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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떠꿈 인터뷰 프로젝트 3탄- 망우동 쉐어하우스, 청년마을 >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서
남다른 배려를 가진 청년들이 모여 있는 곳
망우동 쉐어하우스, 청년마을
사회초년생, 대학생, 취업준비생들이 한 주택에서 함께 산다면?
중랑구 망우동의 쉐어하우스에는 20대 초중반에서 30대 초반의
사회 초년생 , 대학생, 취업준비생 등 총 22명의 청년들이 함께 산다.
최근에 ‘모이고 떠들고 꿈꾸자’ 사업을 통해
주택공동체를 활성화하겠다는 목적으로 옥상에 청년마을 커뮤니티 공간을 꾸몄다.
땀이 주르륵 흐르는 무더운 여름, 옥상에서 벤치를 수리하고 있는 현장을 찾았다.
벤치 수리를 하는 청년마을 식구들(윤정과 상연)과 벤치를 잡고 있는 정빈
#1. 드릴 소리와 함께 하는 청년마을
“저 여기 입주한지는 올해 1월 달에 입주했으니까 반년 정도 살았네요”
강렬한 드릴 소리를 내며 벤치에 나사못을 박고 있는 윤정이다.
산지 반년 되셨는데 어떻게 드릴을 잡으셨어요? 라고 물으니 윤정이 웃으며 말한다.
“같이 하자고 약속한 것들은 같이 해야 하잖아요.
저는 지금 학교를 다녀서 시간을 많이 내지 못했는데
이번에 시간이 잠깐 맞아서 벤치를 수리 하고 있어요”
‘모.떠.꿈’(모이고 떠들고 꿈꾸자)을 통해 청년마을 식구들이 함께 계획 한 것은 옥상에 다같이
모여 앉을 수 있는 평상과 벤치를 만드는 것. 같이 살긴 하지만 원래 관계가 없던 입주자들끼리
일하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원래 여럿이서 같이 살아도 친하지 않잖아요. 또래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할 수
있어서 좋아요. 더 친해기도 하고. 저희가 형식적인거 말고, 나중에 여기서 나가더라도 연락할
수 있는 인연이 생기는 것 자체가 좋죠,”
함께 사는 사람들이랑 벤치 하나를 만들고 그곳에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날이 선선해지면 다과를 먹기도 좋을 것 같고 반상회를 해도 좋을 것 같다.
어제도 위에서 간단하게 구운 오징어에 맥주 한잔을 하느라 해야 할 일을 다 하지 못했다는 윤정.
곧 가야한다는 윤정에게 벤치를 만들면서 기억에 남는 점에 대해 물었다.
드릴사용법을 숙지하고 드릴 자부심을 갖게 된 윤정(우), 윤정을 보조하는 수현(좌)
“제가 이 드릴을 쓸 줄 안다는 것 자체가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처음에는 드릴 사용법도 모른 채 일손이 부족해서 왔던 윤정이었지만 함께 는 입주민들에게
드릴 사용법을 배웠다. 이제 드릴이 손에 익어서 인지 이케아 조립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부심도
얻었다.
오징어를 사러 간 희조가 오자 윤정이 드릴을 내려놨다.
상연까지 모여 다같이 사진을 찍었다.
상연이 희조에게 ‘드릴 잡고 찍으세요’ 하자 희조가 검연쩍게 웃으며 드릴을 잡았다.
사진을 찍으면서도 드릴 소리가 들린다.
오늘의 벤치 수리자 (좌-상연, 가운데-윤정, 우-희조)
#2. 청년마을에 찾아온 모.떠.꿈
이런거 있는데 한번 해볼래?
상연이 모.떠.꿈 사업을 처음 발견한 것은 뒷자리에 앉아 있는 동료 덕분이었다.
나눔과 미래 직원이면서도 청년마을의 입주자였던 상연은 청년마을 입주자 대표(남자 1명, 여자1명)
들과 함께 주택공동체 활성화를 목표로 모떠꿈 사업 제안서 작성했다.
