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글을 왜 쓰는 것일까? 아마 선배님들도 졸업작품을 원고 하시며 한 번쯤 생각해보시지 않았을까? 나 같은 경우 방금까지 과제를 하던 와중에도 생각했었다. 거두절미하고 내가 생각하기에 글을 쓰는 이유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곧 내가 하고 싶은 말, 아니겠는가. 거창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고, 난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건 큰 노력과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말을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어쨌든 선배님들의 모두 다른 21가지의 가치 있는 이야기를 접하게 되어 즐거웠다고 말하고 싶었다.
2.
내가 좀 유난스러워 졸업작품에 ‘가장’이라는 말을 쓰고 싶지 않다. 21명의 작가님 이야기들이 너무 좋았고 고생한 흔적이 보였으며, 앞으로 각자 계신 곳에서 가장 좋은 작가님들이 될 거라 믿기에 그냥 다 써보겠다. 뭔가 나중에 감상문에 내 이야기가 없으면 난 속상할 거 같기도 하고, 가장 큰 이유는 시험공부 하기 싫다.
1) 우주, 여행하다 / 노정우 작가님
제목의 의미가 참 좋다. 우주 여행하다. 우주, 여행하다. 주인공의 이름이 우주고, 과거로 여행을 가 부모님을 만나지 않는가. 한 사람의 인생은 우주와도 같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과거로의 여행보다는, 부모님 인생을 여행하는 우주를 생각했다. 우주는 그 여행 과정에서 부모님을 이해하게 되는 내용이 펼쳐질까? 아니면 또 다른 사건이 펼쳐질까.
2) DIN INC / 김지원 작가님
꿈과 곰돌이의 조합이라니. 귀엽고 낭만적이다. 물론 나는 핵심 키워드는 기억이라고 생각한다. 몽니는 과거의 기억이 미울 것이었다. 기억 때문에 실수를 하고 드리머들도 말을 안 듣지 않는가. 다른 것보단 몽니의 기억이 궁금했다. 그 기억으로 몽니는 어떤 성장을 이뤄낼지도 말이다.
3) 한양브로드웨이 / 주진서 작가님
흔히 예술가들은 시대를 잘 타고나야 한다고들 말한다. 뭔가 이상하게 나는 반 고흐가 생각났다. 다시 돌아와 과거에는 천한 광대였던 덕무, 지금은 선망의 대상인 스타가 된다. 소영은 그런 매력적인 캐릭터와 얽히게 되는 주인공이다. 나는 소영이 어떤 방향으로 생각이 바뀔지 흐름이 궁금했다.
4) 오공전설 / 안수빈 작가님
일단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개인적으로 내가 건드리지 못하는 분야라 너무 흥미진진했다. 또 이런 내용도 많이 보는데, 결말이 궁금해서 선배님과 친해지고 싶다. 취재팀은 어떻게 된 것이냔 말이다. 내가 제일 떨리는 부분은 이무기가 과연 영상에서 어떻게 구현될 것인가, 이다. 태리피디가 사건을 해결하면서 무슨 위험에 빠질까….
5) 온실 / 조예은 작가님
재영의 집에 들어간 이영, 그리고 만나게 된 세은. 우선 선배님의 그림 실력에 놀랐다. 이미지가 직접 제작하신 거 같아서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작가 본인의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그릴 수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인데…. 부러운 실력이다. 그리고 이영의 생사가 정말 궁금해지는 마무리였다.
6) 한여름의 연애 / 성예린 작가님
약간 제목을 듣고 이야기를 들었을 때, 플로리다 프로젝트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와, 이걸 이렇게 꺾는다고? 과거 이야기가 끝내주게 궁금하게 만드셨다. 게다가 좀 낭만적이다. 살인 사건과 첫사랑.
7) 곡해 / 허문영 작가님
사건물은 시작을 했으면 끝을 봐야 한다. 나는 16부작 드라마 같은 것도 밤새워서 본다. 범인이 누군지 궁금해서. 이야기는 독자가 도서영이라는 인물을 궁금하게 만든다. 마치 라쇼몽처럼 한 인물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말들에 사람들은 다음 내용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거 같다!
8) 최애 남사친 / 박주희 작가님
도경이를 좋아했던 세희의 마음에 이입해버렸다. K하이틴… 마치 여름이었다. 웹드라마로 아래 적혀져 있었는데. 추계에서 한 컷 찍는 것까지 생각해버렸다. 도경이와 민준이가 어떤 식으로 연대해서 이 사건을 해결할지! 매우 궁금하다! ( ✪ワ✪)ノʸᵉᵃʰᵎ
9) 젤로 / 박주영 작가님
팀 버튼의 회색 판타지나, 판의 미로라는 영화의 분위기를 상상했다. 마치 어른동화 같은 느낌이 들었다. 괴물은 불안과 관계에 관해 말한다. 이 괴물이 지금의 나, 혹은 어린 시절의 나에게 묻고 있는 거 같았다. 검은 실을 찾아보라고 말이다.
10) 어둠 속의 불꽃 / 김예슬 작가님
우리가 접한 역사 드라마는 벅차는 내용이 많았다. 이순신이나 광개토대왕이나 이런. 그런 프레임에서 벗어나, 이야기의 주제는 무려 기해박해이다. 역사는 시점의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선배님이 바라본 가치관이 확실히 드러나서 좋았다. 새로운 시도라고 생각하고, 과연 주인공인 영서는 어떤 식으로 어둠 속의 환한 불꽃이 될지 궁금했다.
