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makase 오마카세 / Weike Wang 웨이키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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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카세*

*일본식 음식점의 요리사가 그날의 재료에 따라 음식을 만들어 주는 것을 뜻하는 일본어. '오마카세(お任せ)'는 '맡기다, 일임하다'라는 의미

P.300

두 사람은 오늘밤 스시를 먹기로 결정했다. 2년 전, 그들은 온라인에서 만났다. 3개월 전, 그들은 동거를 시작했다. 이전에 그녀는 보스턴에서 살았었지만 지금은 그와 함께 뉴욕에서 살고 있었다.

   그 여자는 시내중심가 은행에 근무하는 리서치 애널리스트였다. 그 남자는 시 외곽 스튜디오의 도예 강사였다. 둘 다 30대 후반이었고, 둘 다 아이를 원치 않았다. 두 사람 다 동양요리를, 특히 스시, 특별히 오마카세를 즐겨먹었다. 그들이 좋아하는 그것은 두 사람에겐 뜻밖의 요소였다. 그리고 그건 다른 이유로 그들에게 적합했다. 그녀는 선택 항목들을 보면서 초조해하고 자신의 결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흐름에 맡기기를 좋아했다. 뭐가 최상의 선택일까? 그녀가 여러 페이지에 설명이 잔뜩 적힌 메뉴들을 넘기며 그에게 물었고, 그러면 그는 대답했다. 가장 좋은 선택은 뭐든지 바로 지금 네가 먹고 싶어 하는 거야.

   그들이 그곳에 도착하기 전에, 남자는 그 식당을 “작고 누추한 맛집”이라고 묘사했다. 그는 할렘 중심부 스시 맛집 리스트 속에서 그 식당을 발견했다. 몇 개 없었다. 따라서 최고 맛집 리스트라기보다는 그냥 모든 스시 식당들의 리스트였을 것이다. 준비는 됐겠지, 그가 말했다. 실제로 작고 누추한 맛집은 없어, 그녀가 응수했다. 하지만 그 식당은 남자가 말한 대로였다. 스시 바와 계산대만 있는 아주 작은 방이었다. 스시 바 뒤편으로 나이 든 셰프가 서 있고, 계산대 뒤에는 어린 웨이트리스가 앉아있었다. 여자는 그 방 안에 어른 여섯 명과 아이 한 명 그 이상은 못 앉을 것으로 견적을 냈다. 스시 조각이 작다는 게 다행이었다. 들어가자마자, 그녀는 남자를 쳐다보았다. 그 눈빛이 말했다. 여기 괜찮을까? P.331 평소에 그들은 스시를 먹기 위해 환하고 붐비는, 생선냄새가 심하지 않은 시내의 식당으로 갔다. 그러나 오늘밤 시내로 오는 기차가 지연되고 있었다. 누군가가 항만청 역 철로에 뛰어들어 치었기 때문이다.

   뉴욕에서는 그런 것들에 익숙해져야 했다. 보스턴에서는, 지하철로 아무데나 갈 수 없었다. 그러나 역은 대체로 깨끗하고 조용했으며 아무도 기차에서 귀찮게 하지 않았다. 또한, 기차 앞으로 뛰어드는 사람때문에 정체되는 경우도 거의 없었다. 아마도 기차가 워낙에 드문드문 오기 때문에 죽을 수 있는 더 빠른 방법을 찾았을 것이다. 뉴욕에서는, 대체로 지하철을 타고 목적지에 갈 수 있었지만 많은 것을 감수해야 했다. 예를 들어, 뉴욕에서의 첫 달이 끝나갈 무렵 이미 그 여자는 자동차 한구석에서 누군가가 오줌 누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허다하게 돈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그리고 만약 그녀에게 현금이 없으면, 같은 사람이 음식이나 연필 혹은 코를 닦을 휴지라도 내놓으라고 했을 것이다. L번가 브루클린으로 놀러 갔을 때, 그녀는 폴댄스를 추는 아이한테 얼굴을 걷어차일 뻔했다. 그녀는 구걸하는 아이에게 돈을 주지 않았다.

   너는 걱정이 지나쳐, 그녀가 여전히 뉴욕에서는 전적으로 편안하지 않다는 사실을 환기 시킬 때마다 그 남자는 말했다. 또한 그녀는 편안하지 않은 것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자신이 위험하다고 느꼈다.

   과장됐어, 남자가 대답했다.

   식당에서 그는 여자에게 특유의 표정을 지었다. 이 표정은 두 가지를 말하고 있었다. 첫째 지나친 걱정이야 그리고 두 번째는 재밌잖아 - 나는 즐길 거야, 이제 너도 즐겨.

   그 여자는 재밌긴 했지만 그렇다고 식중독에 걸리고 싶진 않았다.

   마치 그녀의 마음을 읽은 것처럼, 그 남자가 말했다. 만약에 탈이 나면 내 탓으로 돌려.

   결국에 그 웨이트리스는 그 커플이 들어온 것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손톱에서 광택제를 떼어내고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었지만 일어나지는 않고 대신 바 쪽으로 손짓을 했다. 원하는 데 앉으세요, 그녀가 졸린 듯이 말했다. 그런 다음 그녀는 태양이란 한자를 수놓은 검은 커튼 뒤로 사라졌다.

그들이 처음 데이트를 시작할 때, 어떤 명백한 위험신호가 없는지 봐서, 없다면 같이 살기로 합의했고, 그리고 합쳤다. 공정하게 하기 위해. 각자 상대방의 도시에서 일자리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P.332 당연히 뉴욕에서 재무분석가의 수요는 보스턴에서 도예강사 수요보다 월등히 높았다.

   만세, 이삿짐꾼들이 그녀의 오래된 아파트에 도착한 날 그가 문자를 날렸다. 그녀는 웃는 얼굴 문자를 보냈다, 그러고는 한참 후에 텅 빈 거실, 침실, 욕실, 가구 더미 사진과 그들이 함께 살게 되면 없앨 기부 물품, 예를 들어, 두 개의 다이닝 룸 세트, 스무 개의 냄비와 프라이팬, 자르는 칼 7개 등등. 파일을 문자 메시지로 보냈다.

   그녀는 자신이 소유한 모든 항목에 대한 엑셀 스프레드시트(Excel spreadsheet)를 만들어 그에게 보내는 유형의 사람이었다. 그렇게 하면 그는 자신이 소유 한 것을 하이라이트로 표시하고 수량과 유형을 표기(명시)할 수 있다. 칼의 두께와 길이가 다르고 각기 다른 것을 자르는 용도라면, 7개의 칼을 갖고 있어도 말이 된다.

