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 잡는 특무대장 김창룡 제4회》
5. 제1연대 장병 몰살계획 사전 차단
태릉에 주둔하고 있는 제1연대는 광복2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부대로 지정되어 장병들은 행진연습과 복장준비 등으로 바빴고 김창룡의 정보팀은 경호와 보안대책 수립 등으로 바빴다.
김창룡 소위는 행사에 참가하는 모든 장병들에 대해 암암리에 신원점검을 실시하였다. 광복기념 행사장에는 미 군정청 요인들과 사회지도급 인사들이 참석하기 때문에 위험인물을 사전에 골라낼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결과 연대 본부중대의 김덕용 일병이 요주의 인물로 떠올랐다.
정보팀에 소속되어 있는 최희섭 일병이 파악한 결과 중년 신사 한사람이 매주 면회를 와서 같이 외출을 나간다는 것이었다.
김창룡은 최희섭 일병을 좌익분자로 위장시켜 김덕용 일병을 밀착 감시하도록 한 결과 김덕용 일병에 대해 어마무시한 정보를 알게 되었다.
김덕용 일병은 남로당에서 잠입시킨 병사이며 그의 임무는 1연대 장병들의 동향을 파악하여 보고하고 정보과를 말살시키는 것이며 다가오는 8.15행사시 1연대 장병을 몰살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깜짝놀란 김창룡 소위는 이 사실을 연대장 이성가 소령과 통위부 백선엽 중령, 그리고 연대 고문관 <갓소> 소령에게 보고 하고 검거하기로 하였다.
1947년 8월 12일 태양볕이 따가운 토요일, 그날도 어김없이 중년신사가 김덕용 일병을 면회 왔다는 연락이 왔다.
미리 짜놓은 각본대로
김창룡 소위는 부사관으로 구성된 수사관 2명을 사복차림으로
김덕용 일병과 면회온 중년신사 최만수를 미행시켰다.
김덕용 일병 일행은 효자동 최만수 집을 잠깐 들렸다가 돈암동에서 수상한 사람으로부터 도시락 뭉치 하나를 받아들고 용산으로 이동했다.
김창룡은 용산역 근처까지 이동했다는 연락을 받고 즉시 용산역으로 달려갔다.
김덕용 일병은 도시락 뭉치를 들고 중국집으로 들어가고 최만수는 그 옆집으로 들어갔다.
함께 온 수사관 1명은 중국집 김덕용 일병을 감시하고 김창룡은 최만수가 들어간 집을 감시하기 위해 수사관 2명과 합류하였다
최만수가 집안으로 들어가니 남자 두명이 마루에 나와 맞이하며 눈치를 살폈다.
그들은 수인사를 하고 마루에 앉아서 담론을 나누더니 일어서서 집을 나가려는 채비를 하였다.
시간을 더 끌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 김창룡은 수사관들에게 그들을 체포하라고 사인을 보냈다.
그러나 그들이 3명이나 되어 쉽지 않았다. 고전을 하고 있는데 마침 경비대 사령부에 근무하는 최경록 소령(나중에 참모총장 역임)이 지나가다 도와주어서 무사히 체포하게 되었다.
중국집에 있던 김덕용 일병도 체포하였다.
김덕용 일병의 손에는 도시락 보자기가 그대로 들려 있었다.
도시락 뭉치를 압수하여 풀어보니, 독약이었다. 군정청 경무부 감식과에 의뢰하여 확인한 결과 이 독약은 5,000명을 독살 할 수 있는 양으로 판명되었다.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범인들은 8.15행사를 마치고 귀대하는 장병들이 마시게 될 우물에 이 독약을 넣어서 장병들을 몰살시키려 했다고 진술하였다.
하마터면 국군의 모체부대인 1연대가 놈들의 음모에 속아 대참사를 당할뻔 했다.
이 엄청난 음모를 김창룡 소위가 막아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