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침 일찍 젊은 부인이 내 진찰실을 찾아왔다.
그 부인은 “나는 아닙니다만”이라고 전제한 뒤, 그녀 남편의 병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남편은 현재 ○○병원에 입원중이다.
병은 간경변증으로 앞으로 한두 달 남은 생명일 것이라고 병원 선생님이 말했다고 한다.
“그래서 어떻게든 선생님이 도와 주셨으면 합니다,”라고, 그 병원으로의 왕진을 간청 받았다.
나는 병원으로의 왕진은, 그 주치의의 허락 없이는 할 수 없다는 의미로 대답하고 사절했다.
그 다음날 부인은 친정아버지를 모시고 다시 내원하여, 어떻게 좀 해달라고 울며 움직이지 않는다. 나도 곤란했다.
어쩔 수 없이 그 환자의 병세를 물으니 다음과 같다.
나이는 39세.
키가 크고 마른 체격으로, 대단한 술꾼이다.
이번 병을 자각한 것은 약 6개월 전으로, 어쩐지 몹시 피곤해서 인근 의사에게 진찰을 받았더니, 위장이 나쁘다고 해서, 잠시 치료하던 중 배가 불룩해졌다.
그래서 한 대학병원에서 진찰받았더니, 입원하라는 말을 듣고 입원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황달이 나타났다.
대학에서는 간경화증이라고 진단했다.
배에는 물이 고이게 됐고, 이것은 천자를 통해 여러 차례 물을 빼냈으나 곧 다시 고였다.
최근에는 다리 쪽까지 부어서, 혼자 몸을 뒤척일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이 이야기를 다 듣고 나는 그 부인의 아버지를 진찰했다. 그리고 말했다.
“이 약을 당신에게 드리겠습니다,”라고.
그것은 인진오령산+이중탕이었다.
내가 왜 이런 처방을 썼느냐 하면, 이보다 앞서 54세의 남자에게 황달과 복수가 있고, 스스로 간경화증이라 말하며 진찰을 요청한 남자에게 인진오령산을 주고, 단 1주일 동안 복용으로 복수가 없어진 일이 있어서 그 일을 생각해 냈다. 이것이 한 가지 이유였다.
그러나 이번 환자는 많이 쇠약해진 것 같고 식욕도 없다고 해서 이중탕을 합방했던 것이다.
3일이 지나자 그 부인이 얼굴에 미소를 띠고 진찰실로 들어왔다.
“선생님, 덕분에 대단히 좋습니다,”라고 서론하고, 부인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버지에게 주신 약을 바로 달여서, 병원에 가져가서 환자에게 먹였더니 그날 밤부터 계속 소변이 나와 하룻밤 사이에 11번이나 소변이 나왔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자꾸자꾸 소변이 나와서, 병원의 선생님은 신기하다, 신기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나는 다시 이전 처방을 내주었다.
이것을 2주일 동안 먹으니 복수도, 발의 부종도 거의 없어졌고 1개월 후에는 황달도 없어져 퇴원했다.
퇴원할 때 병원 선생님은 “당신은 운이 좋았어요. 이런 일은 좀처럼 없어요,”라고 기뻐해 주었다고 한다.
《오츠카 케이세츠(大塚敬節)》
출처 :
https://sites.google.com/view/dokutoru/%E3%81%AB%E6%BC%A2%E6%96%B9%E5%87%A6%E6%96%B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