그로 말하자면, 엑셀 스프레드시트를 보면 눈살을 찌푸리는(실눈이 되는) 부류의 사람 중 하나였다.

   대이동 전, 그녀는 대형 운반 트럭을 타고 도시로 운전해 갈 최적의 시간에 관한 몇 가지 검색을 했다. 그녀는 너무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싶지 않았다. 막힌 교차로와 연속적으로 경적을 울려대는 자동차들의 혼잡이 운반 트럭 책임일 경우 그녀에겐 고통일 것이다. 인터넷은 뉴요커들이 강하고 어떤 것도 감당할 수 있을 거라고 했다. 그러나 인터넷은 또한, 출퇴근 시간 동안에 뉴요커들의 극도의 분노를 피하려면 오전 5시를 택하라고 했다. 그녀가 오전 5시에 도착했을 때, 그는 살고 있는 빌딩 로비에서 커피와 여벌의 스웨터, 그리고 매우 열광적인 키스를 준비하여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열광적인 키스를 끝낸 후, 그는 열쇠꾸러미를 그녀 손에 건네주었다. 총 4개였다. 하나는 빌딩용, 하나는 쓰레기장용, 하나는 우편함용, 하나는 아파트 현관문용. 모든 열쇠가 똑같아 보였기에, 그는 그녀가 각각의 열쇠를 구별하는 데 한 달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지만, 그녀는 딱 하루 걸렸다. 그가 행복해서 그녀는 행복했다. 그녀는 그가 그녀만큼 부지런히 일자리를 찾았을까, 자주 궁금해 하겠지만, 절대 묻지 않을 것이다.

물만 주세요, 웨이트리스가 그들에게 뜨거운 차 한 잔씩을 갖다 주었을 때 남자가 말했다. 바깥은 8도였다. 웨이트리스는 보리로 만든 그 차가 오마사케의 첫 번 째 코스인 태평양 굴과 일부러 합을(짝을)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웨이트리스는 기껏해야 18살로 보였다. 그녀는 동양인이었고, 다이아몬드가 박힌 단추모양 코찌와 보라색 입술링 피어싱을 했다. 그녀와 말할 때, P.333 여자는 오직 그 링만 뚫어져라 보았고 자신의 입술을 깨물 수밖에 없었다. 그 여자 역시 동양인(중국인)이었는데, 얼굴 피어싱을 한 또 다른 동양인을 보자 그녀가 어렸을 때는 할 수 없었던 모든 것들이 떠올랐다. 이민자였던 그녀의 부모는 그녀에게 최선을 다하고자 했다. 그런데 그녀가 입술링 피어싱을 하고 집에 오는 상상을 해보라. 첫째, 그녀의 부모는 그녀에게 링을 빼게 하고, 그런 다음 손바닥으로 때렸을 것이다. 그런 다음엔, 입술 피어싱은 그녀를 건달처럼 보이게 하고, 이 나라에 있는 모두는 아닐지라도 동양인 얼굴을 한 사람에게는 의심의 여지가 없을 거라고 일깨웠을 것이다. 만약 그녀가 건달처럼 보이면, 대학 진학에 문제가 생길 것이다. 대학을 못 가면 직장을 구할 수 없게 될 것이고 그러면 사회생활을 못 할 것이다. 사회생활에 참여를 못 하게 되면 감옥에 갈 게 뻔하다. 궁극적으로, 입술 링 피어싱은 그녀를 감옥에 가두는 것밖에는 할 수 없었다. 다른 목적으로 사용된 건 뭐였더라? 그녀는 서커스에 가담하지 않았다. 그녀는 아프리카 원주민 부족의 일원이 아니었다. 그녀는 마릴린 맨슨이 아니었다.(엉뚱한 이유로 그녀의 아버지는 마릴린 맨슨을 알았고 그의 음악을 들었고 그를 좋아했다.) 그리고, 감옥에서 그녀는 입술 링을 착용한 다른 부류와 친구로 사귀고 갱단을 형성하게 될 것이다. 그게 네가 원하는 직업이냐? 그녀의 부모가 물을 것이다. 감옥 안에서 입술 링 피어싱을 한 갱단이 되는 거? 그러면 그녀는 아니라고 대답할 것이다.

   차군요, 그 남자가 말했다. 그는 예쁜 웨이트리스에게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예뻤다. 보라색 입술링은 그녀의 머리카락 속 보라색 하이라이트(붙임머리)와 일치했고 그녀의 보라색 매니큐어와도 일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웨이트리스의 평범한 검정색 유니폼에 찬사를 보냈다. 그 웨이트리스는 그 남자의 둥근 안경테를 칭찬하는 것으로 호의에 답했다.

   아, 이 우스꽝스러운 것들요, 라고 말하며 남자는 안경을 코에서 잠시 들어 올렸다가 놓았다.

   우스꽝스럽지 않은데요, 그 웨이트리스는 사실대로 말했다. 멋져요. 내 남자친구는 소화할 수 없을 거예요. 어울릴만한 두상이 아니거든요.

   그 남자는 흥미를 잃게 돼도, 티를 내지 않았다. 어쨌든, 예쁜 웨이트리스에게 남자 친구가 있다는 것을 알아서 농지거리가 더 재밌어지게 되었을 뿐이다.

   요즘 애들은 정말 달라, 여자는 생각했다. 그녀는 대학 다닐 때까지 남자친구를 사귀지 않았다. 대학원을 마칠 때까지도 이 정도로 대담하진 않았다. 하지만 그 웨이트리스에겐 이민자 부모가 없을 수도 있다. 어쩌면 그녀의 부모는 여기서 태어났고. 이는 기대하는 게 다르다는 의미일 수 있다. 또는 P.334 엄격한 이민자 부모 밑에서 키워진 방식과는 너무 상반된 가정교육으로 원래(본래) 바라는 게 없다는 의미일 수 있다. 또 다른 가능성은 그 웨이트리스가 입양되었을 경우다. 이럴 경우 모든 베팅은 빗나간다. 요즘 애들은 다를 뿐만 아니라 운이 좋다고 여자는 생각했다. 그녀는 그 웨이트리스에게 말해 주고 싶었다. 네가 머리를 보라색으로 물들이고 입술 피어싱을 할 수 있도록 나를 포함한 몇몇이 얼마나 빡세게 살았는지 모를 거다 너는.

