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선조들의 환갑 잔치시 초청받은 친족과諸賢(제현)들은 시(詩)로서 답례를 하였다 얼마나 멋있는 행사였을까

[송현]

자서(自敍)

인생살이 100년은 청산의 뜬 구름과 같다.

청춘의 시절이 어제 같은데, 갑자기 회갑이 되니 나그네 인생길의 허무한 세월만 한탄하게 된다. 그러나 그 사이에서 혹 문장(文章)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울리거나 나라를 위해 충성하고 부모님을 정성으로 잘 섬겼거나, 재물을 모아 집을 일으킨 자가 종종 있는데, 우졸(愚拙)한 나는 이와 같은 일을 행하지를 못하였고, 밭을 갈고 책을 읽으면서 살면서도 하나도 성취하지를 못했으니 이것이 어찌 인생의 근본 뜻이겠는가! 진실로 탄식할 일이다. 또한 더구나 가부(家父)께서 일찍 돌아가셨고, 또한 자최(齊衰)의 신분으로 회갑이 되었다고 해서 잔치를 여는 것은 예법에 부당하기 때문에 거절하였더니, 늙은 아내가 항상 말하기를,

“친구들 회갑잔치에 가서는 배부르게 얻어먹고 얼근히 취해서 돌아왔는데, 나의 회갑에는 쓴술 한 잔도 보답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모두 말하길, ‘상중(喪中)이라 말은 않겠지만 재물을 아낀다.’ 운운할 것이니, 체면이 손상되는 것을 어찌 감당하려 합니까”

고 하였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아내의 말이 그럴 듯하여 간략하게 술과 안주를 장만하고 감히 친족과 제현(諸賢)들을 초청하오니 굽은 자리를 혐의하지 마시고 광림(光臨)하기를 앙망합니다.

이를 인해서 시 한 수를 읊었으니,

春回六十一年春 육 십 일 년의 봄이 돌아오니

恭惟劬勞罔極辰 부모님께서 수고하신 망극한 날이네

想今懷古千愁起 오늘을 생각하고 예를 회고하니 많은 수심 일고

憶弟思親百感新 아우를 생각하고 부모님을 생각하니 모든 감정 새롭네.

芝蘭細雨連長砌 세우(細雨)에 지란(芝蘭)은 연하여 뜰에 자라고

花樹東風好接隣 동풍(東風)에 화수(花樹)는 사이좋은 이웃 접했네.

菲薄招請心自愧 비박(菲薄)한 차림에 벗 청하니 자괴감 이는데

不勞盛會興無邊 영화롭지 못한 성대한 모임 흥은 끝이 없다네.

석은(石隱).

自敍

人生百年 如靑山雲影 靑春如昨 而遽當一甲 可嘆逆旅光陰耳 然而其間 或有文章鳴世 爲國盡忠 事親誠孝 聚財成家者 種種有之 如我愚拙 如此等事 非所敢行 而於耕於書 一不成就 是豈人生之本意耶 誠可歎矣 又況 家父早世 又以齊衰之身 稱壽設宴 而於禮不當 故拒絶矣 老妻言內恒云 篤友之回甲 而飽醉而歸 吾之回甲 但以薄酒不報 則人人皆云 喪中不言 而嗇財云云 則體面損失 何敢當之 云云 暗暗思之 言則似然 而故略設菲薄 敢請親族諸賢 勿嫌坐屈 幸須光臨 是所渴望耳 因以自嘲一首 詩曰 春回六十一年春 恭惟劬勞罔極辰 想今懷古千愁起 憶弟思親百感新 芝蘭細雨連長砌 花樹東風好接隣 菲薄招請心自愧 不勞盛會興無邊 石隱.

昔年庚子又今春 지난해는 경자년이고, 또 금년 봄인데

恭惟嚴親誕降辰 생각하면 엄친(嚴親)의 탄생한 때라네.

欲呈雪藕誠心祝 흰 연뿌리를 올려 성심으로 축하하고

願效老萊彩舞新 노래자를 본받으려 색동옷 입고 춤추었네.

花樹長連三四里 꽃과 나무는 자라 3, 4리를 연하였고

芝蘭漸茁萬方隣 지란(芝蘭)은 물에 젖어 만방에 이웃해 자라네.

僅得薄肴玆敢詩 겨우 옅은 안주에 감히 시를 쓰려니

於心不勝悚無邊 마음에 감내할 수 없어 송구한 마음 끝이 없네.

