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사량도 섬산행

[훈풍]

새벽잠을 깬 내자(內子)가 챙겨준 배낭을 걸머지고 행여 늦을세라 서둘러 집을 나선다

동료들과 오랜만에 함께하는 섬산행이다

천호역에서 차에 올라 산우들과 가벼운 수인사를 나누는데

뜨내기 산객이지만 반갑게 맞아주니 낯설지 않다

상일동에서 만차가 되었다며 출발 싸인을 보내는 임대장의 표정속에 자신감이 묻어나고

나이스 이부장은 새벽 바람을 가르며 잘도 내달린다

통영에서 입도(入島)계획을 바꾸어 정해진 시간 삼천포 부두에 내리니

비릿한 바다내음속 세종호가 우릴 맞는다

한두번 배 타는 것도 아니지만 잠시 여정(旅情)에 잠겨 있는데

갈매기 나래에 실려오는 바람결은 완연한 봄이다

내지마을에서 몸풀이후 오늘의 산행지 지리망산에 오르는데

좌우로 펼쳐지는 쪽빛 바다 바라보니 내 마음도 푸르러진듯하다

예전 올랐던 곳이라 생소함은 없지만

산의 높이만 생각하고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될 산이 이산 아니던가

맑은 날이면 저 멀리 지리산 천왕봉이 보인다는 지리망(望)산에서

정성들여 준비해온 먹거리들을 펼치는데 대가집 잔치상이 따로 없다

입이 호강했으니 발은 걸어야 한다

등산로가 많이 정비 되었지만 아직도 가벼이 하기엔 위험구간이 많아 발끝이 긴장이다

옥녀의 슬픈 전설이 서려있는 옥녀봉에 출렁다리가 설치되고

사량대교까지 개통되니 눈 맛이 일품으로 그림 엽서가 따로 없다

육지산에 비해 높이나 규모는 작지만 산행코스나 암릉미등이 뛰어나고

탁월한 조망까지 곁들이니 산객이 몰릴수밖에

사량도의 큰 동네인 면소재지 금평리 주막에 들러

막걸리에 멍게 한점을 맛보니 남해 바다가 입안 가득이다

사량중학교앞 공터에 지친 몸을 쉬고 있는 쾌속선 엔젤호를 보니

옛적 이수미가 불렀던 "잘 가거라 엔젤호"가 흥얼거려진다

1971년 통영을 기점으로 한려수도를 누볏던 수중익선(水中翼船)으로

수많은 청춘남녀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엔젤호가 아니던가

내지 부둣가에서 집행부가 정성들여 준비한 회덮밥으로 뒤풀이를 하는데

쐬주가 달기만 하다며 술병 찾는 손길이 바쁘다

붉은 노을 질때 다시 세종호에 몸을 부리니

배 부르고 등 따뜻해 세상 부러울게 없다

오늘 좋은 산행지를 소개한 집행부와 천리 먼길 안전운행한 나이스 이부장

그리고 함께한 산우들께 추억 나누어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여러분 사랑 합니다.

[산마니아]

산행 후기글이 다시금 사량도를 생각 나게 하네요
언제나 좋은 글 올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변하지 않는 마음으로 항상 산행에서 자주 만나요

[노리]

자칭 뜨내기라 소개하닌 훈풍님, 만나뵈어 반갑고 즐거웠습니다.
산행후기 읽으며 바람불던 암릉을 떠올려봅니다

[연두]

멋진 후기글로 인해 사랑도를 산행한것 같네요.
앞으로도 자주 오셔서 멋진 글 부탁드립니다.
감사 합니다♡♡♡

[훈풍]

글이라고 할 것도 없는데 관심 가져 주어 고맙습니다.기회 닿는대로 발걸음 함께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