음을 알고 곧 비제혜왕(毘提醯王)에게로 달아나, 한 보배상자를 만들어 독을 가진 모진 뱀 두 마리를 그 안에 넣고, 비제혜왕으로 하여금 사신을 시켜 저 나라에 보내어, 그 국왕과 사나 두 사람만 같이 보고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 못하게 하였다.왕은 아주 잘 장식한 그 보배상자를 보고 매우 기뻐하여, 곧 사나를 불러 같이 열어 보려고 하였다.그때 사나는 말하였다.‘멀리서 온 물건은 스스로 볼 것이 아니오, 멀리서 온 과실과 음식은 당장 먹을 것이 아닙니다. 왜냐 하면, 저기는 악한 사람이 있으므로 혹 악한 물건이 와서 사람을 해칠까 두렵기 때문입니다.’그러나 왕은 말하였다.‘나는 꼭 보고 싶다.’세 번이나 간절히 왕에게 간하였으나, 왕은 그 말을 듣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다시 왕에게 말하였다.‘신의 말을 듣지 않으신다면 왕께서 스스로 보십시오. 신은 보지 않겠습니다.’왕이 곧 상자를 열자 두 눈이 멀어 아무것도 보지 못하게 되었다. 사나는 근심과 괴로움으로 거의 죽게 되었다. 그래서 사람을 사방에 내어 보내어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좋은 약을 구해 얻어, 그것으로 왕의 눈을 다스려 전과 같이 회복되었다.비구들이여, 그 때의 그 왕은 바로 지금의 저 사리불이요, 그 사나는 바로 이 내 몸이며, 그 때의 그 악의는 바로 저 제바달다니라.”
35. 산닭왕[山鷄王]의 인연
부처님께서 왕사성에 계실 때 제바달다가 부처님께 나아가 이렇게 말하였다.“부처님께서 이제 편안히 머무시고 이 대중들을 저에게 맡겨 주소서.”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이 침[唾]을 먹을 어리석은 사람아, 나는 이 대중을 사리불이나 목건련에게도 맡기지 않는데, 어떻게 너에게 맡기겠느냐?”그러자 제바달다는 화를 내며 욕하고 떠나갔다.
비구들이 아뢰었다.“세존이시여, 제바달다는 여러 가지로 부처님을 괴롭히려 하며, 또 많은 방편으로 부처님을 속이려 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그것은 오늘만이 아니다. 지나간 세상에 설산 곁에 사는 어떤 산닭왕은 많은 닭들을 거느리고 자기를 따르게 하였다. 그 닭 벼슬은 매우 붉고 몸은 희었다. 그는 여러 닭들에게 말하였다.‘너희들은 저 도시나 마을을 멀리 떠나 사람들에게 잡아 먹히지 않도록 하라. 우리가 원망하고 미워할 만한 것들이 많이 있으니, 부디 스스로 잘 삼가고 보호하라.’그때 어떤 마을에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다. 그는 거기에 닭이 있다는 말을 듣고 곧 그리로 가서, 나무 밑에서 천천히 걸으면서 머리를 숙이고 그 닭에게 말하였다.‘나는 당신의 아내가 되고 당신은 나의 남편이 됩시다. 당신의 몸은 단정하여 사랑할 만합니다. 머리의 벼슬은 붉고 몸은 온통 하얗습니다. 우리가 서로 받들어 섬기면 안온하고 즐거울 것입니다.’닭은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고양이는 노란 눈의 어리석고 작은 물건
무엇이나 해칠 마음으로 잡아먹으려 하는구나.
그러나 아내를 가진 자로서
그 목숨이 안온한 이 보지 못했다.
비구들이여, 그 때의 그 닭은 바로 내 몸이요, 고양이는 바로 저 제바달다니라. 그는 과거에도 나를 꾀어 속이려 하였고, 오늘도 나를 꾀어 속이려 하는 것이다.”
36. 길리조(吉利鳥)의 인연 - 민금순
37. 늙은 선인의 인연
부처님께서 왕사성에 계셨다.그때 아사세왕이 제바달다를 위하여 날마다 5백 가마의 밥을 보냈으므로, 제바달다는 많은 이양(利養)을 얻었다.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아사세왕은 제바달다를 위하여 날마다 5백 가마의 밥을 보내고 있다 합니다.”부처님께서“제바달다가 많은 이양을 얻는 것을 부러워하지 말라.”하시고,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파초는 열매를 맺으면 마르고
갈대와 대도 또한 그렇다.