선정 된 후에는 청년마을 반상회에 공지를 했고 이후 이 사업을 같이 할 수 있는 TF(Task Force)
팀을 꾸렸다.
“모떠꿈 사업 초안을 공유하고 호응이 있는 것은 나누고 아닌 것은 뺐죠.
초반에는 풀장에 대한 강한 열망이 있었는데 딱히 반응이... 호응이 있던 것은 조명이랑
평상하고 벤치. 그리고 텃밭이었어요”
일단 계획을 짜긴 했었지만 실제로 사업비를 받자 우리가 계획한 대로 해도 될까?
다시 한번 고민을 해보게 되었다. 그래서 텃밭 같이 미리 작물을 심어야했던 사업 등을 접는 등
계획한 것들을 조정하였다. 조정을 하면서 모떠꿈 사업에 더 관심 가지는 사람도 생기고 참여율도
늘었다.
평상 만들기 작업에 한창인 청년마을 입주자들
조명 달기 작업으로 옥상보다 더 높은 곳에 올라간 상연
목재를 구입 한 후 사람들이 다같이 옥상으로 올라와서 톱질을 하고 목재에 페인트 칠을 했다.
희조는 예전에 드릴을 쓰다가 나사가 부러져서 그 이후에 잘 쓰지 못 했는데 사람들이 드릴을
잘 쓰는 방법 자세하게 알려주어 드릴 공포증을 극복했다. 의외로 입주자 중에 기구를 잘 다루는
사람들이 있어서 드디어 적성을 찾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마음이 복잡했던 사람은 옥상에
올라와서 바람도 쐬고 나무 페인팅하고 마음도 한번 정리했다. 우여곡절 끝에 평상과 벤치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첫 옥상 파티도 열었다.
날짜를 정해서 올라 올 수 있는 곳
“옥상파티 준비를 하면서 게임을 계획하고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며 상상 할 수 있는 장이 마련
되서 좋았어요. 옥상 파티를 하면서 얼굴 보기 힘들었던 사람들도 올라왔는데 그런 사람들이랑
더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 파티 날 고기를 구어먹고 다음날도 남은 고기들도 구어
먹고 뒷정리를 하는데 그 때 비가 엄청 와서 비를 쫄딱 맞으면서 뒷정리를 했어요.
오히려 비가 온게 추억이었죠”
토요일밤, 드디어 옥상파티 현장!
청년공유주택, 망우동 청년마을에 가다!(2017.07.01.토)|
http://cafe.daum.net/jrcoop/UyRt/127
희조의 추억을 들으며 주말마다 옥상 파티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외부인도 이용할 수 있을까 궁금증이 생겼다.
“자기 친구들이나 아는 사람들 데려와서 옥상에서 얘기하는 사람도 있어요.
미리 단톡방에 ‘누구 옵니다’ 이야기하고 차 가지고 오면 주차장에 대면 되요”
희조는 옥상 사진을 찍어 친구들에게 보냈더니 친구들이 오고 싶다고 해서 옥상에 초대를 한 적이
있다. 상연에게도 물으니 남자애들한테 옥상 사진 찍어보내고 오라고 하면 오나요? 하고 웃으며
벤치에 드릴을 박았다.
나사 못을 전달하는 인터뷰 현장
놀고 싶은 마지막 주 토요일 밤! 반상회로 모여라!
청년 마을 사람들은 매월 마지막주 토요일 밤 9시에 입주자 모임을 한다.
놀고 싶은 토요일 밤에 호에 한명씩 나와서 참석하는게 신기하다. 날이 선선해지면 옥상에서 모여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청년마을 입주자들은 모임에서 모이면 무엇을 할까?
