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맞은편에는 산 블록 전체가 그네와 테니스장, 야구장으로 들어찬 마이애미 공원이 있었다. 그 동네에서 자랄 때 보니, 테니스장에 그려진 선은 달이 갈수록 눈에 띄게 옅어졌고, 시청에서는 더 이상 바닥에 벌어진 틈을 메우거나 농구장의 낡아 빠진 골대를 갈지 않았다. 테니스장이라야 듬성듬성 잔디가 난, 시멘트 블록보다 조금 나은 정도였는데 내가 어린 나이였을 때부터 이미 그랬다.
일주일 동안 자전거 두 대를 도둑맞고 나니 '내리막길'로 접어 들었다는 우리 동네의 현실이 와 닿았다. 할모가 아이들을 키울 때는자전거에 자물쇠를 채우지 않은 채로 마당에 대놓아도 걱정할 일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제 할모의 손주들은 아침에 눈을 뜨면 절단기에 잘려 두 동강 난 두꺼운 자물쇠를 마주해야 했다. 그때부터 나는 그냥 걸어 다니기로 했다.
내가 태어날 무렵까지도 미들타운은 달라진 게 없었지만, 태어난 직후부터 동네에 불길한 징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는 산사태처럼 순식간에 일어난 게 아니라 아주 조금씩 깎이는 침식 현상처럼 서서히 일어났기 때문에 주민들조차 쉽게 알아차리지 못했다.
「힐빌리의 노래」, J.D.밴스, 흐름출판(2017), 96쪽.
첫댓글 37년 전 부모님이 사셨던 대한민국의 힘든 시기를 멀리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도 그렇게 산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부모의 선택으로 자녀의 미래가 바뀌는 교육!
힐빌리의 노래를 읽으며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깊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