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코타이에서 하루를 묵었던 게스트하우스 앞에서
수코타이 역사공원 탐방은 아침 7시에 입장해서 10시가 좀 지나 마쳤으니 3시간 정도 걸린 셈이다. 성벽 밖 유적지도 한 곳 정도 돌아보고 싶었지만 11시가 게스트하우스 Check Out 시간이기에 서둘러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배낭을 챙겨 나온다. 로비에서 영수증을 보여주며 어제 Key보증금으로 예치했던 300B를 반환받고 게스트하우스를 나온다.
태국의 대중음식 팟타이
역사공원에 갈 때 썽태우를 탔던 정류장 인근 태국음식점에서 팟타이로 점심식사를 하고 버스터미널까지 걸어간다. 거리는 멀지 않지만 요즘 태국이 건기에다 부실하게 포장된 도로에서 날리는 먼지와 낡은 트럭과 오토바이에서 내뿜는 매연으로 숨이 막힌다. 게다가 30도를 넘는 더위로 땀은 비 오듯 흐르고. 오토바이 택시를 탈 걸 그랬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수코타이에서 치앙마이로 가는 버스
수코타이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11시45분인데 밖에 치앙마이 가는 버스가 보인다. 매표소로 달려가 수수료 20B를 내고 지금 출발하는 표로 바꾼다. 버스표에는 11시50분 출발로 돼 있으니 어제 예매했던 버스시간(13시40분)보다 무려 두 시간 가까이 빨리 출발하는 것이다. 서둘러 버스에 승차했으나 출발시간이 넘었는데도 출발하지 않고 12시5분이 돼서야 출발한다. 이 버스는 파란색 바탕에 흰색 줄이 들어 있는 에어컨버스로 아유타야에서 수코타이로 올 때 탔던 버스에 비해 지저분하고 화장실도 없으며 간식도 제공하지 않는 뻐 썽이라는 2등 에어컨버스다. 수시로 손님을 태우고 내리면서 간다. 승객 중 약 반이 서양 배낭여행객이다.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점점 빗줄기가 강해지고 내가 앉은 좌석 옆으로 빗물이 스며들어 좌석에 앉아 있을 수가 없어 동승한 여승무원에게 이야기했더니 별거 아니라는 듯 걸레를 가져와 닦고는 내게 앞좌석으로 옮기라고 한다. 배낭을 집어 들고 버스기사 바로 뒷좌석으로 옮긴다. 방콕에서 수코타이까지 7시간을 산 하나 없는 평지를 달려 왔는데 치앙마이 가는 길은 멀리 야트막한 산을 따라 왕복 2차선 숲길을 달린다. 도로에는 차도 별로 없는데 버스기사는 급할 것이 없다는 듯 시속 6~70km로 달리며 중간 중간 정차해 승객을 내려주고 태운다. 중간에 탄 승객들은 버스비를 여승무원에게 지불하는데 정기노선버스라 그런지 중간에 탄 승객들 중 2명은 버스 중간 통로 맨 앞쪽에 앉아 버스비도 내지 않고 버스기사와 잡담을 나눈다.
거리 곳곳에 보이는 와치랄롱꼰 태국 국왕의 대형 사진
도로 분기점과 관공서, 군부대 등에는 어김없이 마하 와치랄롱꼰 태국 국왕의 대형 사진을 세워 놓았다. 가끔은 왕비의 사진을 세워 놓은 곳도 보인다. 7년 전 태국 여행 때에는 서거한 푸미콘 국왕의 사진이 세워져 있었고 국민들로부터 무척 존경받는 국왕이었는데 지금 국왕은 어떤지 모르겠다. 왕정국가라 국가원수로 세워 사진을 세워 놓은 건지? 국민들이 존경해서 세워 놓은 건지 모르겠다. 좋지 않은 사유로 두 번이나 이혼하고 세 번째 결혼한 여인을 왕비로 맞이했으니 평생 한 여인을 사랑했던 선왕에 비해 국민들에게 존경받지 못할 것 같다.
