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여인 아비가일
[삼상 25장]
[내용개요]
본장은 19장부터 계속된 다윗과 사울의 추격전 사이에 발생한 삽화적인 소개 사건으로 나발의 아내였던 아비가일의 지혜로운 행동을 소개하고 있다. 사무엘이 죽은 후 바란 광야로 내려간 다윗은 그 곳에서 나발이라는 부자에게 도움을 요청하였다(1-8절). 그러나 나발은 다윗의 요청을 무시하고 모욕하였다. 이에 분노한 다윗이 나를 치고자 하였다(9-13절). 이 소식을 들은 나발의 아내 아비가일은 황급히 먹을 것을 가지고 다윗에게 나아가 남편의 잘못에 대해 용서를 구하며 다윗을 축복하였다(14-31절). 아비가일의 지혜로운 행동을 본 다윗은 분노를 풀고 집으로 돌려보냈다(32-35절). 그 후 나발은 하나님의 심판으로 죽음을 당하였고 다윗은 아비가일을 그의 아내로 삼았다. 또한 다윗은 아히노암이란 여인을 아내로 취하였고 사울은 다윗의 아내 미갈을 다른 남자에게 주어 버렸다(36-44절).
[강 해]
본문은 다윗의 도피 생활 중에 있었던 한 사건을 기술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나발의 죽음과 다윗의 아비가일과의 혼인입니다. 여기서 보듯이 나발은 매우 악하고 무식한 자였지만, 다윗은 은혜를 원수로 갚으려는 나발의 사악함을 인내와 절제로 잘 참아 내었습니다. 그 결과 나발은 하나님의 진노로 죽음을 당하고, 다윗은 이 과정에서 알게 된 나발의 아내 아비가일을 아내로 얻는 복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인내와 절제하는 자가 누릴 결과가 무엇인지를 여실히 보여 주는 장면이라 하겠습니다.
1. 나발이 다윗을 무시함
1) 나발이 양털을 깎음
마온 땅에 나발이라 하는 갑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수많은 양 떼를 소유하였는데, 마침 양의 털을 깎는 날이 되었습니다. 유대 풍습에는 이날이 온 동네의 축제 일로 지켜졌습니다. 이렇게 나발이 엄청난 재물을 누리며, 인생의 즐거움을 누리게 된 것은 세상 만물의 창조주요, 주권자이신 하나님의 크신 은혜의 결과였습니다. 비록 자신의 노력으로 큰 재물을 모으고 누리는 것 같지만, 실상 그 이면에는 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도움이 함께하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a. 적절한 우로를 주시는 하나님(마5:45)
b. 만물의 창조주이신 하나님(창1:1)
2) 다윗이 나발에게 은혜를 구함
온 동네 잔치인 양털 깎는 날을 맞이하여 다윗은 사람을 시켜 나발에게 음식을 제공해 주도록 요청하였습니다. 사실 다윗의 수하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다윗 역시도 이들의 생계를 위해서는 나발과 같은 부자의 도움이 있어야 했습니다. 그리 고 이스라엘의 율법에 의하면, 부유한 자는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에게 먹을 것과 입을 것 등 기타 생활에 필요한 부분들을 제공하고 도와주어야 할 의무가 있었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다윗은 나발에게 은혜를 구하였습니다.
a. 양털 깎는 잔치(창38:12-13)
b. 가난한 자를 구제하라는 율법(신14:29)
3) 나발이 다윗의 요청을 묵살함
나발은 다윗이 보낸 사람들의 요청을 그 자리에서 그대로 묵살하였습니다. 그리고 그것도 부족하여 나발은 다윗을 모독하고 심한 말로 욕하였습니다. 사실 나발이 수 많은 양 떼를 거느리면서도 도적들의 약탈을 당하지 않고 양들을 잘 보존할 수 있었던 것도 다윗과 그 군사들의 보호 때문이었습니다.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그는 부자였기에 어려운 자들을 도와주어야 할 의무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나발은 이 모든 의무를 저버렸습니다. 그리고 은혜조차도 저버렸습니다. 참으로 나발은 배은망덕한 자 였습니다.