11) GET ON / 구도영 작가님
우선 선배님의 목소리가 유쾌한 이야기를 잘 설명해주셨다. 나 또한 이런 식으로, 결국은 떠나서 돌아오는 로드무비의 형태를 좋아한다. 영미가 할리데이비슨 로드킹을 가지고 싶다고 했는데, 나는 스즈키사의 하야부사를 타보고 싶은 로망이 있다. 그리고 GET ON이란 제목에 곗돈을 추적하는 내용인 게 너무 웃겼다. 탁월한 제목 센스였고 GET ON의 의미를 생각하면 그들이 어떤 사건을 꾸려 나갈지 매우 기대되고 궁금했다.
12) 후레쉬 킬러 / 김희경 작가님
야쿠르트 아줌마의 최종 진화가 킬러였다니! 이야기가 너무 재밌게 얽히지 않았는가? 뭔가 나는 쿠키를 구우려고 했는데 오븐에서 쿠키런 게임이 나온 기분이었다. 설명을 덧붙이면 이야기 구조를 잘 따르면서 반전에 놀랐다는 이야긴 거 같다. 조직 보스의 딸이 미미고, 미미가 죽여달라고 하는 할머니는 우리 엄마고. 다음은 어떤 내용이 나올지 기대된다.
13) 특종 / 최정윤 작가님
감정이 자원이 될 수 있다는 소재가 흥미로웠다. 좀 끔찍하기도 하고. 이브와 감정에 관한 이야기가 궁금했다. 그리고 이야기가 정치극 속으로 빠진다는 게 신기했다. 이수가 어떻게 권력 싸움에 휘말리게 될지 그게 제일 궁금했다. 쉽게 발들일 수 없는 세계에서 어떤 식으로 풀어갈지 말이다.
14) 삼동리 르네상스 / 강나래 작가님
귀여운 이야기라서 재밌게 봤다. 삼동리 마을의 재생, 부활. 퀴어 장르인데 무겁지 않아서 좋았다. 이제 다음 시퀀스부터 해준이와 사생대회에 나가게 될 텐데, 조금 어색한 바람이 부는 둘의 관계가 어떻게 발전될지 궁금했다. 그리고 관객의 마음에서 숙직실과 도서관 문제 둘 다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15) 고스트 라이터 / 김건희 작가님
몰입하게 되는 도입부다. 살인자 형 유철의 글로 작가가 된 원욱. 원욱은 한순간도 마음 편히 못 있을 것이다. 주인공의 심리적 불안 상태와 고민과 갈등이 느껴졌다. 내가 제일 궁금한 것은 이 이야기의 클라이맥스다. 과연 어떤 결정적인 사건이 나타날까? 유철이 어떤 행동을 더 벌일까? 궁금한 이야기다.
16) 유영 / 정선은 작가님
15살이라는 혼란스러운 나이에 일어난 많은 사건. 이야기를 들으며 유영을 보호해줄 수 있는 곳이 아무도 없음에 마음이 아팠다. 실제 가출청소년에게 일어나는 사건들을 섞어 현 사회를 비판하는 내용으로 다가왔다. 거인이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아픈 만큼 큰다.’ 아프게 성장하는 유영이의 결말은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혼자 바라본다.
17) 영원의 기록 / 김헤더 작가님
영원과 기억은 뭔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둘은 과거라는 측면에서는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과거는 이미 지나가 바꿀 수 없으니 영원하고, 기억은 과거의 것을 말한다. 그러나 다른 점은 기억은 영원할 수 없다. 어딘가에 기록이 되어있지 않는 이상 말이다.
18) SUMMER / 조민 작가님
아까도 말했듯이 이런 퀴어는 환영이다. 사랑과 경쟁. 재밌는 키워드다. 사랑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특히나 첫눈에 반했다는 이야기는 믿을만한 증거가 없다. 심장을 꺼내 보여주지 않는 이상 말이다. 그러나 경쟁은 눈에 보인다. 1등과 돈은 확실한 결과물로써 내 손에 들어온다. 둘은 이 두 가지의 간극을 어떻게 줄이게 될까?
19) 추적자 / 이태완 작가님
탈영. 추적. 친구. 그리고 1940. 어떻게 보면 혁준이라는 인물과 시형이 같이 있어서 벌어진 일이다. 시형은 군대만 다녀오면, 경찰국에 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런데 어떻게 되었는가. 혁준을 잡기만 하면 해결될 줄 알았는데 새로운 사건을 보고, 시형은 선택해야 한다.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 기대된다.
20) 블러디 트랩 / 표정원 작가님
흡혈귀라는 소재를 좋아해, 재밌게 들었다. 제일 궁금한 것은 태영과의 사건 이후다. 뱀파이어의 왕이 되겠다는 저 미친놈을 물리치고, 유진이 스스로 어떤 길을 택할지가 궁금했다. 그리고 어떻게 적응해서 살아나갈까? 이런 생각을 했던 거 같다. 배우로 연기하며 살았던 유진이 꾸밈없이. 어떤 것을 목표 삼아 살지 궁금했다.
21) 얼씨구 쌈바! / 김민지 작가님
춤에는 국경, 나이, 연령, 신분. 심지어 생존 여부까지도 상관없다. 쌈바!! 유쾌한 내용을 좋아해서 재밌게 봤다. 브레드 얼굴도 재밌고. 외로움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셋은 결국 춤이라는 행위로 서로를 위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춤이라는 행위를 이야기에 잘 접목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쌈바가 주는 이미지 덕에 신나는 분위기가 연상되었다.
3.
선정한 이유는 위에 같이 적었고,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다. 한 4시간 정도 쓴 거 같은데, 그래도 그만큼 배워가는 게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학교에 계시는 4년 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작가님들의 글을 돈 내고 보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응원할게요!
첫댓글 후기 너무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