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던 성인엑스포, 수원시민 힘으로 저지
수원역 인근 민간 전시장 메쎄에서 4월20일~21일 열리기로 되어있었던 성인 페스티벌 '2024 KXF The Fashion' 행사가 수원시민들과 수원시, 교육지원청이 한목소리로 반대하여 나선 끝에 결국 취소되었다.
수원의 여성단체들과 시민사회는 성인 페스티벌 수원 개최 소식이 알려지자 이와 관련하여 성 착취이자 유사성매매에 다름 아니라고 강력하게 반발에 나섰다. (사)수원여성의전화 등 시민단체는 지난 3월12일 오후 수원역 문화광장에서 성인 페스티벌 개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리고 수원역 환승센터 주변에서 매일 1인시위를 이어갔다.
수원교육지원청은 3월20일 수원메쎄와 수원특례시, 수원서부경찰서에 성인 엑스포 행사 중지 및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다. 수원교육지원청은 해당 행사가 교육환경보호에 관한 법률에 위반될 수 있다며 중단 요청 이유를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상 학생의 보건, 안전, 학습, 교육환경을 침해하는 행위를 할 수 없으며 교육환경을 위해 철거가 불가피하다고 판단되면 관계당국은 사업 시행자에게 해당 시설물의 철거를 명할 수 있다. 3월21일에는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서평초등학교 50m 거리에서 열리는 성매매 엑스포 행사 중단 요청에 관한 청원’ 글이 게재되었고 짧은 기간에 5000명이 넘는 인원이 동의했다. 행사장이 인근 초등학교 반경 50m 거리에 떨어져 있어 유해성을 이유로 시민들의 반발이 거셌다. 학교 주변으로 200m 이내는 교육환경보호구역, 50m 이내는 절대보호구역으로 유해 업소 등이 들어설 수 없다.
3월 29일 수원시는 수원메쎄에 행사 주최 측에 전시장을 빌려주기로 한 계약을 취소해달라는 내용의 대관 취소 요청 공문을 보냈다. 수원시는 교육환경보호에 관한 법률 9조(교육환경보호구역에서의 금지행위 등)에서 금지하는 교육환경보호구역 내 행위인 '은밀한 부분 노출 등 성적 행위가 이뤄지거나 유사한 행위가 이뤄질 우려가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업' 등에 이번 전시가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여성가족부로부터도 교육환경보호에 관한 법률에 저촉된다는 내용의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4월2일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SNS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우리 시 초등학교 코앞에서 열릴 예정이던 '성인 페스티벌'이 마침내 취소됐다. 사필귀정이요, 우리 시민들께서 한마음으로 이뤄낸 결과다"라며 "전시장에서 주최사에 대관 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상황이 일단락됐다. 시민의 뜻을 받들어 신속하게 조치해 주신 전시장 측에도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라고 밝혔다.
이 시장은 "행사 취소로 인한 위약금과 손해배상을 두고 지난한 법정 다툼이 이어질 수 있다. 우리 시민들을 뒷배 삼아 법과 규정을 준수하며 당당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최 측인 플레이조커와 한국성인콘텐츠협회 측은 대관업체 수원메쎄에는 손해배상 청구를, 수원시에는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법적 대응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주최 측은 장소를 파주로 옮겨 진행하려고 했으나 역시나 지자체와 시민들의 강경대응으로 무산되었고 서울한강에서 강행하겠다고 밝혔으나 또다시 서울시의 불허 방침이 잇따랐다. 이제는 대체지를 불시에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지연 주민기자
사진설명> 수원역 환승센터 주변에서 성인 페스티벌 반대시위를 벌이고 있는 수원시민사회단체 회원들 (사진출처: 경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