장자(長子) 홍수(洪秀).

寒盡溫來三月春 추위 가고 따뜻한 3월의 봄날이니

百花沸發最良辰 백화(百花)가 만발하기 가장 좋은 때네.

拜獻巵酒龜蓮祝 절하고 술 올려 귀연(龜蓮)을 축하하고

瞻仰儀容鶴髮親 용의(容儀)를 우러러보니 학발(鶴髮)의 어버일세

契友詩朋多臨席 계하는 친구 시 쓰는 벗 모두 왕림했으니

斯生松子願爲隣 적송자(赤松子)가 나와 이웃되기를 원하겠네.

一生雄活吾門大 일생을 웅활(雄活)하니 우리 가문은 위대하고

伏願要祈養性眞 삼가 기원하는 것은 진성(眞性)을 기르는 것이오.

차자(次子) 택수(澤秀).

鐵樹花開別有春 철수(鐵樹)에 꽃 핀 별다른 봄에

舍兄此日設弧辰 이날은 사형의 호신(弧辰)이라 말하네.

依床琴瑟儼照笑 상을 의지한 금슬(琴瑟) 근엄하게 비침이 우습고

繞砌子孫班舞新 마당을 외운 자손들 반무(班舞)가 새롭네.

宿星燦爛南方照 별들은 찬란하게 남방을 비취고

霞酒殆傾北海隣 유하주(流霞酒)를 거의 기우리니 북해가 이웃이네

瑞氣沸天餘慶大 서기(瑞氣)가 하늘에 비등하니 남은 경사 크고

祖先蔭臨應無邊 선조의 음덕 임함은 끝이 없겠네.

사제(舍弟) 영호(榮浩).

慶祝岳翁六一春 악옹(岳翁)의 회갑을 경축하는 봄

應知此日獻杯新 응당 이날은 술잔을 올림이 새로움을 아네.

秩之華筵呈慶席 화연(華筵)은 차례로 경하를 올리는 자리인데

更祈益壽養天眞 다시 수(壽)를 더하고 천진함 기르길 기원하네.

생질(外甥) 정의섭(丁義燮).

曾春庚子幾經春 일찍이 경자년 봄이 몇 해나 지났나.

閱過星霜復舊辰 지난 세월 세어보니 옛 탄신(誕辰)일 돌아왔네.

遐籌海屋添無盡 멀리 해옥(海屋)을 더함이 무진(無盡)한데

首福箕疇最得新 기주(箕疇)의 으뜸 복인 수(壽)를 얻음이 새롭네.

琴瑟情閑依寶榻 금슬의 정 한가히 보탑(寶榻)을 의지하고

芝蘭盛郁馥諸隣 지란(芝蘭)이 무성함은 이웃에 향기가 되네

湛桑棶園朋賀席 담(湛)․상(桑)․내(棶)․원(園) 등 벗이 축하하는 자리.

岳翁願得養性眞 악옹(岳翁)께선 진성(眞性)을 기르시길 원합니다.

생질(外甥) 권호일(權鎬一).

天開壽域艶陽天 하늘이 수역(壽域)을 연 따뜻한 봄날

鐵樹光陰到甲年 철수(鐵樹)의 세월 갑년(甲年)이 당도했네.

肆當花柳爭春節 이에 응당 꽃과 버들은 봄을 다투고

聿覩桑弧勝日筵 이에 상호(桑弧)를 보니 일월을 이겨낸 잔치라네

敎子書裏勤也本 자식 가르침은 책을 부지런히 읽는 것이 근본이고

處身家徒孝爲先 처신함은 가도(家徒)들에게 효도가 우선이라 했네.

親戚相歡賓各賀 친척은 기뻐하고 손은 각각 하례하는데

吾門宴樂得仙緣 우리가문 즐거운 잔치 선연(仙緣)을 얻었네.

4종 아우 명호(命浩).

獻壽舞筵三月春 장수를 축하하는 잔치 3월의 봄

韶顔華發共良辰 아름다운 꽃 만발하는 이 좋은 때에

勤苦多年餘氣力 여려 해를 근고(勤苦)하고도 기력이 남았고

亨通今日又精神 오늘까지 형통하고 또 정신이 좋네.

修身交友經綸大 수신(修身)하고 벗을 사귀니 경륜은 크고

敎子護履和睦新 자식 가르치고 생활을 돌봐 화목은 새롭네.