a. 은혜를 저버림(마26:14-15)
b. 욕하고 비난함(마26:67-68)
2. 나발의 아내 아비가일이 중재함
1) 다윗이 군사를 파견함
나발의 거절과 모독을 전해 들은 다윗은 크게 격분하였습니다. 너무 격노한 나머지 다윗은 군사 200명을 보내 나발을 쳐죽일 결심을 하였습니다. 다윗은 일순간 인간적 감정과 분노를 자제하지 못하고 이렇게 복수를 결심하고 결행에 옮길 작정을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분명히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잘못된 결심이었습니다. 비록 억울하고 분한 일이 있다 해도, 복수는 하나님의 소판임을 알고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는 자세가 바람직합니다.
a. 복수를 삼가라(롬12:17)
b. 분노하지 말라(잠16:32)
2) 아비가일이 자비를 구함
다윗이 군사를 이끌고 나발의 집을 향해 진군한다는 소식을 들은 나발의 아내 아비가일은 급히 식물을 준비하고 다윗을 마중 나갔습니다. 그리고 다윗에게 겸손히, 그리고 예의를 갖추어 자비를 구하였습니다. 이런 아비가일의 지혜롭고 겸손한 모습에 마음이 가라앉은 다윗은 나발에 대한 복수심을 버리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유순한 태도와 겸손한 말은 이렇게 피비린내 나는 살육을 방지하는 놀라운 힘과 능력이 있습니다.
a. 유순한 태도(잠15:1)
b. 현숙하고 지혜로운 아내(잠31:10)
3) 다윗이 아비가일의 요청을 수용함
나발의 아내 아비가일은 다윗이 직접 나발을 죽인다면 이는 곧 살인 행위요, 이 일은 하나님 앞에 죄악 된 일임을 상기시켰습니다. 게다가 복수는 하나님께서 엄히 금하시는 일로서 하나님의 절대 주권에 대한 침해 행위임을 상기시켰습니다. 이런 아비가일의 현명하고 올바른 판단과 슬기로운 말을 들은 다윗은 결국 아비가일의 요청을 수용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세상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는 하나님에 대한 올바른 신지식을 가지는 데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거룩한 지식을 갖기 위해 우리는 날마다 주님의 말씀을 가까이하며 묵상해야 할 것입니다.
a. 하나님에 대한 올바른 지식(호6:3)
b. 성경을 상고하라(딤후3:16-17)
3. 하나님이 나발을 심판하심
1) 나발이 크게 취함
나발은 양털 깎는 축제를 즐기느라 크게 술에 취하였습니다. 자신에게 죽음의 그림자가 가까이 온 것도 모른 채 그저 술을 즐기며, 자기 만족에 빠져 있었습니다. 이렇게 세상에는 죽음이 임박한 줄도 모르고 온갖 잘못된 세상 즐거움에 빠져 있는 불쌍하고 어리석은 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a. 술 취하지 말라(엡5:18)
b. 종말을 예비하라(마25:13)
2) 하나님께서 나발을 심판하심
탐욕스런 나발은 결국 하나님의 심판으로 죽음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구제를 싫어하고, 이웃을 모욕하며, 탐욕에 사로잡힌 나발에게 결국 하나님께서 직접 심판을 내리신 것입니다. 세상 권세와 재물과 즐거움이 영원할 것이라고 착각하는 자는, 급작스레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멸망하게 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a. 유한한 인생(약4:14)
b. 급작스런 하나님의 심판(눅12:20)
3) 다윗이 아비가일과 혼인함
나발이 죽은 후 다윗은 아비가일과 혼인하였습니다. 현대인의 상식으로는 다소 이해하기 힘들지만, 3500여 년 전 팔레스타인의 풍습상, 이런 일은 흔히 있는 일이었습니다. 인내와 절제로 모든 원수 같는 일을 하나님께 맡기고 잠잠히 하나님의 뜻을 기다린 다윗은 나발 사건 와중에 만난 현명하고 슬기로운 여성 아비가일을 아내로 맞은 축복을 얻게 되었습니다.
a. 현명한 아내를 얻는 자의 축복(잠12:4)
b. 인내와 절제(갈5:22-23)
결론
다윗은 망령 생활 도중 어려운 여건 가운데서도 두 여인을 아내로 얻는 축복을 얻었습니다. 이렇게 하나님은 다윗이 인생의 시련을 겪고 있는 와중에도 행복한 가정을 이루며, 그 가정을 통해 위로받도록 은혜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단어해설]
1절. 사무엘. 엘가나와 한나 사이에서 태어난 이스라엘 마지막 사사이자 대선지자. 바란 광야. 팔레스타인 남부에 위치한 황무지.
