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남사정 팔경(南莎亭 八景) : 영평 문창규(永平 文昌圭)
-제1경 : 청림귀운(靑林歸雲) / 청림마을로 돌아가는 구름
雨後濃雲重復重 우후농운중복중
朝來埋却舊時容 조래매각구시용
須臾日出捲歸盡 수유일출권귀진
始見西南三雨峯 시견서남삼우봉
비온 뒤에 짙은 구름 겹치고 또 겹쳤으니
아침에 와야 도리어 감추어지니 옛 시절 모습이네.
잠깐 사이에 해가 솟으면 감아말 듯 모두 돌아가니
비로소 서남 쪽 삼우봉(三雨峯)이 보이네.
-제2경: 백용폭패(白龍瀑沛) / 백룡산의 쏟아지는 폭포
白龍山下水淸斯 백용산하수청사
岩畔飛流雪瀑垂 암반비유설폭수
更有餘波多灌稻 경유여파다관도
何如莎老澤均施 하여사노택균시
백룡산 아래 물이 이처럼 맑게
암반에서 날리듯 쏟아져 내리니, 눈도 폭포처럼 드리우겠네.
도리어 물결이 남아돌고 있어 벼논에 물대기도 많은데
어찌하여 사노(莎老) 처럼 은택을 고루 베푸는지...
-제3경: 오송청람(五松晴嵐) / 오송산에 아른거리는 아지랑이
前宵雨歇嶂嵐飛 전소우헐장람비
遠則霏濃近漸微 원칙비농근점미
何處眞人來採藥 하처진인래채약
浮痕輕襲碧覇衣 부흔경습벽패의
어젯밤 비 그치니 산 아지랑이 기운이 날리는데
먼 곳의 짙은 연기가 점점 가까워짐이 뚜렷해지네.
어느 곳 진인(眞人)이 약초를 캐려오겠지만
둥 뜬 흔적의 가볍게 모습이니 푸른 옷이 으뜸이네.
-제4경: 登馬明月 / 등마봉의 밝은 달
登無峯色揷靑天 등무봉색삽청천
新月明輝最淂先 신월명휘최득선
對坐前欄淸不寐 대좌전란청불매
今宵知淂性初然 금소지득성초연
등무봉(登無峯)에 푸른 하늘이 빛을 꽂은 듯
초승달이 가장 먼저 밝게 빛나네.
난간 앞에 마주 앉으니 맑아 잠들지 못한 것은
인성(人性)이 처음부터 그러했다는 것을 오늘밤 알았네.
-제5경 : 복암모종(伏巖暮鍾) / 복암사의 저녁종소리
絶頂伏巖結梵林 절정복암결범림
蒲牢鳴處日沉沉 포뢰명처일침침
江楓漁火歸船客 강풍어화귀선객
底事無眠到夜深 저사무면도야심
복암사 맨 꼭대기 숲에 범종을 다니
울림이 나는 곳 범종 고리는 날로 무겁겠네.
강가 단풍과 고기 잡는 불빛에 돌아가는 배의 나그네는
무슨 일로 잠들지 못하는지 밤은 깊어만 가네.
-제6경 : 영강귀범(榮江歸帆) / 영강으로 돌아오는 돛단배
十里榮江水接空 십리영강수접공
孤帆無恙掛西風 고범무양괘서풍
東歸張翰今追想 동귀장한금추상
一點寒鳲杳靄中 일점한시묘애중
십리 영강 물이 하늘에 접해 있어
외로운 돛단배는 근심 없이 서풍에 돛을 다네.
동쪽으로 돌아간 장한(張翰)을 지금 회상하여도
아득한 아지랑이 속에 한 점 뻐꾸기는 울지 않네.
-제7경 : 사촌야우(莎邨夜雨) /사촌에 내리는 밤비
酒力初醒睡未成 주력초성수미성
庭梧園竹各爲聲 정오원죽각위상
蕭蕭一樣山川雨 소소일양산천우
盡入莎邨半夜淸 진입사촌반야청
술기운에 처음 깨니 잠을 이루지 못하겠는데
뜰의 오동나무와 동산의 대나무도 각기 소리를 하네.
산천에 내리는 비, 쏴쏴 거리기는 마찬가지인데
사촌(莎村)에 다 들어간 한 밤중에야 맑아지네.
- 제 8경 : 신풍어화(新楓漁火) / 신풍리의 고기 잡는 횃불
楓橋水色勳寒微 풍교수색훈한미
夜火明生數點輝 야화명생수점휘
餘燼如星汀畔在 여신여성정반재
是如漁子打魚歸 시여어자타어귀
신풍리(新楓里) 다리의 물빛이 미미하게 차도 향기로운데
밤 횃불 밝게 살아나니 두세 점은 밝구나.
별빛처럼 타다 남은 불빛이 모래섬 물가에 있으니
이 어부처럼 물고기를 잡고 돌아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