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절하는 법' 제대로 한번 알아 봅시다.
* 경상도 안동지방의 여자들 절하는 법
신부들이 결혼을 하는 과정에서 당장에 예단을 드릴 때
나중에 결혼식 후 폐백을 올릴 때
그리고 신혼여행을 다녀와서 친정부모님께 인사를 드릴 때
마지막으로 시댁에 가실 때
등 최소한 4번은 절을 하셔야 될 겁니다.
위와 같은 경우에는 모두 큰절을 하셔야만 됩니다만 설날 세배를 할 때는 평절을 하셔도 됩니다.
절하는 법을 잘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절하는 법을 제대로 모르시는 분들이나
아셔도 절하는 법에 차이가 있어서 궁금해 하시는 분들을 위하여
안동지방 여자들 절하는 법에 대해서 다시 한번 정리해 봤습니다.
[큰절]
* 정좌하고 하는 절
① 공수한 자세(왼손 위에 오른손을 덮은 자세)로 절할 분을 향해 선다.
② 공수한 손을 포물선을 그리듯 어깨높이로 올린다.
- 상대방에게 겨드랑이가 안보일 정도로
- 이때 등과 어깨가 약간 숙여진 상태에서 손의 모양은 형태를 유지한다.
③ 고개를 숙인다.
- 이마와 맞잡은 두 손 사이는 약 7㎝ 간격을 유지하도록.
④ 천천히 정좌(양반다리)하고 앉는다.
- 이때 절 받는 분에게 손바닥을 보여서는 안 된다.
⑤ 상체를 앞으로 굽힌다.
- 상체의 굽힌 정도는 손이 바닥에서 한 뼘 정도 떨어진 위치에서 멈춘다.
⑥ 잠시(약 3초 정도) 머물러 있다가 상체를 일으킨다.
⑦ 중심을 잡고 일어선다.
⑧ 일어나서 두발을 가지런히 모은다.
⑨ 어깨높이로 올렸던 두 손을 배꼽 선에 내린다.
⑩ 공수한 모습으로 공손히 허리를 굽혀 15°정도 목례한다.
⑪ 자세 바로하고 서 있다가 어른이 앉으라고 할 때 앉는다.
* 두 무릎을 꿇고 하는 절
이 절은 정좌하고 하는 절과 동작은 같다.
단 ④번에서만 다리의 모양이 바뀌는데, 왼쪽 무릎을 먼저 꿇은 다음에
오른쪽 무릎을 왼쪽 무릎옆에 가지런히 꿇어앉으면서
두 발은 모으되 왼쪽발 발등이 오른쪽 발 발바닥을 덮도록 하고
발꿈치를 앙옆으로 벌리고 엉덩이를 발꿈치위에 대고 앉는다.
절을 할 때 엉덩이가 발꿈치에서 들리지 않도록 주의.
(이때 절 받는 사람에게 손바닥이 보여서는 안된다.)
[평절]
* 오른쪽 무릎을 세워서 하는 절.
① 공수한 자세(왼손 위에 오른손을 덮은 자세)로 절할 분을 향해 선다.
② 공수한 손을 풀어 양옆으로 자연스럽게 내려뜨린다.
③ 왼쪽 무릎을 꿇고 오른쪽 무릎을 세운 채 앉는다.
④ 양손 손가락을 모두 가지런히 붙여서 무릎 좌우에 위치한다.
- 손가락 끝이 좌우 양옆을 향하게(엄지가 절받는 분 쪽으로 항하게) 한다.
- 엄지를 벌려서는 안된다.
⑤ 상체를 앞으로 숙이면서 손바닥을 바닥에 가볍게 댄다.
- 이때 엉덩이가 들리거나 어깨가 숙여 목이 묻히면 안되므로
팔꿈치가 약간 굽혀져도 무방하다.
⑥ 상체를 일으키며 손바닥을 바닥에서 뗀다.
⑦ 오른발에 힘을 주어 일어선다.
⑧ 일어섰을 때 앞쪽에 있는 오른발을 뒤의 왼발에 가지런히 모은다.
⑨ 공수한 모습으로 공손히 허리를 굽혀 15°정도 목례한다.
⑩ 자세 바로하고 서 있다가 어른이 앉으라고 할 때 앉는다.
* 두 무릎을 꿇고 하는 절.
이 절은 오른 무릎 세워서 하는 절과 동작은 같다.
단 ③번에서는 다리 모양이 바뀌는데 왼쪽 무릎을 먼저 꿇고
오른쪽 무릎을 왼쪽 무릎옆에 가지런히 꿇어앉으면서
두 발은 모으되 왼쪽발 발등이 오른쪽 발 발바닥을 덮도록 하고
발꿈치를 앙옆으로 벌리고 엉덩이를 발꿈치위에 대고 앉는다.
절을 할 때 엉덩이가 발꿈치에서 들리지 않도록 주의.
* 절 할 때 주의할 점
- 누워있는 어른에게는 절대 절하지 않는다.
- 절을 받을 어른이 ‘절하지 말라’고 하면 안해도 된다.
