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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주성기행 스크랩 [황과수폭포기행] 죽기 전에 꼭 가보아야 할 자연 절경, 황과수대폭포
찰라 최오균 추천 0 조회 93 15.11.07 09:55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황과수폭포를 향한 끝 없는 인간 띠

[중국귀주성 기행]죽기 전에 꼭 가보아야 할 자연 절경 1001

 

 

▲아아, 밀려오는 감동...황과수대폭포! 

 

 

 

 

 

 

"아휴, 저 많은 사람들 좀 봐요. 언제 저기까지 올라가지요?"

"글쎄 말이요. 정말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네! 마치 인해전술을 방불케 하네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하지 않아요. 폭포도 구경하고 사람도 구경하면서 천천히 올라갈 수밖에 없지요."

 

관절이 좋지않은 아내가 북새통을 이루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입을 벌렸다. 황과수대폭포에 도착하니 입구부터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중국 국경절 황금연휴를 맞아하여 중국의 관광객들이 대거 몰리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발을 딛을 틈도 없다. 입구에서부터 폭포가 흘러내리는 동굴까지 형형색색의 우산을 쓴 사람들이 인간 띠를 이르고 있다. 푸른 숲, 옥처럼 희고 고운 폭포수가 진주처럼 부서진 내리는 풍경 속에 사람들이 꽃을 피운 것처럼 도열해 있다.

 

 

 

최근 중국은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유명한 풍경구에는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국가 5A 최공 등급인 황과수폭포도 예외가 아니다. 이른 아침부터 황과수폭포에 입장하고자 사람들이 긴 줄을 서고 있다. 우리도 긴 줄에 서서 겨우 매표소를 통과했다. 입구를 통과하니 몇 백 년을 묵었을 분재들이 괴이한 모습을 보여주며 해괴하게 생긴 수석과 함께 인고의 세월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 서남부에 위치한 귀주성은 높은 산맥들이 시베리아 찬 기류를 막아주기 때문에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아열대성 기후를 띠고 있어 나무들이 성장하기에 좋은 기후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황과수대폭포로 가는 길에는 약 3000여개의 크고 작은 분재들이 이리저리 뒤틀리고 꼬인 채 묘한 모습을 하고 있다. 저렇게 난쟁이처럼 자라느라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분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는 얽히고 꼬인 채 서 있는 분재를 바라보자니 내 몸이 마치 뒤틀리고 꼬이는 것처럼 고통스럽다.

 

"형님, 형수님은 제가 잘 모시고 갈테니 사진이나 잘 찍으세요."

"아이고, 너무나 고마우이. 대신 아우 시진을 잘 담아 주겠네."

 

병용 아우가 무릅이 시원치 않은 아내의 손을 잡고 부축을 하며 먼저 앞장을 섰다. 아우 덕분에 나는 사진을 마음대로 찍을 수 있었다. 참으로 구김살이 없고 무언가 남을 위해서 마음을 아끼지 않는 아우다.

 

눈으로 보기 전에 먼저 귀로 즐겨라?

 

황과수폭포로 가기 위해서는 분재원을 지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계곡 깊숙이 내려가야 한다. 입장료와는 별도 에스컬레이터 타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2단계로 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는데 양쪽에는 귀주성의 명승지 사진이 죽 붙여져 있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리자 멀리 흰 물보라가 물안개처럼 피어오르고, 마치 천군만마가 북을 치며 말발굽소리를 내듯 폭포소리가 온통 계속 속에서 진동한다. 그래서 중국인들은 황과수폭포를 눈으로 보기 전에 귀로 즐기라고 했나 보다. 폭포로 다가 가는 동안 세찬 폭포 소리가 천지를 진동한다.

 

 

 

 

 

그러나 끝없이 이어지는 인파 때문에 한걸음 띠고 한참 동안 멈추어 섰다가 다시 한걸음을 띠어야 하는 것을 반복해야만 한다. 황과수폭포로 올라가는 언덕은 물론 전망대, 출렁다리에도 온통 사람들로 빼꼭히 들어차 있다.

 

 

 

 

 

 

 

 

30여분을 지나 겨우 계곡 전망대에 도착했다. 비가 오지 않는데도 폭포에서 튀어나오는 물보라 때문에 비옷을 입고 우산을 써야 했. 전망대에서 바라본 폭포의 위용은 대단하다. 거대한 폭포수가 굉음을 내며 거침없이 떨어져 내린다. 계곡 안통은 폭포에서 튀어나오는 물보라가 깊은 연못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처럼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전후좌우, 상하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아시아 최대의 폭포

 

황과수대폭포(Huangguoshu Falls, 黃果樹大瀑布)는 그 지역의 황과(黃果)라는 나무 이름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높이 77.8m, 101m로 아시아에서 가장 큰 폭포이다. 또한 남미의 이구아수폭포, 아프리카의 빅토리아폭포, 북미의 나이아가라 폭포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폭포로 알려져 있다. 황과수폭포는 전후좌우, 상하에서 입체적으로 관람을 할 수 있는 세계유일의 폭포다. 또한 폭포 안쪽 동굴에서 직접 흘러내리는 폭포를 만져 볼 수도 있다.