疑是仙翁當此地 이에 선옹(仙翁)이 여기에 왔나 의심하였으니

隱山好臨脫塵人 은산(隱山)에 찾아온 탈속(脫俗)한 사람들을...

이종(姨從) 조창상(曺昌相).

閱去生來六十春 지난세월을 살아온 것이 60년인데

重回庚子卽弧辰 다시 경자년의 생일이 돌아왔네

足衣足食無愁老 의식(衣食)이 풍족하니 늙어도 걱정 없고.

多子多孫有福人 자손이 많으니 복이 있는 사람이네

恒沙入算千年壽 항하(恒河)의 모래처럼 천 년 수(壽)를 셈하여 넣고

剝盡登盤百果珍 박(剝)이 다하니 보배로운 백과를 소반에 올리네.

花源龍谷同親戚 화원(花源)과 용곡(龍谷)은 친척이 함께 사니

門閥山東甲族申 산동의 문벌이 갑족(甲族)임을 펼쳤네.

화산후인(花山後人) 권영학(權寧學).

賀君平素養天眞 그대의 평소 천진(天眞) 기름을 축하하려는데

釀酒紫霞速四隣 자하(紫霞)로 술 빚어 사방의 이웃을 초청하네.

昔年父母劬勞夕 옛날 부모님께서 구로(劬勞)하신 저녁인데

今日兒孫祝慶新 오늘 아손(兒孫)들 경축함이 새롭다오.

琴瑟情苦同和韻 금슬의 넘치는 정은 화운(和韻)과 같고

棣花笑暎仙門新 상체(常棣)꽃 피니 선문(仙門)이 새롭네.

鶴髮童顔長不老 학발(鶴髮)에 동안(童顔)은 길이 늙지 않음인데

石峰烟月泰平春 석봉(石峰)의 놀과 달빛은 태평한 봄이라네.

사종숙(四從叔) 영식(榮植).

遐祝仁兄古甲春 멀리서 인형(仁兄)의 구갑(舊甲)의 봄을 축하하고.

子孫班舞床琴和 자손들 반무(班舞) 추고 거문고는 화답하네.

設弧廣速四方隣 수연(壽宴)을 설치하고 널리 사린(四隣)을 초청하니

花源烟月泰平人 화원(花源)의 연월(烟月)에 태평한 사람이라네.

양천후인(陽川后人) 허현(許鉉).

最好四時三月辰 사계절에서 가장 좋은 봄 3월인데

穩當華甲養精神 알맞은 화갑(華甲)에 정신도 함양했네.

靑少旅遊倭敵國 젊어서는 왜국을 여행하였고

中年隱處石峰隣 중년에는 석봉(石峰)의 이웃에 숨었네.

酒煖前宵園草雨 전날 밤 따뜻한 술에 정원의 풀, 비에 젖고.

詩吟長日杏花春 왼 종일 풍월 읊으니 행화(杏花)는 피었네.

有子有孫兼有室 아들과 손자 그리고 아내 있으니

南鮮壽福占斯人 남한의 수복(壽福)은 이 사람이 점지했네.

족제(族弟) 정호(正浩).

華甲重廻昔日春 육십갑자 돌아서 옛날의 봄인데

一生不老養生人 일평생 늙지 않으니 양생(養生)하는 사람이네

方朔三千寧可信 삼천갑자 동방삭을 정녕 믿을 수 있는가!

姜公八十是其仁 강태공은 80에 이렇게 인자(仁慈)했네

愛宜獜趾家唱韻 응당 인지(獜趾)를 사랑해 집에서 시운을 읊고

詩頌鹿鳴座有賓 시 녹명(鹿鳴)으로 송축하니 자리엔 손이 있네.花樹醉看兼絲竹 화수회원 취하고 겸하여 사죽(絲竹)의 연주를 보니

百年此日最良辰 인생 백년에 이날이 가장 좋은 날이네

족종(族從) 학구(鶴求).

始君花甲正三春 처음 맞는 그대의 화갑이 정히 삼춘(三春)이니

鳳子獜孫獻壽新 봉자(鳳子)와 인손(獜孫)의 헌수(獻壽)가 새롭네

月姥紅繩留舊約 월모(月姥)의 붉은 실은 옛 약속 남아있고

謝家寶樹接芳隣 사가(謝家)의 보수(寶樹)는 좋은 이웃 접하네.

應分今日良辰福 응당 오늘은 생일의 축복 나누는데

推驗前生太乙人 생전 태을진인(太乙眞人)을 추구하고 체험했네.

