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순례지 개요
부산시 강서구 생곡동 배씨(裵氏) 가문의 선산에는 배씨가 아닌 조씨(曺氏) 성을 가진 형제의 묘가 있다.
창녕 조씨 조석빈과 조석증 형제는 천주교로 개종한 뒤, 천주교 연구와 전교를 열심히 하였다. 그들은 생곡의 배정문의 동서 학당에 은거하면서, 유학과 서학의 비교 연구에 힘쓰는 한편, 한문 성경을 한서(漢書)속에 감춘 나무 상자를 메고 양반 집안을 찾아다니며 전교하였다.
병인박해가 일어난 2년 뒤인 1868년 무진년에 두 형제는 가락면 상덕리 편도 부락에서 포졸들에게 체포되었다. 동래 아문으로 끌려간 이들은 배교를 강요받으며 심한 고문을 받았지만, 끝까지 배교를 거부하면서 신앙을 증언하다가 김해읍 왜장대에서 참수당했다. 고문을 하는 사람조차도 이들의 강인한 신앙에 감탄했다고 한다.
순교한 이들 형제의 시신을 조씨문중의 선산에 매장하려 하였으나, 사학죄인(死學罪人)이라 하여 문중에서 반대하였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이웃의 배정문이 그의 집 뒤 언덕에 묻어 주었고, 이때부터 배정문의 후손들은 조씨 형제의 순교 사실을 구전하고 묘소를 계속 관리해 왔다.
(한국 천주교 성지 순례 152쪽)(순례확인도장: 고 배문한 신부 생가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