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빅스쿠터모임 원문보기 글쓴이: 오경석/ALIEN
경황이 없어서 사진을 못찍어, 일전에 올린 사진 재탕 합니다. ^^
*지난 주말 푸오코를 시승 할 기회가 있어서, 강남->응암->성남->강남 코스로 대략 100Km쯤 시승 해봤습니다.
길지않은 시승이었지만, 그때 느낀것을 더듬어보겠습니다.
*저도 예전에 약 2주동안 엠피쓰리를 몰고 다닐 기회가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푸오코 역시 같은 피아지오그룹의, 같은 3발이 바이크이기때문에,
배기량은 두배나 차이가 나지만, 엠피쓰리와 비교를 많이 하게 될것 같습니다.
1. 외관
외관은 충격적이라 할만큼 엠피쓰리와는 차별성을 보여주고, 실제로 이런 디자인은 길거리에서 굉장한 주목을 받습니다.
엠피쓰리는 도시에 어울리는 세단이나 쿠페 스타일이라면, 푸오코는 시외 오프로드에서 어울리는 4X4 오프로드 컨셉입니다.
개인적으로 엠피쓰리의 디자인이 너무 얌전해서 아쉬웠었는데, 젊은 디자인의 푸오코쪽이 아무래도 더 땡기는 군요.
4연장 상, 하향 독립 헤드라이트와(미등까지 쳐주면 무려 5연장), 외부로 보이는 검은 철제 프레임, 다각으로 깎은 카울의 유기적인 면들,
기본 스틸 플레이트, 전형적인 스포츠 타입의 2연장 테일램프등, 젊은 사람들에게 어필 할수 있는 요소들이 많아졌습니다.
물론, 엠피쓰리의 디자인이 나쁜것은 아니나, 좀더 강한 인상을 원했던 분들에게는 희소식 이겠죠. ^^
2. 성능
(1) 가속, 추월가속, 최고속
쥐피에서 내려서 옮겨타고 스로틀을 맥시멈으로 비트는 순간 단기통 특유의 퍽퍽퍽퍽 하는 고동감으로 치고 나갑니다.
하지만, 역시 840씨씨의 엔진에 익숙했던지라 처음순간, '어 왜이렇게 안나가' 라고 당황했습니다. ㅡ..ㅡ;
배기량 차이를 잠시 무시 하고, 몸이 본능적으로 너무 큰걸 원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객관적으로 본다면 그렇게 부족한 출력도 아니고, 예전 티맥스 탈때의 감각도 더듬어 보고 하니, 금방 익숙해지고,
이정도 출력도 넉넉하구나 하고 생각을 고쳐 먹기로 했습니다. ^^
아무래도 비슷한 배기량의 일제 2기통들에는 살짝 못미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명색이 500 씨씨인지라 엇비슷한 출력은 내주는것 같습니다.
제로백은 얼만지 안 재봐서 잘은 모르겠지만, 시속 140 Km 까지는 주춤하는 기색 없이 쭈욱 올라가 줍니다.
그 이후의 속도 상승은 약간 더딘감이 없지않아 있고, 차가 많이 막히는 날이라, 아쉽지만 최고속 테스트는 못해봤네요.
다른분들의 말씀으로는 시속 170Km 까진가 나간다고 했던걸로 들은 기억입니다.
(2) 코너링
오버스티어링 성향을 보여주는 쥐피를 타다가 곧바로 옮겨 타면, 푸오코의 언더스티어 느낌의 핸들링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한 십여분 타면 금방 익숙 해집니다.
아무래도 휠이 두개인지라, 한개짜리들에 비해서 민감한 핸들링은 보여주지 않지만,
반대로 얘기하면, 휠 한개짜리 바이크에서는 느낄수 없는 안정감을 느낄수 있습니다.
실제로 차체 앞쪽이 무겁게 느껴지고, 실제로도 많이 무거운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 무게와 두점의 접지시스템은 엠피쓰리와 마찬가지로 굉장히 편안한 안정감으로 다가옵니다.
그래서 푸오코는 라이더로 하여금 자꾸 과격한 롤링을 하며 갖고 놀게 만듭니다.
코너링중의 안정감은 역시 두말할것 없이 안정적이고, 특히 유턴이나 저속코너에서의 안정감이 두바퀴들은 따라올 수 없습니다.
이륜 바이크들이 칼날로 도로를 가르며 나가는 느낌이라면, 엠피쓰리나 푸오코의 핸들링은 앞쪽에 넓은 롤러가 장착된 불도져 같은 안정감입니다.