   그 남자는 자기 옆에 조각상처럼 앉아있는 그 여자를 쿡 찔렀다.

   당신이 빤히 쳐다보고 있잖아, 그가 말했다. 웨이트리스 역시 알아차렸고, 씩씩대며 갔다.

차를 담은 잔은 손잡이가 없었다. 차가 너무 뜨거웠으므로 그들 둘 다 손잡이 없는 잔을 편하게 잡을 수가 없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차가 식기를 바라며 뜨거운 김을 날려 보내고 그 차가 얼마나 뜨거운가를 서로 평하는 것밖에 없었다. 이제까지 그 셰프는 두 사람에게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태평양 굴(맛있는 것으로 판명된)을 손질하는 동안 그들이 차를 마시지 않아서 초조해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렇게 하는 것이 일본식입니다, 마침내 그가 말을 했다. 그는 바 너머 그녀의 찻잔으로 손을 뻗었다. 그는 두 손가락 끝과 엄지로 제일 윗부분에 대고 우아하게 찻잔을 쥐었다. 다른 한 손으로는 받침대처럼 잔 아래를 받쳤다. 이게 일본식이지요, 그가 또 한 번 말했다. 그는 잔을 여자에게 돌려주었다. 두 사람은 셰프를 따라해 보았으나 그들의 피부는 그의 것보다 더 얇았던가 보다. 일본식으로 잔을 잡는 것은 끓는 물에 손가락을 찔러 넣는 거와 다를 바 없이 뜨거웠다. 남자가 잔을 내려놓았다. 여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셰프를 곤란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 손들이 무감각해질 때까지 잔을 잡고 있었다.

   이제 그 남자는 셰프가 영어로 말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므로 그에게 말을 걸어보려고 했다.

   이건 어떤 종류의 잔인가요? 그가 물었다. 수제처럼 보이는군요. 유약이 훌륭해요. 그런 다음 남자는 여자에게로 고개를 돌려 그들의 찻잔에 칠해진 청녹색 유약이 어떻게 다른지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덧칠에 있어서, 그녀의 잔 이쪽 부분이 남자의 것보다 미묘하게 더 두껍고 진하다고 그가 말했다.

흠, 여자가 말했다. 그녀에게 잔은 잔일뿐이다.

   yunomi 형태 아닌가요? 그가 셰프에게 말했다. 너비에 비해 더 길쪽하고, 손잡이가 없는. 맞습니다, 손잡이 없이, 잔 밑바닥이 다듬어져(잘려져)있어요. 전통 다도에서 사용됩니다.

   P.335 그 쉐프는 남자를 의심스럽게 쳐다보았다. 아마 그는 사람들이 때때로 다른 문화를 접했을 때 하는 것처럼 그 남자가 자기를 엿먹이고 있는 건가 의아해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장난질치고는 놀랄 만큼 진지하게 굴면서, 오로지 놀려먹는 사람 바보 될 때까지 캐묻는 건가하고 말이다.

   그는 도예가예요, 여자가 말했다.

   그 남자가 고개를 홱 돌리며 그녀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왜 그랬어? 우린 너무 재밌었는데. 그러고는 높은 의자에서 떨어질 듯 상체를 뒤로 젖히고 큰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미안합니다, 그가 셰프에게 말했다. 난처하게 하려던 건 아니었어요. 찻잔이 훌륭합니다, 그러니 당신 주방에 이런 것을 갖고 계신 걸 자랑스러워해도 됩니다. 저라면 그럴 겁니다.

   그 셰프는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남자가 자세히 뜯어보지(관찰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비슷한 청녹색 도자기 쟁반에 그들을 위한 첫 번째 스시를 내놓았다.

   맛있게 드세요, 셰프가 말하고는 엄지를 치켜들었다.

   그 남자도 엄지를 들어 응답했다.

   그 여자는 그 남자가 참으로 수월하게 모든 걸 처리해서 좋았다. 그는 어떤 것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타고나길 외향적인 사람이었다. 이제서야 여자는 그가 비록 스튜디오에서 혼자 일을 했지만,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즐길 뿐만 아니라 그게 필요하다는 걸 눈치 챘다. 밖에 나가면, 그는 누구랄 것 없이 모두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때로 그것은 그가 스시 셰프와 주고받은 따위의 웃자고 하는 얘기였다. 이따금씩은 그가 예쁜 웨이트리스에게 건넨 장난스런 농담 같은 것이었다. 그런 추파는 여자를 성가시게 하지 않았다. 대신, 그 남자가 의욕적이란 게 그녀를 안심시켰다. 그는 잘생기진 않았지만 친근한 얼굴과 장밋빛 뺨을 가졌다. 건전하다는 단어가 떠올랐다. 그는 노먼 락웰의 그림에서 막(방금) 빠져나왔을 법한 사람이었다.

그들의 첫 공식적 데이트는 스카이프였다(무료화상채팅이었다). 그것은 각자 와인 한 병씩 마시면서 각자의 노트북으로 같은 영화를 보는 것으로 구성되었다. 그는 House of Flying Daggers(연인, 날으는 단검의 집)을 보자고 제안했고 그녀는 다른 영화를 보는 게 좋겠다고 했다. 뭔가 너무 중국색이 드러나는 것 말고, 그리고 유능한 장예모 감독에게 악의는 없지만, 너무 구식이라서 말야.

   어떤 의미지, “구식”이라는 건? 그가 물었다.

   당나라, 그녀가 말했다.

   그녀는 비아시안들이 등장하는 현대를 배경으로 한, 좀 더 주류적인 영화를 보는 게 좋았다. P.336 그 남자는 그녀를 배려할 필요가 없었다. 만약에, 실제로 그가 의도했던 게 그런 거였다면.

   하지만 비평가들이 호평한 영화인데, 그가 대답했다.

   그래서 결국은 House of Flying Daggers를 보게 되었다. 영화 전체가 중국어였고, 영어 자막이 깔렸다. 점차적으로 취기가 오르자, 그 남자는 그 여자에게 자막이 다 맞는지 물었다. 그 여자는 단지 대사의 절반 정도만 알아듣고 자신도 영어 자막을 읽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 남자는 그녀보다 무협(영화)에 관해 더 많이 알고 있었다. 또한 그는 당 왕조에 대하여, 특히 도자기에 관해서도 아는 것이 많았다. 당나라 때, 중국인은 완벽한 채색 유약을 가지고 있었어. 가장 유명한 건, 그들이 갖고 있던 완벽한 삼채 유약이었고, 그것은 녹색, 황색, 그리고 흰색의 조합이지. 심지어 그는 그것을 중국어로 당삼채, 라고 말했다. 그녀는 약간 충격을 받았다. 아니, 큰 충격을 받았다. 네가 그걸 봤으면, 그 유약을 알아봤을 거야. 영화가 끝나고 와인을 다 비우고 났을 때 그가 말했다. 다음날, 그는 그녀에게 당삼채 유약으로 채색된 당나라 때의 낙타 사진을 보냈다. 그건 25년 동안 엄마의 벽난로 옆에 놓여있던 낙타와 똑같았다.