버새[駏驉]는 새끼를 배면 죽고
노새도 또한 그러하니라.
어리석은 사람 이양을 탐하여 망하나니
지혜로운 이의 비웃음거리니라.
이 게송을 읊으시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제바달다는 오늘만 이양을 위하여 망하고 나를 비방한 것이 아니라, 과거에도 또한 그러하였느니라.”
비구들은 아뢰었다.“과거의 그 일은 어떠하였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과거 바라내국의 선산(仙山)에 두 선인이 있었는데, 늙은이는 신통을 얻었고 젊은이는 얻지 못하였다.그때 그 늙은이는 신통의 힘으로 울단월(鬱單越)로 가서 익은 멥쌀을 가지고 와서 둘이서 같이 먹고, 또 염부제로 가서 염부 열매를 가지고 와서 둘이서 같이 먹고 또 도리천으로 가서 그 하늘의 수타(須陀)맛을 가지고 와서 둘이서 갈라 먹었다.젊은 선인은 그것을 보고 부러운 마음이 생겨 그 늙은이에게 말하였다.‘원컨대 그 오신통(五神通)을 닦는 법을 저에게도 가르쳐 주십시오.’늙은 선인은 말하였다.‘만일 좋은 마음을 가지면 오신통을 얻어 반드시 이익이 있겠지만 만일 마음이 좋지 못하면 도리어 해가 될 것이다.’그러나 그는 간절히 아뢰었다.‘원컨대 저에게 가르쳐 주소서.’그때 늙은 선인이 곧 오신통을 가르치자 그는 이내 그것을 얻었다.그는 오신통을 얻고는 여러 사람들 앞에서 가지가지 신통을 나타내어 큰 이름과 이양을 얻었다. 그렇게 되자 그는 그 늙은이를 질투하는 마음이 생겨 가는 곳마다 비방하다가 이내 신통을 잃어버렸다.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 이렇게 말하였다.‘저 늙은 선인은 나이도 많고 덕이 있는데, 저 젊은 선인이 제멋대로 비방한다.’그리하여 모두 성을 내어 성문을 막고 들어오지 못하게 하였으므로, 그는 이내 이양을 잃고 말았다.비구들이여, 알고 싶은가? 그때 그 늙은 선인은 바로 지금의 이 내 몸이요, 그 젊은 선인은 저 제바달다니라.”
38. 두 상인의 인연 - 신지영
39. 여덟 하늘이 차례로 법을 물은 인연 - 김남희
40. 가난한 사람이 보리떡을 보시하여 갚음을 얻은 인연 - 이영희
41. 가난한 여자가 두 냥을 보시하고 갚음을 얻은 인연 - 김동억
42. 건타위국의 화가(畵家) 계나(罽那)가 음식을 보시하여 갚음을 얻은 인연 - 백두현
43. 계이라(罽吏羅) 부부가 몸을 팔아 보시회를 열고 그 갚음을 얻은 인연 - 오해균
44. 사미가 개미를 구제하고 수명이 길게 된 인연 - 서동애
.
45. 건타국왕이 묵은 절 탑을 중수하고 목숨을 늘린 인연 - 고광자
46. 비구가 절 벽의 구멍을 막아 목숨을 늘린 인연 - 박정숙
47. 장자의 아들이 부처님을 뵙고 수명을 늘려 주기를 구한 인연 - 박춘희.
48. 장자의 아들이 품팔이로 회를 베풀어 현재의 갚음을 얻은 인연 - 박정우
49. 불나(弗那)가 부처님께 한 발우의 밥을 드리고 현재의 갚음을 얻은 인연 - 이정석
50. 대애도(大愛道)가 금실로 짠 옷을 부처님께 드린 일과 또 천주사(穿珠師)의 인연 - 정옥임
51. 천녀가 가섭부처님 탑에 화만(華鬘)을 공양한 인연
그때 석제환인은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수다원을 얻고는, 곧 천상으로 돌아가 여러 하늘 무리들을 모아 놓고, 부처님과 법과 승가를 찬탄하였다.그때 어떤 천녀는 광명이 매우 빛나는 화만을 머리에 이고, 여러 하늘 무리들과 함께 선법당(善法堂)에 왔다.여러 하늘 무리들은 그 천녀를 보고 놀라운 마음이 생겼고, 석제환인은 곧 게송으로 천녀에게 물었다.