秩秩者筵云海屋 차례로 이 잔치를 해옥(海屋)이라 이르는데

後昆永世慶蓁蓁 후손들 영세토록 경사(慶事)가 진진하리.

광산인(光山人) 김용헌(金容憲)

壽必由仁性守眞 수(壽)는 인에서 나왔고 성품은 참을 지켰는데

復回週甲是生辰 다시 주갑(週甲)이 와 이날이 생일이네

詩書前習靑春節 시서(詩書)를 전에 익혔으니 청춘의 때인데

歲月已催白髮人 세월은 빠르게 지나 백발이 되었네.

仙榻琴聲塵外出 선탑(仙榻)의 금(琴)소리 진외(塵外)로 나갔고

照窓蘭影畵中新 창에 비친 난의 그림자, 그림이 새롭네.

斯筵恭賀無量福 오늘의 수연(壽宴), 삼가 무량복을 하례하고

更祝將來慶又頻 다시 장래에 경사가 잦음을 축하하네.

손제(損弟) 조원상(趙元相).

高門華甲自有眞 고문(高門)의 화갑은 진솔함이 있고

地圻三雁感懷新 경기의 삼안(三雁)은 감회가 세롭네.

紀念松柏空朴餘 기념한 송백(松柏)은 공박(空朴)의 나머지고.

進士遺風洛城輪 진사의 유풍은 낙성(洛城, 서울)에서 높다네.

歷史深處人衰去 역사가 깊은 곳엔 사람이 쇠하여 가고

寰候盛麥吐芽春 환후(寰候)의 성맥(盛麥)엔 싹을 토하는 봄이네.

膝下子孫永世昌 슬하의 자손은 영원히 번창할 것이니

偕老百年倍思親 백년을 해로하니 어버이 생각 배가되리...

이위영(李瑋榮)

老歸益切愛情眞 참 애정은 늙으면서 더욱 간절한데

苑樹元來一體身 원수(苑樹)는 원래 나와 한 몸이었네

棣園凄雨曾何日 아가위 동산에 쓸쓸한 비는 언제 내렸나!

蘭砌和風已向春 난초 밭에 화풍은 이미 봄을 향하네.

晧月蒼松馴鶴士 달빛 창송(蒼松)엔 학이 따르는 선비요

靑山流水聽琴人 청산과 유수에 금(琴)을 듣는 사람이네

南飛數曲爲君奏 남에서 날아온 몇 곡조는 그대를 위한 연주니

願使斯筵世世新 원컨대 이 잔치가 세세토록 새로워지길...

재종숙(再從叔) 효직(孝稙)․한직(漢稙).

平生好善是天眞 평생 착함을 좋아했으니 이는 천진함인데

舊甲重回花柳辰 구갑(舊甲)이 돌아오니 꽃피는 때라네.

無量壽福年長久 무량한 수복은 해마다 장구(長久)한데

有德名聲日益新 유덕한 명성은 날로 더하여 새롭네.

和氣高堂琴瑟友 화기 가득한 고당에는 금슬을 벗하고

蘭香滿室子孫隣 난향이 가득한 집에는 자손을 이웃했네.

富且多男於此足 부하고 아들 많으니 이것이 만족스러운데

來賓爲祝主人身 손은 와서 주인을 위해 축하한다네.

삼가 원고를 정여림(鄭如林)이 읊다.

斯翁心德任天眞 이 옹(翁)의 심덕은 천진난만한데

盛設弧筵速四隣 성대히 잔치 베풀어 이웃을 초청했네.

偕老夫婦琴瑟樂 해로한 부부는 금슬이 즐겁고

友愛兄弟棣花新 우애한 형제에 체화(棣花)꽃 새롭네.

鐵樹花開無恙閣 철수(鐵樹)에 꽃피니 근심 없는 집이고

氷桃子緖永生身 빙도(氷桃)를 드린 자식의 마음 몸은 영생하네

六旬加一無窮慶 육순에 하나 더하니 무궁한 경사이고

只是人間不老人 다만 이 사람은 늙지 않는 사람이네.

수산(壽山) 홍성표(洪聖杓)는 삼가 읊다.

六旬加一際三春 때는 육십 한 살의 3월인데

白髮華顔不染塵 백발의 붉은 얼굴 속세에 물들지 않았네.