   그 여자는 몇몇 친구들에게 물어보았다. 친구 대부분은 동양인이었지만 그녀에겐 소수의 비동양인 친구들도 있었다. 적신호? 그녀는 이 남자가 단지 그녀가 중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관심을 갖는 거라면 관계를 지속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이런 남자들 특히 온라인에서 만난 부류들에 대해서 들었다. 그녀는 “yellow fever”에 대해 들었다. 그녀는 그것이 yellow fever(황열병)이라 불려지는 게 싫었다. 심각하게 감염된 4명 중 1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모기 때문에 생긴 질병의 후유증을 일종의 매력으로 명명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들은, 그녀가 최고로 잘하는 것을 하고 있다고 말하며, 과도하게 생각하고 없는 결점 잡아내는 것을 36살에도 그녀가 여전히 미혼인 이유로 들었다. 도예가로서 그 남자는 도자기의 역사에 관해 분명하게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House of Flying Daggers를 단지 영화로 좋아했을 것이다. 비동양인 친구 중 하나가 말했다, 그는 남자야, 그냥 무술이 멋지다고 생각한 거겠지. 동양인 친구 중 한 명은 그냥 너한테 깊은 인상을 주고 싶었던 걸 거라고 말했다.

   두고 보자, 그녀는 대답했다.

   다음 스카이프 데이트를 위해, 그는 영국을 배경으로 하는 로맨틱 코미디를 제안했다. 그 다음 주는 미국 액션 영화. 그 다음 주는 러시안 첩보 드라마. 관람 후에 그들은 먼저 영화에 관해, 그런 다음 다른 것들에 관한 수다를 떨었다. P.337 그는 그녀에게 두세 번의 진지한 교제를 했었다고, 일 년 전에 끝난 게 가장 최근이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어땠어? 정말이지 그냥 중국인 여자였는지 알고 싶어서, 그녀가 물었다. 그 남자는 그녀가 약간 신경증적이긴 했지만 괜찮은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녀가 어땠냐니까? 그 여자가 다시 물었고 그 남자는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그녀는 유태인이고 키가 컸어. 그는 중국 영화를 보겠냐는 제안을 다시 않았다. 그들이 서로를 방문하게 되었을 때, 그들은 중식당이 아닌, 프랑스, 이태리, 일본 음식점에서 식사를 했다. 그녀는 그가 평범한 남자로 밝혀지고 있어 흥분했다. 그는 그녀의 친구 대부분을 만났다. 그녀들은 나중에 그녀가 그런 남자를 만난 게 얼마나 행운인지 이유를 찾아내 칭찬했다. 미혼의 미국인 - 아티스트, 더도 덜도 아니고 - 그녀와 동갑내기. “미국인”이란, 그녀의 몇몇 동양인 친구들에게는 “백인”을 의미했고, 왠지 그녀의 사회적 지위가 상승되는 것을 암시했다. 그녀는 이전에는 전혀 이러한 것들을 생각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했다. 아니면, 전에도 이런 생각을 했을 텐데 지금 그들에게 시인하고 있는 것이다. 마침내, 그 여자는 그 남자에게 그들의 첫 데이트를 위해 왜 House of Flying Daggers를 골랐는지 물어볼 만큼 편해졌다. 그의 대답은 그녀의 친구들이 말한 것보다 훨씬 덜 심오했다. 그건 무작위적인 선택이었다고 그가 설명했다. 그 날, 그 영화는 그의 구미를 당길 만한(볼만한) 영화로서 컴퓨터 브라우저에 떴을 뿐이다. 비평가들에게도 좋은 평을 받았더라고, 그가 다시 한 번 말했다.

   그러므로 그건 해결되었다. 그가 왜 그녀와 사귀고 있는 지에 대한 큰 의문은 밀쳐졌다(떨궈냈다). 그녀가 중국인이란 게 원인은 아니었다. 그들은 한낱 10억 중에 1명꼴이거나 아니면 이 지구상에 걸어다니고 있는 동양인 여성과 백인 남성 커플일 뿐이었다.

그 스시 셰프는 두 손을 재빠르게 움직였고 그 여자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따끈한 쌀밥이 담긴 커다란 나무통에서 두 개의 작은 밥뭉치를 떠냈다. 그는 그 밥뭉치를 가늘고 긴 형태로 만들었다. 그런 다음 그는 엄지와 검지 두 손가락을 사용하여 밥 위에다 생선 한 조각을 밀착시켰는데 반짝거리는 장난감 차를 디스플레이 하듯, 그의 손바닥 안에 있는 스시를 회전시켰다. 마무리 손질로써, 그는 검정 소스가 담긴 그릇 안에 섬세한 붓을 찍어 장난감 차 윗면을 가볍게 칠했다. 일부는 스시 둘레에 얇은 김 띠를 둘렀다. 나머지는 굽기 위해 작은 그릴 위에다 생선을 놓았다. 그 여자는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 셰프는 흡사 포시즌즈 호텔이나 만다린 오리엔탈에 소속되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코스 사이사이에, 그는 자신의 조리대을 닦았고, 그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P.338 그는 부드럽게 말을 했고 그건 두 사람이 귀를 기울여 들어야 하고 너무 요란스럽게 음식을 씹으면 안 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남자는 셰프에게 그들이 불과 두세 블록 떨어진 곳에 산다고 말했다. 그 셰프는 퀸즈에 살고 있었지만 원래 도쿄 출신이었다. 그 남자는 자기가 전에 여기서 일하는 셰프를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 셰프는 그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 남자는 본 적이 있다고 우겼다. 그는 스튜디오에서 돌아오는 길에 매일 이 식당을 지나갔다고 말했다. 한 번도 들어와 본 적은 없지만 이따금씩 들여다보았고, 세프 즉 당신이, 바 뒤에서 부지런히 일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그 셰프는 킥킥대고 웃으며 말했다, 그건 불가능합니다.