반상회 게시판(위), 반상회 장소인 커뮤니티룸(아래)
“모여서 서로 불편한 점도 이야기하고 더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이야기를 하죠”
2016년에 첫 입주를 해서 집 자체가 깨끗하니 쭉 청결하게 유지하자는 입주민들의 마음가짐을 담아
청소 당번을 정해서 건물 청소를 한다. 또 날이 더운 여름에는 반상회를 진행하는 커뮤니티 룸에
에어콘 설치를 하는 것에 대해 ‘나눔과 미래’팀과 이야기 나눈다.
최근에 나온 의견은 주차장에 다른 주민이 차를 대면 무섭고 불편하다 의견이 나와서 반상회에
나오지 않은 사람들이 낸 벌금으로 주차금지 입간판을 놓기도 했다.
그 외에는 청년마을 단톡방에서 대화를 나눈다. 서로 알고 싶은 분야들에 대해 물어보거나 물물교환을 한다.
“같이 산다는 이유로 어쩔 수 없이 해왔던 것들. 반상회라던가 공과금 관련해 이건 어떻게
내야할지 쉐어하우스다 보니까 이야기해야 할 것들이 많잖아요.
이런 모떠꿈 같은 사업을 하면서 같이 뭔가 하고 고민하고 이야기 나누죠.
앞에 앉아서 밥 한 끼 먹고.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서로를 아는거죠. 이 사람 이런 스타일이구나”
청년마을의 문화 만들기는 무엇인가
청년마을 입주자들에게 ‘이 집에 입주하세요’ 홍보하는 순간부터 관계 맺기 의 시작이었다.
첫번째 워크숍을 통해서 입주를 할지 말지 결정하고 방 선택은 어떤 방식으로 할지 고민하던
시점부터 매달 반상회를 하는 지금까지 계속 관계를 형성했다. 그러던 중에 함께 모떠꿈 사업이
진행되었다.
“모떠꿈 사업을 하면서 사람들 간에 이야기를 하는 기회를 만들자보자였어요.
뭔가 한마디라도 대화가 있다보면 관계가 쌓이고 변화가 있을꺼다.
옥상 모임을 통해 적극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으니 앞으로도 계속 청년마을 만의
문화가 만들어질 것 같아요”
낯선 청년들의 함께 살이
상연은 서로 잘 몰랐던 사람들이 청년마을에서 서먹서먹하더라도 편하게 말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려고 했다. 뭐가 올라오면 재밌어서 계속 보는, 한 개도 부담없는 카톡방처럼.
신경 쓰지 않으면 사는 사람들끼리 아예 이름도 모르고 인사도 안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사이가 되니까.
벤치를 수리하며 인터뷰를 이어가는 상연, 희조
“처음 이 집에 입주하는 사람들끼리 마주쳤을 때, 커뮤니티 룸에 내려가서 반상회를 갔을 때
그럴 때 사람들이 서로를 대하는 분위기 같은 것을 만들려고 했어요.
그래서 모떠꿈 사업에 사람들이 참여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재미있었어요”
각자 직업도 다르고 전문분야도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
희조는 여기서 사는 사람들끼리 모여 장터나 행사 같은 곳에서 청년마을 팀으로 부스를 만들어서
활동해보면 재밌을 것 같다고 한다.
굉장히 다양한 사람들이 있으니까 아이디어 내면서 같이 하면 재밌을 것 같다 생각이 든다.
청년마을이라는 공간에 가까이 있었던 것, 서로의 관심사가 잘 맞았던 것, 커뮤니티룸에서 반상회를
했던 것, 모떠꿈 사업을 통해 다같이 옥상을 꾸미고 만날 수 있는 장을 만든 것.
이런 것들이 모여 지금의 청년마을 만의 문화가 형성되었다.
모떠꿈 사업을 통해 중랑구에 느끼는 것.
희조나 상연이나 원래 중랑구 주민들이 아니었다.
