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겐 한 때 그가 지휘한 음악들에 경도되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가 지휘한 모차르트, 베토벤, 브람스 등 고전주의(신고전주의) 음악들은 독일 오스트리아 전통에 입각한 엄격하고 진중한 스타일입니다.(그의 모차르트와 베토벤은 현대 다른 지휘자들에 비해 많이 느긋하면서도 단단한 느낌)
그러다 바그너, R.슈트라우스 등의 후기 낭만주의 음악도 많이 듣게 되면서 당연히 이 분이 지휘한 음악들을 듣게 되었는데, 충격.. 모차르트에서는 분명 인자한 할아버지의 이미지였는데 바그너에서는 야수의 모습을 드러내심ㄷㄷㄷㄷ
후기 낭만주의 음악을 해석하는데 크게 두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하나는 템포 느긋하게 잡고 탐미적으로 음색의 아름다움을 뽑아내는 방식이 있다면 다른 하나는 그야말로 충동적이고 격정적으로 야수와도 같이 내달리는 방식이 있습니다. 칼 뵘의 해석은 후자의 방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