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 5년 지난 카누

[희윤부]

카누 라는 녀석은

그냥 탄내만 나고 쓴맛만 나는 녀석이라 책장 한켠에 모셔만 놓았는데

나이들어 시간이란 개념이 자꾸 무디어져 가나보다.

병 커피가 다 되어 책장을 열어보니 카누 네통이 덩그러니 자릴잡았다.

반가이 한통을 집어 들어 아래를 보니

허~!  유통기한이 5년이나 지났다.

가끔씩 열어보는 책장인데, 봐도 그냥 지나쳤겠지...

그런데 5년씩이나 그랬단말야? 무심하기도 하다...

(유통기한은 보통 1년 이상 남겨 두니, 저게 처박힌게 6년은 넘었다는 이야기)

이렇게 지나치는게 한 두 건일까?

물건이야 그렇다 치고 사람은...

카페인 중독자가 유통기한 따질 때가 아니다.

새카만 커피에 뜨거운 물을 붓고 훌훌 마셔보니

마일드여서 그런지, 세월에 숙성이 되어서 그런지 쓴 맛이 덜하다.

"음~ 괜찮네...!"

사람도 잊었다 찾아보면 숙성이 되어 있으려나...

아니면 '나는 너를 잊었노라!' 하려나...

아니면 '누구셔요?' 하려나...

너무 늦기 전에 찾아 볼 일이다.

그런데, 이게 잘 안돼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