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오 정월 오일에 모든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오늘은 호소신(好笑神)이 올 것이니 너희들은 웃음을 조심(操心)하라. 만일 웃는 자가 있으면 이 신명이 공사를 보지 아니하고 돌아가리니 그가 한번 가면 어느때 다시 올지 모르리라 하시거늘 여러 사람이 특별히 조심하더니 뜻밖에 정성백이 웃으므로 일좌가 다 함께 웃으니라.
그 날 오후에 성백이 문득 오한대통하여 삼일간을 위석하였더니 천사께서 앞에 뉘우시고 어루만지시니 곧 나으니라 이때에 천사 날마다 양지에 물형약도(物形略圖)를 그려서 불사르시니라.
서울에 가셨을 때에 진고개 극장에 가셔서 여러가지 마술을 보시다가 그 입으로 화괴를 먹고 또 양지를 오린 긴 종이를 한없이 뽑아내는 것을 보시다가 각 종도들에게 좌수를 골말 속에 넣고 있으라 하시므로 그대로 하였더니 그 술사가 문득 혼도하여 극장이 크게 혼란하여 자상천답(自相踐踏)하므로 헌병까지 출동하였으나 쉽게 진압되지 않는지라 .
천사께서 다른 곳으로 피하사 냉수를 머금어 품으시니 곧 큰 비가 쏟아져서 대중이 스스로 흩어지게 하시니라.
시월에 전주 문태윤이 와 뵈옵거늘 천사 그가 지고 온 보따리를 보시고 가라사대 이 방은 한적한 공부방이라 속 모르는 사람을 그대로 들이지 아니하나니 그 보따리를 끌러 보이라 그 속에 반드시 전쟁의 장본이 있으리라. 태윤이 부끄러운 빛으로 보따리를 끄르니 그 숙질간에 재산 관계로 송사하는 문서가 들어 있는지라 태윤이 여쭈어 가로대 이런 좋지 못한 일이 있으므로 선생께 해결책을 물으러 와서 부끄러운 마음으로 차마 아뢰지 못하였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전쟁은 가족전쟁이 큰 것이니 한집안 난리가 온 천하의 난리를 끌어 내느니라 하시고 한 봉서를 주시며 가라사대 이 봉서를 그대 조카의 집에 가서 불사르라 하시거늘 태윤이 그대로 하였더니 그 뒤에 과연 화해되니라.
청도원에서 청국 공사를 행하시고 구릿골로 돌아 오시어 가라사대 풍운우로상설뢰전(風雲雨露霜雪雷電)을 일으키기는 쉬우나 오직 눈 뒤에 곧 비 내리고 비 뒤에 곧 서리치게 하기는 천지조화로도 오히려 어려운 법이라.
내가 오늘 저녁에 이와같이 일을 행하리라 하시고 글을 써서 불사르시니 과연 눈이 내린 뒤에 비가 오고 비개이자 곧 서리치니라.
이 달에 신원일이 건재 약국을 배설(排設)하고 약을 사러 공주영에 갈 새 천사께 와 뵈옵고 여쭈어 가로대 지금 길이 질어서 길 걷기가 극히 어려우니 청컨데 공중의 교통을 편리케 하기 위하여 길을 얼어붙게 하여지이다 천사 허락하시고 술을 가져오라 하사 마시니 그날 밤부터 길이 얼어 붙어서 세말까지 녹지 아니하니라.
약방에 계실 새 하루는 조조에 해가 떠서 앞 제비산 봉우리에 반쯤 떠 오르거늘 천사께서 여러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러한 난국에 처하여 정세의 뜻을 품은 자는 능히 일행을 멈추게 하는 권능을 가지지 못하면 불가할지니 내 이제 시험하여 보리라 하시고 축인 담배 세대를 갈아 피우시되 해가 산전을 솟아 오르지 못하더니 천사께서 연죽을 떼어 땅에 터시니 해가 문득 수장을 솟아 오르니라.
김의찬을 데리고 전주 세내를 지나실 떄 일본 사냥꾼이 기러기 떼가 많이 앉아 있는 곳을 향하여 총을 겨누고 쏘려 하거늘 천사 가라사대 군자가 차마 보지 못 할 일리라 하시고 왼발로 땅을 한번 구르며 서시니 그 총이 쏘아지지 아니한지라. 사냥꾼이 이유를 알지 못하고 총을 검사하고 헤매던 차에 기러기 떼가 다 날아가거늘 이에 발을 옮겨 걸으시니 총은 그제야 발사되니라.
불가지(佛可止) 김성국의 집에 머무르실새 텃 밭에 꿩 떼가 많이 내리거늘 성국이 김덕찬과 더불어 홀치를 많이 만들어 그 밭에 놓아 잡의려고 하는지라 찬사 가라사대 너희는 잡을 공부를 하라 나는 살릴 공부를 하리라 하시더니 이로부텅 꿩 떼가 많이 내리되 한마리도 홀치에 걸리지 아니하니라.
불가지로부터 전주로 가실 새 동남으로 큰 비가 몰려 오거늘 천사 길 가운데 흙을 파고 침을 뱉어 묻으시니 몰려오던 비가 문득 두갈래로 나뉘어져 한 갈래는 동쪽으로 향하고 한 갈래는 서쪽으로 향하여 몰려 가니라.
황응종 김갑칠을 데리고 원평을 지나실 새 원평 앞 다리를 지나시면서 왼발로 길을 한번 구르시고 길가에 서시더니 이윽고 말탄 사람 세 명이 오다가 다리 건너편에 이르러 말 발굽이 땅에 붙어서 옮기지 못하므로 마부가 무수히 힘들여 끌다가 할일 없이 멈추고 섰더니 한 마부가 고삐를 놓고 다리를 건너와서 천사께 절하고 비켜 서시기를 빌거늘 천사 웃으시면 비켜서시니 말이 비로서 달려가니라.
자료출처 : 대순전경 제이장 천사의 성도와 기행이적 2:51~2:60
첫댓글 100여 년 전으로 돌아가 증산상제님의 행적에 동참한듯한 느낌이 듭니다. 잘 읽었습니다.
다시 읽어도 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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