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강 5회차: 단어 연구의 함정 피하기 (바른 단어 연구법)- 제임스 바(James Barr)의 의미론적 오류 극복과 바른 원어 설교 -
많은 설교자들이 강단에서 헬라어나 히브리어 원어를 인용합니다. 원어의 깊은 의미를 전달할 때 성도들은 큰 은혜를 받습니다. 하지만, 현대 언어학과 성경 주해(Exegesis)의 세계적인 석학 제임스 바(James Barr)는 그의 명저 『성경 언어의 의미론』에서 "수많은 설교자들이 원어를 사용하면서 언어학적으로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강하게 경고했습니다.
우리가 성경의 단어를 연구할 때 반드시 피해야 할 세 가지 '지적인 함정'을 박사 수준의 시각으로 해체해 보겠습니다.
1. 어원학적 오류 (Root Fallacy): 뿌리가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는다
가장 흔하게 저지르는 첫 번째 함정은 단어의 어원(뿌리)을 쪼개서 의미를 찾는 '어원학적 오류'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교회'를 뜻하는 헬라어 '에클레시아(Ekklesia)'입니다. 수많은 설교자들이 이 단어를 '에크(~밖으로)'와 '칼레오(부르다)'의 합성어로 쪼갠 뒤, "교회란 세상 밖으로 부름받은 사람들의 모임입니다!"라고 멋지게 설교합니다. 신학적으로는 참 은혜로운 말입니다.
하지만 1세기 헬라어 문맥에서 '에클레시아'는 기독교인들만 쓰는 거룩한 단어가 아니었습니다. 사도행전 19장에 보면 에베소의 우상 숭배자들이 폭동을 일으켜 모인 '세속적인 군중 집회'를 가리킬 때도 누가는 똑같이 '에클레시아'라는 단어를 썼습니다.
언어는 시간이 지나면서 어원의 의미를 잃어버립니다. 영어의 나비(Butterfly)가 '버터(Butter)'와 '파리(Fly)'의 합성어지만 버터와 아무 상관이 없는 것처럼, 단어의 진짜 의미는 과거의 어원이 아니라 '그 시대 사람들이 그 단어를 어떻게 사용했는가(Usage)'에 있습니다. 어원에 집착하면 본문이 말하지 않는 자기만의 은혜를 만들어내는 함정에 빠집니다.
2. 시대착오적 오류 (Anachronism): 바울은 다이너마이트를 모른다
두 번째는 후대의 단어 의미를 과거의 성경 저자에게 뒤집어씌우는 오류입니다.
로마서 1장 16절에서 바울은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두나미스, Dunamis)"이라고 선언합니다. 종종 강단에서 "이 '두나미스'에서 폭약인 '다이너마이트(Dynamite)'라는 영어 단어가 파생되었습니다. 복음은 다이너마이트 같은 폭발력이 있습니다!"라고 외칩니다.
그러나 1세기의 사도 바울은 알프레드 노벨이 19세기에 발명한 다이너마이트를 알 턱이 없습니다. 바울이 말한 '두나미스'는 파괴적인 폭발력이 아니라, 죽은 자를 살려내고 죄인을 의인으로 빚어내시는 '지속적이고 창조적인 하나님의 생명력'을 의미합니다. 설교의 재미를 위해 시대착오적인 오류를 범하면, 복음의 본질이 가벼워집니다.
3. 의미의 과적 (Illegitimate Totality Transfer): 사전의 모든 뜻을 싣지 마라
단어 연구에서 가장 위험한 세 번째 함정은 사전에 나오는 여러 가지 뜻을 본문 하나에 전부 끌어다 붙이는 '의미의 과적'입니다.
원어 사전을 찾아보면 하나의 헬라어 단어에 1번부터 10번까지의 의미가 나열되어 있습니다. 설교자가 본문을 연구하다가 "아, 이 뜻도 은혜롭고 저 뜻도 은혜롭다"며 사전의 의미를 전부 섞어서 설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명심하십시오. 단어는 문맥(Context) 안에서 오직 '하나의 의미'로만 사용됩니다. 저자는 사전에 있는 10가지 뜻 중 철저하게 문맥에 맞는 '단 한 가지' 뜻을 의도하고 그 단어를 쓴 것입니다. 사전은 단어의 가능성을 보여줄 뿐, 최종적인 의미를 결정하는 절대 주권은 오직 '단락의 문맥'에 있습니다.
[마스터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