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43
1.
한장 한장 너무 소중해서
조심조심.. 아껴찍고
인화/현상을 해야 비로소 볼수 있었던
필름사진 시대는 오래전 지났다
짧은 디카의 전성기를 거쳐
스마트폰 시대인 지금
누구나 손에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셈이고
당연히
식당을 가도 카페를 가도
여행을 가거나 심지어 혼자 있어도
사람들은 사진을 찍고 움짤을 만든다
글씨로 되어있는 정보를 읽는 수고보다
유튜브나 쇼츠를 통해
편하고 직관적으로 정보를 얻는다
이를테면,
이차원의 글씨 매체가
삼차원의 영상 매체에게
점점 자리를 내주게 된 것이다
2.
"Video killed the radio star" 라는
노래가 있다
외모보다 노래 실력으로
가수가 되던 시절
(물론 외모를 겸비한 가수들도 있었지만)
사람들은 라디오에서 나오는 가수들의
아름답고 멋진 목소리에 반해 팬이 되었다
하지만 비디오라는 매체가 나오자
상황은 달라졌다
노래를 들으며 상상했던,
심지어 짝사랑했던 가수의 실제 외모에
사람들은 크게 실망을 하기도 했다
목소리로 대중의 사랑을 받던 가수는
비디오가 밝혀버린 못생긴 외모때문에
Video killed the radio star 라는 노래처럼
팬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이것을 진화라고 해야할지
발전, 혹은 개선이라고 해야할지
그냥 '변화'라고 해야 맞는지 모르겠지만
귀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던 시대는
귀와 눈을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즉 영상의 시대가 왔다해도
그림과 사진은 여전히 유효하다
같은 장면을 수백번 반복 재생해서
멈춤화면으로 볼수 있다고 해도
우리는 영상이 순간이나 찰나를
담고있다고 하지 않는다
'움직이는 물체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측정할 수 없다'는
하이젠베르그의 <불확정성의 원리>처럼
움직이는 것을 찍어서 얻은 영상에서
특정 프레임을 보려고 스톱을 누르는 행위는
영상촬영의 본질과 대척에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말이 나온 김에
하이젠베르그의 <불확정성의 원리>에 대해서
별도 글을 포스팅 할 생각임
머리아픈 거 아니고 음청 쉬운거임 ^^:;
4.
어쨌건 때때로 (아니 상당히 자주)
정지된 사진은
영상보다 더 큰 울림을 주고
더 극적인 메세지가 담겨있다
많은 것을 보여줘서
시청자의 상상의 프레임을 제한하는
영상과 달리
단 한장의 컷 안에 꽉꽉 압축된,
그래서 보는 이의 상상력을 작동시키는
사진만의 힘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진은
역사와 스토리가 들어있고
그 자체로 불멸이다
이쯤해서 궁금해진다
이곳 쿤바에 와서 이 글을 읽고있는 당신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당신,
오늘은 어떤 사진을 몇장을 찍을 것인지?
그리고 그 사진들엔
과연 어떤 이야기들을 담을 것인지?
마지막으로
지금으로부터 24년전 촬영된
사진 하나를 올리며
이 포스팅을 마무리 한다
사진 속 등장인물들이 나온
영화의 장면들이 떠오른다면
잠시 추억에 잠겨보시라~ ^^
좌로부터 ;
톰 행크스, 톰 크루즈, 해리슨 포드,
잭 니콜슨, 브래드 피트
노래도 한곡...
Video killed the radio star
https://youtu.be/W8r-tXRLazs?si=bEeLYdbNPLsl1Ve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