치앙마이 아케이드 버스터미널 하차장
치앙마이 아케이드 버스터미널 입구
오후 6시 경 버스가 치앙마이 아케이드 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12시 경에 출발했으니 6시간 정도 걸린 셈이다. 어떤 길로 왔는지 모르지만 수코타이에서 치앙마이까지는 경로에 따라 298~326km 정도인데 6시간 걸렸으니 몇 군데 정차한 걸 감안하더라도 시속 60km로 온 셈이다. 승용차로 쉬지 않고 달리면 4시간 정도면 되는데 태국 여행 시 버스를 이용하려면 시간계획을 넉넉히 잡아야 한다.
버스터미널 한쪽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썽태우
버스터미널에서 내리니 썽태우 기사가 “빠뚜 게이트”라는 말하며 다가오기에 얼마냐고 물으니 100B란다. 50B에 흥정해 썽태우에 오르니 벌써 서양인 배낭여행자 4명이 타고 있다. 그들에게 얼마냐고 물으니 50B란다. 나뿐만 아니라 배낭여행객들 모두 바가지를 쓸 만큼 아둔하지 않은 것 같다.
치앙마이에서 숙소를 구하기 위해 헤맨 곳
썽태우를 타고 빠뚜 타페에서 내려 가이드북에서 미리 봐 뒀던 Daret`s House를 찾아간다. 중심가에 있어 이동이 편리하고 모든 객실에 욕실이 따려 있으며 1층 야외 레스토랑은 음식이 저렴하고 맛있다고 소개돼 있어 숙소로 정한 것이다. 그런데 가이드북에 나와 있는 지점을 몇 바퀴 돌아도 게스트하우스를 찾을 수 없다. 영어가 통할 것 같은 주변 카페와 환전소 몇 군데에 물어 봐도 모른단다. 배도 고프고 밤도 깊어가니 적당한 숙소를 찾아 묵기로 하고 지나다 보니 한국인인 운영하는 식당 겸 게스트하우스(Korea House, 1박에 500B)가 눈에 띠어 들어가 방을 보니 너무 누추하고 화장실과 욕실을 공용으로 써야 하는데 지저분해 다시 나온다. 조금 더 가니 깨끗해 보이는 호스텔이 보여 들어가 일단 방과 욕실을 보니 청결하게 관리되고 있어 하룻밤 묵기엔 무리가 없어 배낭을 내려놓는다.(Ashi Hostel, 1박에 500B)
일식집 사쿠라
사쿠라에서의 저녁식사
배는 고프지만 일단 샤워를 먼저하고 저녁을 먹으러 나간다. 주변에 눈에 띠는 식당들은 태국음식점이거나 BBQ 음식점인데 점심을 시원치 않게 먹은 난 밥이 먹고 싶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에 가보니 음식 값이 너무 비싸 20여 분을 배회한 끝에 일본인들은 별로 마음에 안 들지만 일식당 사쿠라가 보이기에 들어가 보니 유명식당인지 손님들로 만원이다. 여자 혼자 식사하는 테이블이 보여 양해를 구하고 합석해 돈가스와 새우튀김, 맥주를 주문해 저녁을 먹는다. 음식이 정갈하고 맛있으며 생각보다 음식 값도 저렴하다. 더욱이 새우튀김을 안주 삼아 마신 시원한 맥주는 내 몸에 청량감을 더해 주는 것 같다.
마사집 샵
배도 부르고 숙소 찾느라 고생한 발을 위해 숙소 인근 마사지점으로 가 1시간 발마사지를 받는다. 난 여행 중이면 2~3일에 한 번 쯤은 발 마사지를 즐기는데 중국에서 받은 발 마사지와 필리핀에서 받은 발 마사지, 베트남에서 받은 발 마사지가 모두 다른 느낌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지는 몰라도 마사지를 받는 느낌은 분명히 다른데 공통적인 것은 받고 나면 발이 가볍고 여독이 풀리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