   왜 불가능하다는 거죠? 그 남자가 물었다.

   왜냐하면 오늘이 내가 여기서 일하는 첫날이니까요.

   아, 하지만 그 남자는 틀렸다는 걸 인정하길 거부하면서 계속 밀고 나갔다. 그는 식당이 가족 운영 사업인지 물었다. 보다시피, 그는 그 셰프를 본 게 아닐 수도 있겠지만, 형제나 친구를 보았을 수도 있다. 그리고 분명히 그 셰프는 면접을 보러 들어왔을 것이다. 어쩌면 그가 그 날 식당 안을 슬쩍 들여다봤을 때 셰프는 실제로 거기 있었을 것이다. 형제이거나 친구였을 사람인 이전에 일하던 셰프에게서 요령을 전수받고 있었을 것이다. 이 지점에서, 그 여자는 한 손을 남자의 허벅지에 얹었다.

   그 셰프는 또다시, 아까보다 더 길고 큰 소리로 킥킥거리며 웃었다. 그가 여자를 쳐다보았고, 여자는 그의 시선과 마주치기가 힘들었다. 가족이 운영하는 사업이 아니라고 그가 분명히 밝혔다. 그는 이전 셰프를 알지 못했다. 그는 어제 고용되었고 전화로 면접을 치루었다.

   그 남자는 마침내 그 화제에서 빠져나왔다. 그 여자는 안도했다. 만약 그가 계속했다면, 그녀는 무슨 말이라도 해야 했을 것이다. 그녀는 그가 창문에서 본 셰프가 이 셰프라고 가정하고 그 셰프들이 형제일 수도 있다고 가정하면서 그가 눈치 없는 소릴 한다고 에둘러(간접적으로) 그 남자에게 설명해야 했을 것이다. 간접적이라 함은 농담을 - 오, 우리가, 다 똑같아, 보인다고, 생각하진 마세욤 따위의 -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그러면 그 남자가 웃고 그리고 그 여자가 웃고 그 셰프가 껄껄대며 웃게 될 것이다. 그 여자는 그 남자가 몰지각하게(눈치 없게 무신경하게) 보일만한 의도를 비치지는 않았기 때문에, 농담하듯 말해야 할 것이다. 그는 다만 자기가 옳았다는 걸 바랐을 뿐이다. 그 여자 또한 아무 것도 아닌 일로 유난 떨고 싶지 않았다. 그 여자는 아주 사소한 것들까지 새겨뒀다가 그것을 인종문제로 삼는 여자들 같이 되기는 싫었다. 그리고 그녀와 그녀의 가장 친한 동양인 친구들 역시나 농담으로 하는 거잖나. P.339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어떻게 그들의 머리색과 눈을 묘사하는 지 감안한다면 다 똑같아 보인다는 걸로 들릴 텐데?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 그녀의 친구들과 농담을 하는 것과 그 남자와 농담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었다.

   잠깐 동안, 그 여자는 그 셰프와 동질감을 느꼈으나. 순식간이었다.

   그 커플이 차를 다 마시고 나자, 그 웨이트리스가 돌아왔고, 거르지 않은 사케 한 병을 그들에게 선보였다. 그녀는 아까부터 여전히 뾰로통해 있는 것같이 보였다. 그녀는 그 니고리 사케는 약초 성분과 국화 맛이 살짝 난다고 설명하면서 그 남자만 보고 말을 했다. 그 여자는 자기 앞에 사케를 단숨에 마셔버렸고 맛을 음미할 수도 없었다. 그 남자는 몇 분간 잔 위에 코를 갖다 댔고, 힌트를 암시하는 향이 난다고 말했다.

   알코올이지? 그 여자가 말했다.

   뭔가 다른 거.

   국화?

   또 다른 거.

    여자는 남자가 냄새를 맡는 건 개지랄 떠는 꼴이라고 한마디 보태고 싶었다. 왜냐하면 분명히 그 웨이트리스가 다 꾸며낸 거니까. 어떻게 그 여자가 그걸 알았냐면 병 뒷면을 읽었으니까. 그 사케는 감귤을 암시하는 과일향을 품고 있다고 씌어져 있었다.

나한테 왜 이러지? 그 여자는 생각했다. 그녀는 별일도 아닌데 씩씩거리고 있었다. 이건 아무것도 아니야. 그 남자는 몸을 기울여 손가락으로 여자의 턱 밑을 문질렀다. 그녀는 기분이 좀 나아졌지만, 완전히 풀리지는 않았다. 그 셰프는 도미 두 조각을 얇게 저미면서 그들을 보고 미소 지었다.

충분한 시간이 흐르고, 그 남자는 셰프와 다시 잡담을 나누기 시작했다. 그는 궁금증이 생긴다고 말했다. 스시가 맛있다면서 그 셰프가 전에는 어디서 일했을까 궁금해 했다. 그는 분명 다년간의 경험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런 것 같네요. 그들 둘을 대신한다고 언급하면서 그는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몇 년 동안 이런 오마카세를 먹어보지 못했고 그리고 그들이 이 도시에서 최고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들 중 몇 군데를 갔었다고 말했다.

   예를 들자면요? 셰프가 물었다.

   그 남자는 그 곳들을 읊었고(열거했고), 그 셰프는 찬성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고 남자는 환하게 웃었다. 그 여자는 끼어들 필요를 느꼈다. 가본 적 있는 이런 오마카세 같은 많은 장소들은 그녀의 제안이었다. 솔직히 말해서,(사실)그들이 처음 데이트를 시작했을 때, 그 남자는 오마카세를 알고 있었지만 절대 시도하지 않았다. 그는 그럴 기회가 한 번도 생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P.340 그리고 그 여자는 이 말이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만약에 들어갔는데 잘못 주문해서 멍청이처럼 보이기는 싫다는 암호인지 의아했다. 그래서, 초창기 그들이 만나서 데이트를 하던 중에 한 번은 보스턴에 있는 식당에 그를 데려갔었다. 그녀는 중국인 셰프를 알고 있었다, 많은 중국인 셰프들이 일식으로 전향했는데, 훨씬 고급스럽고 수익성이 더 높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중국인 셰프와 중국어로 일본식 오마카세에 관한 얘기를 나누었다. 일본인을 혐오하도록 배웠던 그녀의 부모님이나 중일전쟁을 겪으며 살아냈고 일본인을 혐오하는 조부모님께는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 경험이었다. 감사하게도, 그 역사는 그 여자의 정체성 일부분으로 존재하고 있진 않았다. 그녀는 미국에서 성장했다. 그녀는 일본사람들, 문화, 또는 음식에 대해 아무런 반감이 들지 않았다. 아무튼 요점은, 그녀가 뉴욕에 있는 그 남자를 방문했을 때, 그가 지금 열거한 장소를 찾아봤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일본어로 오마카세가 “나는 그것을 너에게 맡긴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남자에게 가르쳐주었다. 한 가지 더 있었다. 그녀가 돈을 냈다. 매번은 아니지만 대부분, 특히 비용이 더 비싼 곳에서는. 그녀가 돈을 내는 것은 타당했다. 그녀는 돈을 더 많이 벌었고, 오마카세를 함께 시도하는 것도 그들의 일 중 하나가 되었다. 그녀는 함께 할 거리들이 있다는 게 좋았다.