福海千尋能動濶 복은 바다처럼 깊어 능히 동활(動濶)하고

壽山萬丈自生新 수는 산처럼 높아 스스로 삶이 새롭네

兵餘物色多傷意 난리 뒤의 물색은 상심함이 많았는데

鏡裏韶光更少身 거울 속의 소광(韶光)은 다시 젊은일세

仁子賢妻團合席 착한 아들 어진 아내 둘러앉은 자리에

雍客和氣有斯人 화기(和氣)로 손님과 화합하는 이 사람...

천곡(泉谷) 강신석(姜愼錫) 근고(謹稿).

光風霽月倚仙眞 광풍제월(光風霽月)은 진선(眞仙)을 닮았고

將看今朝這樸身 오늘 아침에는 이러한 순박한 사람을 보려네.

芳草烟收三峽路 방초에 안개 겉이니 세 갈래 길 나오고

桃花雨歇武陵春 비 개니 도화(桃花) 피어 무릉(武陵)의 봄이네.

天開壽域居仁士 하늘이 수역(壽域)을 여니 어진 선비 살고

地闢靈區出傑人 땅이 신령한 구역 열어 걸출한 선비 냈네.

此日循環無限到 이러한 날이 순환하여 무한함에 이르러

新如其舊舊如新 새것은 옛것 같고 옛은 새것 같다네.

족종(族從) 성모(聖謨)는 삼가 읊다.

浮生何苦事仙眞 부생(浮生)이 무엇이 괴로워 진선(眞仙)을 일삼았나.

齒德康寧備此身 치덕(齒德)의 강녕함을 이 몸이 갖췄다네.

無量閣裏無量祝 무량(無量)한 집 속에 무량한 축복 있고

萬歲堂前萬歲春 만세당(萬歲堂) 앞에 만세의 봄 있네.

筆下無非名下士 붓 아래에 이름을 내리지 않은 선비 없고

座中盡是意中人 좌중엔 모두 의중(意中)이 있는 사람이네

蓼莪幾感劬勞日 요아(蓼莪)에는 몇 번이나 구로(劬勞)한 날을 느꼈나

覽揆如初舊事新 처음처럼 헤아려보니 옛 일이 새롭네.

족종(族從) 순모(舜謨)는 삼가 읊다.

昔年是日降仙眞 옛적 이날 진선(眞仙)이 탄강했는데

一幅花源住此身 한 폭의 도화원에 이 몸이 머무네.

二豎遠迍能萬壽 이수(二豎)가 멀리 달아나 만수를 하고

三花不老希長春 삼화수(三花樹)가 늙지 않듯이 긴 봄을 바라네.

文章世德無雙全 문장의 세덕(世德)은 쌍수 없이 온전하고

忠孝家聲第一人 충효의 가성(家聲)은 제일이라네.

種德百年其積厚 백 년을 덕 심어 쌓임이 두터우니

應多餘慶去逾新 응당 남은 경사 많아 넘어감이 새롭겠네.

족종(族從) 현모(顯謨)는 삼가 읊다.

猥忝美筵慶祝眞 두렵게도 미연(美筵)에 참여해 진신으로 경축하니

却疑西佛是前身 문득 서쪽 부처의 전신(前身)인가 의심했네.

泉石實非凡累地 천석(泉石)은 실상 평범한 곳이 아니니

琴書幾作靜肅人 금(琴)과 책으로 거의 정숙한 사람 만들었네.

雙親子孝時時樂 쌍친(雙親)에 자효(子孝)하니 때때로 즐겁고

萬事家和日日春 만사에 집안 화합하니 일마다 봄이네.

壎篪琴瑟相和席 훈지(壎篪)와 금슬이 서로 화답하는 자리이니

壽考如山福履新 오래오래 살면서 산 같은 복을 새롭게 밟으소서.

족종(族從) 영우(榮雨)는 삼가 읊다.

花紅柳綠甲和春 붉은 꽃 푸른 버들 화춘(和春)의 회갑에

以子壽觴孝慰親 자식은 술잔 올려 어버이를 위로하네.

歷歷千籌萱草瑞 역력한 일 천 산가지에 원추리는 상서롭고

層層三秀棣美新 층층의 삼수(三秀)에 아가위 꽃이 새롭네.

德行兼是良辰吉 덕행은 좋은 계절의 길함을 겸비하였고.

仙稧無論太乙眞 선계(仙稧)는 태을진을 논하지 않는다네.

紛升韻詩如此席 어지럽게 시를 짓는 이 같은 자리에

人人稱頌有仁人 사람들은 모두 어진 사람을 칭송한다네.