3절. 완고하고. 원어 <hv,q;:카쉐>는 '거친, 굳은, 난폭한'의 뜻. 특히 하나님의 명령을 따르지 않는 악한 사람에게 적용됨.
5절. 소년. 원어 <r['n":나아르>는 '청년, 소년, 젊은 남자'를 뜻함.
6절. 평강하라. 원어 <!/lv;:솰롬>은 '안녕하세요'를 나타내는 이스라엘 사람들의 인사말.
8절. 아들. 상대방에게 자신을 낮추어서 소개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존칭 어법.
17절. 불량한 사람. 구약에서 쓰는 '불량배들'의 호칭 즉 성적으로 문란하고 남에게 해를 끼치는 사악한 건달을 나타냄.
18절. 세아. 이스라엘에서 널리 통용된 고체량 단위. 1세아는 약 7.6ℓ.
20절. 유벽한 곳. 산골짜기를 뜻함.
26절. 주여. 원어 <ynIdoa}:아도나이>는 '나의 주'라는 뜻. 보통 연장자나 권위자를 높여 부르기 위한 존칭으로 사용.
29절. 물매. 중앙에 넓은 가죽을 대고 그 안에 돌을 걸어 멀리 쏘는 무기. 보통 양을 치는 목자들이 들짐승들을 쫓기 위하여 사용.
33절. 지혜. 원어 <!['f;:타암>은 '분별, 이해력'을 뜻함.
36절. 아비가일. 다윗의 아내, 또는 다윗의 의붓 누이.
37절. 낙담하여. 너무 놀라서 정신을 잃은 상태.
39절. 신설하사. 원어 <br::라브>는 '복수하다, 신원하다'라는 의미. 즉 억울한 일에 대해서 복수를 행하는 것.
[신학주제]
어리석은 부자 나발. 본장에 등장하는 나발은 도움을 요청하는 다윗을 모욕하였다가 하나님의 심판으로 죽음을 당하고 말았다. 지혜로운 행동으로 화를 모면하고 다윗의 아내가 되었던 아내 아비가일과 매우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나발을 심판하신 것은 하나님의 종인 다윗을 박대하였기 때문만이 아니라, 부자로서 그가 가지는 사회적인 책임을 회피한 그의 비도덕적인 태도 때문이었다. 당시 고대 근동의 관습에서 지나가는 손님을 접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더욱이 목축을 하는 사람들에게 양털을 깎는 날은 대단한 잔칫날로 손님들에게 풍요로운 대접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발은 다윗을 박대하고 모욕까지 주었던 것이다. 이런 나발의 태도는 두 가지 면에서 심각한 죄를 범 하고 있다. 첫째는 부자로서 가난한 자들을 돌봐야 할 의무를 저버린 것이다. 따라 서 부를 소유한 자는 물질의 사용 또한 하나님의 뜻에 따라야 한다. 이런 점에서 나 발은 가난한 자와 나그네에 대한 선대를 명하신 하나님의 명령을 어긴 것이다. 둘째는 공의로운 목적을 위해 부를 사용하지 않은 죄이다. 본장에서 나발이 다윗을 모욕한 것은 그가 다윗의 정적이었던 사울을 지지하였기 때문이었다(10절). 당연히 그는 사울의 패역함과 다윗의 정당한 행동을 익히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하나님 편에 선 다윗을 돕기를 거절하였다. 이는 하나님께서 맡기신 재물을 오용한 것이며 곧 하나님께 대한 도전인 것이다. 이런 점에서 나발의 죽음은 필연적인 결과였음을 알 수 있다.
[영적교훈]
다윗의 요청을 거절한 나발은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으나 그를 선대한 아비가일은 다윗의 아내가 되는 축복을 받았다. 이는 자신이 지닌 물질로 필요한 자에게 베풀고 선대하였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물질을 주심은 결코 혼자만 풍족한 생활을 하도록 하심이 아니다. 하나님을 대신하여 소외되고 가난한 자들을 구제하도록 물질을 주신 것이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주위에 있는 이웃들에게 끊임없는 관심을 가지고 구하는 자에게 베풀며 필요한 자들에게 채워 주는 자비의 삶을 살아야 한다. 그럴 때 하나님께서 더욱 풍성하게 채워 주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