   보스턴에도 그런 곳이 있었잖아, 그 여자가 끼어들었다. 기억나? 내가 데려갔던 곳. 네가 처음으로 오마카세를 먹었던. 이렇게 말하는 동안 그녀는 자신이 너무 방어적이지는 않은지 궁금했지만, 아무튼 그렇게 말했다.

   물론이지, 그 남자는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고 말했다. 그래서 또 어디서 일했나요? 그가 셰프에게 물었다.

시내에 있는 식당이라고 그가 말했다. 그런 다음 이름을 댔지만, 그 남자나 여자 둘 다 생소한 곳이었다.

모를 거예요, 그가 말했다. 아주 비싼 곳이었거든요. 배타적이고요. 우리는 매일 영업하지 않았어요. 예약만 받고 열었죠. 그리고 예약을 하려면 전화번호부에 실려 있지 않은 특정 번호로 전화를 걸어야 하는데, 그건 입소문으로만 전해지지요. 당신이 전호를 걸면, 매니저와 통화하라고 합니다. 그 매니저가 당신이 누군지 알고 있어야 해요. 안 그러면 그는 잘못 거셨습니다 하면서 끊어버리죠.

   설마, 그 남자가 말했다. 그리고서는 그가 여자를 쳐다보고 그녀도 들었냐고 물었다.

   그녀는 들었다. 그 셰프는 소곤거린 게 아니었다. 남자가 바 위로 몸을 숙여서 그의 상체는 노리 쟁반과 소스 그릇 위에 가 있었다. 그는 부엌에서 엄마가 만들어 줄 음식을 기다리는 어린 소년처럼 팔꿈치에 기대어 있었다. P.341 귀엽다, 라는 생각이 스치자 그녀는 순간적으로 기분이 나아졌다.

   그래서 추측컨대, 당신은 그 일에 지쳤겠군요, 그 남자가 말했다. 그 모든 부자들을 상대하느라.

   아닙니다.

   스트레스를 받았을 텐데. 그런 곳에서 근무하는 시간은 끔찍했겠어요. 모든 비공개적인 파티들이며. 돈밖에 없는 사람들일 테니.

   아닙니다.

   그리고 당신이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없고. 고객이 원하는 것을 고객이 얻어야 하는. 그런 특권층을 위한 곳,    당신은 몇몇 희한한 요구를 받았을 테죠.

   그래요, 하지만 그런 이유로 해고된 건 아니에요.

   해고라니요?

   그 남자는 더욱 더 흥미로워 했다. 들었어? 그가 여자에게 말했다. 그에게는, 만약 상급 세프가 해고되었다면, 그건 그 셰프가 독단적 기질을 가졌음을 의미했고, 그런 점을 그 남자는 존중하는 경향이 있었다. 게다가    그는 술에 취해 있었다. 그 사케 병은 비어 있었고 그 웨이트리스가 한 병 더 가져왔다.

   뭣땜에 해고 되었죠? 그 남자가 물었다. 그는 사케 한 잔을 셰프에게 권했다. 하지만 그 셰프는 사양했다.

   그 여자는 손에 쥐고 있는 잔을 돌리면서 셰프 뒤의 벽을 응시했다. 거기엔 세 척의 작은 보트를 집어삼키려는 거대한 파도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그 여자는 그녀와 그 남자가 완전히 다른 분야에서 일한다는 사실이 좋았고, 그건 그들 사이에 경쟁거리가 거의 없음을 뜻했다. 그리고 그들의 공통점은 진정성이었다. 그 남자는 돈에 관심이 없었고, 그 점이 그녀를 매료시켰다. 그는 자유로운 영혼처럼 보이는데, 돈에 구애받지 않으면서 어떻게 오늘날까지 살아있지? 반면에 그녀는 돈과 돈이 어디에서 생성되는지에 훨씬 더 관심이 많았다. 그녀는 자신의 직업을 좋아했는데, 안정적이고 월급을 받는다는 게 가장 좋았다. 하지만 그 남자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없었다. 가끔씩 그녀가 계산서를 어떻게 분배해야 하는지 실용적인 코멘트를 할 때, 그의 친구들에게, 은행이네, 라고 말하는 그런 남자에게는. 그렇게 말한 후에, 그는 농담이라며, 모두에게 한쪽 눈알을 우스꽝스럽게 굴려 보였다. 재미있었다. 그녀는 따라 웃었다. 그러나 나중에, 그녀가 그에게 왜 그랬는지 물어보면, 그는 그녀의 머리에 한손을 얹고 그녀가 너무 지나치게 생각하고 있는 거라고 말했다. 그녀가 너무 자랑스러워서 장난쳤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그가 백만 년이 걸려도 못 할 일을 했다. 숫자들, 그래프들 - P.342 그녀가 통화하는 걸 듣는 것만으로도 골이 빙빙 돌았다. 그러나 분명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었다. 그리고 말이지, 너는 이 일을 할 수 있잖아, 글쎄, 까놓고 말해서, 네가 나보다 더 똑똑하잖아. 그 남자는 그렇게 말했다. 그가 그렇게 말을 하면, 그 여자는 하늘에 오를 듯 행복을 느꼈다.

   뭣땜에 해고되었냐고요?

   그 셰프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에 이제 그는 붉은 점액으로 덮여 있던 그의 손을 씻었다. 그리고 가까이 있는 연어 껍질을 그을리게 하려고 블로토치를 집어들었다.