 

황과수대폭포는 이 지역을 흐르는 주강(珠江) 수계(水系) 지류인 바이수이허(白水河:백수하)의 상류와 하류를 흘러내리는 폭포 중 가장 규모가 큰 폭포이다. 이 황과수대폭포를 중심으로 크고 작은 18개의 폭포가 세계 최대의 폭포군을 이루고 있다.

 

 

 

 

 

수이롄동은 폭포가 흘러내리는 절벽 중간 40m 지점에 위치한 약 130m의 동굴로, 입구와 출구, 그리고 동굴 앞쪽이 뚫려 있어 폭포 뒤 지척에서 거대한 물줄기를 감상할 수 있다. 입체적으로 폭포의 절경을 바라보는 감동은 크다.

 

중국인들은 기를 쓰고 폭포로 몰려든다. 계곡 전망대에서 동굴로 이어지는 가파른 언덕길에는 수많은 인파로 띠를 이루고 있다. 인파로 인해 압사사고가 날까봐 경비원들이 중간 중간 10여 미터 간격으로 쇠줄을 치고 동굴로 향하는 인파를 통제를 하고 있다. 동굴에서 사람이 빠져 나간만큼만 접근을 허용하고 있는 것이다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동안 폭포에서 튀어 오르는 물보라에 온몸을 흠뻑 적시고 말았다. 카메라도 물에 젖어 작동이 잘 되지 않는다.

 

 

 

 

 

 

 

언덕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폭포는 정말 장관이다. 거대한 폭포가 바로 지척에서 굉음을 내며 쏟아져 내린다. 폭포

의 영향으로 물보라가 강한 바람을 타고 튀어 오른다. 전망대에서 두 팔을 벌리고 포즈를 취하면 마치 사람이 폭포를 타고 공중으로 비상하는 느낌이 든다. P박사와 병용아우가 차례로 두팔을 벌리며 폭포로 비상을 했다.  아내도 병용 아우의 부축을 받으며 폭포 중간에 서서 두 팔을 벌리며 만세를 불렀다.

 

감동 그 자체다! 그 모습이 영화 <미션>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온 몸으로 십자가를 그으며 폭포를 따라 하늘로 비상을 하는 모습이다. 모두가 입이 귀에 걸려 있다. 오, 이 순간을 그대로 간직한다면 바로 천국이요, 극락이 아니겠는가? 아름다운 것은 아름다운 것이며, 기쁨은 기쁨이다. 그 순간을 즐겨야 한다. 네모난 상자에 비친 그들의 진한 감동이 내 가슴으로 밀려든다. 아내와 함께 갔던 이구아수 폭포와는 또 다른 감동이다.

 

 

 

 

 

 

사람은 놀라운 풍경에서 큰 감동을 받는다. 그 순간에 엔도르핀 보다 수백 배 많은 다이놀핀이 쏟아져 치료하기 어려운 난치병도 기적처럼 치유가 된다고 한다. 8년 전 심장이식을 받고 기적적으로 회생을 한 아내는 퇴행성관절염으로 몇 계단을 오르기도 힘들다. 그런데 이곳 황과수폭포를 오른 그 수많은 계단을 올라와 지금 환희의 미소를 지으며 진한 감동을 받고 있다. 풍경은 사람의 마음을 다시 피어오르게 한다고 했던가! 아내의 표정을 카메라에 담으며 더 건강해 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길고 긴 인간 띠를 따라 드디어 수이롄동굴로 들어갔다. 동굴 속에서 바라보는 폭포의 모습은 남다른 느낌이 든다. 폭포는 손을 벌리면 바로 닿는다. 동굴에서 밖을 바라 볼 수 있는 창이 6개나 된다. 창마다 폭포가 반쯤 투명한 막을 형성하며 하염없이 쏟아져 내린다. 마치 투명한 얼음장이 가로 막고 있는 느낌이랄까?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 소리 때문에 사람들의 말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그런데 이상하다. 그 폭포소리가 싫증이 나지 않는다. 자연이 들려주는 소리이기 때문이다. 동굴 내부에는 오색 조명이 명멸하고, 절벽에는 푸른 이끼와 나목들이 돋아나 있다. 사람들은 그 오묘한 절경에 그만 넋을 잃고 만다. 그러나 오래 머물러 있을 수 없다. 인파에 밀려 저절로 동굴 밖으로 나가야 한다. 폭포 건너편에는 아직도 동굴로 들어가는 인파가 길게 인간 띠를 이루고 있다.

