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세례식)
남편과 나는 47년전에 만났다
기독교 신자인 나는 무신자인 남편에게 하나님을 믿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고 했다
남편은 1년동안 교회를 다녔고 우린 결혼을 했다
그러나 결혼을 하자말자 남편은 교회에 나가지
않았다
어떻게든 하나님을 믿게 하려고 했지만
고집이 센 남편은 교회에 나가지 않았고
난 교회권사로 외롭게 신앙생활을 해왔다
늘 남편이 하나님을 믿기를 간절히 기도하면서.
다행히 남편은 내 신앙생활에 대해서 간섭은 안하고 미안해서인지 오히려 잘 챙겨 주었다
그러다가 폐암4기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9월부터 병원 생활을 하면서 나의 기도가 더욱 간절 해졌다
(남편을 위한 기도)
저희를 긍훌히 여기시는 나의 주님
당신은 고통이 어떤 것인지 아십니다
채찍이 당신의 등에 내리쳤을 때,
가시관에 당신의 이마를 찢겼을 때의 그 고통을
당신은 알고 계십니다
제 남편은 지금 호흡곤란으로 고통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제 남편을 긍휼히 여기시어
이 고통을 이기도록 도와 주시옵소서
제 남편은 지금껏 주님을 인정하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그 누구 보다는
착하고 바르게 살아온 사람입니다
아무리 그럴지라도 주님을 인정하지 않은 죄가 큼을 전 압니다
중풍병자의 죄를 먼저 용서하시고
병을 낫게 해 주신 나의 하나님
제 남편의 죄를 먼저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성령으로 역사하시어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믿음을 갖게 해 주옵소서
하나님은 나를 구원해주실 분이라는 걸 믿고 당신을 간절히 바라는 믿음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남편이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서 헤멜지라도
남편곁에 주님이 항상 함께 하심을 믿게 하시옵고
결코 절망하거나 삶을 포기하지 않게 하옵소서
몸은 비록 병마로 힘들지라도
마음은 주님을 의지하는 평안함을 주시옵소서
굳은 마음으로 힘차게 이 고통을 이기도록
도와 주시옵소서
이 병마와 싸울 의지와 고통을 참을 인내심을 주셔서
이 병을 이기게 하옵소서
주님께서 제 남편을 자녀로 삼아 주시기를 간절히
바라오며 주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리옵나이다 아멘
며칠 전부터 남편의 입과 코에 산소호흡기가 부착되었다
이젠 더 늦으면 안 될 것 같아 남편에게 세례를 받자고 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남편이 그러자고 허락을 했다
토요일에 세례식을 하기로 목사님과 날짜를 잡았다
그런데 다행히 어제 그 동안 원했던 1인실로 옮기게 되었다.
1인실로 옮겼으니 곧 바로 세례식을 하고 싶었다 목사님과 통화해서 바로저녁 7시에 세례식을 하자고 다시 말씀 드렸다
급하게 준비를 하여 저녁 7시에 가까운 교우들과 두 분 목사님 내외분 가까운 장로님등 열 세분의 교우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례식을 은혜스럽게 마쳤다
목사님의
''하나님앞에서 죄인임을 인정 합니까?''
물음에
''네, 인정합니다''
'이제 하나님을 내 구주로 영접하겠습니까?'''
''네 영접합니다.''
는 등 목사님의 물음에 가래로 말도 못 하셨던 양반이 또렷또렷하게 대답했다
눈물과 감동의 세례식을 마쳤다
경황이 없었지만 생각해보니
오늘이 남편과 내가 백년가약을 맺은지 46주년 결혼기념일이다
남편이 하나님을 아버지로 구주로 영접히는데
46년이 걸렸다
더욱 눈물이 나고 감격스러웠다.
모두들 돌아가신 뒤
'' 여보, 고마워. 그러고 보니 오늘이 우리가 46년 전에 결혼 한 날이야.''
라고 말했더니 남편이 가래 끓는 소리로
''미안해.''
라고 하지 않은가?
그래서
''당신 나 사랑했어?''
'' 으응, 많이''
드릴듯 말듯한 목소리로 겨우 말한다
이 말들은 내가 남편에게서 처음 듣는 말이다
자존심 강하고 과묵한 남편의 이 말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을 것이다
오늘 남편은 46주년 결혼 기념일에 세례를 받음으로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걸 소원했던 내게 가장 큰 선물을 안겨 주었다
그리고,
과묵한 성격이어서 말로 표현 못했던 말들을
'미안해.'
'사랑해.'
마지막으로 떠나기 직전,
'고마워.'
이 말들을 떠나면서 처음으로 내게 선물로 주고 떠났다.
남편은 세례 받고 이틀 후, 처음 세례 받기로 예정했던 토요일 아침에 하나님곁으로 갔다.
참 아슬아슬했다.
처음 계횤대로 토요일에 세례를 받으려고 했다면 세례를 못 받고 떠났을 것이다
갑자기 목요일 1인실로 옮기게 되어 서둘러 그 날 저녁에 세례
를 받게 된 것은 다 하나님께서 날 사랑하셔서 평소의 소원을 들어 주시키 위한 계획이었음을 깨달았다.
"내 딸아, 내가 네 남편을 사랑
해서 구원했으니 이제 안심하거
라."
남편과의 이별은 큰 슬픔이요 아픔이었지만 견틸 수 있는것은 하나님의 사랑을 확신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