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친할아버지가 있어 든든한 장군이에게.
<나의 친친 할아버지께> 강정연 글/오정택 그림
2024.04.24 12기 최혜린
오늘은 어떻게 감상글을 써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는데. 나도 장군이 네가 할아버지께 쓰는 편지 형식으로 글을 써보려고 해. 책 제목을 보고 친친할아버지가 뭘까 많이 궁금했는데 처음부터 알려줘서 고마워. ‘친한 친구 같은 사랑하는 나의 할아버지’라는 애칭으로 친친할아버지라고. 너무 정겹고 좋더라. 할아버지를 이렇게 친근하게 부르고 편지를 쓰는 장군이 네가 기특하기도 하고. 학교에서 창식이라는 아이는 정말 못됐더라. 나중에 알고 보면 참 기죽을 것 없는 그런 친구였는데 말이야. 장군이 네 이름이 버젓이 있는데도 뚱볼보에 곰탱이라니! 머리 한 대 쥐어박고 싶었어. 툭하면 울음이나고 목소리도 덜덜 떨리고 너무 힘들었지? 발표하는 것도 끔찍하게 싫은데 발표도 해야 하고 거기다 선생님은 이름도 제대로 모르고. 학교가 정말 싫었을 것 같아. 학교에서 그렇게 마음을 다쳐서 집에 왔는데 집에는 아무도 없고, 할아버지에게 보낸 편지는 여전히 ‘읽지않음’이네. 이때 장군이 네 마음이 어땠을까.. 걱정이 됐어. 그래도 네가 그런 답답한 마음을 할아버지께 편지로나마 쓸 수 있다는 게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었단다. 그리고 기다리던 할아버지가 어떤 이유에서였건 너와 함께 살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싶었어. 장군이 네가 정말 훌륭하고 멋지다고 생각하는 그런 할아버지잖아! 방학 선물 같은 할아버지와 어떤 멋진 방학을 보낼까? 행복하게 멋진 추억 많이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장군이 네가 가장 사랑하는 할아버지가 치매 초기라니 말이야. 글을 읽지도 쓰지도 못하게 된 할아버지의 열 두살 보호자가 됐더구나. 그래도 할아버지도 너도 서로 의지할 수 있어서 다행이야. 선생님이셨던 할아버지가 갑자기 글을 쓰지도 읽지도 못하셨을 때 얼마나 당황스러우셨겠니. 그래도 네가 옆에 있으니 할아버지는 조금이나마 안심이 되셨을 것 같아. 할아버지의 보호자 장군이가 옆에 버티고 있으니까. 할아버지도 분명 많은 힘을 받으셨을 거란다. 너처럼 훌륭한 보호자는 한 번도 보지 못했어! 그리고 세상을 살면서 꼭 할아버지 말씀을 기억하렴.
“딱 한번만, 더도 말고 딱 한번만 부딪쳐 보거라. 처음 친구 집에 놀러 간 것처럼, 처음 도서관에 들어간 것처럼, 첫 번째 벽만 깨면 그다음은 믿을 수 없이 쉽게 무너진단다. 하지만 그 한번이 없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아, 아무것도.”
장군이 네가 새벽까지 잠 못이루고 이제는 부딪쳐 보려고 한다고. 응원해달라고 쓴 편지는 감동이었단다. 끝내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장군이 너를 응원해! 그리고 창식이가 두려웠던 게 아니라 ‘내가 나를 하찮게 여겼기 때문이다.’라고 깨달았잖아. 그런 깨달음도 얻었다니 정말 대단해! 그래 그렇게 하는 거야. 앞으로도 너 자신을 귀하게 여기면서 앞으로 나아가길 바랄게. 너는 할아버지에게 매우 귀한 아이고,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그런 아이라는 걸 항상 기억하렴. 네 덕분에 상상할 수도 없는 기쁨을 누리고 있는 친친할아버지와 항상 행복하길 바랄게. 미래의 꼬마 작가 장군아. 안녕.
겨우 감상글을 마친 책 읽는 이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