(3) 브레이킹
프론트 브레이크는 엠피쓰리때와 마찬가지로 충격적입니다.
그렇게 복잡한 구조나 비싼 파츠들도 아닌 단순한 브레이크인데, 휠이 두개이고, 접지점이 두개라는 이유 하나로 극강의 브레이킹 성능을 보여줍니다.
비싼 브레이크 파츠들에 비해 그렇게 딱딱 하다거나, 터치감이 좋다거나 한것은 아니지만,
아무리 꽉잡아도 프론트가 락될것 같다는 불안감도 없고, 급제동시 스티어링에 그렇게 민감하게 신경쓸필요도 없습니다.
어떤 초보라 해도 손가락에 힘만 주면 다른 이륜바이크들은 절대 낼 수 없는 제동력을 내어줍니다.
저도 리터급, 오버리터급 다 경험 해봤지만, 아무리 비싼 브렘보고 뭐고 3륜의 제동력에는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얼마전에 어떤분께서 올려주신 자료에 의하면 세월이 많이 흘러도 브레이크의 제동력은 그렇게 큰 발전이 없다는 얘기도 있는데,
실제로 그럴수밖에 없는것이 2륜의 접지면적 한계로 인해, 현재의 브레이크 제동성능은 2륜 바이크의 한계점에 이미 도달 했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것을 뛰어넘는 브레이크를 만든다는것은 물리학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3륜이 이 한계를 뛰어넘었다고 생각 합니다.
비싸지도 않은 하찮은 브레이크가 2륜에서 3륜의 구조로 바뀌었다는것 만으로, 손쉽게 2륜의 한계를 뛰어 넘은것입니다.
간단한 구조, 값비싸지 않은 파츠로 절대 제동력을 높인것 하나만큼은 3륜을 칭찬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너무 극찬을 하는것 아니냐고 반문 하실수도 있지만, 그정도 칭찬은 해줘도 된다고 생각 합니다. ^^
(4) 독립현가방식 3륜 시스템
프론트에 두개의 휠이 있기는 하지만, 기타 다른 빅스쿠터들이 빠져나가는 협로라면 푸오코도 빠져 나갑니다.
의외로 슬림한 느낌때문에 시내에서 정체된 차량행렬 사이를 빠져나가는데 다른 어려움은 없습니다.
다만, 처음 3륜을 경험 하시는 분들이라면 프론트 휠의 폭을 예상하셔야 합니다.
깜빡하고 2륜의 느낌으로 주행하다가 보면, 우측 휠이 보도블럭에 부딛히는 일도 더러 있을수 있습니다.
또, 프론트가 독립현가방식이라 좌우가 비대칭인 불량노면을 주행해도 아무런 위화감이 없습니다.
푸오코나 엠피쓰리의 광고 동영상을 본분이라면 아시겠지만, 이태리의 보도블럭으로 만들어진 도로들을 아무 위화감 없이 코너 돌아나가는 장면을 보신적이 있으실겁니다.
또, 한쪽발은 차도에, 한쪽발은 인도에 올려놓고 주행하는 모습도 보신적이 있을겁니다. 그런 큰 단차에서도 안정감이 나옵니다.
이런 안정성으로, 가끔 주행중 '불가항력적으로' 등장하는 우리나라의 불량노면에서도 최적의 성능을 발휘 해줍니다.
게다가, 2륜의 타이어 접지면적은 기껏해야 몇제곱센치미터 안되지만, 푸오코는 그것을 두바퀴로 곱하고,
게다가 프론트의 타이어 공기압도 하나의 양을 두개의 바퀴에 나눠 넣기 때문에(정해진 프론트 공기압이 상당히 낮습니다)
또 두배를 곱해서(자세한 공식은 따지지 맙시다. ^^;), 노면에 접지하는 면적은 엄청나게 넓습니다.
공기압이 낮은만큼 타이어가 많이 찌부러져서 노면에 접지하는 면적이 넓어지고, 그게 프론트에 두개나 있는겁니다.
그로인해 2륜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강력한 브레이킹이 가능합니다.
이런 3륜 시스템은 처음엔 약간 생소할지는 몰라도, 조금 있으면 우리몸에 금방 익숙해집니다.
저는 감히, 이런 3륜 시스템을 바이크의 진화형태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기형적인 녀석들이 많이 나오고, 더욱 안전한 바이크들로 진화할거라고 생각 합니다.
3. 개인적으로 생각 하는 푸오코의 장점
(1) 강해졌습니다.