희조는 작년에 서울에 왔을 때 친구가 한명도 없었다. 처음 사는 곳은 고시원이었는데 회사일 같이
힘든일 있을 때 그냥 고시원에 혼자 있으면 너무 외로웠다. 그래서 다음에 방을 구할 때 쉐어하우스를 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던 중 청년마을에 입주를 하게 되었다.
“처음에 중랑구로 올 때 아는 사람들이 왜 중랑구로 가 너무 위험해 거기 범죄율이 높다고 해서
처음에 되게 걱정을 했어요. 그런데 막상 와보니까 근방에 방에 큰 길도 있고 쉐어하우스 사람들도
망우시장 상인분들도 다 친절하시니까 대체 왜 그런 걱정들을 한 걸까 했죠.
전 아예 서울에 올라온 적이 없어서중랑구에 대한 이미지가 없었는데
이제는 조금 더 긍정적으로 중랑구에 대해 사람들에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집에 들어오면 입주한 사람들이랑 얼굴 한 번씩 보니까 ‘왔어?’ 하고 인사하는게 제일 좋은 것 같다.
서로 어려운 일 있으면 상담도 해주고 좋은 일 있으면 같이 축하해주고. 적극적으로 모떠꿈 사업도
참여하고 언니 오빠들이랑 친해지고 마음에 안정 같은 것도 찾으며 서울에 정붙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희조는 모이면 쉐어하우스 들어온 걸 잘한 것 같다고 말한다.
#3. 미래의 모떠꿈 참가자에게
버터 바른 오징어를 구어 먹으며 인터뷰를 이어나가는 상연과 희조
다같이 재밌게 하자
청년마을이 처음 모떠꿈 사업에 참여한 목적은 청년마을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신청한 것이었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결과보고에 맞게 결과물을 수정하고 시간과 예산 부분을 신경을 써서 결과물을
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모떠꿈 사업을 진행하면서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나오지 않아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과물을 완성할 때 보다 목재 작업을 하다가 중간 중간에 실수 했을 때 사람들이랑
‘어떻게 하지?’ 이야기 나누며 해결책을 찾고 ‘좀 힘들다’ ‘좀 쉬자’라고 이야기 하는게
더 좋았고 저에게 의미가 컸어요”
상연은 다음 모떠꿈 참가자들은 사업을 진행할 때 어떻게 실패를 했고 그 속에서 어떤 이야기를
해나갔는지 실패나 성공 같은 것들이 각각의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결과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과정 안에서 어떤 것을 얻을 것인가 그런 것을 염두해보면서 사업을
진행했으면 좋겠고 또 심사자에게 과정에서 얻는 것에 대해 어떻게 표현할지도 생각해보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좋은 인간관계가 맺어지는 것이 쉽진 않지만
청년마을에는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서 남다른 배려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있다.
쉐어하우스에 산다는 것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 사람들이라 그럴까?
같이 사는 건데. 이 정도는 내가 감수 할 수 있지라고 생각하는 입주민들.
이들은 입주자 모임이 아닐 때도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열심히 논다.
영화를 보고, 코스트코 가서 같이 장을 보고, 커뮤니티룸이나 옥상에서 같이
오징어를 구워먹기도 하고, 맥주를 마시고 티비를 보며 소소한 일상을 이어나간다.
상연은 이런 사람들과 같이 살고 있기 때문에 모떠꿈 사업이 잘 진행 되었고 잘 활용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한다. 앞으로 청년마을에서 또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모이고 떠들고 꿈꿔라 '(모 .떠 .꿈 ) 사업은 ?
아름다운가게 망우점 (특별기획사업 )에서 이루어진 사업으로
중랑구에 살거나 일하는 청년들이 지역 /사회 /문화 /
예술을 키워드로 모이고 떠들고 기획하는 프로젝트 입니다 .
중랑구 청년들이 다양한 활동을 장려하고 지역청년들과 교류하며
생생하게 지역사회 경험할 수 장점이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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