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란한 색의 향연 봄꽃 여행 -
봄은 사계절의 시작이다. 봄이 가장 생동감 있고 활기찬 이유도 거기에 있다. 봄은 색의 계절이기도 하다. 앙증맞은 유치원생이 먼저 떠오르는 노란색과 풋풋한 여인의 사랑과 잘 어울리는 분홍색, 겨울을 이겨낸 고혹적인 아름다움을 뽐내는 붉은색까지, 이 모든 찬란한 색의 향연을 서울 도심에서 즐겨보면 어떨까?
4월에 챙겨야 할 봄꽃 명소를 소개한다.
- 노란 개나리에 야경까지 감상하고 싶다면, 응봉산 -
성동구에 자리한 응봉산(95m)은, 마치 노란색 교복을 입은 유치원생 처럼 해맑다.
개나리 군락지로 이름이 자자한 이곳은 꽃이 만개하면 산 전체가 샛노랗게 물든다. 응봉산이 개나리 군락지가 된 이유는 이 산의 지질이 암반층으로 척박해 다른 식물이 잘 자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응봉산의 원래 이름은 매봉이었다. 조선시대 임금이 이 곳에서 매를 놓아 꿩을 잡았다고 해서 그리 불렀다고 전한다. 나무 덱을 따라 오르면 얼마 지나지 않아 정상에 자리한 팔각정을 마주한다.
여트막한 산이라 등산이라기보다 산책에 가까운 수준이다. 하지만 주변이 탁 트여 있어 전망은 어디에 견줘도 손색이 없다. 한강을 비롯해 뚝섬나루, 강남의 마천루까지 한눈에 담긴다.
응봉산은 또한 서울 야경 10대 명소로 손꼽힌다. 강북강변도로, 동호대교, 성수대교, 영동대교를 오가는 차량의 화려한 궤적이 서울을 빛의 도시로 탈자꿈시킨다.
응봉산 자락 기슭은 지나 다니는 경강선(서울~강릉), 중앙선(서울~영주) 열차도 도심속에서 시골 고향과 같은 풍경으로 이채롭다.
응봉산 기슭에서 글을 쓰다. khbc6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