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사리2015.05.27
ㅡ(성주 대가초등학교)
시골학교 학생수(전교생36명)는 적고 운동장은 황량하게 넓어서 트랙너머 남쪽운동장에 밀과 보리를 심어보았다.
'운동장에 무신 밀과 보리를 심는냐고? ' '교장선생님 뱀 나옵니다요ㅠㅠ'
교직원들은 반대가 극심하다
애들에게 색다른 체험을 시켜보자며 학교장 우거지 권위로 설득해서 막 밀어붙였다.
운동장이 딱딱하여 동네 경운기를 빌려다가 로타리를 치고 골라서 밀과 보리를 대충 심었으나
땅이 척박하여 겨울을 나면서 마르고 얼어죽고 빌빌하더니 봄이되니 파랗게 올라오는 것을 보고
우리 학생들이 어려움을 참고 견디는 교육적인 효과는 거두었다 싶었다.
힘들게 키운 밀과 보리를 그냥 베어 내기가 아까워서 밀사리를 하기로했다.
요즘 애들 먹거리가 워낙 고급이라서 불에 그슬리고 땅바닥에 흘린 밀사리를 비벼서 시커먼 손으로 먹는다는게 말도 안되는 이야기지만
우리 학교는 워낙 시골인지라 애들이 순박하여 밀사리에 담긴 우리 조상들의 이야기를
해주고 교육적인 의미를 겻들여 시도해보니 잘 따라하고
밀사리를 맛있게 비벼서 해먹으며 재미있어 한다.
무공해 웰빙이라 하면서 여선생님이 한움큼 비벼와서 씹어보니
애들은 장난삼아 맛있어 하지만
아무런 맛도 없다 ㅠㅠ
뻐꾸기 울어대고 녹음이 짙어가고 덧없는 세월만 자꾸 흐른다.
다시 밀사리 맛잏게 해먹던 그시절로 돌아갈수만 있다면~
부질없는 생각 어리석은 생각을 해본다
추억은 추억으로 남기고 주어진 내앞이나 대충 추스려
남에게 피해나 주지 않으며 보고싶은 친구들이나 만나며
그냥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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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리스트
김영봉 15.05.27
바로 저 밀을 찧어서 수제비도 해먹고 국수도 만들어 먹어야 하는데...
빠리바게트는 방부제 덩어리다. 먹지마라. 아, 우리 기린 교장선생님의 전원적인 느린 삶이 아름다와 보인다.
남일우 15.05.27
동화네, 감동적이다...산에 번쩍~ 학교에 번쩍~~ 남길동이다!!
최호성 15.05.28
보기 어려운 관경이네...
허근명 15.05.28
지난 과거를 한눈에 보는것같네,, 참좋은교육인데, 세대차이가 어떻게 느껴지는지는 학생들에게 맏겨봐야 겠네^^
박호영 15.05.28
정말 어릴대 생각이 나네....ㅋㅋ
추억이다
최갑종 15.05.28
아이들이 해먹고 남은 밀사리 이삭을 일일이 줏어 꼭쥐고 와서 갑종아 아~ 하고 입에 털어 넣어주시던 할머님 생각이 난다 할매 나도 인자 환갑 진갑 다지났다 !!!!!!! 사랑함미데이.....
윤종대 15.05.28
모두가 힘든다고 반대 한 운동장 밭에
요즘 보기 어려운 밀 을 심어 밀사리의 추억 과 농촌 의 현장 학습을 심어준
남교장 대단하다
요즘 아이들 입에는 맛은 없었겠지만
밀사리의 기억은 우리들 처럼 영원히 간직 하리라 생각이 든다
김계숙 15.05.28
아이들에게 좋은 체험학습장이 되었네요ㅎ
남춘희 15.05.29
멋있다! 넘 조으네! 어릴 때 학교 갔다오면 우리 할머니가 해뒀다 주곤 했는디...
파란 보리베어서 떡보리 해 주시던 우리 할머니 넘 보고싶다!
내가 벌써 그 나이가 되었다니 도저히 실감도 안 나고 믿기도 싫다!
옛날산지기 15.05.29
밀사리 시커먼 손으로 서로 얼굴을 문질러 고장샘하고 아이들이랑 인증샷 찍어야 추억이 오래 가죠ㅎㅎㅎ
먼 훗날 우리 고장샘이라며 함박웃음 짓겠지...
밀사리는 밀이 많이 익었을때는 맛이 없다, 노랗게 되기 직전이 참 맛있다...
라나 15.05.29
아~~~영원한 샘
남샘!! 존경스럽습니다
남순이 15.06.02
그엣날 오빠들이 밀사리해서 먹은는데 기린아 요즘은 농사을 할수있다니 역시남가네 제일큰집 손자네요
하상종 15.06.08
도시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것을 실천하였구나. 저 후세대들은 수십년 후 학교 모정을 잊지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