너는 어떠한 복업을 지었기에
몸은 순금을 녹인 것 같고
그 빛은 마치 연꽃 같으며
그리고 큰 위엄과 덕이 있는가?
몸에는 묘한 광명을 내고
얼굴은 꽃이 피어나는 듯
금빛이 환하게 비치는구나.
어떠한 업으로 그런 몸 얻었는가?
원컨대 나를 위해 설명하여라.
그때 천녀는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나는 옛날에 아름다운 화만을
가섭부처님의 탑에 바치고
지금은 이 천상에 나서
이런 훌륭한 공덕을 얻었다.
그래서 이 천상에 나서 살면서
이 금빛 몸을 갚음으로 얻었다.
석제환인은 다시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참으로 놀랍구나, 공덕 밭이여.
온갖 더러운 것 매어 버리면
그러한 조그만 종자로써도
훌륭한 하늘의 과보를 얻는구나.
그 누가 저이를 공양하지 않으랴.
저 순금 무더기를 공경하여라.
그 누가 부처님을 공양하지 않으랴.
훌륭하고 묘한 공덕의 밭인 것을.
눈은 매우 길고 넓어서
마치 저 푸른 연꽃 같아라.
위없이 제일 높은 어른에게
너는 잘 공양을 올렸구나.
그리하여 조그만 공덕의 업을 지어
그처럼 훌륭한 모양을 얻었구나.
그때 천녀는 하늘에서 내려와 꽃일산을 들고 부처님께 나아갔다. 부처님께서 그를 위해 설법하시니, 그는 수다원을 얻고는 천상으로 돌아갔다.여러 비구들은 이상히 여겨 곧 부처님께 여쭈었다.“세존이시여, 그 천녀는 어떤 공덕을 지었기에 그런 하늘몸[天身]을 얻어 단정하고 뛰어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그는 옛날에 여러 가지 화만을 가섭부처님의 탑에 공양하였다. 그 인연으로 지금 그런 과보를 받은 것이다.”
52. 천녀가 가섭부처님 탑에 연꽃을 공양한 인연 - 김형식
53. 천녀가 여덟 가지 재계(齋戒)를 받들어 지니고 천상에 난 인연 - 최명숙
54. 천녀가 등불을 켜 공양하고 천상에 난 인연 - 박규미
55. 천녀가 수레를 타고 부처님을 뵙고는 기뻐하여 길을 피한 인연 - 홍재숙
56. 천녀가 부처님께 꽃을 뿌려 꽃일산으로 화한 인연
그때 사위국에 어떤 여자가 있었다.그는 명절날에 아서가꽃[阿恕伽華]을 꺾어 들고 성으로 들어가다가 마침 성에서 나오시는 부처님을 만나 그 꽃을 부처님 위에 흩었더니, 꽃이 변하여 꽃일산이 되었다. 그는 기뻐 뛰면서 공경하고 믿는 마음을 내었다.그때 그는 목숨을 마치고 33천에 태어나 그 궁전을 타고 선법당으로 갔다.제석천은 게송으로 물었다.
너는 옛날에 어떤 업을 지었기에
이 하늘 위에 와서 났는가?
그 몸은 마치 순금빛 같고
위엄과 덕은 빛나고 밝구나.
어떤 업으로 그런 몸 얻었는가?
원컨대 나를 위해 설명하여라.
천녀는 곧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나는 옛날 염부제에서
아서가꽃을 꺾어 돌아오다가
성에서 나오시는 부처님 만나
그것을 부처님께 공양하고
기뻐하여 공경하는 마음 내었으므로
목숨을 마치고는 천상에 났네.
그는 이 게송을 마치고 부처님께 나아갔다. 부처님께서는 그를 위해 설법하시고, 그는 수다원을 얻어 곧 천상으로 돌아갔다.비구들은 부처님께 여쭈었다.“저 천녀는 무슨 인연으로 하늘몸을 받게 되었습니까?”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그는 옛날 인간에 있을 때, 성을 나가 아서가꽃을 꺾어 가지고 돌아오다가 마침 나를 만나, 곧 그 꽃을 내게 공양하고 매우 기뻐하였다. 그 선업으로 인해 목숨을 마치고는 천상에 났고, 또 내게서 법을 듣고 깨달아 수다원을 증득하였느니라.”
