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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가 대답하여 이르되 성령이 네게 임하시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능력이 너를 덮으시리니 이러므로 나실 바 거룩한 이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어지리라" (누가복음 1:35)
여기서 '덮으시리니(ἐπισκιάσει, episkiasei)'라는 단어는 구약 시대 지성소의 언약궤 위를 덮었던 찬란한 쉐키나(Shekinah)의 영광, 즉 하나님의 임재를 나타낼 때 사용된 단어입니다.
창세기 1장에서 혼돈의 수면 위를 운행하시며 생명을 창조하셨던 창조의 영께서, 이제는 마리아의 태(Womb)라는 영적 무의 공간에 강림하셔서 제2위 성자 하나님이 취하실 '인성(Human Nature, 육체와 영혼)'을 창조하시는 무한한 기적을 행하신 것입니다.
3. 인성의 성결(Sanctification)과 원죄의 차단
동정녀 잉태에 있어서 성령의 개입이 지니는 가장 중요한 신학적 필연성은 '그리스도 인성의 무죄성(Sinlessness) 보존'에 있습니다. 존 오웬은 『성령론』에서 이 부분을 기가 막힌 통찰로 강해합니다.
마리아 역시 타락한 아담의 후손으로서 원죄 아래 있는 죄인이었습니다. 만일 그리스도께서 일반적인 자연 생식의 법칙을 따라 태어나셨다면, 아담으로부터 유전되는 원죄의 부패성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령께서는 마리아의 태 안에서 성자가 취하실 인성의 재료를 취하시되, 그 육체와 영혼이 아들과 연합되기 그 직전에, 모든 죄의 오염과 부패성으로부터 그 인성을 완벽하게 정결케 하고 성별(Sanctification)하셨습니다.
오웬의 표현을 빌리자면, 성령은 그리스도의 인성이 형성되는 바로 그 순간에 원죄의 전달을 완벽하게 차단하셨습니다. 그 결과, 예수 그리스도는 참된 인간이시면서도 본성상 철저히 '거룩하고 악이 없고 더러움이 없는(히 7:26)' 흠 없는 유월절 어린양으로 이 땅에 오실 수 있었습니다.
4. 신인양성의 연합(Hypostatic Union)과 성령의 띠
초대교회 칼케돈 공의회(AD 451)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 신성(Divine Nature)과 인성(Human Nature)이 혼합되거나 분리되지 않고 한 위격 안에 연합되어 있음을 정통 교리로 선포했습니다.
그렇다면, 무한하신 신성과 유한한 인성이 어떻게 한 위격 안에서 모순 없이 연합될 수 있었습니까? 신학자들은 이 신비로운 연합을 가능케 하고 보존한 것이 바로 성령의 사역이라고 증언합니다. 성령은 성자께서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실 때(빌 2:7), 그 낮아지신 인성을 성령의 충만한 은혜로 감싸 안으셔서, 연약한 인간의 육체가 영광스러운 신성과 완벽한 연합을 이루도록 붙드시는 '결속의 띠' 역할을 하셨습니다.
5. 제6강 결론: 태중에 그리스도를 형성하신 성령, 우리 안에 그리스도를 형성하시다
성육신에 나타난 성령의 사역은 단지 2천 년 전의 역사적 사실로 끝나지 않습니다. 싱클레어 퍼거슨은 동정녀 마리아에게 임했던 성령의 사역이 오늘날 성도들에게 임하는 구원 사역의 가장 완벽한 예표라고 역설합니다.
성령께서 초자연적인 능력으로 마리아의 빈 태 속에 생명의 주관자이신 그리스도를 잉태케 하셨듯이, 오늘날에도 동일하신 성령께서 죄로 인해 죽어있는 우리의 공허하고 타락한 심령에 강림하십니다. 그리고 우리의 내면에 영광스러운 '그리스도의 형상'을 형성(Formation)하십니다.
우리가 거듭나고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은 우리의 혈통이나 육정, 인간의 의지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요 1:13). 오직 마리아를 덮으셨던 그 '지극히 높으신 이의 능력(성령)'이 우리의 심령을 덮으실 때만 일어나는 전적인 은혜요, 기적입니다.
(제7강 예고: '그리스도의 공생애 준비 - 세례와 성령의 한량없는 기름 부으심'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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