유용규(柳龍珪)는 삼가 읊다.

桃花數動甲花新 桃花는 자주 움직이고 甲花는 새로 피니

萬物生生㝡好辰 만물이 생동하는 가장 좋은 계절이네

雲淡風輕暢和日 맑은 구름 가벼운 바람이 화창한 날

山明水麗福多人 산은 밝고 물 고운 복이 많은 사람이네

琴呈百歲無彊壽 백세토록 끝없이 살라 금(琴)을 올리고

鳳舞千年不老身 천년토록 늙지 말라 봉무(鳳舞)를 추네

箕國俗談名勝處 기국(箕國) 속담의 명승처(名勝處)이니

蓁蓁玉樹太平春 옥수(玉樹)가 무성한 태평한 봄이네.

염창열(廉昌烈)은 삼가 읊다.

慈仁品性是天眞 인자한 품성에 천진한 사람이

弧筵廣開三月春 3월의 봄에 호연(弧筵)을 널리 열었네

繁華世上無愁士 번화한 세상에 근심이 없는 선비이고

迅速人間不老人 신속한 인생사에 늙지 않은 사람이네

守行三鴈時時友 수행(守行)하는 세 기러기 때때로 벗하고

晩啓二蘭郁郁新 늦게 연 두 난초는 욱욱(郁郁)함이 새롭네.

劬勞之心誰爲解 구로(劬勞)한 마음을 누굴 위해 푸나!

備膺五福誦壽辰 오복을 갖추고 수신(壽辰)의 시를 읊는다네.

내산(內山) 홍순만(洪淳萬)은 삼가 읊다.

賀君六十一年春 그대의 61살 회갑을 축하하는 봄.

仁壽由天不染塵 인수(仁壽)는 하늘에서 받고 속세에 물들지 않았네.

平生事業靑氊在 평생의 사업은 청전(靑氈)에 쓰여 있고

萬卷詩書白髮新 만권의 시서(詩書)는 백발에 새롭네.

曾擇臨隣長養性 일찍이 이웃에 와서 길이 성품을 길렀고

晩來福地亦安身 늦게는 복지(福地)에 왔으니 또한 편안하네.

子孝孫英琴瑟樂 효도하는 아들과 영걸한 손자에 금슬 즐거우니

斯照第一前仙人 이는 전의 선인이 제일로 비춰주는 사람이네.

송은(松隱) 김정현(金正顯)은 삼가 읊다.

碧桃花發百花辰 벽도화(碧桃花) 피고 백화가 반발하는 이때

愛日行杯倍憶親 사랑하는 생일에 술잔 돌리니 부모님 생각 배가되네.

南極星光照白髮 남극성(南極星) 빛이 백발을 비치고

三存棣萼弄長春 삼존체(三存棣)의 꽃이 긴 봄을 희롱하네.

世間琴瑟無雙弱 세간의 금슬은 더없이 약한데

膝下子孫有二人 슬하에 자손은 둘이 있다네.

年年歲歲好時節 연년세세토록 호시절이라면

世世相傳慶壽眞 대대로 수연(壽宴)을 경축하는 참됨을 전하리...

족종(族從) 풍구(豊求)는 삼가 읊다.

灼灼夭桃六十春 복숭아꽃이 곱게 핀 60세의 봄

班衣彩舞値良辰 반의(班衣)로 춤추는 좋은 생신을 만났네.

滿堂琴瑟源源樂 만당의 금슬은 끊임없이 즐겁고

繞砌芝蘭葉葉新 뜰을 두른 지란(芝蘭)은 잎잎이 새롭네.

壽且稱觥分籌席 수(壽)하고 또한 술잔을 들고 주석(籌席)을 나누고

仁而積德好爲隣 인자하고 그리고 덕을 쌓아 좋은 이웃 되었네

罔陵頌祝無窮福 강릉(岡陵)같은 무궁한 복을 송축하고

繼世傳傳寶樹邊 세세토록 보수(寶樹)의 가에 전할 것이네.

족종(族從) 창우(昌雨)는 삼가 올리다.

六十春來又一春 60년이요. 또 한해의 봄이 오니

麟肴霞酒設孤辰 좋은 고기와 술로 생일상을 차렸네.

誼重琴瑟宜偕老 의가 중한 금슬은 의당 해로(偕老)하고

榮看芝蘭漸秀□ 영화한 지란(芝蘭)을 보니 □□가 빼어나네.

□□臨門多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