- 찾아오신 웃어른에게 방안에서 인사를 할 때에는 어른이 자리에 앉은 후 평절을 한다.
- 어른에게 '앉으세요', '절 받으세요'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인사드리겠습니다'라고 한다.
- 뒤 목선이 옷깃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 엉덩이는 바닥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 머리와 등이 반듯해야 한다.
- 일어섰을 때 앞발을 뒤로 모은다.
- 방석에 앉을 땐 방석을 발로 밟으면 안되며 방석 옆 바닥에 모로 앉은 다음에
방석의 가장자리를 두손으로 잡고 무릎을 살짝 들어 무릎밑에다 깐다.
위의 절하는 법을 볼 것 같으면 우선 큰절을 할 때 다리 자세가 양반다리를 하는 방법과
무릎을 꿇고 하는 방법이 있으며 평절을 할 때도 오른쪽 무릎을 세우고 하는 방법과
무릎을 꿇는 방법 두가지인데 어떤게 맞는 건지 궁금하실 겁니다.
어느쪽이 맞고 틀리는 것이 아니고 두가지 방법 모두 맞는 방법입니다.
그러면 어째서 이렇게 절하는 법이 차이가 생겼을까?
조선중기 때 예학 사상가인 김장생이 지은 '가례집람'에 보면 큰절이든 평절이든 모두 무릎을 꿇고 하는 걸로 기록되어 있다고 합니다만, 이런 예절을 제대로 지키고 전승시켜온 것은 일반 서민들이
아니고 당대의 양반 명문가들입니다.
그래서 아직도 옛 양반문화를 지키고 있는 양반가문들의 여자인 종부(종손의 부인)들의 절하는 모습들을 찾아 봤습니다.
안동의 하회 류씨(류시원 집안) 양진당 김명규 종부의 경우는 큰절을 할 때 두 무릎을 꿇고 한답니다.
이는 평소 집안의 제사 때 가장 많이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폐백 때의 큰절은 옆에서 수모 2명이 거들어 주기 때문에 양반다리(좌정)를 한다고 했습니다.
경주 양동마을의 월성 손씨 종부의 경우는 요즘은 큰절, 평절 모두 무릎을 꿇고 한다고 합니다.
원래 집안에서 전해오는 자세는 다리를 모로 꺾어 절하는 자세지만 요즘 종부께서 허리가 아파 무릎을 꿇는 절이 편하여 그렇게 한다고 합니다.
또 부모님이나 존경하는 분에게는 반드시 큰절로 인사를 올린다고 합니다.
1999년 11월달 문화인물로 선정되었던 인동 장씨 종부의 평절은 오른쪽 무릎을 세우고 두 손을 양무릎 옆으로 내리고 절한다고 합니다.
큰절의 경우는 양반다리로 머리가 바닥에 닿을 정도로 깊이 숙였는데 역시 집안에서 제사지낼 때 하는 절이라고 합니다.
경주 최씨 백불암 최흥원 종가댁에서는 종부와 종손이 매년 설날 아침에는 부부가 서로 맞절을 한다고 합니다.
설날 아침 절하는 순서는 차례를 먼저 모신 후에 할머님께 먼저 세배를 드린 후 부부가 서로 맞절을 한답니다.
그 다음에 자녀들의 절을 받는다 했습니다.
큰절을 할 때는 양반다리를 하고 한답니다.
밀양의 일직 손씨 종부의 경우는 부모나 백부,
숙부에게는 문밖에서 큰절을 올리고 그 외는 방안에서 평절을 드린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절을 받는 분은 머리를 약간 숙여 답배를 한다고 합니다.
이 집안 역시 큰절을 할 때는 양반다리를 하고 한답니다.
위와 같이 여자들의 절하는 방법에선 지역적인 차이는 없으나 각 집안별 또는 개인적인 차이가 있는 걸로 나타납니다.
일단 여자의 큰절은 양반다리가 가장 많았습니다만 집안에 따라선 모로 꺾은 자세도 있고 무릎을 꿇는 자세도 있었습니다.
평절의 경우 무릎을 세우는 자세는 별로 없으며 무릎을 꿇거나 모로 앉는 자세가 있는데 모로 앉는 자세에선 두 손이 무릎 밖(앞)으로 놓는 것과 무릎 안(뒤)으로 놓는 것 등 차이가 있는 걸로 나타 났습니다.
요즘엔 양장차림으로 절을 하는 경우가 많은 바 큰절 평절 모두 무릎을 꿇고 하는 자세가 적당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런 자세가 원래 '가례집람'에 나와 있는 제대로 절하는 방법이기도 하지만
큰절의 경우 양반다리를 할 때 수모가 잡아 주지 않으면 잘못하여 엉덩방아를 찧을 수가 있으니 무릎꿇는 자세가 요즘엔 가장 적당한 자세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만...
위에서 보듯이 각 양반 가문들이 저마다 절하는 방법을 자기 집안 전통으로 지키고 있는 경우를 봐서 적당한 방법을 선택하여 따르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