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성수집 #012 | 같은 풍경을 30분 간격으로 두 번 보기
최근에는 소리·촉감·사물 관찰·사진·문학·사람의 움직임처럼 대상을 바꿔가며 관찰했다. 오늘은 조금 다른 축인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빛과 공간을 수집해보자.
① 오늘의 숙제
오늘 한 장소를 정해서 같은 자리, 같은 방향으로 사진을 두 번 찍기.
첫 번째 사진을 찍고 30분~2시간 뒤 다시 그 자리에 와서 최대한 같은 구도로 한 장 더 찍는다.
일요일이라 집에서 해도 충분하다. 창밖, 베란다, 침실, 거실 한쪽, 동네 풍경 어디든 좋다.
② 왜 하는지
우리는 보통 장소가 변하면 풍경도 변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아도 빛 하나 때문에 공간의 성격이 꽤 많이 달라진다.
오늘은 무엇을 볼까?보다 **언제 보느냐에 따라 무엇이 달라지는가?**를 경험해보는 숙제다.
③ 구체적인 방법
1. 첫 번째 사진을 찍는다.
특별히 예쁜 장소를 찾지 않는다. 오히려 매일 보는 곳이 좋다.
2. 사진을 찍은 위치를 기억한다.
발을 둔 자리와 카메라 방향까지 비슷하게 맞춰야 차이가 잘 보인다.
3. 30분~2시간 뒤 같은 자리에서 다시 찍는다.
가능하면 조명을 일부러 바꾸지 말고 자연스럽게 둔다.
4. 두 사진을 번갈아 본다.
밝아졌다/어두워졌다에서 끝내지 말고 색, 그림자의 길이, 반사, 물건의 존재감, 공간의 분위기 중 달라진 것을 3개 찾는다.
5. 마지막으로 두 사진에 각각 제목을 붙인다.
④ 실제 예시
오전의 거실을 찍었다고 해보자.
첫 번째 사진에서는 창문으로 들어온 빛이 바닥 일부만 비추고 있었다. 한 시간 뒤 같은 곳을 찍으니 빛이 소파 다리까지 이동했다.
사진을 비교하다 보니 아까는 눈에 띄지 않았던 먼지가 빛 속에서 보인다.
그러면 이렇게 기록할 수 있다.
> 09:10 「아직 벽에 붙어 있는 아침」
10:20 「소파까지 온 아침」
아무것도 옮기지 않았는데 방이 조금 달라졌다.
가만히 있던 건 방이고, 움직이고 있던 건 빛이었다.
꼭 이런 식으로 멋있게 쓸 필요는 없다. 첫 번째가 더 차갑다, 두 번째 사진에서는 화분이 갑자기 눈에 띈다 같은 실제 발견이면 더 좋다.
⑤ 감성수집에 남길 질문
두 사진 사이에서 실제로 달라진 것 3개는?
같은 장소인데 어느 쪽이 더 마음에 들었고, 무엇 때문이었나?
두 장에 각각 제목을 붙인다면?
오늘은 새로운 장소를 찾아갈 필요가 없다. 매일 보는 장소에도 시간이라는 변수가 들어오면 새로운 장면이 생기는지 확인해보는 날.
두 장 차이가 생각보다 꽤 크다. 첫 사진은 구름과 햇빛 때문에 건너편 벽돌집이 주인공인데, 두 번째는 파란 저녁빛에 테라스 조명이 켜지면서 네 테라스 자체가 하나의 프레임처럼 보여. 특히 아래 화분 세 개가 밤 사진에서는 실루엣처럼 남는 것도 좋고.
그리고 아래 회색 벽, 나도 뭔가 하나 넣는 거.
벽을 그림으로 꽉 채우는 건 별로야.
지금 사진의 장점이 벽돌 건물 + 넓은 회색 면 + 작은 화분 3개의 여백이거든.
야외용 그림/포스터 하나만 크게 둘 것.
대략 세로 60×90cm 정도로, 중앙보다는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살짝 치우쳐서. 액자 속 그림은 풍경화보다는 단순한 추상화나 식물 드로잉처럼 멀리서 봐도 형태가 읽히는 것이 잘 맞겠다. 색도 빨강·주황 계열 한두 군데 들어가면 벽돌색과 연결돼서 예쁠 듯.
저 벽은 옷방에서 거의 매일 보는 장면.
남 보여주는 테라스 인테리어가 아니라,
아예 내가 보는 한 장의 그림이라고 생각하고 꾸미면 돼.
🌇 감성수집 #008 | 같은 장소, 다른 시간
> 옷방에서 거실 창밖 다음으로 많이 보는 풍경.
낮에는 구름과 벽돌집이 먼저 보였는데, 저녁이 되니 색이 빠지고 작은 불빛들이 생겼다.
늘 건너편집 테라스가 안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사진을 두 장 찍고 보니 정작 우리 집 테라스도 아무것도 안 해놨다. ㅋㅋ
오늘의 발견: 풍경을 바꾸려면 멀리 있는 건너편집보다 매일 내 눈앞에 있는 회색 벽부터 바꾸면 된다.
빛 관찰하라고 했더니 테라스 꾸밀 생각까지 튀어나옴. 이런 옆길이 오히려 수집할 거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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