 

 

 

 

 

 

 

 

 

 

 

 

 

 

성지순례를 온 순례자들처럼 성스럽게 보이는 사람들

 

"저 언덕에 알록달록하게 서 있는 모습이 꼭 코스모스가 피어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정말 그렇군요. 마치 성지순례를 온 사람들처럼 성스럽게 보이기도 합니다."

"꽃보다 사람이 더 아름다워요!"

 

일행 중에 한 분이 동굴 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형형색색의 우산을 쓰고 길게 도열해 있는 인파는 푸른 숲에 핀 이름 모를 꽃들처럼 보이기도 한다. 작나라하게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마치 성지순례를 온 순례자들처럼 보이기도 했다. 한결같이 표정은 밝고 티가 없이 보인다. 아름다운 자연 앞에서는 모두가 천사가 된다. 앞성지가 따로 없다. 아름다운 풍경이 바로 성지가 아니겠는가? 자연은 가장 위대한 신이요, 종교다!

 

"정말 언덕에 걸어가는 사람들이 꽃보다 더 아름답게 보이네요!"

"아휴, 저 사람들 언제 동굴 속으로 들어갈까요? 동굴 속을 빠져 나온 것이 꼭 꿈속에서 나온 갓만 같아요."

 

스트레스를 한방에 확 나려 버린 기분이다. 꿈을 꾸다 나온 것 같은 느낌...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동굴을 빠져나와 바로 옆에서 바라보는 폭포도 절경이다. 거대한 물줄기가 옥처럼 희게 흘러내린다. 사람들은 그 절경을 카메라에 담느라 정신이 없다. 마치 그 모습이 죽기 전에 한 번 더 보고 싶다는 표정들이다.

 

진주를 구르듯 옥을 깨드리듯 튀어 오르는 물방울...

 

명나라의 여행가이자 지리학자인 서하객(徐霞客, 1587~1641)은 황과수폭포를 "진주를 두드리고 옥을 깨뜨리듯이 물방울들이 마구 튀는데 물안개들이 하늘에 솟아나기에 참 굉장한 장관이다."이라고 표현했다. 과연 말이 실감이 난다. 영국 BBC의 자연사 팀 수석프로듀서인 마이클 브라이트는 황과수폭포를 '죽기 전에 꼭 가보아야 할 자연 절경 1001' 곳의 하나로 꼽고 있다.

 

 

 

 

황과수폭포를 돌아보는 거리는 불과 몇 km 안 되는 짧은 거리다. 그런데도 인파 때문에 우리는 동굴을 돌아 나오는 데 무려 3시간 반이나 걸렸다. 그 덕분에 폭포는 실컷 구경한 샘이지만 몸도 마음도 온톤 폭포 물방울로 흠뻑 젖고 말았다.

 

"형님, 폭포 한 번 제대로 구경했네요.  저 짧은 거리를 3시간이 넘게 걸었으니."

"그러게 말일세. 이번 여행에 폭포는 정말 실컷 구경하는군. 집 사람 보호하느라 수고 많았네."

"제가 경호를 제대로 잘 했나 모르겠네요. 형수님의 정신력은 정말 대단해요." 

"허허, 고마우이. 대신 자네 모습을 이 네모난 상자에 확실히 담았네. 입이 귀에 걸리고 환희에 찬 모습이 꼭 천국에 있는 모습같아. 귀국해서 보여 주겠네."

 

아내는 지친 모습이지만 환희에 찬 모습을 보였다. 지하철 계단도 잘 오르지 못하는 아내가 무려 3시간이 넘게 저 가파른 언덕을 오르내리다니 아내의 정신력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불편한 아내를 돌보느라 수고를 해준 아우가 더 없이 고마웠다.

 

 

 

 

계곡 밑으로 내려온 하천을 가로지르는 구름다리가 놓여있다. 이 구름다리를 건너면 폭포 관광은 끝을 맺는다. 구름다리에서 바라보는 폭포도 일품이다. 멀리 폭포수 건너편에 동굴 속으로 들어가는 인간 띠가 끝없이 도열해 있다. 저 인파를 뚫고 돌아오다니마치 중국의 인해전술을 보는 느낌이 들어 섬뜩한 마음이 들기까지 한다.

 

천군만마의 말발굽소리인가

인해전술의 아우성소리인가

진주를 두드리듯 옥을 깨뜨리듯

마구 튀는 물방울에

몸과 마음이 흠뻑 적시고 마네.

 

죽기 전에 꼭 보아야 할 절경

황과수폭포를 향해 사람들은

끝도 없이 인간 띠를 형성하고 있네.

 

푸른 숲 속에 피어난 들꽃 같기도 하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했던가!

아아, 계곡에 피어오르는 물안개

또 다시 가고 싶은 황과수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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