예전 엠피쓰리 탈때, 한동안 즐겁고 편하게 타고 다녔지만,
아무래도 250씨씨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약간의 부족한 출력에 갈증이 있었던것도 사실입니다.
헌데, 푸오코가 그 갈증을 말끔히 메꿔 주었습니다.
500씨씨의 배기량은 시내에서든 시외에서든 교통의 흐름을 여유있게 리드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엠피쓰리의 출력이 몹쓸정도는 아니지만, 250씨씨와 500씨씨의 차이를 경험 해보셨던 분들이라면,
조금더 여유롭고 안전하다는 느낌이 무슨 말인지 다들 아실꺼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반가운점이, 엠피쓰리를 탈때는 풀가속시에 리어가 약간 휘청거리는 위화감이 있었는데,
푸오코는 차대를 개선해서인지, 서스펜션이 개선되었는지, 여튼, 이런 리어가 살짝 우는듯한 느낌이 사라졌다는것입니다.
(2) 재미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독특한 핸들링 느낌에 과격하게 롤링을 즐기게 됩니다.
아무리 휘둘러도 불안감이 없으니 점점 한계치까지 몰아가는 마력이 있습니다.
게다가 브레이킹 또한 부담없고 성능 좋으니, 항상 풀스로틀과 풀브레이킹, 이 두가지 동작밖에 없는 디지털 주행이 되어버립니다.
게다가 한번도 지면에 발 안대고 목적지까지 도달하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죠. ^^
발을 지면에 대지 않아도 된다는건 의외로 편리한점이 많습니다.
비오거나 하는날, 어중간한 우비를 입으면,
주행중에는 괜찮다가도 정차시 발을 지면으로 내리면 우비에 흐르는 물이 바지를 적시는 일이 많은데,
주행 모션을 고정 할수 있다면, 이런것도 피할 수 있겠죠. ^^
또, 신발에 묻히기 싫은 오물이 도로에 깔려 있다거나 할때도(그 오물이 바이크의 플로우패널에도 묻고) 피할수 있습니다.
여튼, 새로운 시스템 덕분에, 이외에도 2륜에서 느낄수 없는 여러가지 재미를 느낄수 있습니다.
(3) 간편합니다
다른 빅스쿠터들에 비해 이상하게 간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다른 빅스쿠터를 타고 장을 보러간다는것은 상상도 못했는데, 푸오코로 마트에 장을 보러 간적이 있습니다.
다른 빅스쿠터들은 일단 출발 하자면, 센터스탠드에서 바이크를 내리는 작업 자체도 부담감으로 느껴지는데,
푸오코는 메인스탠드를 쓸 필요가 없기때문에 바로 출발 할수가 있습니다.
별거 아닌 작은 차이지만, 이런 요소들이 더 친숙한 바이크로 다가오게 되는 이유 같습니다.
게다가, 플로어 패널 앞쪽에 시장바구니 고리도 있어서 장보는데는 아주 제격입니다. 트렁크 공간도 꽤 되고요. ^^
쥐피나 티맥같은걸로 동네 슈퍼에 담배사러 갈때 사용하는것은 왠지 어울리지도 않고 낭비라는 생각이 들지만,
푸오코로는 반바지에 런닝입고 동네 시장골목을 돌아다녀도 부담이 없는 느낌입니다.
(4) 시선집중
역시나 아직 사람들은 삼륜바이크에 대해 외계인을 보는듯한 경외감을 갖습니다.
쥐피를 타고 돌아다니면 아무도 쥐피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지만, 푸오코의 외관은 역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매력이 있습니다.
특히나 바이크 타시는 분들이라면 바로 옆에 정차 했을때 한번 안 물어볼수가 없죠.
개인적으로 매우 아쉬우면서도 부러운 부분이 이 푸오코의 외향과 디자인입니다.
3륜 시스템은 어쩔수 없지만, 왜 디자인만이라도 쥐피는 푸오코처럼 멋지게 만들어주지 못한거냐고요.
푸오코의 미려하면서도 유기적으로 깎은, 다각의 외관 디자인은 3륜을 떠나서, 남성적이고 세련되며,
터프한 개성, 모두를 보여주는 좋은 디자인이라고 평가 하고싶습니다.
(5) ATV 의 재미도 보너스로
다들 아시다시피 엠피쓰리와 푸오코는 정차시 롤락 기능으로 3륜을 접지한 상태로 발을 내리지 않더라도 정차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 롤락 시스템이 조금 어색하기는 하지만, 자주 쓰다보면 요령도 생기고 나름 재미도 느낄수 있습니다.