57. 사리불마제가 부처님 탑에 공양한 인연
빈바사라왕은 이미 도를 얻고는 부처님께 자주 나아가 예배하고 문안 드렸다.그러나 궁중의 부녀들은 날마다 부처님께 나아갈 수 없으므로, 왕은 부처님 머리털로 궁중에 탑을 세웠다. 그래서 궁중 사람들은 항상 거기에 공양하였다.빈바사라왕이 죽은 뒤에 제바달다는 아사세왕과 정이 매우 두터웠으므로, 비방하는 마음을 내어 궁중에서 이 탑에 공양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그때 사리불마제(舍利弗摩提)라는 궁녀가 승가의 자자일이 되어 본래의 풍습을 생각하고 향과 꽃으로 그 탑에 공양하였다.그때 아사세왕은 그가 부처님 탑에 공양한 것을 미워해 송곳으로 그를 찔러 죽였다. 그는 목숨을 마치고는 33천에 나게 되어 하늘 궁전을 타고 선법당으로 갔다.제석천은 게송으로 물었다.
너는 옛날에 어떤 복을 지었기에
이 하늘 위에 와서 났는가?
위엄과 덕이 빛나고 밝기는
마치 순금의 빛깔 같구나.
어떤 업을 지어 그 몸을 얻었는가?
원컨대 나를 위해 설명하여라.
천녀는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나는 옛날 인간에 있을 때
기뻐하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온갖 좋은 향과 꽃을
부처님 탑에 공양하였네.
그러자 아사세왕은
송곳으로 나를 찔러 죽였으므로
목숨을 마치고는 하늘에 나서
이런 큰 즐거움을 받게 되었네.
그는 이 게송을 마치고 부처님께 나아갔다. 부처님께서 그를 위해 설법하시니, 그는 수다원을 얻고 곧 천궁으로 돌아갔다.비구들은 부처님께 여쭈었다.“그는 어떤 인연으로 저 천상에 나게 되었습니까?”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그는 전생에 인간으로 있을 때 꽃과 향으로 부처님 탑에 공양하였다. 그 선업으로 말미암아 지금 하늘몸을 얻었고, 또 내게서 법을 듣고 깨달아 수다원을 증득하였느니라.”
58. 장자의 부부가 부도(浮圖)를 만들고 하늘에 난 인연 - 정혜진
59. 장자 부부가 부처님을 믿고 공경하여 하늘에 난 인연 - 하영
60. 외도 바라문의 딸이 부처님 제자들에게 배워 재(齋)를 지내고 하늘에 난 인연
그때 사위국에서 부처님의 제자로서 많은 여자들이 읍회(邑會)를 만들어 자주 부처님께로 갔다.그 무리 중에는 어떤 바라문의 딸이 있었다. 그는 삿된 소견으로 부처님을 믿지 않아 한번도 재를 지내거나 계를 가진 일이 없었다.그는 여러 여자들이 모여 재 지낸 음식을 먹는 것을 보고 물었다.“너희들은 지금 어떤 좋은 모임을 가졌는가? 나는 너희들과 친한 사이인데 왜 내게는 알리지 않았는가?”여자들은 대답하였다. “우리는 지금 재를 지낸다.”바라문의 딸은 말하였다.“오늘은 6일도 아니요, 12일도 아닌데, 누구의 법을 위해 재를 지내는가?”“우리는 지금 부처님의 재를 지내는 것이다.”“너희들은 부처님의 재를 지내어 어떤 공덕을 얻는가?”여자들은 말하였다.“하늘에 나서 해탈한다.”바라문의 딸은 음식을 탐하였기 때문에 물을 받고 잿밥[齋食]을 먹었다. 그리고 맛있는 미음도 받았다. 그는 ‘바라문의 재법(齋法)에는 마시지도 않고 먹지도 않는데, 부처님의 재법에는 좋은 밥도 먹고 맛있는 미음도 마신다. 이런 재 하기는 아주 쉽다’ 하고는, 부처님을 믿고 기뻐하였다.그 뒤에 그는 목숨을 마치고 천상에 나게 되었다.그는 천상에서 내려와 부처님께 나아갔다. 부처님께서 그를 위해 설법하시어 그는 수다원을 얻었다.비구들은 부처님께 여쭈었다.“그는 어떤 인연으로 천상에 나게 되었습니까?”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그는 옛날 인간에 있을 때 여러 여자들이 모여 재하는 것을 보고, 그를 따라 기뻐하고 재하였다. 그 선업으로 말미암아 천상에 난 것이다.”
61.가난한 여자가 수달(須達)에게 천[氎]을 보시하고 하늘에 난 인연 - 홍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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