연애한 지 일 년이 되자, 그녀는 부모에게 인사시키려고 남자를 데려갔다. 그들은 메사츄세츠 스프링필드 교외 주택단지에 살았다. 그녀의 아버지는 의족을 디자인하는 회사에서 일했다. 그녀의 어머니는 가정주부였다. 중국에서 살 때, 그들은 다른 직업을 가졌었다. 그녀의 아버지는 컴퓨터공학 교수였고 그녀의 어머니는 판매원이었다. 그러나 과거 직업에서 그들의 성공은 영어로는 어떤 것도 번역되지 않는 모국어로 하는 달변과 재치에 달려 있었다. 간혹 그녀의 아버지는 좀 더 학구적인 일자리를 구하러 나갔다. 그리고 면접 단계까지는 가게 되고 어느 시점에서는 강의를 해야 하는 직업. 그는 가능한 한 말쑥하게 차려입을 것이다. 그는 치밀하게 강의록을 준비할 것이다. 그러면 수업 중에는, 대개 뒷줄에 앉은 시시껄렁한 녀석한테서, 다시 설명해 줄 수 있냐고 묻는 것이 그가 받는 유일한 질문이다. 그녀의 엄마는 JCPenney에서 직장을 구했지만 결국 그만두었다, 중국에서는, 유능한 판매원은 고객을 그림자처럼 이리저리 따라다녔다. 하지만 JCPenney에서 누구도 그녀의 엄마가 그러는 걸 원치 않았다. 실제로, 그녀의 엄마는 도둑처럼 보인다고 종종 보고되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부모님은 이제 플라스틱 우체통이 있는 남들과 똑같아 보이는 이천 스퀘어 피트 집에서 편안하게 지냈다. 그녀의 부모는 교외 주택의 동일성을 좋아했다. 외부에서 보면 중국 가족이 안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부모는 중국인임을 부끄러워한 게 아니다, 그들의 딸이 창피해하지 말라고 또한 가르쳤다. 너는 다른 누구 못지않게 훌륭하다고, 이것이 그녀가 마땅히 가져야 할 생각이란 것을 자각하기도 전에 그녀를 가르쳤다.

   그 여자는 그녀의 부모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몰랐다. 그녀는 다른 남자친구들을 집에 데려왔었고 반응이 시큰둥했다. 그 남자는 진짜 오랜만에 처음으로 집에 데려온 남자친구였다. 불행히도 이번엔 심지어 대답하기 더 힘든 인종 관련 질문을 하게 됐다. P.343 그는 또한 그녀가 집에 데려온 첫 번째 백인 남자친구였다. 그러므로 그녀의 부모는 딸이 노처녀가 되지 않을 거란 안도감으로 환영하거나 그녀의 친구들이 지적했듯이 그녀가 운이 좋았다는 사실에 놀라워했을까? 인생의 모든 복잡한 질문들과 마찬가지로 아마 두 가지가 다 혼합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게 50대 50이거나 아니면 20대 80의 비율이고, 만약 후자라면, 어느 게 80이고 어느 게 20이었을까?

   주말 내내 그녀는 열에 들떴다. 그녀의 뇌는 과도하게 작동했다. 그녀는 그 남자가 그녀의 엄마가 장 봐 온 것을 들어주고 그런 다음 그녀의 아빠가 차고로 이어지는 진입로를 삽으로 파는 것을 돕고 있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아버지가 나가서 위스키 한 병을 가지고 돌아 왔을 때 믿기지가 않았다. 그녀는 그가 위스키를 마신 줄 몰랐다. 그런 다음 위스키를 고려해서 50대 50 비율을 다시 계산해야했다. 그녀의 어머니는 매 식사마다 한 벌의 젓가락과 한 벌의 포크 나이프를 내놓았다. 그가 젓가락을 선택하자 그녀의 부모님은 마치 네모난 구멍에 네모난 말뚝을 꽂아 넣는 영리한 원숭이마냥 그를 보며 미소 지었다. 젓가락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은 또 다른 미소, 심지어 박수를 불러 일으켰다. 그런 다음, 머리에서 발끝까지 그를 칭찬했다.

   그녀는 그녀의 부모가 깐깐한 동양인 부모의 전형을 떨쳐버린 것처럼(불식시키듯이) 친절하게 대해줘서 기뻤다. 그 여자는 그들이 냉정한 경향이 있지만 그런 냉랭함은 그들의 본래 모습이라기보다는(자연스런 모습) 약자로 살아온 세월에 대한 반영이라고 미리 그 남자에게 설명했었다. 그녀는 부모님이 전혀 냉정하지 않은 것으로 판명되었을 때 기쁘긴 했지만 그런 다음 왜 더 깐깐하지 않았을까 궁금해 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왜 좀 더 보통의 미국인 아버지 같지 않았으며, 개성 없는(특징 없는) 문에서 통상적인 위협 없이 그 남자를 환대했을까?

   주말이 끝날 무렵,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가 뉴욕으로 이사하는 걸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하기 위해 그녀를 따 로 불러 세웠다. 그 남자가 거기에서 그 아이디어를 내놓았고, 그 여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몰랐다.

아직 잘 모르겠어요, 그녀가 엄마에게 말했다. 그렇지만 우리는 양쪽 지역에서 일자리를 찾아볼 작정이에요.

잘했구나, 그녀의 엄마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런 다음 그녀는 저런 남자가 영원히 기다려주진 않을 거라고 그녀에게 상기시켰다.

마지막 오마카세 코스로, 그 셰프는 전통식 계란 스시를 선사했다. 계란은 폭신하고 달콤했다. 어떻습니까? 그 셰프가 물었다. P.344 그는 매 코스가 끝날 때마다 어깨를 앞으로 숙이며 이렇게 질문했다. 그리고 그들의 답변은(반응은) - 여태 먹어본 중에 최고로 맛있습니다 - 강풍처럼 그의 어깨를 뒤로 밀어냈다.

   일본식이군, 그 여자는 생각했다. 혹은 어쩜 동양식. 아님 인간적인 방식.

   후식은 두 스푼의 모카 아이스크림이었다. 남은 식사 시간 동안 남자는 셰프에게 왜 해고당했는지 계속 물었다. 또 한 병의 사케가 나왔다.

   아무것도 아녜요, 그 셰프가 말했다.

   그렇지 않을 걸요, 그 남자가 말했다. 어서요. 여기선 모두가 친구잖아요.

   그나 그 여자도 세프의 이름을 몰랐지만, 역으로도 마찬가지였다. 식사를 하는 동안, 아무도 식당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사람들이 창가에 멈춰서 메뉴를 살펴보았지만 그냥 가벼렸다.

