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일년살이를 시작하면서 오름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또 다른 취미 활동에 열정을 쏟았던 탓에 아쉽게도 오름은 늘 뒷전에 밀리곤 하였다.
언제부턴가 노꼬메,노꼬메..오름이라는 얘기를 주위사람들에게 듣기 시작할 때도 별 관심이 없었다.
우연한 기회에 오름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 시작하여 결국 평생교육원 오름기본반 신청을 하게 되었다.
평소 산에 오르는 걸 좋아하지 않았기에 많은 고민도 했으나 다행히 함께할 수 있는 동반자가 있어 쉽게 신청할 수 있었다.
사실 수업이 시작하면서 몇몇 오름을 오르곤 했지만 무성하게 자란 덤불 풀 속이 너무나 싫었다.
유난히도 벌레와 뱀을 무서워한 나로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을 정도로 싫었으며 많은 부담도 갖게 되었다. (지금도 그건 숙제..ㅎㅎ)
그래도 ....용기를 내보자.
“노꼬메 오름”오늘은 일전에 올랐던 오름 탓 인지?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만남의 장소로 나갔다.
입구주차장에서 바라본 노꼬메 오름은 다른 오름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오르기전 노꼬메오름의 안내판이 눈에 들어왔다.
제주시 애월읍 소길리 산258번지에 있는 이 오름은 표고가 833m,비고234m이며 일찍부터“놉고메”로 부르고 한자표기는 으로 표기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놉고메”는 노꼬메로 소리가 바뀌게 되고 이것을 반영한 한자표기도 (녹고사:노꼬메)로 쓰기도하며 떨어진 2개의 오름으로 되어 있는데 좀 높고 큰 오름을“큰노꼬메”로 작고 낮은 오름을“족은노꼬메”라 부르고 있으며 큰노꼬메는 귀가 뾰족하게 도드라진데다 가파르며 정상에는 남,북 양쪽에 두 개의 봉우리를 품고 있는 화산체이다. 북동쪽에 이웃한 족은 노꼬메는 경사가 낮지만 가시덤불을 비롯한 자연림으로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고 오름정상은 가운데가 우묵하고 남북으로 두 봉우리가 마주보는 형태의 화구로 이루고 있다. |
우리일행은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오르기 전에 강사님의 구령에 맞춰 가벼운 운동으로 몸을 풀었다 .
오름을 오르면서 산소 이장을 마친 곳에서 옛 조상들의 산소와 산담, 그 당시의 문화 등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오름에 오를 때면 가끔 산소를 보곤 하는데 주변에 아담하게 쌓인 돌담에 대한 궁금증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동물로 부터의 파손을 막기 위함이며 화마를 막기 위한 방법이었다고 한다.
산담을 보면 그 집안의 부의정도를 알 수 있으며, 시문의 위치와 혼령과 놀아주는 동자석도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육지와 문화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어느 분의 산소인지! 이장을 한 그곳에는 보랏빛 군락을 이룬 “꽃향유” 의 예쁜 자태에 일행들의 셔터를 부지런하게 눌러댔다.
이름에서부터 향기가 물씬 풍기는 꽃이랄까? 꽃이 아름다우면서 향기도 강하다고 한다. 처음 보는 꽃이지만 은은하게 멋스러워 진다.
오르는 길에 박쥐나무, 새비나무, 좀 작살나무도 알게 되었다.
몇일 전 제주국제마라톤대회 5KM 도전에 나섰다.
해안가를 중심으로 진행되었기에 아름다운 제주를 만끽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웬 걸!~ 오름 오르기 전부터 무릎에 약간 통증은 있었으나 그대로 가기엔 상당한 무리수가 있었다.
가파른 계단 오를 땐 끙끙거리며 겨우 따라 나섰지만,참을 만큼 아팠다.
그래도 다행인건 느릿느릿 했지만 나름 잘 정비된 길이기에 안심할 수 있었다.
노꼬메 오름의 식생을 살펴보자.
노꼬메 오름 일대의 식성은 122과 469종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주요식생은 서어나무, 단풍나무, 산딸나무, 사람푸나무, 푸른식불아제비, 둥글레, 반색불숨....개족도리 등의 초본류 그리고 석송 뱀톱 때죽나무, 졸참나무, 참꽃나무, 윤놀나무, 쥐똥나무등의 목본류와 천남성고비 ..앵치류 등이 서식하고 있다.
800고지에 자리잡은 곰솔과 재선충
흔히, 곰솔은 저지대에서 많이 보이는 나무이나 다행히 800고지에 자라고 있어 점점 아열대화 되어가는 기온에 잘 버티고 있었던 것 같다. 어렸을 땐 가깝게 접할 수 있었던 소나무로 개인적으로 상당한 애정이 가는 나무지만 머지않아 기후 변화에 따라 소나무를 볼 수 없게 될 수 도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되었다. 마음이 씁쓸해진다.
또한, 소나무의 가장 큰 적 소나무 재선충은 너무나 치명적이어서 감염시 소나무가 점차적으로 최상단부터 말라 죽어가며 한순간에 그 일대의 모든 소나무에 전파된다고 한다.
더군다나 한번 감염되면 100% 죽는다고 봐도 될 정도라니 소나무가 멸종한다는 예측이 나올 만도 하다.
멀리보인 백록담과 정상혈망봉이 선명하게 보였다.
아침부터 바람이 차갑게 불어온지라 도톰하게 입었던 옷들이 무색할 정도로 온화한 날씨로 하늘은 덧없이 맑고 구름 한점 보이지 않는 선명한 가을 날씨였다.
한라산 정상을 보노라니 가슴이 뻥 뚫리면서 기분이 상쾌해진다.
너무나 아름다운 뷰에 우리일행은 감탄사 연발이었다.
저기가 정상! 거의 평지 갓길엔 가을의 대명사 억새가 햇빛에 반짝거리며 화려하게 날리고 있었다.
아~ 이 장관은 뭐람? 정상에 오를 때까지 부지런히 셔터를 눌러댔다. 올라오는 과정에서 아픔과 힘들었던 건 모두 잊은 채 화려한 뷰에 잠깐 취했다.
더 놀라운 건 정상에선 둘레 약 300도 이상의 전망!
멀리보이는 월정 김녕해수욕장에서 산방산 마라도까지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더군다나 날씨가 한몫을 해준 탓에 최고의 오름탐방이 되었던듯 하다.
하마터면 개인일정으로 볼 수 없었던 모습을 봤다니! 통쾌하기까지 했다. 영원히 못잊을 것 같은 여운이 남는다.
최고의 오름! 노꼬메 오름에서 보낸 하루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몰라서 못 왔지만 알고서는 안 올수 없을 것 같은 이곳!
노꼬메 오름에서 든든한 음식으로 배고픔을 달래 듯..넉넉하고 포근함을 실컷 느낀듯하다~.
첫댓글 "몰라서 못왔지만 알고서는 안올 수 없다"는 표현이 기막히게 좋아요. 감사합니다!
와 진실한 후기 와닿네요 에세이 읽듯 쭉 읽어내려갔어요 정리하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
그날의 노꼬매는 환상적이었습니다~~
축복받은 우리 동기님들 건강 특히 무릎 건강 잘 챙겨서 제주오름 구석구석 잘 밟아보아요
오를수록 이쁜 곳이 많아 설렘답니다
다음 기다리는 오름에서 만나요
금년 가을 하늘 중
최고의 풍경이었어요.
바람도 향기도 고운 계절
아프지 마시고 멋진 제주삶을
맘껏 즐기시기 바랍니다.
수고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