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산서원을 뒤로하고 포항으로 달렸다
먼저 구룡포 일본인가옥거리에 들렀다
구룡포 근대문화역사 거리는 일제강점기의 비극적인 역사를 간직한 공간이다. 일본인 가옥 거리로 불렸던 이곳은 한때 300여 가구의 일본인들이 거주했다.
일본 가가와현의 고깃배들이 물고기 떼를 쫓아 구룡포로 이주한 것인데, 일제의 비호 아래 이들은 막대한 부를 쌓으며 집단 거주지를 형성했다.
당시 구룡포는 음식점과 주점, 여관은 물론 백화점까지 운영될 만큼 서울 못지않은 번화가로 성장했다.
지금까지 남은 80여 채의 일본식 가옥들을 보면 이들이 얼마나 풍족한 생활을 누렸는지 짐작할 수 있다.
현재 구룡포 근대역사관으로 사용되는 하시모토 젠기치의 가옥도 일본 현지에서 공수한 건축재료들로 화려하게 장식했다.
1883년 조선과 일본이 체결한 '조일통상장정' 이후 일본인이 조선으로 와서 살았던 이 곳을 '일본인 가옥 거리'로 가옥 몇채만 남아 있던 곳을 포항시가 조성한 곳이다.
그런 이곳을 요즘 생각없는 일부 젊은이들은 영화와 만화 게임 등으로 그저 일본을 동경의 대상으로 세뇌당한채 찾는 경우가 많다 어쩌면 대한민국 기득권 일부인들의 의도인지 모르겠다
구룡포 공원과 같이 조성되어 구룡포 앞바다가 탁 트이게 보인다
신사터였던 곳에 과거 충혼탑이 세워있었다 이 나라 초기 정부들은 사실 누구를 충혼하라는 건지 모르겠다
한쪽엔 과메기 문화관도 들어서있다 구룡포하면 과메기가 가장 유명한데 과메기 자체도 사실 일본문화에서 온 것 아닌지 모르겠다 조선시대 관목어(눈알을 꿰어말린 청어 생선)에서 유래되었다는데 정식 문헌은 1914년에 등장했으니 말이다
당시 요리점으로 사용되었던 '후루사또야' 일본가옥은 내부 형태 그대로 보존되어 찻집으로 운영되고 있다. 일본의 다양한 차를 맛 볼수 있으며, 유카타 체험이 가능하다고 한다.
또한, 당시 일본인들이 공부하던 심상소학교와 1900년대 당시 형대로 제작한 '모형 우체통' 등이 있다. 공원 계단에서 내려다 본 풍경은 어촌의 모습이 한 눈에 들여다 보여 서민의 생활상이 잘 드러난다고 해서 대한민국 경관대상을 받은 곳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이 거리를 배경으로 인기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이 촬영돼 새롭게 주목받았다. 그런데 충청도 말씨 쓰는 주인공 이야기를 왜 여기에서 찍었는지 모르겠다
처는 이 드라마를 좋아해 동백이 찻집 앞에서 한컷 찍어달란다
색다른 풍경이 눈에 들어와 호기심 있게 둘러보았지만 내내 찜찜한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