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다큐=김윤겸] 작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관련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우선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은 당연히 출판계다.
교보문고, 예스24 등에 따르면 한강 작가의 소설은 수상 발표 6일 만에 약 103만부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의 판매 열기가 이같은 기록을 낳은 것.
작가가 선보인 작품 대부분이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석권한 가운데 특히 '소년이 온다'와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가 가장 많이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파급력으로 모처럼 출판업계는 활황을 맞았다. 계속되는 독서량 감소 추세에 맥을 못추리던 관련업계는 모처럼 활기를 띄고 있어 인쇄소 인력들이 주말을 반납하고 일할 정도다. 덩달아 헌책방 등 중고시장에서도 한강작가의 작품은 호가되는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는 극장가로도 확대되고 있다. 이미 2010년에 제작된 '채식주의자'와 소설 '아기부처'를 원작으로 한 '흉터'와 같은 한강 작가 원작 영화가 재개봉할 예정이다. 이들 영화는 개봉 당시 관객 1만명도 동원하지 못한 작품들이지만 이번에는 한강 작가 효과를 기대하는 중이다.
여기에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화제를 몰고 온 '소년이 온다'도 영화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한강 작가 역시 사건 중심보다는 인물의 내면을 따라가는 영화라면 흔쾌히 수락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신드롬을 넘어 사회현상으로 확대되는 조짐이다. 물론 이같은 현상을 폄훼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제주 4.3이나 광주 5.18을 주요 소재로 한 한강의 작품에 대해 정치적으로 불편한 시각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다. 뿐만 아니라 평소 독서에 관심이 없는 대중들이 한강 작품에 우르르 몰려드는 것을 냉소적으로 지적하는 지식인들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이 츨판계는 물론 문화계 전반으로 파급력을 미치고 산업 활성화를 갖고 왔다는 점은 단순히 권위있는 상을 받은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최근 한국의 문화콘텐츠는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기존에 아시아권에서만 영향력을 펼쳤던 '한류'는 동양은 물론 서양권에게까지 인지도를 높이고 있었다. 하지만 가요, 드라마, 영화 등이 이런 맹위를 떨치는 동안 충분한 역량을 갖고 있었던 문학은 그러지 못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노벨문학상 수상은 일종의 '점화 플러그'라고 볼 수 있다. 박세리, 김연아, 박태환으로 인해 골프, 피겨스케이팅, 수영의 저변이 확대됐던 것처럼 한강의 노벨문학상의 수상은 향후 오랫동안 문학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