롤락을 적절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정차시엔 속도가 거의 모두 줄었을 무렵, 뒷브레이크를 사용하면서, 바이크의 무게중심이 틀어지지 않게
지면과 수평을 이루는 순간 롤락 기능을 작동시키는 것이 타이밍입니다.
그럼 롤락이 걸리고 약간 앞으로 더 가서 완전 정차 하게 되는데, 이 순간이 ATV 의 4발이 같은 느낌이 듭니다.
프론트 서스가 고정되어서 좌우로 흔들리니까요.
완전 정차 되었을때 바이크의 무게중심이 딱 맞게 수평으로 정차하는것이 요점인데,
처음엔 잘 안되다가 몇번 연습하면 이 타이밍을 기가 막히게 찾는 순간이 옵니다.
또, 롤락되어 있는 상태에서 출발을 하면, 롤락이 풀리면서 앞으로 치고 나가는데, 이때도 아직 다 락이 풀리지 않는 순간이 잠깐 있어서,
출발시에 의도하지 않게 다른 방향으로 바이크가 방향을 틀어버리는 현상도 나타납니다.
이럴땐, 출발시에 ATV 사발이들처럼 몸시네루를 줘서,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체중을 미리 이동 해두고 출발 하는것이 요령입니다.
아주 잠깐의 순간일 뿐이지만,
위와같은 찰나의 순간들에서 ATV의 재미를 약간이나마 맛볼수 있다는것도 다른 이륜바이크에서는 느낄수 없는 재미입니다.
4. 개인적으로 생각 하는 푸오코의 단점
(1) 머플러가 너무 뜨겁습니다.
머플러가 스뎅이라 너무 뜨겁고, 머플러 가드도 그 역할을 제대로 할지 모르게 너무 작습니다.
바이크 커버를 하루 씌워 놨는데, 다 녹아서 눌어 붙었습니다.
배기음도 얌전하고 해서, 제가 만약 푸오코를 소유 한다면, 머플러 교체가 1순위입니다.
(2) 트렁크가 좀 애매합니다.
풀페이스 헬멧이 옆으로 들어가야지 트렁크가 닫히는것 같은데, 레이아웃이 대칭도 아니고 약간 어색합니다.
깊지는 않지만, 넓기는 꽤 넓어서 풀페이스 헬멧을 넣고도 이것저것 넣을 공간은 충분합니다.
(3) 포지션
다리를 쫙 뻗는 포지션이 불가능 합니다. 푸오코나 엠피쓰리의 플로우패널 전면부를 보면, 대림 메이저가 생각 납니다.
3륜 구조이기 때문에 불가피한 포지션이지만, 여튼 다리를 구부리고만 타야 한다는것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주행중 포지션도 초등학교 걸상(의자도 아니고 걸상) 에 걸쳐 있는 기분입니다.
허리에서 허벅지, 종아리가 모두 90도 직각으로 꺾인 크랭크 모양의 딱딱한 자세입니다.
5. 마치며
아쉽게도 이미 840씨씨에 몸이 적응해버린지라, 아무래도 파워에 목이 마르긴 했지만,
독특한 외관, 남자다운 디자인,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 시키는 새로운 시스템, 어떤 바이크도 따라올수 없는 개성, 편의성.
등등, 언젠간 한번 짝궁으로 맞이 하고싶다고 생각 했습니다.
바이크가 성능이 다가 아니듯이, 푸오코는 성능 외에도 이런저런 많은 장점들을 갖고 있기때문에 충분히 사랑 받을것 같습니다.
다만, 아직은 어색한 모습때문에 쉽게 꺼려 하시는 분들도 있고, 고가에 책정된 차량 가격등이 부담스러울수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서 많은 사람이 경험도 해보고, 가격 평준화도 어느정도 이루어지고 하면, 더 많은 3륜들을 길거리에서 만날수 있을거라고 생각 합니다.
어쩌면, 도로위에 모든 2륜은 없어지고 3륜이 주류가 되는 세상이 올지도 모르고,
그렇다면, 현재 3륜을 몰고 계신 오너분들은 선구자로서의 대접을 받게 될지도요. ^^
미래는 모르는겁니다. ㅎㅎ
새로운것을 두려워 하지 않는 분들이라면, 재미와 개성을 추구하는 분들이라면 추천하고싶습니다.
이상으로 간단한 시승기를 마칩니다.
혹시라도 제가 로또를 맞아서(사야 맞지 ㅡ..ㅡ), 푸오코 같은 녀석을 하나 거느리게 되면, 자세한 시승기는 그때 쓰도록 하겠습니다.
별 내용 없지만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