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보면 안다. 딱 그 느낌, 그 모양이다. 대표적으로 대학 때의 외롭고, 혼자 놀고, 뭔가 동떨어져 있는 느낌의 나였다. 개인주의적이라 나만 알았고, 열등감의 반작용으로 꿈이 어마어마했고, 소심해서 여자에게 잘 다가가지도 못하는 모양새로 살았다.
그 후 대략 15년이다. 난 내가 뭔가 모르게 멋지게 변해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건 착각이었다. 내 정신적 뿌리를 이루고 있는 거대한 토대는 전혀 변함이 없음이 감지된다. 여전히 외톨이인 느낌이고, 여자에게 소심한 모양새다. 거 봐라. 증명되지 않나.
제목은 뭐 내가 말하지 않아도 널리 알려진 말이다. 사람이 관계에서 갈등이 있을 때 절대 하는 말이 ‘넌 변한 게 하나도 없다’이다. 이건 연애 관계에서도 많이 쓰는 말이다. 원래 있는 그대로의 상대와 사랑해야 하건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 바다.
내가 연구했던 심리치료에서도 같은 내용이 있다. 한 사람의 정신 구조는 거대한 관료 조직을 바꾸는 것만큼 변화시키기 어렵다고 한다. 그리고 변화 분야에서도 사람은 거의 변하지 않는 존재로 본다. 더 나아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 되는 게 변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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