매니지먼트, 마침내 셰프가 말문을 열었다. 그는 스시 만들기를 끝내고 조리대를 치우기 시작했다. 그는 조리대를 닦고 행주를 빨 것이다. 그런 다음 또 다시 조리대를 닦을 것이다.

   그의 목적은 더 이상 치우는 게 아니다, 고 그 여자는 판단했다. 마치 그가 이야기를 하는 동안 할 일이 있어야 하는 것처럼 보였다.

   어떻게 된 거예요? 그녀가 물었다. 이쯤에서는, 그녀도 아는 편이 나을 것이다.

   나는 3주 전에 해고됐어요, 셰프가 말했다. 매니저는 내가 쉬어야 할 날에 50 명의 파티를 예약했습니다. 그러고는 나한테 전화했죠. 처음엔 안된다고 말했어요, 하지만 파티는 단골 중 한 명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나는 50 명의 파티를 혼자서 대접할 수 없으니 그가 지원을 요청해야한다고 말했죠. 그는 O.K.라고 말했고 나는 한 시간 후에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백업은 없었고, 나뿐이었어요. 그 매니저는 중국인이었는데, 다른 셰프에게 전화를 했는데 아무도 오지 않았다고 말하더군요.

   요리사는 행주(걸레)를 빨기 위해 잠시 닦는 걸 중단했다. 나는 멍청이가 아닙니다. 그가 이어서 말했다. 거짓말인 걸 알았어요. 그래서 단 두 사람분만의 스시를 만들었습니다. 다른 48 명을 위해 스시 만드는 것을 거부했고 결국 일행 전체가 떠나버렸습니다.

   대단하군요, 남자가 말했다.

   여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어금니 사이에 계란 조각이 끼어 있었고 그녀는 혀로 그것을 빼내려고 했습니다. 할 수 없을 때는 손가락을 사용했다. 그녀는 입 안으로 손가락을 찔러 넣었다. 그런 다음 그녀는 냅킨으로 계란 조각 - 더 이상 노랗고 푹신하지 않으며 허옇고 거품 같은 - 을 닦아냈다.

p.345

   나는 중국인입니다, 그 여자는 반사적으로 그녀의 부모가 할 법한 식으로 말했다.

셰프는 조리대 청소로 되돌아갔다. 그 남자가 헛기침을 했다. 그는 특별히 그 여자나 그 셰프에게가 아닌 보이지 않는 청중에게 말했다. 셰프는 그런 뜻으로 말한 거 아닌데.

알아, 여자가 말했다. 그녀는 그 남자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 뜻 아닌 거 알아. 그 순간에 내뱉고 싶었을 뿐이야. 나 역시 아무 뜻 없어.

   남자가 두 눈을 굴리자 분노의 불길이 여자를 관통했다. 아니 어쩌면 두 개의 불길이었는지도. 그녀는 이쑤시개 두 개를 가져다가 남자의 예쁜 눈에 찔러 넣어 굴리는 걸 멈추게 하는 상상을 했다. 그런 다음 그녀는 올리브를 꽂은 꼬챙이로 매우 드라이한 마티니를 만드는 것을 상상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셰프가 말했다. 그는 이제 참깨와 가다랑어 플레이크 상자를 다시 정리하고 있었다. 그는 웃고 있었지만 눈을 마주치지는 않았다. 잠시 후면, 그가 콧노래를 부를 것이고 그 여자는 그가 한 말 때문에 미안한 건지 아니면 그녀가 중국인이라서 미안한 건지 물어볼 수가 없을 것이다. 둘 다인가요? 그녀는 그게 어떤 거였는지, 각각이 얼마 만큼인지, 묻고 싶었지만 그러면 미친 소리라고 할 것이다. 그녀는 미친 소리로 들리게 하고 싶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입 다물고 있는 여린 꽃이 되기도 싫었다. 그래서 그녀는 이 두 극단 사이를 오가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사실 그녀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셰프는 60세가 넘었다. 그리고 그 중국인은, 그녀가 들은 바로는, 짠돌이 중에 짠둘이였다.

   남자는 한 번도 그녀를 sweetheart 로 부른 적이 없었다. Sweetheart, 술은 충분히 마신 것 같은데, 그가 말했다. 그런 다음 그는 셰프에게로 눈을 돌렸다. 헤어져야 할 시간이 된 것 같네요.

이후로 그 셰프는 웨이트리스에게만 말을 걸었다. 그는 그녀를 불러서 그 커플의 계산서 마무리를 돕게 했다. 남자가 모른 척하는 사이 여자는 신용 카드로 지불했다. 그녀는 평소의 20 %를 팁으로 주었다.

   그게 뭐야? 남자는 그들이 밖으로 나가자마자 말했다. 더 추워졌다. 그들이 집까지 걸어가려면 15 분 걸릴 것이다.

   나는 그에게 화난 게 아니야. 여자가 말했다.

   그래선 안 되지. 그는 단지 있었던 일을 말해주고 있었잖아.

   다시 말하지만 나는 그에게 화난 게 아니야.

   남자는 알아들었다. 그들은 그가 말을 꺼내기 전까지 얼마동안 말없이 걸었다. “이봐, 내가 그 이야기를 한 사람이 아니잖아. 그리고 너는 모든 걸 그렇게 개인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법을 배워야 해. 너는 매사를 너무개인적으로(감정적으로) 받아들여.

p.346

   그래?

   또, 너 자신에 대한 자각이 좀 더 필요해.

   무슨 자각?

   남자는 한숨을 쉬었다.

   무슨 자각?

   그 남자가 말했다. 신경 쓰지 마. 그런 다음 그는 그녀의 머리에 손을 얹고 지나치게 생각하지 말라고 그녀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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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 읽어주시고 조언 부탁드립니다~~~^^

[nicos]

정말 재미있게 단숨에 다 읽었습니다. 원본을 읽고 오역을 검토할 시간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원본이랑 함께 몇 번 더 읽어보겠습니다. 읽는 내내 스시가 땅겨서 혼났습니다. 소설에 음식 이야기를 늘어 놓은 것은 언제나 성공적인 것 같아요. 그 소설을 정말 맛갈스럽게 만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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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번역 내내 오마카세 먹으러 갔으면 했어요. 하지만 시절이 수상하니 입맛만 다시며 힘들었다는..ㅎㅎ
젊은 작가의 작품이니만큼 젊은 감성으로 똑 떨어지게 번역해야 맛이 날텐데 말입니다.
잼나게 읽으셨다니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