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적 인물로서의 김선달
<김선달> 박대민 감독
글 윤혜지 사진 손홍주
<케치미 이프 유 캔>(2003)의 문제아 프랭크가 조선시대에 되살아난다
면 어떨까. <김선달>은 유들유들한 천재 사기꾼 김선달(유승호)과 그가
이끄는 사기패당의 활약상을 그린다. 데뷔작 <그림자 살인>(2009) 이후
박대민 감독이 6년만에 꺼내든 카드다. <그림자 살인>을 함께 만들었던
김봉서 프로듀서도 제작자로 다시 의기투합했다. 유승호의 괄모고할 만한
변신도 변신이지만, 고창석과 라미란이 가세한 사기패당의 좌충우돌도
기대를 더한다. <김선달> 후반작업에 한창인 엠픽쳐스 사무실을 찾아 박대민 감독이
쥐고 있는 패를 슬쩍 들여다봤다.
후반작업 단계에서 신경쓰고 있는 지점은 무엇인가.
편집과 CG이다. 편집 단계에선 유쾌하고 업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긴장
을 놓치지 않으려고 고심 중이다. 주인공이 허구의 인물이라 미술 등 프로
덕션상의 다른 요소들로 보다 현실감 있는 사기극을 완성하기 위해 달리고 있다
<그림자 살인> 이후 준비기간이 길었다. 지난 6년간 어떻게 지냈나
그 사이에 영화를 세편 정도 준비 했는데 모두 엎어졌다. 공포영화. 휴먼드라마, 현대극을
각각준비 했는데 잘 안풀렸다. <김선달> 시나리오는 3년 전부터 쓰기 시작했다.
봉이 김선달을 지금 살려낸 이유가 궁금하다. 여전히 시대극에 흥미가 많은 것 같다
다만<그림자 살인> 같은 퓨전 사극은 아니다. 기본적으로는 고증에 충실하다. 원래도
사기꾼이 주인공인 영화들을 좋아했는데 김선달은 사기꾼의 대명사 이기도 하고,
시대극에서라면 캐릭터를 자유롭게 풀어놓는 맛이 있을 것 같다. 실제 존재하지 않았던
캐릭터라 비어 있는 부분이 많다는 매력을 느꼈다. 상상의 여지가 많은 캐릭터잖나.
오히려 다들 왜 안 할까 싶은 소재였다.
김선달 이야기의 여러 에피소드는 얼마나 섞여 있나.
가장 유명한 대동강 이야기가 영화의 중심축이기는 하다. 하지만 실화 속 이야기는 자잘
하게 섞일 뿐 서사에 중요하게 포함되진 않는다.
젊은 김선달 캐릭터에 맞춰 새롭게 만든 에피소드가 많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스팅>(1973)을, 인물은<캐치 미 이프 유 캔)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많이 참고했다.
다만, 코믹한 요소는 분위기를 돋우는 정도로만 쓸 거고, 액션도 추격전을 하는 게 필요한 정도먼 넣었다
주 무대는 어디인가.
이야기상에서 메인이 되는 장소는 당연히 대동강 주변의 평양이다. 방방곡곡을 해집는
사기패당의 활약상을 보여줘야 해서 실제로도 제주도 빼고 전국을 돌아다녔고,
세트보단 야외 롤케이션이 많았다.
원작은 당대를 방영한 정치 풍자극이였다. 김선달의 행적을 통해 지금의 한국 사회를
반추해볼 수 있는 지점도 있을까?
<김선달>에서 일부러 의도 한 건 아니지만 어떤 시대이든 주인공의 시련과 사회적 상황은
맞몰릴 수 있다. <김선달> 속 대악당의 모습도 파렴치 한 정치이든 탐욕스러운 재벌이든
현재 우리 주변에 있는 누군가를 떠 올릴 수 있는 거다. 하지만 <김선달>은 사회 드라마가 아니다. 어디까지나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로만 선달의 활약상을 그릴 예정이다.
반듯하고 착실한 인상의 유승호에게서 어떻게 “젊고 섹시한 사기꾼”을 떠올렸나?
유승호가 드라마에서 애절하고 절절한 모습, 평소의 모범적인 이미지와는 완전히 반대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사기친다는 느낌이 전혀 없는 배우잖나. 실제로 만나보면 친한 사람들과 장난도 곧잘 친다. 흥분 전역이라고 생각했다.
배우 본인도 자기가 해보지 않은 일들을 하는 데에 희열을 느끼더라 (웃음)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어요“라고 하면서 스스로 준비도 많이 해왔다.
아이돌그룹 엑소의 시우민이 사기패당 막내 견이를 연기 한다고.
어떤 사건을 계기로 김선달 사기패당에 합류하게 된다. 형들을 쫓아 본격적인 사기꾼의
길을 걷게 되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인물이다. 시우민은 내가 견이에게서 보고 싶었던
이미지를 많이 갖고 있어서 견이 역할에 딱 맞는 친구였다. 굉장히 노력이 많이 해 네면에
있는 여러 다양한 모습들을 끌어내주었다는 점이 고맙다.
김선달의 연인으로 알려진 (서지예)에 대해서도 궁금하다. 그런데 김선달의 진심으로 규영을 연모 하는게 맞긴 한가?
대악당 상대련쪽 인물인 규명은 후반부의 키를 쥐고 있는 연인이다. 김선달이 상대련을 무럭일 사기판의 핵심 인물이기도 하다. 김선달의 진짜 마음은 영화를 통해 확인하면 좋을 것 같다. (웃음)
Synopsis
대동강을 팔아먹은 사기꾼 봉이 김선달 (유승호)의 젊고 섹시한던 시절 이야기
사기패를 이끌고 조선 팔도를 누비던 김선달은 나라를 근심에 물들게 하는 탐욕스런
악당 성대련(조재현)을 제대로 골탕먹이기로 마음 먹는다. 대악당 성대련도 호락호락하지
만은 않건만 의협심 넘치는 금부도사 이완(전석호)까지 가세해 김선달을 옥에 잡아넣으려
벼르고 있다. 과연 김선달은 위기를 넘기고 통쾌한 한판승을 거마쥘 수 있을까?
Key Point
김선달의 주무기는 화려한 연변과 비상한 머리만이 아니다. 등에 번쩍하는 신출귀몰한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외양도 변신에 변신을 거듭할 예정 <그림자 살인>에서처럼 독특하고 신기한 소품들 심플하면서도 대채로운 의상들이 제 몫을 다할 거라고 한다.
<나는 왕이로소이다>(2012),<간신>(2015)의 미술을 맡은 이태훈 미술감독과 <그림자 살인>으로 박대민 감독과 먼저 일해 본 바
있는 의상 감독이 꾸며낼 조선 최고의 사기꾼은 어떤 모습일까. 적어도 “수염 붙인 유승호”만큼은 최로로 보이게 될 작품이다.
펌] 씨네 21인터뷰( NO1037) 2016.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